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과거 10년간 아토피 환자였으나 이제는 으로 아토피·습진 등 만성 피부질환의 상담을 도와드리고 있는
청아한의원 임은교 한의사입니다.
저 또한 중학생 사춘기 소녀시절부터 10여년의 기간, 인생에서 가장 예민한 시기를 아토피 환자로 보냈었고 눈에 보이는 부위에 악화된 증상에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에는 상황이 급격히 나빠져 연고를 바르려 해도 피부에서 나오는 진물 때문에 연고가 같이 흘러내려서 아무 소용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얼굴 부위 갑자기 심해진 증상에 학교가 가기 싫어졌고 가려워서저 잠 못 드는 밤에는 '그만 살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어 자퇴를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쓰기 시작할 나이에,
이성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나이에
피부가 이렇다보니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었어요.
자연스럽게 외모 콤플렉스로 이어졌고 주눅 들며 내 모습이 이상하지는 않을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과도하게 신경쓰기 시작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토피 때문에 화장이 잘 먹지 않고 오히려 화장 때문에 아토피가 더 심해질 때면 너무나 우울했습니다.
그래서 당장 얼굴에 아토피가 있는데 화장으로라도 가리고 싶어하는,
다른 친구들과 같이 나도 예쁘게 꾸미고싶은데 그러지 못해 마음아파하는 환자분들을 보면
제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오버랩되면서 더 안타깝고 마음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 당시의 저와 유사한 상황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질문자님께도 지금부터 남겨드리는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질문자님은 화장을 해보셨다 하셨는데요.
질문자님도 경험하셨듯
아토피 증상이 나타난 피부에 화장을 하게되면
화장이 안 먹고 오히려 각질만 부각되어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화장을 지우고 나서도 그 자극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저의 경우 울퉁불퉁하고 상처 난, 붉어진 피부를 가리기 위해 두껍게 덮은 화장은 깨끗하게 클렌징하기도 어렵고
손상된 피부에 화학적 자극까지 더해져 다음날 피부가 엉망이 되는 날도 많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마음껏 화장을 하시라 말씀드리고 싶지만
제가 실제로 겪어보았고, 진료실에서 만나고 있는 환자분들을 보았을 때
지금은 조금만 더 참으시고 화장보다는 우선 '건조' 감을 잡으시는데 집중 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결코 낫지 않을 것만 같은 아토피 습진은 결코 나을 수 없는 불치병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었고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피부 상태가 좋아지니 오히려 피부 화장을 예전보다도 하지 않거나 덜 하고 있을 정도이며
지금은 아토피 습진 등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의 치료를 돕는 한의사가 되어 그 당시 저와 같은 고통을 가지신 환자분들과 함께하고 있죠.
이 모든 것은 제가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닙니다.
질문자님도 충분히 하실 수 있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동안 어렵겠지만 질문자님이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남들을 신경쓰지 않고 당당하게 있으려 마음을 굳게 먹는 것이 필요합니다.
혹시나 계속해서 나 자신을 깎아 내리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방어막 뒤에 나를 숨기려고 하고 있어왔다면
이제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 마음을 편하게 먹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퇴까지 생각할 정도의 아토피라는 핸디캡이 있었음에도 저는 한의대에 갔고
아토피 치료가 종료되기 전에도 연애를 했습니다.
결국 아토피를 치료하고 아토피 치료를 돕는 한의사가 되었고,
이제는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까지 낳고 행복한 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제가 특별한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고
질문자님도 맞이 할 수 있는 미래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희망을 잃지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내용을 남겨드리오니
이를 참고하시어 종국에는 아토피 치료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분들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물론 알레르기 검사를 한 번 받아 보는 것도 필요하고
그에 맞추어 나에게 맞는 관리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질문자님께서 절대 놓치지 마셔야 할 것은
'왜 내 피부는 특정 음식, 특정 제품의 사용이라는
외부 요인에 이렇게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일까‘ 입니다.
아토피는 단순히 음식을 잘 못 먹어 일시적인 알레르기 반응이 피부에 드러나는 것도
피부가 건조한 건성 피부타입 이어서도
피부 타입에 안 맞는 제품을 발라서 피부에 트러블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몸 안에서부터 무언가 문제가 있어 염증물질이 누적되고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된 순간 피부로 드러나 버린 것이기 때문에
피부 밖으로만 아무리 보습을 해주고
외부에서 몸 안으로 넣는 음식을 조절해보아도 아토피가 호전되지를 않는 것입니다.
