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으로 만성 건조증 질환의 상담을 도와드리는
청아한의원 임은교 한의사입니다.
수술 후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듯 하여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정확한 진단은 직접 진료를 보아야 가능하지만,
현재 빈코증후군 증상이 나타난 상황을 의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술 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았던 분들이 잘 못 수술 받게 되면,
수술이 잘되었음에도 오히려 코 속이 건조해지고 코 막힘이 심해지는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 ‘빈코증후군’ 증상을 겪게 되실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빈코증후군의 설명을 위해서는 우선 '위축성비염' 이라는 질환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콧물이 줄줄 흐르면서 재채기가 나오고 또 어느 날은 코가 막혀서 편하게 숨 쉬기 힘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비염 증상이 아닌 극심한 건조감과 딱지, 코막힘 증상과 악취를 호소하는 환자분들은 '내가 혹시 위축성 비염이 아닐까?' 의심이 필요합니다.
'위축성 비염 (Atrophic rhinitis)'은 코 점막이 위축되어 발생하는 만성 비염의 한 종류입니다.
비강 점막이 정상적으로 습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코 점막이 매우 건조해져 지속적으로 코가 마르는 느낌이 들면서 코에서 담배 냄새나 탄 냄새와 같은 좋지 않은 냄새가 나거나 딱지가 생깁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냄새코염(Ozena)에 해당하는 증상으로 위축성비염의 또 다른 이름으로는 ‘취비증(吹鼻症)' 이 있습니다.
위축성 비염 증상이 나타난 환자분들은 아무리 식염수로 코 세척을 해보고 스프레이를 뿌려 코를 촉촉하게 만들어주어도 건조감이 해결되지 않으며, 겨울과 같이 건조한 계절이 오면 증상이 더욱 심해져 고통스러워합니다.
주변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느 날 부턴가 갑자기 코 안에서 담배냄새가 난다, 탄내와 같은 매캐한 냄새가 나 당황스럽다며 이상 증상을 호소하시기도 합니다.
증상이 점차 심해지면서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지면 호흡곤란을 경험하거나 밤에 잠들기가 어려워지면서 수면장애를 겪게 됩니다. 그결과 피로감을 자주 느끼고 일상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불편감을 겪으며 심한 경우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약을 병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분명 위축성비염 환자가 아니었는데 어떤 계기를 통해 점차 위축성비염 환자가 되거나 그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염 시술이나 비염 수술을 하게 된 후부터 분명 시술이나 수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코 속이 건조해지고 코 막힘이 심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이 분들은 어느 날 갑자기 코 시림, 통증, 숨이 막힐 것 같은 호흡곤란으로 인한 불안 증세를 겪습니다. 아무리 병원에 가보아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원인을 알 수 없다' 는 결과를 듣게 됩니다.
이는 '빈코증후군' 증상이 나타난 것인데요.
빈코증후군(empty nose syndrome)이란 비갑개 성형술, 절제술 혹은 비갑개의 축소나 절제와 관련한 시술을 시행 시 비갑개의 과도한 축소로 인해 '코의 생리적 기능이 손상'되어 코 건조감, 코막힘, 시림,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입니다.
위축성비염 환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코가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심한 경우 숨을 들이쉴 때마다 화생방 가스를 마시는 듯 한 통증이 나타난다 호소하며 수면 시 질식할 것 같은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코로 숨쉬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고 불편해 하면서 밤에 잠들기 어려워 수면장애를 겪는 일이 흔합니다. 당연히 피로감이 쌓이면서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고 우울증, 공황장애 증상으로 정신과 약을 병용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습니다.
비염시술·비염수술은 분명 막히는 코를 뚫어 주기 위함이고,
비염 수술의 경우 부어있는 비갑개를 절제하기 때문에 코와 연결되는 통로가 뻥 뚫려 있을텐데
시술이나 수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왜 위축성비염 환자분들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지금부터 아주 잠시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바닷가에 놀러와서 신나게 물놀이를 했고 몸이 물로 흠뻑 젖은 상태입니다. 이 때 어딘가에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기 시작하면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까요 뜨겁게 느껴질까요?
목욕탕에 갔다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사우나를 발견했습니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선 순간 어떤 생각이 들까요? 와 시원하다? 아니요 분명 '와 엄청 후끈하네, 숨이 턱 막힌다' 라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자, 지금부터 이 예시의 상황들을 함께 떠올리면서 아래의 빈코증후군 발생 원리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세요. 이해가 조금 더 수월하실 겁니다.
일반적인 경우 우리의 콧속은 항상 일정하게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코로 숨을 들이쉬면 시원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시원한 느낌을 우리 뇌는 '공기가 들어오고 있다' 혹은 '숨을 쉬고 있다'는 자극으로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콧속이 매우 건조하면 '코가 막혔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 건조하지 않게 습도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더라도 두면부에 자꾸 열이 오르고 이 열이 해소가 잘 되지 않아 쌓여있을 경우 코 내부가 마치 후텁지근한 사우나와 유사한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뇌는 시원하게 숨을 잘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고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가 막히지 않았더라도 뇌에서 '숨 쉬기가 불편하다' , '코가 막혔다'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즉, 비염과는 별개로 평소 콧속의 습도를 유지하는 기능과 두면부의 열을 해소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있던 분들이 시술이나 수술을 받은 후 빈코증후군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수술 후 이상증상이 지속되어 수술한 병원에 내원해 보아도,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검사를 해보아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것입니다.
