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대본 질문드려요.

100분토론 대본 질문드려요.

작성일 2008.03.23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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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분들이 올리신 100분토론 관련 지식인 글 보고 일대일 질문드립니다.

302회 인문학 왜 위기인가 대본 좀 복사 부탁드려도 될까요?

답변 부탁드릴게요. ^_^


#100분토론 대본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2006-09-21
◎ 손석희 / 진행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
까? 백분 토론에 손석희입니다. 인문학을 전공하는 고려대 교수들
이 지난주에 인문학의 위기를 선언하고 타개책을 촉구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전국 80개 대학 인문대학장들이 역시 같은 내용의 선
언을 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학문의 근본이라는 인문학이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 최근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른바 실사구시
가 최소한의 가치로 여겨지는 이런 상황 속에서 인문학은 고리타
분하고 권위주의 적이고 또 사회 진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분야로 치부되곤 해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인문학의 이런
위기는 자초한 일이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나친 권위
주의로 인해서 대중들과 멀어지고 또 기존의 틀 속에만 안주해왔
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백분 토론은 오
랜만에 정치, 경제, 사회, 이 분야를 떠나서 인문학을 토론의 장에
올려놓겠습니다. 잠시 후에 시작하겠습니다.


   인문학 왜 위기인가?

   백분 토론 시작하겠습니다. 오
늘 출연하신 분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계간 ‘문학과 지성’
의 창간 멤버 중에 한 분이시고 최근에 숙명여대 독문과 교수직에
서 정년퇴임하신 김주연 명예교수께서 나와주셨습니다. 인문학계
바깥에 계신 분도 모셨습니다. 고려대 이필상 경영학과 교수께서
나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이화여대 철학과의 김혜숙 교수께서 나와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철학가로서 저술가로도 많이 알려지신 분
이시죠. 탁석산 선생님께서 나와주셨습니다. 시민논객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많은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반 방청객 여
러분들께서도 늦은 시간에 이렇게 함께해주고 계십니다. 고맙습니
다. 저희들이 마련한 오늘 주제와 관련된 화면이 있는데요. 보시
고 토론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5일, 인문학 전공 교수
들이 인문학의 위기타개를 촉구하는 인문학 선언을 발표했다.

◎ 조 광 / 고려대 문과대학장(2006.9.13)  :
   인문학은 기초학문으로서 응
용학문 전 분야의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121명의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
은 인문학은 시대를 초월해 가꿔야 할 소중한 문화자산임에도 무
차별적인 시장논리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으로 존립근거가 위협받
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같은 인문학 위기론은 이미 지난 90년
대 후반부터 학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계화의 확산에
따라 신자유주의 경쟁체계가 강화되면서 투입과 산출의 구조로 명
확하게 포착할 수 없는 인문학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해체주의의 등장으로 종래 인문학이 확보했던 종합적 관점
의 기반이 무너졌다는 인식의 확산도 인문학 위기론 확산에 큰 영
향을 미쳤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3년 69.4%에 달했던 인
문계 졸업자의 취업률은 2년 뒤인 2005년엔 53.4%로 급락했다. 저
조한 취업률과 함께 지난 95년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된 학부
제와 이중전공제 등 대학정책이 맞물리면서 인문학 관련 학과는
통폐합, 또는 폐과 되는 등 갈수록 외면을 받고 있다. 각 대학은 로
스쿨과 의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등 실용학문의 유치와 지
원에만 매달릴 뿐 인문학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또
인문학 연구를 위한 정부와 민간단체에 턱없이 부족한 지원도 인
문위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가전체 연구개발 투자 예
산 가운데 인문학 관련 부문의 지원금은 556억 원으로 전체 0.7%
에 불과하며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해온 BK21 사업에서도 인문
학 분야에 대한 지원금은 과학기술분야에 1/8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이번 인문학 위기논란의 이면에는 인문학계 내부의 성찰과
반성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성
과와 결과에만 매달려 단기적 연구에 집중하거나 발표되는 논문
의 수로 학문을 평가하려는 학계의 풍토는 인문학의 깊이 있는 성
찰과 탐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폐쇄적이고
권위적이기까지한 교수사회의 모습과 대중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학계의 태도가 인문학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인데...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며 모든 학문에 토대가
돼온 인문학, 우리 시대에 인문학이 처한 현 주소와 인문학의 활성
화를 위한 해법을 모색해본다.

◎ 손석희 / 진행  :
   토론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계
기가 됐던 고려대 인문대 교수 121명의 이른바 인문학 선언, 여기
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는데요. 그동안에 이런 인문학
의 위기 얘기는 계속 있어왔지만 이렇게 산발적으로 발표됐던 것
에서 벗어나서 한목소리로 위기타개를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 아니냐, 이런 당시의 조광 문과대학장 얘기도 있었습니다만 김
주연 교수께서는 이 선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지 우선 궁금
하네요?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어떤 의미에서 한계점에 이르
러서 이런 일종의 집단 움직임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
다. 사실상 전통사회로부터 후기 산업사회, 정보기술사회로 변혁
돼 오면서 사실 불가피한 현상 중에 하나라고도 할 수가 있겠죠.

