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에 앞서...
- 저랑 비슷한 어항을 구상하고 계시군요. 저는 1600*600*500 F/O 수조를 관리하고 있고, 세팅한지는 2년 조금 넘었습니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답변을 적어 보겠습니다.
# 질문에 대한 답변
답변1. 해수염, 스키머, 리턴모터, 여과재의 선택
- F/O 어항이므로 해수염은 비싼 것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중량대비 가장 저렴한 해수염을 쓰고 있어요. 에서 'UP 해수염 20kg'으로 검색하면 52,250원에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주문하면 6.7kg짜리 3포가 오는데, 다른 종류의 해수염은 대부분 20kg에 8만원 이상이고, 산호용 고급해수염은 12만원을 넘기도 합니다. 저는 F/O 어항에 위의 소금을 2년 넘게 쓰고 있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다만, 저가형 해수염이므로 녹였을때 흰색 침전물이 좀 남습니다. 소금을 녹일때 양말필터 또는 부직포주머니에 소금을 넣고 물통에 넣고 수중모터를 돌려주면 침전물 없는 깨끗한 소금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 이 소금을 산호어항에 넣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 어항이 크므로 충분한 용량의 스키머를 권해 드립니다. 어항의 물량만 해도 360kg이고, 섬프까지 감안하면 약 450kg의 물량이므로, 스키머는 1000리터급으로 구입하시면 나중에 산호어항으로 바꿔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뜨는 제품이 독일 니요스(NYOS)의 퀀텀 시리즈인데, 퀀텀 160 정도면 적당할 것 같군요. 그런데, 가격이 신품은 68만원이라... 조금 저렴한 것을 찾으신다면 스킴즈(SKIMZ)의 SV203 정도도 괜찮은데, 이것도 가격이 50만원... 해수어 동호회의 중고장터에서 위의 모델을 잘 찾아보면 운 좋게 싸게 얻어 걸릴 수 있습니다.
- 리턴모터는 예전에는 고가의 독일이나 이태리제 모터를 많이 썼는데, 요즘에는 중국산 DC 모터가 대세더군요. 가격도 저렴하면서 소음이 적고, 모터의 출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추천드릴만한 모터는 노블 DC-9000 모터입니다. 검색결과 17만원 이하네요. 이 모터를 설치하고 출력을 80% 정도로 낮춰서 사용하면 모터에 무리가 덜가서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여과재는 F/O어항이므로 비싸더라도 검증된 여과재를 사용하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권하고 싶은 제품은, '모모타로 박테리아하우스' 또는 '씨렉스 라이브세라믹' 여과재 입니다. 가격은 다른 여과재에 비해 비쌉니다만, 물고기값을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위의 두가지 제품을 중고로 3kg 씩 구입해서 쓰고 있는데,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중입니다. 단, 씨렉스 제품은 가벼워서 물에 뜨므로 밑에 깔고 다른 여과재로 덮어서 써야 합니다.
답변2. 물고기 입수 순서
-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부터 큰 물고기 순서로, 온순한 물고기부터 성깔 있는 물고기 순서로 넣는 것이 좋습니다. 크라운, 고비 등 작고 온순한 물고기를 먼저 넣으시고, 나중에 엔젤, 탱, 담셀 등 크거나 성깔 있는 어종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엔젤은 플래임엔젤을 먼저 넣고 나중에 엠페러엔젤을 넣으시고, 탱종류는 블루탱 - 옐로우탱 순서로 넣으시면 됩니다. 맨 나중에 넣을 물고기는 소할탱, 파우더블루탱, 파우더 브라운탱입니다. 얘들이 한성질 하거든요.
- 떡대 크면서 줄무늬 완벽한 엠페러엔젤... F/O 어항을 하는 사람에게는 로망이지요. 그런데, 질문자의 어항에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항의 길이는 충분하지만, 폭이 400이라 덩치큰 해수어는 턴을 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엔젤이나 탱은 15cm 이하의 물고기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위에 언급된 물고기 외에 돌이나 어항벽에 생기는 이끼를 먹어치우는 락블레니 한마리를 넣어주면 큰 일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답변3. 물잡이, 질병 대처
- 해수어항의 물잡이는 최소 4주, 권장 6주입니다. 요즘은 각종 약품과 장비가 많이 좋아져서 1주일만에 산호를 넣는 고수들도 있습니다만, F/O어항이라면 스키머와 여과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충분한 물잡이를 한 후에 입수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F/O어항에서 질병은 필연적입니다. 큐프라민 같은 기생충약은 필수적으로 갖추고, 곰팡이나 궤양 치료를 위해 파마픽스도 있으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2자 정도의 검역어항을 가지고 새로 구입한 물고기를 1개월 정도 검역한 후에 메인어항으로 넣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답변4. 기타장비
- 해수어항은 여러가지 장비들이 잘 조합되어야 제대로 관리될 수 있으므로, 당장 신품으로 구입하기에 부담스럽다면 중고품을 쓰더라도 제대로 검증된 제품을 쓰는 것이 나중에 보면 제일 저렴합니다.
- 수질관리를 위해서 좋은 박테리아제와 함께 활성탄을 권하고 싶습니다. 5자 어항이라면 활성탄을 500g 정도 양파망에 담아서 섬프에 넣어두고 2개월에 한번씩 교체해 주면 여러가지 유해물질을 흡착해주고, 수정처럼 맑은 물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해수어항 하시는 분들중에 비중계는 싸구려로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 경험으로 보면 처음에 좀 비싸더라도 굴절식 비중계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가의 비중계는 오래 쓰면 오차가 커져서 제대로 비중이 나온다고 생각해도 굴절식 비중계와 대조해 보면 0.005까지 오차가 납니다. 즉 1.021로 알고 살았는데, 알고보니 1.016 정도의 저염도 어항이었다는 것이지요. F/O어항이라면 이정도는 괜찮지만, 산호어항이 이정도 염도라면 거의 전멸입니다.
답변5. 기타조언
- 위에서 적은 방법은 대부분의 리퍼들이 사용하는 정석들입니다. 많은 고수들에 의해 검증된 방법이므로, 초보자에게 많이 권장되는 방법들입니다. 일단, 위의 장비들과 방법으로 멋진 어항 꾸며 보시고, 나중에 경험이 축적되면 'NO스키머 극저염도 어항', '알게필터', '자베르방식' 등의 기법을 적용해 보시면 보다 편리하면서 안정적으로 물고기를 기를 수 있습니다. 계시는 곳이 경기도 고양시와 가깝다면 한손 거들어 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물생활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