임시 방편으로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게 오일이 함유된 연고를 도포하는 정도의 처치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하니 집에서 가습기를 열심히 틀어보는 등 코의 건조감을 완화시키기 위한 관리법을 찾아 실행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관리법은 관리법일 뿐 결코 치료법이 될 수 없습니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코 점막의 기능이 회복되고 두면부의 열이 잘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을 해결해 주는것이 필요합니다.
비염이 만성화되거나 축농증으로 진행되면서 누런 화농성 콧물이 발생한 경우, 또는 급성 부비동염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 위축성비염과 유사하게 코에서 담배 냄새 같은 악취가 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코에 나타난 문제에 집중 해 치료를 하셔야 하는게 맞고,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시면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며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사하게 코에서 악취가 나는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진단을 해보았을 때 이상 원인을 찾지 못하는 위축성비염으로 인한 증상일 경우 불편한 증상 자체는 코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신체 전반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위축성비염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코 점막만 건조한 것이 아니라 인공눈물을 써도 효과를 잘 보지 못할 정도의 안구건조증이나 잦은 감기, 마른기침, 목 이물감, 음부소양증 등과 같이 구강 및 인후두부, 신체 다른 점막까지도 건조한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코 뿐 아니라 신체 전반적으로
점막이 건조한 증상이 동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을 모두 살펴 함께 고려해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평소 아무리 보습해도 건조함이 잘 낫지 않고 각질이 쉽게 일어나거나 아토피, 습진 때문에 피부가 매우 건조한 분들에게서도 이러한 위축성비염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분들의 경우 안구건조증, 구강작열감증후군 등과 같이 다른 부위도 건조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코 점막 외에 눈, 입 등 두면부의 점막이 전체적으로 건조한 경우 수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대체로 수면장애가 그 뿌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말하는 수면장애는 심각한 불면증은 아니더라도 ① 잠 드는데 30분 이상 걸리거나 (입면장애) ② 자다가 자주 깨거나 (수면유지장애) ③ 6~8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해도 선잠을 잔 것처럼 피곤한 등의 증상 (수면착각증후군)이 지속되는 경우로,
3가지 경우가 모두 해당되는 것 뿐 아니라 최소한 1가지라도 적용되는 것이 있다면 수면장애가 동반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수면장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두면부로 열이 잘 오르고 점막이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물을 많이 마시고 보습관리를 해도 두면부로 열이 잘 뜨는 현상이 나타나 두면부 점막이 다시 건조해지고, 점막들이 건조해지다보니 코 점막도 건조해져 악취가 나는 것입니다.
당연히 피부도 건조해지면서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피부 증상까지 악화됩니다.
그래서 수면장애가 동반되면서 위축성비염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분들은 비염, 건조증과 같은 코에 나타나는 증상 뿐 아니라 수면장애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치료의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축성 비염의 치료관점과 방법을 빈코증후군의 치료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빈코증후군 환자분들 중 비강 점막뿐 아니라 신체 전반적으로 건조한 증상, 열에 민감한 증상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구건조증으로 눈이 자주 뻑뻑해지거나 갈증을 잘 느끼거나, 피부가 잘 건조하고 트는 것을 넘어 아토피나 건선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신체 전반적으로 점막기능이 저하되고 열이 잘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빈코증후군을 치료하려면 점막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두면부에 올라간 열을 낮춰줘야 합니다.
코와 두면부에 국한되는 접근보다는 신체를 전반적으로 살펴 점막기능 손실과 열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찾고 그 부분을 개선하여 점막의 생리적 기능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때 우선적으로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축성비염의 치료 때 설명 드렸듯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두면부로 열이 잘 오르고 점막이 건조해집니다. 두면부 열을 해소시키고 점막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① 선잠 잔 느낌 없이 숙면을 취하고 ② 피로가 잘 회복되도록 잠을 잘 자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잘 때 가습기를 잘 틀어주거나 암막커튼을 설치하는 정도로 단순히 수면위생에 신경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빈코증후군 환자분들은 호흡곤란과 공황장애, 심각한 불면증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수면 문제는 빈코증후군 때문에 생겼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전에는 수면문제가 없었다고 하거나 비염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이라 생각하시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기 때문에 코막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세포에서 탈수가 일어나면 신경에서 열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 점막이 건조해지고 감각이 예민해져 숨을 못 쉴것 같은 매우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되고 심한 경우 공황장애로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축성비염과 마찬가지로 빈코증후군 환자분들도 증상이 시작되기 이전에도 내가 정말로 잠을 잘 자고 있었는지, 수면 장애가 있다면 유발 요인이 무엇인지 신체 전반적으로 확인해보면서 추가적인 문제 요인은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는 환자분들이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잘못된 관리를 하게 될 경우 오히려 체내 머금은 수분이 빠져나가 코는 물론이고 몸 전체적으로 더욱 건조해지면서 코와 목이 말라붙는 것 같은, 숨을 쉬기 힘든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나의 몸 전체를 살펴 코로 문제가 이어지는 원인을 찾아보고, 그에 맞는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치료와 관리를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빠른 치유를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