◎ 손석희 / 진행  :
   이필상 교수께서는 같은 고려
대에서 이런 선언이 나왔고요. 물론 지금 경영대에 계십니다만 그
자리에 계셨었다고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네, 인문학 선언하는 그 현장
에 있었는데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정말 마음을 찌르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상상력이 옳은 상상력인건 모르겠습니다만 그 현
장에서 어떤 생각이 났느냐 하면 최근에 상영된 ‘괴물’이라는 영화
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영화 보면 화학물질이 한강에 흘러들면
서 생물학적으로 반응이 되면서 괴물이 나타나지 않습니까? 그런
데 그 동물은 마음이 없습니다. 정신이 없습니다. 철학이 없습니
다. 힘만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해치는 흉악한 동물이 돼 버리
고 말았는데 정말 자본주의가 인문적인 어떤 정신이 없으면 우리
사회가 혹시 괴물로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섬뜩한 생각이 들더라
고요. 그래서 많은 걸 배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손석희 / 진행  :
   경영대 계신데 그렇게 말씀하
시면 인문대 쪽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는데 혹시 경영
대는 사정이 나으니까 그렇게 생각해주나 보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을까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그렇지 않습니다. 경영학이라
는 것이 어떻게 하면 기업경영을 효율적으로 해서 국민들이 소득
을 많이 늘려주겠느냐, 그것이 저희가 다루는 학문인데 효율성을
굉장히 중시하죠. 그런데 경제성장이라는 것이요. 물질적인 성장
만으로는 문제가 있다 라는 것도 저희도 상당히 큰 문제인식을 가
지고 있습니다. 유명한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 이라는 사람이 있
는데 그 사람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찬 머리, 더운 가슴’ 그러니
까 경제성장은 찬 이성으로 하되 마음은 따뜻해야 된다, 그러니까
사회가 골고루 따뜻하게 발전해야 된다, 그런 뜻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면 저희로서는 더 큰 어떤 반
성을 해야 될 부분이 있다,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날 그러면 다른 사회과학대
교수들도 같이 참여하셨던가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뜻밖에 다른 과 교수님들은 거
의 없었습니다. 문과대 교수님들만 주로 계셨었는데요. 그것이 어
떻게 보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다 라는 증거가 되지 않
나 생각이 들었는데요. 다른 것도 공부하는 분들도 관심을 가질 필
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사실 이필상 교수께서 말씀하
신 대로 사회과학하고 인문과학은 서로 교류를 통한 발전도 많이
모색해볼만한데, 또 다른 나라에선 그런 예도 많이 있다고 들었고
요. 그런데 우리 경우엔 그게 여태까지 부족하지 않았던가, 현실
을 그대로 말씀해주신 것 같네요. 김혜숙 교수께 여쭙도록 하겠습
니다. 다음 주부터 이화여대에서 인문학 주간 행사가 열리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네.

