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인에 대해 알려주세요~

 샤토 레 쥐스티스 (Chateau les Justice)라는 와인의 2003년산이군요.

이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지방 소테른(Sauternes) 지구의 귀부와인입니다.

포도 품종은 세미용 90% + 소비뇽 블랑 8% + 뮈스카 2% 로 블렌딩 되어있습니다.

 

 샤토 레 쥐스티스는 소테른에서 아주 유명한 양조장은 아닙니다만, 제법 고품질의 귀부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간 생산량은 약 1만9천병, 새 오크 배럴의 사용 비율은 1/3, 이고 12~18개월 정도 배럴 숙성한 뒤 병입하여 출시합니다. 샤토 레 쥐스티스 2003년산의 해외가격은 30~40불 정도, 국내 추정가는 약 10만원입니다. (2001년산의 경우는 소테른 지방 최고의 빈티지로, 2003년산에 비해 50% 정도 더 비쌉니다.)

 

 귀부(貴腐)와인이란 귀부병(botrytis cinerea)이라 불리는 곰팡이 균에 감염된 포도알로 와인을 만든 스위트 와인을 말합니다. 이 곰팡이 균은 포도알 표면의 왁스질에 무수한 미세한 구멍을 내며 왁스층을 파괴합니다. 포도의 과즙은 껍질의 왁스질에 의해 외부로 증발되지 않고 포도알 안쪽에 갇혀있는 상태인데, 이 왁스층이 파괴되면 여름의 무더운 날씨에 포도알이 수분이 증발하게 됩니다. 귀부병에 든 포도알은 마치 썩어문드러진 듯한 모양으로 쪼그라들게 되고 과즙의 당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먼 옛날에는 귀부병에 든 포도는 못쓰게 되었다고 하여 버렸지만, 이 포도알을 수확하여 양조하면 꿀처럼 달콤한 와인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귀부 와인을 양조하게 되었습니다. 귀부 와인은 낮에는 고온 건조하여 포도알이 말라붙어야 하고, 인근에 강이 흘러 낮에 증발한 수증기가 새벽에는 포도알에 이슬로 맺혀 곰팡이가 피어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아무 지역에서나 만들 수가 없습니다. 프랑스의 소테른(Sauternes) 지구가 귀부와인 생산지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그 외에 프랑스에서는 보르도 지방에서는 생트-크르와-뒤-몽(Saint-Croix-du-Mont), 카디악(Cadillac), 루피악(Loupiac) 지구에서, 루아르 지방에서는 꼬뜨 뒤 레용(Cote du Layon) 지구에서 귀부 와인을 생산합니다. 알자스 지방에서도 일부 귀부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2003년은 소테른 지구의 작황이 비교적 좋은 편이었습니다. 샤토 레 쥐스티스의 시음적기는 생산후 5~14년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지금 마시기에는 약간은 이르지 않을까 합니다만, 잘 보관할 자신이 없으시면 지금 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귀부 와인은 화려한 열대과일향과 벌꿀의 풍미, 그리고 꿀처럼 달콤한 감미와 혀를 적시는 산미, 그리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운 감촉이 포인트입니다. 식후에 디저트로서 한 잔 정도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뒷 맛에서 다소 쌉쓰름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귀부와인의 특징인데, 이 쌉쓰름함은 10~20년에 걸쳐 와인이 병숙성을 하게 되면 거의 사라지고 맛에 더 균형이 잡히게 됩니다.

 

 워낙 달아서 한꺼번에 다 마실 수 있는 술은 아니므로 1주일 정도에 걸쳐 드시기 바랍니다. 보통 와인은 먹다 남은 것은 3~4일이상 보관이 힘들지만 귀부 와인은 1주일 정도는 괜찮으며, 진공 마개를 사용하면 2주 정도는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귀부와인은 다소 시원하게 드시는 편이 맛있습니다. 스위트 와인은 차게 마시라는 것이 일반론이지만 너무 차게해서는 향이 잘 살지 않습니다. 서빙 온도는 10도 정도가 적당합니다. 냉장고는 5~6도 정도를 유지하게 되므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마시기 30분 전에 꺼내서 온도를 올려 드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