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무슨 와인이죠?? 개간지~

아르망 드 브리낙(Armand de Brignac)이라는 샹파뉴(Champagne, 샴페인)입니다.

꽤 고가에 팔리는 샹파뉴고 맛도 나름 나쁘진 않다는 평입니다만, 브랜드 포지셔닝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쉽게 말해 '졸부' 이미지의 샹파뉴죠.

이유는 이 메이커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커가 아니라, 설립연도는 오래되었지만 실제로는 폐업상태로 간판만 남아있던 메이커를 돈으로 발라 마케팅해서 팔아치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 힙합가수인 Jay-Z 가 있고요.

Jay-Z각 평소 클럽에서 고가의 샹파뉴인 크리스탈을 즐겨마셨으며 자신의 뮤직 비디오에서 크리스탈을 반라의 여성 무용수 몸에 붓는 연출을 했는데, 한 경제지의 기자가 크리스탈 관계자와 인터뷰하던 중 Jay-Z의 뮤직 비디오에 대한 견해를 묻자,

'뭘 어쩌겠습니까? 현실적으로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우린 막을 수 없습니다. 돔페리뇽(Dom Perignon)이나 크뤼그(Krug)라면 이런 현상을 기뻐할지 모르겠지만요'

라고 코멘트한 일이 있었습니다. '너네 힙합 가수들이 우리 크리스탈을 마시는 게 별로 달갑지 않거든? 관심 좀 꺼줄래?' 라는 것을 돌려서 점잖게 표현한 거죠.

이에 대해 Jay-Z는 크리스탈이 힙합문화를 폄하하고 차별했다며 이후 크리스탈을 마시지 않겠다고 보이콧합니다. 그리고 그 뒤 발표한 뮤직비디오에서 크리스탈 대신 들고 나온 것이 아르망 드 브리낙이었습니다. (이 보이콧 사건 이후 크리스탈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합니다. ㅋㅋ)

그런데 이 아르망 드 브리낙은 당시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였습니다. 그냥 간판만 남아있던 브랜드를 프랑스의 까티에라는 중개상이 Jay-Z와 손잡고 재런칭한 것이죠. 그리고 몇 년 뒤 Jay-Z는 아르망 드 브리낙의 지분 전체를 인수하기에 이릅니다.

그런 관계로 강남의 클럽 같은 곳에서 돈 좀 있다는 젊은 친구들이 스웩(swag : 자신의 소유품이나 능력을 과시하는 힙합계의 은어) 차원에서 마신다는 모양입니다만, 아마도 샹파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애호가라면 아르망 드 브리냑을 굳이 자기 돈 주고 사 먹진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