◎ 손석희 / 진행  :
   여기에서 80개 대학 인문대학
장 명의의 또 선언문이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으로 준비되고
있는지 미리 귀띔해주실 수 있습니까?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아마도 고려대 선생님들 말씀
하신 큰 대강에 있어서는 그 취지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처음 발
표, 이런 선언이 발표됐다고 하는데 사실 1996년 11월에 21개 국공
립대학 학장들이 모여서 제주선언 이라는 걸 발표했었습니다. 그
래서 인문학의 위기답론이 펼쳐진 게 제가 알기로 10년 정도 기간
동안 펼쳐졌다고 보여지는데요. 이번에 특히 의미가 있었던 것은
이제 고려대 선생님들께서 인문과 대학 중심으로, 일선에 있는 인
문학을 수행하는 교수들 차원에서 위기의식을 천명했다는 데 의의
가 있을 것 같고요. 저희가 화요일 날 하게 될 거기에서는 교육인
적자원부하고 학술진흥재단, 굉장히 많은 단체들이 모여서 이번
선언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학장님들이 주축이 돼서 하실 거거든
요. 그러니까 그때는 아마 대학자체의 문제라든가 대학과 사회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짚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현실적으로 인문학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따로 대책 같은 것을 마련하
시고 발표하시고 그럴 계획으로 있으시겠죠. 물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제가 발표할 부분은 디지털 정
보매체 출현하고 인문학이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
인가, 여태까지 인문학의 매체는 종이와 펜이었던데 반해서 디지
털 매체출현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인문학에 많은 충격을 가하
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디지털매체 출현이라는 것을 우리가 목격
한 것이 얼마 안 되는 시점이고 해서 아직 그 충격이 미미한 것으
로 보이지만 앞으로 미래 시대에서 이 문제는 인문학자들이 많이
생각해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 문제는 과연 위기가 어디
서 왔는가 하는 문제를 이따가 다뤄볼 텐데 거기서 집중적으로 얘
기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시
대에 인문학이 과연 어떤 충격을 받는가 하는 문제는요. 탁석산 선
생께서 나오셨는데 세 분의 의견 잠깐씩 들어봤습니다만 인문학
선언에 대해서 이른바 재야 학자라고 하실 수 있는 탁 선생께서 어
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하네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토론이 3:1로 진행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인데요. 저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째는
위기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런 점이고요. 저는 첫째는 왜 위기라
고 보지 않느냐 하면 우리나라 인문학이 지금 위기라면 그 전에는
잘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전제가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과
연 우리나라에도 인문학이 잘 되던 시절이 있었는가, 호시절이 있
었는가, 그러니까 그 전에는 호시절이었는가, 90년대 전에는 인문
학이, 저는 거기에 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왜냐 하면
한국의 인문학은 50년대, 60년대보다 많이 발전했거든요. 지금. 하
지만 문제는 여전히 가난하다는 거죠. 인문학이 풍요롭지 않다. 그
렇지만 극빈 상태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
죠. 그래서 위기라고 부른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그 전에 좋은
시절이 있었다는 전제인데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인문학의 위기라고 비춰질 수 있다면 원인이 제가 보기엔 시장과
민주주의, 두 가지의 갈등구조에서 나온다고 보거든요. 무슨 말씀
이냐하면 왜 90년대 중반서부터 한국에서 이런 논의가 시작됐는가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런 것이죠. 민주주의라는 것은
평등을 지향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어떻게 돼 있느냐 하면 대학
에서 커리큘럼이 라틴어하고 스포츠댄스하고 같이 들어갈 수 있어
요. 선택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라틴어하고 메이크업하고 같은
커리큘럼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어학이면 어학,
철학이면 철학, 딱 구획이 정해져서 거기서만 필수적으로 선택을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수강생이 언제나 많이 있었죠. 민주주의라
는 건 뭐냐 하면 평등이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것에 문을 개방한다
는 거예요. 그것이 10년 전부터 계속 됐던 거죠. 그런 민주주의의
흐름하고 또 하나에 우리 사회 흐름은 시장 경제거든요. 시장이라
는 건 본질적으로 경쟁을 추구한다는 거죠. 이 두 가지는 언제나
갈등관계에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것이 처음에 사회에서 붉어졌
고, 그것이 대학에서 지금 재연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제가 보기
에. 그리고 이런 것은 제가 보기에는 민주사회발전 추세로 봐서는
당연한 일이다, 위기가 아니라 이런 것은 당연한 일인데 위기라고
사람들이 너무 과장해서 얘기한 것이 아닌가, 전 이런 생각을 갖
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위기라고 하는 것의 본
질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제가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이것이 위기라고 전 생각 안 한다는 거죠. 왜냐 하면,

