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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모델이라고 해서 모든것을 다 우리스스로 만든거다 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비록 핵심기술은 외국의 라이센스를 사와서 만든것이긴 하지만,
현대가 포니이전 만들던 코티나 같은식의 해외에도 기존에 존재하던 차량의 단순조립이 아닌.
"원래는 없던 전혀 새로운, 신기종을 만든 사례"이기 때문에 포니를 우리나라의 고유모델이라 칭하는 것입니다.
차대가 미쯔비시 차대인데? 이게 왜? 신기종이냐? 반문하실수도 있을텐데.
각기 다른 회사에서 똑같은 차대를 공유하는건 흔한 사례죠. (먼데 갈것도 없이 지금의 현대기아만 봐도, 똑같은 차대,엔진을 공유하지만, 각각 별개의 차종을 만들어 따로 팔고, 또 소비자들도 이걸 각각 다른차로 인정해주죠. 폭스바겐도 아우디와 많은것을 공유하지만, 둘 다 각각의 상품으로 인정받습니다.)
즉, 기술을 딴데거 빌려왔냐? 우리스스로 해결했냐는 일단 나중문제고,
세계 어느나라든, 외국차와의 표절시비,지적재산권 등등 분쟁에서 자유로운
원래는 없던 전혀 새로운 차종을 만들었기에 포니를 고유모델로 칭하는 것이지요.
현대가 처음 포드와의 제휴로 만들던 코티나같은 기종의 경우 그 제품을 현대브랜드로 해외시장에 수출을 못하죠.(해외업체서 한국에 자사제품의 조립생산을 허락할때, 보통 그런식으로 계약했습니다. 이제품은 오로지 한국시장에서만 팔아라)
하지만, 국내시장만 바라볼수도 없는노릇이고, 세계시장 개척은 필수인데....
우리브랜드로 아무런 제약없이 수출을 하려면 다른회사는 없는, 그 차의 지적재산권등 상품으로서의 권리가 오로지
현대에게 있는 그런 제품이 필요로 했습니다. 허나, 당시 현대는 자제척으로 차량을 설계할수 있는 회사는 아니었기에.
미쯔비시에게 로열티를 주고, 랜서의 차대를 빌려와서, 그 위에 껍데기만이라도 따로 씌워서 일단 만든겁니다.
일정부분 로열티는 줄지언정, 어쨋든 전혀 없던 새로운 디자인의 차를 만든것이니. 그 제품의 권리는 당연 현대의 것이고
안전규정이나 기타등등 법규만 맞는다면 세계 어느나라든 수출에 제약을 받지 않게되었죠.
미쓰비시 차대를 빌려와서, 껍데기만 따로 제작해서 자사의 신규모델을 제작하는 방식은 꽤 오랬동안 지속되오다,
미쓰비시 도움없이 스스로 모든것을 해결해서 차를 만들게 된건 1994년도 엑센트부터 시작되네요...
껍데기만 따로 만들면 뭐하냐? 안에 뼈대는 일본차랑 똑같은디??? 이거 별거 아니네? 라고 할수도 있는데요.
그나마 현대정도 되니깐 저정도 시도라도 해봤지... 당시 기아,대우,아시아,쌍용등등 다른업체들은
저런것조차 감히 시도못하는 시절이었어요. 당장 최초 고유모델 출시년도만 봐도,
*현대가 1976년 포니(모터쇼공개는 1974년)
*대우가 1990 에스페로(이 역시 차량플랫폼은 기존 오펠것에서 따왔습니다. 르망차대를 변형해서 만들었는데.르망이 독일오펠차 라이센스였죠. 기존 외국의 플랫폼위에 껍데기만 새로 제작해서 만들어보자. 과거 포니의 개발방식과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기아가 1992년 세피아
이처럼, 현대가 이미 70년대에 (비록 핵심기술은 일본일지언정) 기존엔 없던 자기들만의 새로운 기종을 만들어팔때.
