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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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술주정이 심했어요. 부모님 모두 번듯한 직장을 다니신 덕에 돈 걱정을 하며 살지는 않았지만 또 그렇게 부유하거나 한 건 아니에요. 그냥 평범했죠.
아버지가 주었던 고통들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도 우울함을 기본으로 깔고 살아요. 야자시간이 끝나고 집에들어갈 때 마다 지금 들어가면 아빠가 술마신채로 있지 않을까, 오늘은 엄마가 죽은채로 있지 않을까 지금 집에 들어가면 또 한바탕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저런 걱정들은 집에 들어가면 현실로 이뤄지곤 했어요. 그나마 다행히 엄마가 다치진 않았어요. 물건은 많이 망가졌죠. 그 때 부숴진 방문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다들 집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저는 싫었어요 어떻게든 밖에 더 있고 싶었어요.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는 예나 지금이나 좋다는 거에요. 그리고 아버지가 행패를 부릴 때 제가 맞서면 미친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제가 되었어요. 그러면 안되는거래요. 화를 내기에 화를 냈는데 그러면 안된다네요. 저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가출을 했죠. 한 달 남짓 후 집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아버지는 다른 곳에서 따로 지내요.
오늘은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금도 제대로 직장을 잡지 않아 천덕꾸러기인 50살 막내삼촌이 땅을 샀다고. 아버지 지내는 곳 근처의 작은 땅이래요. 4천만원이라는데 막내삼촌 돈은 2500만원, 나머지는 누구돈인지 모르겠다네요. 전 아버지 돈일 것 같다고 했는데 어머니는 일부러 알아보지도 않았다네요. 그런거 따지면 사이 나빠진다고.
제가 답답해 하니 저건 별것도 아니라고 작은아버지가 저지른 거 덮느라 더 큰 돈이 나갔다네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 했더니 문중 회비로 걷었던 몇천만원을 술먹고 노느라 흥청망청 써버렸대요. 그래서 그걸 아버지가 갚아줬댑니다.
제가 속상한건요, 저희 아버지는 그렇게 돈 얘기를 했어요. 본인 골프 한 번 치면 백만원이 쉽게 나가면서 저에게 주는 한 달 용돈 30만원은 아까워 하셨고 아르바이트 하며 학교 다니는 사촌동생과 비교했어요. 어머니는 제가 아르바이트 해볼까 하면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하셨는데 말이죠. 저는 그래서 공부를 해서 대학교 성적우수 장학금을 타고 다녔어요. 매번 전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작든 크든 모든 학기에서 장학금을 받았어요. 그런데도 항상 저에게 들어가는 돈을 아까워했어요.
고등학생이었던 때, 여느날과 같이 술을 마시고는 저와 동생을 불러놓고 너네를 키우느라 1억이 넘게 들었다고 아까워 했죠. 1억..ㅎ 아이 둘 키우면서 1억 들었으면 적게 든 것 같은데. 저 무슨 고액과외나 비싼패딩, 명품브랜드 물건 사달라고 하거나 그런 거 해본적도 없거든요. 친구들도 항상 제가 검소하다고 해요. 옷도 10년이 넘어가는 것들 수두룩하고 지금 쓰는 핸드폰도 4년이 넘었어요.
저는 그래서 아버지가 너무 싫어요. 끔찍해요.
자식에게 들어가는 돈은 그렇게도 아까운 건가요? 본인 형제들이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써대는 돈은 그렇게 지원해주면서, 이미 나이가 50 60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그렇게 챙겨주면서
고작 10살 20살이었던 제게는 왜 그런말들을 했을까요?
차라리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굴면 모르겠어요. 왜 나에게는? 왜 그런거에요?
그나마 아버지와 따로 살게 되면서
시간의 흐름과 인간에게 내려진 하나의 축복인 망각 덕분에 최근엔 관계가 조금 회복 되었어요.
때때로 시골 풍경을 느끼고 싶으면 아버지 있는 곳에 가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6월에는 친구가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해놓았는데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정말 너무 싫어요. 아버지도 막내삼촌도 작은아버지도 모두 다 꼴도보기 싫어요. 심지어 어머니도 싫어요.
나는 지금도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야근을 새벽까지 하면서 아등바등 지내는데.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기특하다 잘했다 소리 한번을 못 들어봤네요.
저만 이런건가요? 다들 비슷한건가요? 원래 가족이란게 이렇게 끔찍한 구석이 다들 하나씩 있는 건가요?
그럼에도 보듬어 가며 지내야 하는 건가요? 제가 너무 모난 것일까요.
제 마음 깊은 곳에 이런 우울이 자리잡고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도 힘들어요. 친구가 있어도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예전엔 했는데, 너무 잦더라고요. 아버지에게 상처받는 일이 너무 잦았어요. 지금은 같이 살지 않으니 예전만큼은 아닌데, 제가 너무 고통스럽고 우울하니까 이걸 도저히 친구에게 말할 수가 없어요. 하루하루 살기도 바쁘고 힘든데 걘 무슨 죄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합니까.
그래서 하소연도 하고 싶고 정말 나만 이렇게 힘든건지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적어봤어요.
따스한 날씨에 장미가 피는 5월인데, 괴로운 나날들이네요. 적어놓고 다시 생각해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많았으면 했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적었으면 싶기도 하네요. 알고보니 저 같은 삶만 있다면 세상은 정말 지옥 같은 것이잖아요.
힘드신 분들, 하고싶은 얘기가 있는 분들, 여기 털어놓고 가주세요. 즐거운 이야기이든 힘겨운 이야기이든 여러분의 이야기가 제게 작은 응원이 될 것 같아요.