◎ 손석희 / 진행  :
   제가 드린 질문은 인문학자들
이 위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아주 단순한 거죠. 대학 내에
서 강좌가 줄어들고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과가 통폐
합 되고 있다, 그런 것이죠. 그런 것을 지금 위기라고 부르는 것인
데 제가 보기에 이것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시장과 민주주
의의 관계로 볼 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구조조정 과정이다, 이런
뜻이기 때문에 그걸 위기라고 볼 수 있는가 과연, 이렇게 해도 저
는 위기라는 표현보다는 이런 표현이 적당하다는 거죠. 여전히 가
난한데 인문학이 좀더 풍요롭게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이렇
게 묻는다면 동의할 수 있지만 위기라는 표현이라는 것은 사회적
인 어떤 이슈를 만들어낼 순 있겠지만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고 있
는 것이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자, 우선 반론이
나왔으니까요. 반론에 대한 반론을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김혜숙 교수님이나 아니면 김주연 교수께서 말씀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김혜숙 교수께 드릴까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보통 우리가 인문학 위기라고
할 때 인문학 위기하고 인문학과를 구분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
러니까 탁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건 인문학과 위기의 관점에서 말
을 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인문학의 위기라고 우리가 보통 지칭
하는 바는 아까 김주연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산업화와 함
께 진행되는 유물론적인 세계관의 득세라고 그럴까, 이런 것들이
정신적인 가치나 인문학이 여태까지 소중하게 여겼던 이런 것들
에 대한 경시를 갖다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종교가 지배했던 사
회로부터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로 오면서 인문학이 축소되는 경향
이 있는 건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인문학이 언
제 흥했던 적이 있는가, 이런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물론 비근한 과
거 전통을 보면 선생님 말씀이 맞겠지만 사실 조선조사회 같은 경
우는 온통 사회가 인문학적 가치로 구성되었던 사회였고 인문학
적 내용이나 지식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사회적 삶의 기
술이었거든요. 국가 경영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지식이었고,
그래서 인문학이 언제 흥했던 적이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이건 너
무 단순화 시킨 주장이 아니신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손석희 / 진행  :
   말씀하시죠.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 부분에 관해서 반론을 하자
면 저도 인문학과 자연학의 구분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자학
의 세계였기 때문에 그건 아주 특수한 예외였거든요. 논외라고 봐
야 된다는 것이고, 인문학이라는 것이 위기라고 보지 않는 것은
요. 인문학 교수라든가 인문대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의 위기라
고 보지 않는 근거 중에 하나는 서점을 가보면 알 수 있다는 거예
요. 지금 우리나라의 인문학으로 나오는 책의 종수는 아주 폭발적
으로 증가했거든요. 제가 글을 쓸 때에 한글로 된 자료를 거의 다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된 고전도 거의 다 번역돼
있고 그 다음에 최신의 이론도 번역돼 있거든요. 사실은. 그런데
이것이 제가 공부 했을 때 20년 전만 해도 원서만 갖고 공부하고
번역서도 거의 없었고 그 다음에 인문학은 책을 읽는 사람도 적었
다는 얘기죠. 그렇지만 지금 출판시장은 소설이 안 팔리고 있고 오
히려 인문학 시장이 넓어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회 전체적으
로 보면 사람들이 인문학을 더 선호하고 있는데 유독 교수들만 인
문학의 위기다, 이렇게 선언하고 있으니까 일반 사람들의 입장으
로 보면 의아한 거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러니까 지금 선생님께서 말
씀하신 그때의 그 인문학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광의의 인문학의
개념이 있을 수 있고 협의의 인문학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옛
날에는 사실 인문학이 모든 것에 관한 학문이었잖아요. 과학, 역
술, 천문학, 이런 것들이 다 포함돼 있는 지식이었는데 분화가 되
면서 오늘날 우리가 얘기하는 인문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좁은 의
미의 인문학이고 또 인문학의 위기할 때는 학문의 제도로서 인문
학이라고 하는 측면이 강하거든요 그러니까 책이 출판이 많이 된
다, 그리고 독자들이 많이 늘었다, 그런 것들이 인문학의 위기하
고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이렇게만 보기는 조금 구분을 해야 되
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흥미로운 건데요. 이런 거죠.
근거를 인문학의 위기에 관한 근거를 보면 학과 통폐합이라든가
대학원의 진학생이 줄었다던가 교양강좌가 폐강되고 있다라던가
이런 걸 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기초 학문에서 다른 쪽을 보자
면 물리, 화학, 수학이 인문학보다 더 많이 폐강되고 있거든요. 지
금 사실은. 대학 내에서요. 그런데 그런 면에 있어서는 왜 사람들
이 집단 선언하지 않는가, 그러면... 왜 유독 인문학만 집단 선언하
는가를 한번 따져봐야 되거든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렇지만 물리학이나 화학이
나 이런 쪽의 학문 후속세대의 크는 경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
면 학문 자체의 어떤 고사위기나 이런 걸 논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
여지고요. 그리고 자연과학이 사회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식으
로서의 확고한 성격 같은 것을 사람들이 부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 지식이 전문화 되면서 더욱 그런 경향은 강해지고요. 그 다음
에 과학기술 발달하면서 과학에 대한 신뢰나 이런 것들이 더 커지
면서 학문 후속세대 유입이라든가 학문의 지속적인 발전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과학의 분야하고 인문학 분야하고 전혀 성격이 다르
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인문학을 갖다 영화를 보고
알 수 있는 어떤 것도 그냥 인문학적 지식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이러는데 그럼 포괄적인 지식을 갖다 지식의 형태를 우리가 학문
의 제도로서의 후속세대들이 담당하고 연구하고 그래서 대학이라
고 하는 제도를유지하고자 하는 그런 종류의 지식의 형태로서 인
문학이 처해 있는 위치라고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열악
한 상태에 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두 분의 논쟁을
지켜봤는데요.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은데 그 전에 우리 탁
선생께 한 가지만 확인차 질문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아
까 말씀하실 때 변화가 있다면 시장과 민주주의라고 말씀하셨는
데 민주주의가 그만큼 확장돼 왔고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한 가지로 예로 들어
주실 때 무엇 무엇을 택하는 것, 라틴어와 댄스를 같이 한다 말씀
하셨는데 또한 시장이 확장되었다 라고 하는 것이죠. 같은 맥락으
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결국 그런 변화를 말씀하셨는데 시장과 민
주주의의 확장에 따른 즉 변화에 따른 결과가 지금의 이러한 상황
이라면 그건 다시 말해서 인문학이 처해 있는 환경이 변해왔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렇죠.

