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매 어머니를 8년차 부양중인 보호자입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답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증상은 현저하게 다릅니다.
건망증은 "이걸 잊으셨구나" 라고 생각한다면,
치매 초기증상은 "이걸 어떻게.. 왜 잊으셨지?"라고 반응하게 됩니다.
비밀번호가 잠깐 깜박하셨다면, 건망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을 전혀 못하셔서 가족분에게 여쭤본 것은 치매 전조증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도 처음 전조증상은 도어락 비밀번호를 잊은 것,
그다음은 자택 위치를 잊어가는 것,
가장 심할 때는 가족들을 못알아보는 지경까지 이르신 적이 있습니다.
치매 전조증상이 보일 시점에 빠르게 병원을 방문했음에도,
당시에는 멍청한 판단과 방치로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저와 같은 사례가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전문의 진단과 추후, 혹은 지금부터라도 꾸준한 예방법이 필요해보입니다.
치매 초기 검사 및 진단 같은 경우에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중입니다.
문의 전화 후 예약하시는 게 편하시며, 아마 얼마나 빨리 진단 받을 수 있냐 같은 경우는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고 가까운 곳으로 직접 접수해보시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 후 치매로 진단받지 않은 주민들을 상대로 간이 정신상태검사(CIST)를 진행합니다. 무료로 진행하며 이 후 의심되는 환자에 대해서는 신경과 및 신경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를 요청하는 소견서를 받게됩니다.
여기까지도 무료입니다.
그 후 신경과, 신경정신과에서 뇌 CT (20~30만원), 뇌 MRI (지역마다 상이하나 평균 40만원 이상) 등으로 검사를 진행하여,
주치의 진단 후 필요에 따라서 경구약 처방을 받습니다.
바로 검사를 진행하고 싶으시면, 신경과, 신경정신과에 예약 문의를 해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내과에서는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 같은 경우에도 경각심을 깨닫는 순간 바로 치매안심센터에 방문했고, 정신과 검사 후 치매 초기를 진단받았습니다.
8년전이네요. 그때도 어머니가 무슨 치매냐며 절대 안간다고 하셨는데,
원래 어르신들은 다 한번씩 받는거라며,
아버지도 재작년에 받고 멀쩡하시지 않냐고 설득했습니다.
'치매'라는 단어는 상당히 어르신분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니, 인지검사 혹은 뇌 건강 검사 등으로 말씀드리면 무사히 병원까지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말씀드릴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의 치매 8년 인생 중, 초기 2년을 잡지 못해서 우리 가족은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물론 병원 처방에 의한 경구약은 당연히 먹고,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영양제까지 매달 몇만원 몇십만원 들이면서 사드렸습니다.
결과는? 위에 말씀드렸다시피, 2년동안 더 악화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 가족은 알게되었습니다. 그냥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구나, 예방법이 필요하다.
라면서 저는 호주 유학 시절, 알고있는 관련 전공자들과 전문의들한테 논의를 구하여 수많은 예방법들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그 후 알게된 몇가지 방법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첫번째는 영양제는 갖다버리고 식단에 집중하시는 겁니다.
영양제? 위에서 말했듯이 2년동안 먹었는데 그냥 아무 효과 없습니다.
돈만 날리고 오히려 악화되는 기분만 더 들었습니다.
2년동안 치매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후 우리 가족은 스탠스를 바꿨습니다.
차라리 식단으로 뇌에 좋다는 것들을 먹여보자.
하지만 말이 식단이지 평생을 치매식단으로 살 순 없었습니다.
현실적으로요. 그래서 밥만이라도 콩밥이나 잡곡밥으로 먹어보자 하여, 밥만 바꾸고 5년째 먹고있습니다.
확실히 어머니 혈색도 좋아지시고, 건강 능력이 향상되니, 치매 증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공유기억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보통 저는 혈액순환을 위한 산책, 걷기 운동시에 하루에 매일 했던 방법입니다.
어머니와 둘만 알고 있는 기억들을 계속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입학식 때~" "저번 성탄절에~" "저번 엄마 생일 때~" 등 뇌를 서로 깨우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유된 기억들로요.
이런 행동들이 쌓이다보면 복리가 되어 뇌세포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들을 주게됩니다. 거의 하루도 빼먹을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안되면 다른 가족들이 도와주고 있어서 한편으론 안심되었습니다.
세번째는 손에 자극을 주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제 2의 뇌로 불리는 손을 쓸 일이 없어서, 점점 뇌신경도 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주간센터에 방문하면, 억지로 뜨개질이나 박수치는 것들을 시키는 것도 이유지요.
유퀴x나 유튜x에서도 치매 손마사지를 검색하면 다양한 운동들이 나옵니다.
거기 있는 것들을 우리 가족은 약 일년동안 하루도 빼지않고 루틴으로 했습니다.
효과는요? 당연히 시각적으로 보였으나, 매일 해드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치매 전용 손마사지기를 구입해서, 하루에 마무리 루틴으로 치매 손마사지기로 예방법을 진행했습니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구요.
콩 + 잡곡 등 식단에 집중, 공유기억 살리면서 걷기, 치매 손마사지기로 하루 루틴 마무리
본 방법들로 예방을 진행해서, 초기 2년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의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어머니와 질문자님의 어머님은 연배차이가 좀 있으십니다.
현재 20수 정도 연배가 차이나시는 것 같은데,
절대 방심하시면 안됩니다.
당시에 빠르게 예방책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어머니는 병원에 갇혀있을 수도 있습니다.
초반 2년을 놓치고 그후 6년을 전부 놓쳤다면, 그렇게 되셨겠죠.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머니를 지켜주세요.
과거 2년의 골든타임을 생각하면 피눈물이 흐릅니다.
질문자님은 그런 실수를 하지말아주세요.
저는 멍청해서 그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두서도 없고.. 맥락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