아버지가 주었던 고통들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도 우울함을 기본으로 깔고 살아요. 야자시간이 끝나고 집에들어갈 때 마다 지금 들어가면 아빠가 술마신채로 있지 않을까, 오늘은 엄마가 죽은채로 있지 않을까 지금 집에 들어가면 또 한바탕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저런 걱정들은 집에 들어가면 현실로 이뤄지곤 했어요. 그나마 다행히 엄마가 다치진 않았어요. 물건은 많이 망가졌죠. 그 때 부숴진 방문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다들 집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저는 싫었어요 어떻게든 밖에 더 있고 싶었어요.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는 예나 지금이나 좋다는 거에요. 그리고 아버지가 행패를 부릴 때 제가 맞서면 미친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제가 되었어요. 그러면 안되는거래요. 화를 내기에 화를 냈는데 그러면 안된다네요. 저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가출을 했죠. 한 달 남짓 후 집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아버지는 다른 곳에서 따로 지내요.
오늘은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금도 제대로 직장을 잡지 않아 천덕꾸러기인 50살 막내삼촌이 땅을 샀다고. 아버지 지내는 곳 근처의 작은 땅이래요. 4천만원이라는데 막내삼촌 돈은 2500만원, 나머지는 누구돈인지 모르겠다네요. 전 아버지 돈일 것 같다고 했는데 어머니는 일부러 알아보지도 않았다네요. 그런거 따지면 사이 나빠진다고.
제가 답답해 하니 저건 별것도 아니라고 작은아버지가 저지른 거 덮느라 더 큰 돈이 나갔다네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 했더니 문중 회비로 걷었던 몇천만원을 술먹고 노느라 흥청망청 써버렸대요. 그래서 그걸 아버지가 갚아줬댑니다.
제가 속상한건요, 저희 아버지는 그렇게 돈 얘기를 했어요. 본인 골프 한 번 치면 백만원이 쉽게 나가면서 저에게 주는 한 달 용돈 30만원은 아까워 하셨고 아르바이트 하며 학교 다니는 사촌동생과 비교했어요. 어머니는 제가 아르바이트 해볼까 하면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하셨는데 말이죠. 저는 그래서 공부를 해서 대학교 성적우수 장학금을 타고 다녔어요. 매번 전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작든 크든 모든 학기에서 장학금을 받았어요. 그런데도 항상 저에게 들어가는 돈을 아까워했어요.
고등학생이었던 때, 여느날과 같이 술을 마시고는 저와 동생을 불러놓고 너네를 키우느라 1억이 넘게 들었다고 아까워 했죠. 1억..ㅎ 아이 둘 키우면서 1억 들었으면 적게 든 것 같은데. 저 무슨 고액과외나 비싼패딩, 명품브랜드 물건 사달라고 하거나 그런 거 해본적도 없거든요. 친구들도 항상 제가 검소하다고 해요. 옷도 10년이 넘어가는 것들 수두룩하고 지금 쓰는 핸드폰도 4년이 넘었어요.
저는 그래서 아버지가 너무 싫어요. 끔찍해요.
자식에게 들어가는 돈은 그렇게도 아까운 건가요? 본인 형제들이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써대는 돈은 그렇게 지원해주면서, 이미 나이가 50 60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그렇게 챙겨주면서
고작 10살 20살이었던 제게는 왜 그런말들을 했을까요?
차라리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굴면 모르겠어요. 왜 나에게는? 왜 그런거에요?
그나마 아버지와 따로 살게 되면서
시간의 흐름과 인간에게 내려진 하나의 축복인 망각 덕분에 최근엔 관계가 조금 회복 되었어요.
때때로 시골 풍경을 느끼고 싶으면 아버지 있는 곳에 가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6월에는 친구가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해놓았는데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정말 너무 싫어요. 아버지도 막내삼촌도 작은아버지도 모두 다 꼴도보기 싫어요. 심지어 어머니도 싫어요.
나는 지금도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야근을 새벽까지 하면서 아등바등 지내는데.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기특하다 잘했다 소리 한번을 못 들어봤네요.
저만 이런건가요? 다들 비슷한건가요? 원래 가족이란게 이렇게 끔찍한 구석이 다들 하나씩 있는 건가요?
그럼에도 보듬어 가며 지내야 하는 건가요? 제가 너무 모난 것일까요.
제 마음 깊은 곳에 이런 우울이 자리잡고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도 힘들어요. 친구가 있어도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예전엔 했는데, 너무 잦더라고요. 아버지에게 상처받는 일이 너무 잦았어요. 지금은 같이 살지 않으니 예전만큼은 아닌데, 제가 너무 고통스럽고 우울하니까 이걸 도저히 친구에게 말할 수가 없어요. 하루하루 살기도 바쁘고 힘든데 걘 무슨 죄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합니까.
그래서 하소연도 하고 싶고 정말 나만 이렇게 힘든건지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적어봤어요.
따스한 날씨에 장미가 피는 5월인데, 괴로운 나날들이네요. 적어놓고 다시 생각해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많았으면 했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적었으면 싶기도 하네요. 알고보니 저 같은 삶만 있다면 세상은 정말 지옥 같은 것이잖아요.
힘드신 분들, 하고싶은 얘기가 있는 분들, 여기 털어놓고 가주세요. 즐거운 이야기이든 힘겨운 이야기이든 여러분의 이야기가 제게 작은 응원이 될 것 같아요.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 #왜 다들 이렇게 무례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