기아,대우는 감히 그것조차 시도를 못하고 계속 외국기종의 라이센스생산만 했으며,
90년대가 이르러서야 겨우겨우 자기네만의 고유모델을 출시했습니다.... 연도차이가 확 나죠.
참고로 기아의 세피아차종은 기아최초의 고유모델이자, 동시에 한국자동차산업 최초의 "국산플랫폼"입니다.
차대를 기아스스로 해결해서 만든차에요.
원래 기아도 세피아 개발준비할때 당시 기술제휴선인 마쯔다의 파밀리아 세단의 차대만 빌려와서
현대가 하던것처럼,
외국차대를 빌려와서 겉몸통만 따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자기들만의 고유모델을 시작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일본에서도 개발중이던 신형파밀리아의 차대를 빌려오려 합니다.
허나,마쯔다측에선 신형차대는 줄수 없고, 지금 생산중인, 곧 단종되는 구형 차대를 가져가라 라고 합니다.
당시 기아입장에선 뭐 찬밥 더운밥 가릴처지도 아니고, 또 구형차대도 당시 국내기준 나쁜수준은 아니었기에 오케이 합니다만.
막상 계약을 하려하니 마쯔다측에서 태도를 돌변,
차대공유를 해줄수 없다고 통보합니다.
이유인 즉, 80년대 마쯔다에서 개발을 완료한 프라이드의 생산을 기아가 맏았죠. ( 프라이드는 포드와 마쯔다가 미국등 세계시장을 염두해 두고 개발한 소형차로, 막상 개발을 완료해놓고 보니 80년대 미국정부서 일본차에 대한 각종 수입규제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회적으로 이 차량의 생산을 일본이 아닌 제3국에 맏기는데...그게 한국의 기아산업이 된것이지요. 프라이드의 생산과정에서 당시 기아산업은 포드와 마쯔다를 놀라게 합니다. 당시 공장의 인건비가 미국,일본에 비해 엄청 낮은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립품질은 기대이상이었으며, 원래 마쯔다에서는 프라이드의 3도어 모델만 개발했었는데... 이걸 기아가 5도어도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세단형인 프라이드 베타까지 만들어 버리는등,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지들이 알아서 막 변형시켜서 만드네???이같은 빠른 기술습득을 보여주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쯔다에서 기아를 견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해서 , 세피아 개발과정에서도 차대공유를 안해줬었고, 그래좋다, 우리스스로 만들겠다 하니. 기아 너네가 무슨 능력으로 플랫폼을 만드냐? 그거 만드느라 외국엔지니어링 업체들 쫒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자료수집 엄청 하는거 같은데.
여기저기 온갖군데 자료들 수집해서 짜집기해서 만든 플랫폼이 성공할거 같냐?? 그건 불가능하다
이런식의 비아냥을 들었다고 합니다. 허나, 막상 기아가 플랫폼개발에 성공하니..
마쯔다는 태도를 돌변,
자사의 신형파밀리아 차량의 플랫폼을 저렴한 로열티로 제공해줄터이니...이걸 가져다 써라. 라고 했다네요.ㅎ
당시 개발진중 한명이 후에 그당시를 회상하며 "아 이래서 기술개발이 중요하구나,기술이 있어야 무시를 안당하는구나"라고 느꼇다고 합니다.
기아를 단순, 자사차량의 한국내 생산기지??하청업체 정도로 여기던 일본마쯔다도,
세피아 출시이후엔 기아를 더이상 무시하지 않았으며,
자사의 중요한 사업파트너로 바라보게 되었고, 대접받는 위상이 달라졌다곤 하지요. 하지만 97년 기아부도랑 현대차 그룹의 인수등등 으로
기아와 마쯔다의 제휴관계는 청산됩니다.
포니얘기에서 딴데로 샛는데... 차대얘기가 나와서 몇자 적어봤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