◎ 손석희 / 진행  :
   인문학이 처해 있는 환경이 변
화해옴으로서 인문학이 하나의 어떠한 위상에서 정확하게 시기가
언제로 나눠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위상에서 이 두 가지가
확장돼온 이후에 위상이 변화돼 있다면 논리적으로 보자면 인문학
은 그만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위기를 겪고 있는 건 아닐까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렇죠. 위기가 인문학 내에
서,

◎ 손석희 / 진행  :
   위기가 아니라고 딱 전제를 해
놓고 나가시니까 조금 부딪치는 부분이 있어서 제가 드린 질문인
데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제가 드린 질문은 뭐냐하면 위
기라고 한다면 좋은 시절이 있었어야 되는데 제가 질문 드리고 싶
은 것은 30년 전보다 지금이 인문학 전체로 봐서 발전이 안 됐는
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손석희 / 진행  :
   김주연 교수께서 말씀해주셔
야 되겠는데요.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지금 탁 선생님 말씀은 몇 가
지 짚고 넘어갈 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우리나라 아까 김 선
생님께서 조선조시대에 사대부를 중심으로한 기초적인 인문학의
정신, 그런데 그건 특수한 현상이기 때문에 논외로 해야 된다고 그
랬는데 우리 500년 역사, 바로 전 시대입니다. 그걸 논외로 할 순
없는 거구요. 그 다음에 대학과 학문을 조금 분리시켜서 생각하신
것 같은데 사실 제가 여기 나온 입장도 그렇고 인문학의 위기냐 아
니냐하는 표현보다는 어떤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가, 비관적
인 견해를 갖고 있는가, 이렇게 볼 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두 가
지의 양면이 다 있어요. 그런데 인문학이 위기다 라는 비관적인 입
장에 있을 경우에는 이것이 결국은 대학과 학문이 위기라는 걸로
가는 거다, 이렇게 전 봐요. 그리고 이것은 사회와 국가라는 면에
있어서도 이것이 흔들리는 그런 문제가 있다, 그렇게 논리의 비약
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우리나
라 정부 수립 이후에 지금 이르기까지 여러 정권을 거쳐 오면서 수
많은 미디어들과 수많은 제도들, 수많은 출판물들, 수많은 영화,
갖가지 일종의 다 제도들이죠. 그런 것이 범람하고 번성하였음에
도 불구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일종에 반문화적인 분위기가 팽배
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반문화적인 분위기, 반교양주의적인 분위
기, 또는 반교양적인, 한때는 죽이기라는 말까지 있었어
요. 신이 나왔을 때, 신이란 어떤 사람이냐, 아주 정
말 단기적인 효율성, 새로운 아이디어, 소위 창의성, 이런 걸로 어
떤 단기적인 생산성만을 목표로 이렇게 제시해주는 말이죠. 그래
서 이런 넓은 의미의 반문화적인 풍토가 점차 더 확산되어왔다, 저
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그냥 우리가 개탄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
로, 또 정보기술사회로 이런 PC의 발달, 인터넷 이런 것으로 인해
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인문학자들이 위기선언
을 했고 또 인문학의 위기라는 이런 표현으로 나타나게 되는가 함
은 제가 볼 때는 국가가 여기 개입해 있다는 점 때문에 문제가 심
각해지고 있다고 보는 거예요. 국가가. 예를 들어서 그 말씀까지
만 드리겠는데요. 지금 인문학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말하자
면 과가 통폐합되고 있고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고 이런 것도 이걸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학생들이 초중고등학교에
서 학문에 대한 기초적인 선행 교육을 받은 일이 없습니다. 우리나
라 중고등학교에서. 그리고 대학에 들어오는데 대학에서 이미 먼
저 학부제라는 이름으로 그걸 갈라놓고 있는 거예요. 먼저. 그러니
까 가령 국문과다, 영문과다, 독문과다, 불문과다, 이렇게 있지 않
습니까? 그러면 먼저 가령 영문과와 다른 외국 문학과들, 철학과,
역사학과, 또 다른 소위 얘기하는 실용적인 학문들, 이런 것을 한
테두리에 묶어 놓으니까 학생들이 움직이는 것이죠. 과거에 과별
모집으로 했을 때는 지금도 과별모집으로 하고 있는 대학들이 있
습니다. 그런 대학들에서는 하나도 그런 현상이 나지 않습니다. 학
생들 여전히 들어오고 여전히 상당한 응모를 보이고 있고 또 취업
률들도 상당합니다. 제가 구체적으로 들지 않겠습니다만 제가 근
무하고 있는 대학의 과 같은 데도 여자 대학입니다만 이른바 실용
학문이라는 과보다 취업률이 더 높았어요. 계속해서. 그러니까 국
가가 정부가 미리 거기에 개입한단 말씀이에요. 그래서 시장에서
과연 퇴출됐느냐, 시장에 검증을 받았느냐, 그것 자체에 대해서도
저는 사실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문제들이 사실
복합적으로 얽혀 있죠. 그래서 단순히 위기냐 아니냐 보는 것보다
도 역사적인 리뷰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 거기에 대해
서 당사자들인 인문학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또 정부는 어
떻게 대응하고 있고 그 내부의 속성은 어떤 것이고 이런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역으로 탁 선생님한테 제가 질
문 하나 간단하게 드리면 30년 전에 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많
은 학생들이 인문학을 지원하고 또 어떤 인문학적인 진지성을 가
지고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해서 여기 선생님이 맡으신 1세대 같은
분들이 나오고 하셨는데 왜 그러면 오늘날 책도 이렇게 많고 번역
