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요?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요?

작성일 2024.05.20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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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술주정이 심했어요. 부모님 모두 번듯한 직장을 다니신 덕에 돈 걱정을 하며 살지는 않았지만 또 그렇게 부유하거나 한 건 아니에요. 그냥 평범했죠.
아버지가 주었던 고통들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도 우울함을 기본으로 깔고 살아요. 야자시간이 끝나고 집에들어갈 때 마다 지금 들어가면 아빠가 술마신채로 있지 않을까, 오늘은 엄마가 죽은채로 있지 않을까 지금 집에 들어가면 또 한바탕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저런 걱정들은 집에 들어가면 현실로 이뤄지곤 했어요. 그나마 다행히 엄마가 다치진 않았어요. 물건은 많이 망가졌죠. 그 때 부숴진 방문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다들 집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저는 싫었어요 어떻게든 밖에 더 있고 싶었어요.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이는 예나 지금이나 좋다는 거에요. 그리고 아버지가 행패를 부릴 때 제가 맞서면 미친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제가 되었어요. 그러면 안되는거래요. 화를 내기에 화를 냈는데 그러면 안된다네요. 저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가출을 했죠. 한 달 남짓 후 집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아버지는 다른 곳에서 따로 지내요.

오늘은 어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금도 제대로 직장을 잡지 않아 천덕꾸러기인 50살 막내삼촌이 땅을 샀다고. 아버지 지내는 곳 근처의 작은 땅이래요. 4천만원이라는데 막내삼촌 돈은 2500만원, 나머지는 누구돈인지 모르겠다네요. 전 아버지 돈일 것 같다고 했는데 어머니는 일부러 알아보지도 않았다네요. 그런거 따지면 사이 나빠진다고.
제가 답답해 하니 저건 별것도 아니라고 작은아버지가 저지른 거 덮느라 더 큰 돈이 나갔다네요. 그건 또 무슨 말이냐 했더니 문중 회비로 걷었던 몇천만원을 술먹고 노느라 흥청망청 써버렸대요. 그래서 그걸 아버지가 갚아줬댑니다.

제가 속상한건요, 저희 아버지는 그렇게 돈 얘기를 했어요. 본인 골프 한 번 치면 백만원이 쉽게 나가면서 저에게 주는 한 달 용돈 30만원은 아까워 하셨고 아르바이트 하며 학교 다니는 사촌동생과 비교했어요. 어머니는 제가 아르바이트 해볼까 하면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하셨는데 말이죠. 저는 그래서 공부를 해서 대학교 성적우수 장학금을 타고 다녔어요. 매번 전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작든 크든 모든 학기에서 장학금을 받았어요. 그런데도 항상 저에게 들어가는 돈을 아까워했어요.
고등학생이었던 때, 여느날과 같이 술을 마시고는 저와 동생을 불러놓고 너네를 키우느라 1억이 넘게 들었다고 아까워 했죠. 1억..ㅎ 아이 둘 키우면서 1억 들었으면 적게 든 것 같은데. 저 무슨 고액과외나 비싼패딩, 명품브랜드 물건 사달라고 하거나 그런 거 해본적도 없거든요. 친구들도 항상 제가 검소하다고 해요. 옷도 10년이 넘어가는 것들 수두룩하고 지금 쓰는 핸드폰도 4년이 넘었어요.

저는 그래서 아버지가 너무 싫어요. 끔찍해요.
자식에게 들어가는 돈은 그렇게도 아까운 건가요? 본인 형제들이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써대는 돈은 그렇게 지원해주면서, 이미 나이가 50 60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그렇게 챙겨주면서
고작 10살 20살이었던 제게는 왜 그런말들을 했을까요?
차라리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굴면 모르겠어요. 왜 나에게는? 왜 그런거에요?

그나마 아버지와 따로 살게 되면서
시간의 흐름과 인간에게 내려진 하나의 축복인 망각 덕분에 최근엔 관계가 조금 회복 되었어요.
때때로 시골 풍경을 느끼고 싶으면 아버지 있는 곳에 가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6월에는 친구가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기로 해놓았는데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정말 너무 싫어요. 아버지도 막내삼촌도 작은아버지도 모두 다 꼴도보기 싫어요. 심지어 어머니도 싫어요.

나는 지금도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야근을 새벽까지 하면서 아등바등 지내는데.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기특하다 잘했다 소리 한번을 못 들어봤네요.
저만 이런건가요? 다들 비슷한건가요? 원래 가족이란게 이렇게 끔찍한 구석이 다들 하나씩 있는 건가요?
그럼에도 보듬어 가며 지내야 하는 건가요? 제가 너무 모난 것일까요.

제 마음 깊은 곳에 이런 우울이 자리잡고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도 힘들어요. 친구가 있어도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예전엔 했는데, 너무 잦더라고요. 아버지에게 상처받는 일이 너무 잦았어요. 지금은 같이 살지 않으니 예전만큼은 아닌데, 제가 너무 고통스럽고 우울하니까 이걸 도저히 친구에게 말할 수가 없어요. 하루하루 살기도 바쁘고 힘든데 걘 무슨 죄로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합니까.
그래서 하소연도 하고 싶고 정말 나만 이렇게 힘든건지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적어봤어요.
따스한 날씨에 장미가 피는 5월인데, 괴로운 나날들이네요. 적어놓고 다시 생각해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많았으면 했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적었으면 싶기도 하네요. 알고보니 저 같은 삶만 있다면 세상은 정말 지옥 같은 것이잖아요.
힘드신 분들, 하고싶은 얘기가 있는 분들, 여기 털어놓고 가주세요. 즐거운 이야기이든 힘겨운 이야기이든 여러분의 이야기가 제게 작은 응원이 될 것 같아요.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 #왜 다들 이렇게 무례하죠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모두들 내용은 다를 수 있어도 가족에 대한 애증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삽니다.

