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제화기술을 배워 개인 브랜드를 운영중입니다.
제화기술을 배우기전에는 제품 디자인으로 사업을 하였습니다.
제화 기술을 배운지는 2년이 넘어 갑니다.
'디자인이라던지 제조기술,수제화와 기계제작신발의 차이점 등 기초적인 것부터 배우고싶은데'
>> 질문이 단순해 보이지만 범위가 너무 광대하여 일단 생각나는대로 써보겠습니다.
일단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하는가에 앞서 제화기술을 배우려는 목적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취미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제화를 업으로 삼을 것인지.
업으로 삼는것도 구두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구두 브랜드를 만드는데에 있어 양산하는 과정을 알고 싶은 것인지....
전통적인 남화의 경우 기술만 익혀도 할수 있습니다. 남화의 경우 디자인이나 형식의 변화가 크지 않기때문에 좋은 기술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도 제화일을 할수 있습니다.
여화의 경우 매 시즌마다 그 유행이 달라지기 때문에 변화에 민감히 반응해야 하기때문에 디자인과 제화기술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은 힘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을 하고 싶다면 혹은 MD 개념으로서 유행할꺼 같은 디자인을 양산하여 판매하는 것을 하고 싶은 사람중에도 제화 기술을 배우기도 합니다. 공장에서 주문을 하고 기술자분들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데에 있어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가방을 만드는 것과 신발을 만드는 것은 동일한 소재를 쓰지만 그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가죽을 재단하고 조립하여 바느질을 하고 광을 내거나 염색등의 마무리를 하는등 비슷한 성격의 작업이지만 신발은 바닥을 만드는 전혀 다른 성격의 작업이 한과정 더 있습니다. 때문에 기술을 익히는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가방을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렵다. 이런 개념이 아니죠.
가방을 만드는 일은 근성, 지구력이 더 필요합니다.(제화에 비교하자면) 핸드백의 경우 손에 들고 다니기 때문에 눈에서 1미터 내외의 거리에 있기때문에 마감에 훨씬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가죽의 옆면 몇 미리미터에 엣지코트라는 약품을 바르고 말리고를 반복하고 수많은 부자재를 달아야 합니다.
구두의 경우 발에 신기에 1m50cm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작은 마감보다는 전체적인 비례감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또한 가방은 box형태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발은 굴곡이 존재합니다. 때문에 애초에 패턴을 만들때부터 3D를 고려하여 2D 패턴을 만들어 다시 3D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제조과정에서의 어려움들이 있어 분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턴을 만드는 사람, 가죽을 조립하고 미싱을 하는사람, 바닥을 만드는 사람 크게 3가지 분야의 분업을 하게 됩니다. 성수동은 기업의 하청작업을 위한 공장들이 많아서 양산의 효율을 위해 3가지 파트로 철저히 일을 합니다.
보통 유럽의 공방에서 우리가 보는 바닥을 바느질을 만드는 기술로 일하는 업체 혹은 기술자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즉 장인이라기 보다는 숙련공이 대부분인게 현실인거죠.
글을 쓰다보니 조금 두서 없고 방향을 잃어 버렸습니다. 국내 제화업계에 대해 할말이 많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의욕만 앞선거 같습니다.
일단 서점에서 "남자의 구두"라는 책을 보시는걸 권합니다. 제화기술에 대해 아주 상세히 그림 위주로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구두 장인께서 쓰신 책이라 궁금증 해소가 잘 될꺼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baboinjoon
제 블로그 입니다. 구두 정기구독이라고 하여 얼마전부터 제화기술과 현실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서로이웃하셔도 좋구요. 더 궁금하신건 차근차근 물어 봐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