도 많이 돼 있고 한데 인문학과의 위기가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십
니까?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지금 선생님 말씀하셨는데요.
제가 질문을 드리려고 했어요. 무슨 말씀이냐 하면 선생님의 의견
은 상당히 독자적인 의견이거든요. 왜냐 하면 나라가 학부제를 하
는 것이 좋지 않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건 민주주의에 어긋난
다는 거죠. 왜냐 하면 학생이 학교에 들어와서 여러 과를, 여러 과
목을 들어보고 택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지, 어떤 과를 들어오
면 움직일 수 없다, 이런 것은 전체주의적인 발상이거든요. 지금
체제가 바뀌었다는 거예요. 민주사회이기 때문에 소비자, 학생을
위한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교수를 위한
시스템은 과제가 좋죠. 국과를 딱 정해놓고 학생이 들어오면 졸업
할 때까지 국문과다, 교수한테는 편하지만 학생한테 좋지 않다는
거예요. 왜냐 하면 학생이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어느 문화에 관심
이 있을지 아직은 모른다는 거죠. 왜냐,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대
로 고등학교 때까지 수련이 없었거든요. 훈련이. 그러니까 1년 동
안 2년 동안 충분히 대학에서 여러 과목을 들어보고 너한테 맞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선택해봐라, 그것이 학부제의 취지거든요. 저
는 그것은 당연히 민주적인 제도라는 것이죠. 그런데 그것에 대해
서 국가 개입이다, 이런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죠.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오해가 있는데요. 선생님뿐만
아니라 그런 오해를 가지신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만약 그런 취지
라면요. 대학에 들어와서 과거에도 그런 게 있었습니다. 1, 2년 동
안 소위 교양학부에서 그런 훈련을 받고 그 다음에는 정해진 전공
을 찾아가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부제를 택
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1학년 처음부터예요. 신입생. 학생들
이 거기에 대해서 학문에 대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의견조사도,
설문조사도 다 해 본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고등 학교 때까지
대학에 왜 가는지, 대학에 가서 뭘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한 자기 확
립과 목적설정이 더군다나 구체적인 학문과 관련해서는 미숙해
요. 학교 자체에서도 시키는 일이 거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건
제 의견이 독재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독재적으로 오히려 개입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보는 거예요. 탁 선생님이 의견이 옳기 위
해서는 몇 가지, 예를 들면 대학시스템이 좀더 개방이 되고 학생들
에게 좀더 풍부하게 줘서 그런 정말 학문의 자유시장에서 여러 가
지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배양시킨 다음에 하는 것 얼마든지 좋
습니다. 그래서 그런 시장에서 검증, 시장논리, 시장논리를 많이
하는데 사실상 시장논리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부분만 구체
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렇게 저는 보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이필상 교수님께 드리겠습니
다.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저는 사람 없는 학문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그런 어떤 생각이 드는데요. 대학에서 증권투자
론, 이런 강의를 하면 강당에 미어터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시를
감상하는 법, 그거 하면 취직되냐? 안 와요. 그러니까 아예 학생들
이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과연 학문이 발전하겠느
냐 하는 의문을 던지고 싶고요. 설령 사람들 관심이 떨어져도 그래
도 정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도하고 학문이 발전한다
면 좋겠는데 학문 발전하는 곳이 바로 대학원일 겁니다. 대학원 보
면 대학원 학생이 없는 대학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대학
들에서는 대학원 학생 수가 교수 숫자보다도 적습니다. 그런데서
무슨 상위적인 학문 연구가 이루어지겠느냐, 학문발전이 이루어지
겠느냐, 사람이 없는데 학문이 되겠느냐, 그럼 그거 자체가 위기
가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거기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
고 싶은데요. 거기에 관한 한 어떤 통계도 없다고 알고 있어요. 무
슨 말이냐 하면 한국에서 불문과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한
국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불문과 학생을 학부생으로 유지하는 것
이 적정할까, 그리고 대학원생은 어느 정도 가져야 적정한 것인가
에 관한 어떤 통계도 없다는 것이에요. 무슨 말이냐 하면 지금 학
생이 없기 때문에 위기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한국 전체에서 불
문학을 전공한 학생이 학부가 몇 명인데 그 다음에 대학원생이 몇
명인데 앞으로 수요로 봐서 부족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건 약간에
