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증에 대해서...

판막증이라는 것은 사실 비전문인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한 쉬운 단어일뿐

의미가 매우 두루뭉술한 단어입니다.

심장에는 판막이 네 가지 - 대동맥판, 폐동맥판, 승모판, 삼첨판이 있는데

이 네 개 중 어느 하나에라도 협착 또는 역류가 생기면 판막증이라고 하니까요.

즉, 네 개의 판막 X 두 개의 병 (협착 or 역류) = 8가지의 콤비네이션을 다 얘기하는 겁니다.

이 8가지 중에 무엇인지 알아야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것입니다.

7살 때 진단 받았으면 뭔가 선천적인 것이었을 확률이 크군요

저 8가지 중 선천적으로 생기는 거라면 대동맥판이나 폐동맥판, 삼첨판 쪽일 수는 있겠네요.

다만, 가만히 뒀다는 데에서 그게 아닌 다른 병이었을 거 같기도 하고요...

정확한 병명을 좀 알아오셔야겠어요..;

(심장 커지는 건 오래 되면 모든 판막증에서 나타남)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비슷비슷한 치료 코스를 밟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답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1. 약물은 완치의 의미가 아닙니다. 

수술은 뭐가 됐든 가슴을 째고 들어가는 큰일이니까 정말 필요할 때까지 늦추는 겁니다. 

아니 병이 있는 건 마찬가지인데 정말 필요할 때가 되기 전에 하면 좋지 않냐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병이 안 나쁠 때 수술하면 오히려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병 그 자체보다 커진다고 하여 

타이밍을 노리는 겁니다.

약물은 그 타이밍을 노릴 때까지 증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 쓰는 것일 뿐입니다.

예를 들면, 만성 비염의 환자가 콧물약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다고 비염이 사라지진 않죠.

그냥 생활이 좀 더 편해질뿐.

대개의 판막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 과정으로 인해 판막이 더 움직이는게 안 좋아지고

그러면서 약의 효과가 안 듣기 시작하고, 결국 수술해야할 시점이 옵니다.

다만, 님처럼 젊은 나이에는 노화가 아니라 성장이니까 좀 지켜볼 수 있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안 좋아지긴 하는데 그 속도가 워낙 늦어서 죽기 전에 수술할 타이밍이 안 오겠다 하면

약만 먹으면서 보면 되는 거고요.

짧게 줄이면 약으로는 완치시킬 수 없습니다.

2. 이 역시 정확한 판막 질환의 형태 (8가지 중)를 알아와야 답을 드릴 수 있지만,

그냥 전체적으로 보면 치환술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판막이라는 건 한쪽으로만 열리는 문 같은 겁니다. 그 문이 뻑뻑해서 안 열리면 협착증,

헐거워져서 한쪽이 아니라 양쪽으로 열리면 역류증이라고 하죠.

이렇게 된 판막을 다 잘라내고, 새 문을 갖다다는 겁니다. 이것이 치환술입니다.

이외에 성형술이라든지, 경피적 확장술 이런 기술도 있는데

이 두 가지 기술은 되는 판막이 있고 안 되는 판막이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판막증인지 알려주실 때까진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래서 수술 방식은, 심장을 째서 안쪽을 드러내고,

고장난 판막을 잘라낸 후, 새로운 판막을 다는 건데,

이때 이 판막은 플라스틱 비슷한 재질로 만든 거일수도 있고, 돼지 껍데기 같은 재질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돼지 껍데기 재질이 우리 몸에 좀 더 어울리는 거라 좋다고 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플라스틱보다 껍데기가 쉽게 닳겠죠. 그래서 10년마다 다시 수술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님처럼 젊은 나이라면 플라스틱 (기계 판막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정확히는 플라스틱이 아니에요 그렇게 허투루 만들진 않아요)을 쓸거 같습니다.

껍데기 썼다가 남은 수명 동안 10년마다, 5-6번 수술하게 되는 건 원치 않으실테니까요.

이 기계 판막을 달면, 아무리 매끈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현미경적으로는 꺼칠꺼칠하기 때문에

혈액이 엉겨붙어 피떡을 만듭니다. 혈전이라고 하는 놈들이죠.

혈전은 그대로 두면 여기저기로 옮겨가서 혈관을 막는데, 이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현상은 여러 개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의사들이 신경쓰는 건 뇌졸중입니다.

이 뇌졸중을 비롯한 혈전증을 막기 위해 평생 와파린이라고 부르는 항응고제를 먹어야합니다.

3-4는 제가 전공이 수술과가 아니라서 모르겠네요... 그래도 순환기내과라서 이만큼은 답을 했는데.. 특히 돈 관련은 의사들이 잘 몰라요. 원무과 쪽에 물어봐야..;

5. 흡연은 절대적으로 금지입니다. 사실 무슨 이유에서라도 담배가 좋을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특히 수술 직후에 흡연을 할 경우, 상처가 아물지 않고 터질 수가 있습니다.

가슴을 째는 수술이니 가슴 상처가 아물지 않고 터지면... 큰일나겠죠?

음주도, 원래 혈액순환 관련한 질환은 한두잔까지는 혈액순환을 도우니 괜찮다...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너무 순환을 도와서인지 뇌출혈을 더 잘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와파린을 먹을 경우 남들보다 피가 더 잘 나고 안 멎게 되므로

뇌출혈에 대해서 조심해야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은 무조건 피해야할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흡연과 음주는 단 한개피 단 한 방울이라도 피하라고 말하고 싶군요.

병원에 입원하시게 되면 다시 한 번 의사에게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