남들에게 말 하지 않아서 그렇지 다 털어놓으라고 하면 그런 것 없는 가족이 별로 없을 겁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철조망 같은 많은 짐을 견디며 살아가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마냥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가정이라도 저마다 고통스러운 사연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안녕하세요. 서울시립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 동북) 사이버 상담원 선생님이에요.

우선 이렇게 자세하게 글로 질문자님의 이야기를 해주어서 너무 감사해요.

지금까지 질문자님께서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보냈을지

속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힘듦을 속으로 삭히며 지내왔을지 느껴지네요...

그럼에도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이 곳에 글을 남기고 비슷한 사람들과 아픔을 공유하고 극복하려는 자세는

정말 큰 감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감히 질문자님께서 느꼈던 감정들과 느낌들을 다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는 질문자님을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힘들고 우울한 시간일지라도 앞으로는 행복한 시간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항상 화이팅하시고 우리 같이 힘내보아요!!

그리고 너무 힘들다면 혼자서 버티는 것보다는 제가 밑에 알려드릴

여러 기관들에 언제든 편하게 도움을 요청해주어도 좋습니다.

★ 청소년전화(1388)

청소년전화 1388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든,

일상적인 고민에서 심각한 고민까지 상담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예요.

질문자 분께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드실 것이라 짐작이 돼요.

그럴 때마다 부담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전화에 대한 정보도 남겨드립니다.

전화 뿐만 아니라 문자, 카카오톡, 챗봇 등의 서비스도 이용하고 있으니

이용하시기 편한 방법으로 선택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청소년상담복지센터 : https://www.kyci.or.kr/userSite/cooperation/list.asp?basicNum=1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또한 마찬가지로 청소년을 위해 상담, 연계 등을 지원하는 청소년복지시설입니다.

각 지역마다 위치해 있으니, 무료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해당 링크에 접속하셔서, 거주지 근처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보를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 청소년쉼터 : https://www.kyci.or.kr/userSite/Local_shelter/list.asp?basicNum=1

상담을 받거나, 여러 가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집에 계시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에는

청소년쉼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답니다.

청소년쉼터는 이용 기간에 따라 일시, 단기, 중장기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무료로 상담, 의식주, 문화, 자립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년복지시설이기 때문에

언제든 편하게 도움을 받아볼 수 있어요.

★ 가족센터(1577-9337) : https://www.familynet.or.kr/web/index.do

현재 전국 각지에 가족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질문자 분의 거주지를 파악할 수 없어서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드리지는 못하지만,

가족센터 링크를 남겨드릴테니 접속하셔서 거주지 근처의 가족센터를 알아보신 뒤,

상담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가족 전체의 구조, 관계를 파악하여 질문자 분의 상황에 맞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실 거예요.

혹시 연락하기 너무 어렵거나 다른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저희에게 연락을 주어도 좋아요!

저희 기관은 만 9~24세 청소년에게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가출 상담 및 일반 고민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시 쉼터 연계, 타 기관 연계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만약 도움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 홈페이지 주소: http://b612.or.kr/ (, 오픈채팅,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너를 위한 작은 별' 검색)

★ 전화/문자: 02-6239-2014 / 010-8079-1318

★ 카카오톡: b6121318e

★ 카카오톡 오픈채팅: https://open.kakao.com/o/sIJq5dP (익명상담 가능)

★ 카카오톡 오픈채팅: https://www.facebook.com/b612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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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이렇게 사는데 내가 좀 이상하게 반응하는 것 같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요 어머니도 많이 힘들고 고생하시는 건 아는데 그래도 이런 말까지는 안해도 되지 않았나...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요?

... 하는데 다들 이런건가요? 정상적인게 뭔지를 모르니까 정상적이게 행동을 못하는거... 떠오르는데… 다들 어차피 죽는데 왜 슬퍼하는거죠? 다들 진짜 슬퍼서 우는건지 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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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할일은 많고 하고싶은 일은 없는데 하기 싫은 것만 많고 원래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요? 모두 이렇게 평생을 사나요? 네ㅠㅠ 우울하지만 맞죠 그속에서 성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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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난 왜 오늘도 살아있으며 어제 죽을걸 하고 후회하는지 어디다가 목을 매서 죽을지 생각합니다 죽지못해 산다고들하는데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요 아뇨 사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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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다들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사는건가요? 그냥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살아야된다면... 결과로 입증하시면 됩니다. 잘한다는 걸 보여드리면 충분히 이해해주시지 않을까요?

20대들 다들 이렇게 사는거 아닌가요

20대들 다들 이렇게 사는거 아닌가요 제가 최근 자전거 모임에 참여해고 사는데 30대 언니오빠들이 20대가 저렇게 열정적으로 사는걸 첨 봤대요 제 루틴은 새벽독서-블로그관리...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요

... 원래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요? 이렇게 50년 더 살아야된다니... 너무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음 보통 사는게 재미있다고 느껴서 사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더군다나...

다들 이렇게 사는거예요?

... 가지며 사는걸까요? 그런데도 왜 제 성적으로는 인서울 갈까 말까 할까요?진짜 다들 이렇게 살아?나보다 열심히 하는 애들은 뭐하는 애들이야 좀 많이 열심히 사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