위기감이 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지 이걸 보충해야 된다, 그
런 것이 없다는 거예요.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없어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전혀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거냐 하면 지금 전체적인 통계도 없고 또 이런 것들 통계를
잡아야 되거든요. 지금 한국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학부는 한국에
서 나오지만 다 석·박사는 외국으로 간다는 거예요. 왜 대학원에
학생이 없느냐 하면 취직이 안 되는 이유도 있지만 결국 외국 박
사 알아주니까 다 외국에 가는 것이거든요. 제가 아는 바로도 철
학 몇 백 명이 나가 있거든요. 박사학위 받으러. 그런 사람들이 옛
날보다 인원이 줄어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보거든요. 제가 보기
엔 그런 인원은 한국의 규모로 봐서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다, 저
는 사실은. 그러니까 돌아오면 다 시간강사하고 실업자가 된다는
것이죠. 이게 현실이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떤 전체적인 통
계라든가 예측이라든가 이런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눈
에 보이는 학생이 줄어든다, 내 학교의 학생이 줄어든다, 그러니
까 이것이 위기다, 이렇게 주장한다면 설득할 수 없다는 거죠. 그
런 식으로.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그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요. 지금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라는 것은 인간의 가치, 삶의 의미,
이런 것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것이
시장 수요에 맞춰서 취직 얼마될거냐, 그러니까 학생 몇 명이 돼
야 된다, 통계적으로 이것이 제대로 맞는거냐, 그런 것 따져서 위
기다 아니다 이런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누구나 배워야 돼
요. 그리고 누구나 알아야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들
이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관심조차 없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그리고 그걸 망각하고 산다는 겁니다. 그래서 물질적인
출세라든가 이런 데 매달리다 보니까 잊고 살다 보니까 기형적인
삶의 가치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위기 아니냐 그런 생각
이 들고요. 외국에 석·박사 많이 나가 있는 것 맞습니다. 맞는데 그
건 우리나라 보면 학문풍토가 굉장히 잘못돼 있다, 어떻게 보면 식
민지 학문풍토 아니겠느냐, 학부생들은 여기서 키우고 그 다음에
그래도 석·박사는 외국에서 해 와야 인정해준다, 그런 풍토 때문
에 가고 외국서 석·박사를 해야 인정받고 여기서 그나마 강사라도
취직이 되니까 그러는 거지 여기서 제대로 석·박사 기르고 우리 학
생들 교수로 쓰고 하면 왜 가겠습니까? 동경대 같은 경우에는 국
내 학위 거잔 사람들이 90%가 넘어요. 인문학의 경우. 그런데 우리
나라는 외국 박사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요. 80년대
만 해도 한 25% 정도 됐을 거예요. 지금 거의 50%입니다. 그러니
까 학문의 주체성도 없고요. 연구기반도 없어지고 외국에서 수입
해다가 외국 것만 가르치는 이런 어떤 풍토라는 것이죠. 이게 정
말 제대로 가는 거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아까 잠깐 예측 부분이 나왔었
는데요. 예측이 과연 그럼 어떤 방식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냐, 예
측이 들어가면 또다시 거기에 국가가 개입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생기는 것 아닌가요, 탁 선생님?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결국은 예전에 불문학과에 한 학과에 30명이 들어왔다
고 한다면 지금처럼 자유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과연 진정하게
몇 명이 그 중에서 불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왔겠느냐, 몇 명
이 정말 끝까지 학문했겠느냐, 저는 지금과 비슷했을 거라고 생각
해요. 지금과. 무슨 얘기냐 하면 인문학에서 어느 정도의 수요가
적정한지 이런 것에 관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사실은 정
확하게 국가조차도.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 맡기는 것이거든요. 왜
냐 하면 인문학은 특성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홀
로 외롭게 한다는 거예요. 두 번째는 인문학은 호기심이 없어 못한
다는 것이죠.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인문학은 절대로.
그런데 그것을 갖다 국가가 월급을 줄 테니까 이걸 꼭 해라, 못한
다는 거예요. 절대로. 왜냐 하면 인문학은 자기가 갖고 있는 호기
심에 의해서 하는 것이고 또 열정이 있어야 되거든요. 또 일생을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되고, 인문학이 갖고 있는 독특함
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국가권력이 국가의 도움으로 해결될 수 있
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국가 도움이 아주 어린 아이,
갓난아이 다루듯이 하라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인력수급의 차원에