치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내 몸이 이미 스스로 회복이 어려워진 상태가 되었는데,
문제의 시작점이 몸 안에 있는데,
피부 바깥에 드러난 염증만을 잠재워주는 것은
현재 질문자님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치료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몸속부터 고쳐나가는 치료로 방향의 전환이 필요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하셔야 할 것은
내 몸에서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문제 원인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문제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시작 한 후,
그 다음에서야 필요한 관리에 들어가야 원하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에요.
피부 겉부터가 아닌, 몸속부터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눈 주변에 나타나는 아토피피부염을 포함해 면역계 피부질환 증상이 얼굴 부위 위주로 나타나는 환자분들은
평소 얼굴에 열이 잘 오르거나 붉어지는 현상들이 무의식중에 발생하고 이것이 심하지 않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오다 피부염으로 발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볼 주변 부위에서 시작된 피부염이 이마를 넘어 두피까지 증상이 나타나거나 목뒤, 귀 뒤에 나타난 증상이 뒤통수 부분까지 올라가 두피에 나타나면서 안면부로 번져 내려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왜 유독 얼굴 쪽으로 열이 모이는 지’, 그리고 ‘왜 해소가 되지 않고 염증반응이 나타나 피부염으로 이어지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 10여 년간 아토피습진 환자였던 제 얘기를 조금 해드리자면
저는 소화가 안 되는 것이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될 때 매우 심했었고, 결국 실제로도 이것이 제 아토피 유발 및 악화의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화기에 발생한 염증, 염증을 일으킨 문제 자체를 치료해야함을 몰라 한식, 야채 위주로만 식생활을 교정해보아도 소화가 안 되고 더부룩한 것이 나아지지를 않았었는데요.
결국 소화기 치료에 들어간 후 이러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개선되었고 더불어 아토피피부염이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목부터 뜨끈뜨끈 열 오르고 땀 차는 느낌만 들지 않아도 덜 가렵고 각질도 덜 일어날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하시던 환자분도 계셨는데요.
고개를 조금만 숙이고 책을 보거나 책상을 내려다보는 자세로 있으면 금세 땀이 차서 불편함을 호소하시던 환자분 또한 섭취하는 음식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진료를 본 결과 섭취하는 음식 자체가 목과 얼굴 부위로 열을 유발하기보다 반복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안 좋은 식습관이 있어 소화기에 염증이 발생해 목 아토피로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안 좋은 식습관이 누적되어 소화기 염증이 생겨버린 이후에는
음식을 가려먹는 것은 추가적인 염증을 만들지 않는 데에 도움을 주거나
일정 단계까지는 증상 호전이 가능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미 생겨버린 염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아토피의 종료로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더부룩하다
-속이 울렁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트림이 자주 난다
-음식을 가려먹지 않으면 금방 아토피가 심해진다
이와 같은 증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은 평소 소화기에서 염증이 계속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만성적인 피부염으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면역력을 저하시킨 소화기 문제는 생활 속 관리만으로는 해결 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소화가 잘되게 돕는,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 약이나 한약을 복용해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들어주는 치료만으로도 아토피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직업적인 문제로 체력적으로 무리하는 생활패턴이 되면서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한 증상이 시작됐다.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다가 소화기가 약해진 것 같다.
-포만감이 잘 안 들어서 매일 과식하다가 소화기능이 안 좋아진 것 같다.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시작점을 찾아 나가면서 원인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치료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또한 저의 경우 피부가 항상 건조하고 가려운 증상을 호소하시는 환자분들의 근본 원인을 살펴볼 때 필수적으로 체크하는 항목 중 하나는 바로 '수면의 질'이 어떠한 상태인지입니다.
수면의 질과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가는 "탈수 피부" 문제 사이에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인데요.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7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풀리지 않고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 상태라면 아토피가 잘 낫지 않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수면패턴이 뒤바뀌고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처럼 꼭 심각한 불면증이 아니어도 어떠한 이유로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몸속에서 부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탈수피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더욱 붉어지거나 건조할수록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분들은 참기 힘든 가려움 증상이 심해지겠죠.
이때는 수면의 질과 면역력을 동시에 올리기 위해 한약치료·생활습관 교정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피부가 그 수분을 머금고 있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지모'와 같은 한약재가 포함된 한약으로 스스로 촉촉한 피부 상태가 될 수 있을 때까지 받쳐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아무리 치료를 하고 관리를 해보아도 질문자님께 나타난 증상이 낫지 않고 있었던 것은
발생 유발 요인이 방치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몸속에서 문제를 유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받고 있는 치료에 한계가 느껴지신다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치료가 더 어려워지시기 전에 이제부터 나는 어떻게 치료를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빠르게 시작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답변 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자님의 현재 몸 상태에 맞는 체계적인 치료가 가능한 곳에서 진료를 받아보시기 바라며,
빠른 치유를 응원합니다.
-임은교 원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