서 라도요. 저희가 국가적인 통계라든가 국문과 혹은 독문과 이런
식 뿐만 아니라 지식 자체가 굉장히 복잡해지는 이런 상황이기 때
문에요. 국가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인력수급이라든가 지금 사실
인문학 관련학과들이 전국 대학에서 굉장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
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또 조그마한 대학 같은 경우도 석·박사 과
정까지 다 있는 이런 식으로 해서 박사들을 양산해내는 그런 체제
가 돼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러니까 인문학 내부의 문제로서
우리가 얘기해야 되겠지만 그런 것들에 대한 정비나 국가 차원에
서 인력관리 차원에서의 사람 숫자를 어떻게 할 건가 이런 것들은
국가 차원에서 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문학 관련
저희가 인문정책연구원이라든가 인문진흥연구원이라든가 해서 국
가 전체 차원에서 이걸 기획하고 지식의 방향이나 문화의 방향이
나 이런 것들을 기획하고 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저희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우리가 국가에서 개인의 사적
인 부분, 저희가 의욕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데 이렇게 해라 마라
라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길은 닦아줘야 된다는 거
죠. 그것은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일로서 주어져 있는 거고 아까 선
생님께서 민주주의 말씀하셨지만 사실 우리가 학생들을 대학이 자
율을 본질로 한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들어와서 아무거나 하라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와 가지고 잘 뛰어놀기 위해서
우리가 잘 다듬어 놔야하는 것처럼 이 상황을 갖다 대학의 여러 가
지 상황을 잘 정비해놔야 되는데 지금 철학이니 문학이니 이런 것
하고 경영학, 의학, 법학 이런 것이 같이 경쟁하는 시스템이에요.
그러면 이쪽에 가면 금방 취업의 길이 이렇게 돼 있고 지금 이렇
게 힘든 살기 힘든 사회 안에서 학생들이 이쪽에 관심 갖는 건 당
연하거든요. 이 학생들이 꼭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해서 천박한 그
런 가치관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적인 요구에 의해서 그러
는데 우리가 그런 대학제도의 정비나 이런 것들을 해놓지 않고 학
생들한테 자유롭게 너희들 가고 싶은 과 가라 그러면 경쟁도 안 되
고 그야말로 인문학 위기라고 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거죠.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얘기를 두 갈래
로 정리해서 진행하겠습니다. 대략 어떤 이유에서 인문학의 위기
가 왔는가, 내지는 인문학의 위기는 사실은 아니다, 지금 탁 선생
님의 말씀은 기본적으로 상대비교를 통한 착시현상이다, 이런 쪽
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제가 두 갈래로 진행하
겠다는 것은 우선 자칫 이런 현상들이 학교하고 사회가 같이 만들
어내는 것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외적 요인들에서 조금 생
각해보고 그 다음에는 인문학계 내부의 문제는 없는가, 여기에 대
해서도 많은 자성의 소리도 있고 또 외부 비판의 소리도 있는 걸
로 알고 있는데요. 그 두 가지를 나눠서 접근해보도록 하죠. 우선
외적요인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실제로 고려대 인문학 선언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무차별적 시장논리, 효율성에
대한 확신, 이것 때문에 대학이 상업화 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이
주로 나왔고 또 하나는 내부적으로는 인문학의 체질개선, 이런 얘
기가 나왔습니다만 외적 요인에 있어서는 아무튼 상업화 얘기가
먼저 크게 얘기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
게 문제의식을 느끼고 계신지 김주연 교수 말씀하시죠.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저도 제 개인적인 생각은 위기
다 아니다 하는 것보다 인문학 문제가 좀 뒤틀려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왜곡돼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내부적 요인, 외부적 요인이 있습니다.
내부적 요인이라면,

◎ 손석희 / 진행  :
   외부적 요인만 우선 얘기하죠.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외부적 요인이라면 제가 관심
을 갖는 것은 어떤 대학에서 학생이 오지 않는다, 온다, 이런 문제
보다 우리 사회가, 우리 사회뿐만 아닙니다만 특히 우리 사회가 인
문학을 중심으로 해서 일어날 수 있는 범사회적인 인문주의적 관
심, 이것이 자꾸만 박약해져가고 있기 때문에 이 인문학이라는 건
아까 이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이게 사람에 관한 것이고
인성에 관한 것이고, 이것은 초등교육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정
말 국가 전체가 관심을 갖고 있어야 될 그런 문제인데 이런 인문주
의적인 정신이 자꾸만 약화되고 마멸되어 감으로서 일어나고 있
는 단적인 예가 우리가 매일 듣고 있는 각종 범죄, 교수에서부터
법관, 무슨 모든 정치인, 들 말입니다. 기업인들, 이런 소위
지도층까지도 다 오염돼 있는 이런 범죄문제만 하더라도 과연 효
율적, 또는 사회생산성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볼 때도 굉장한 도덕
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상당한 마이너스 일 거예요. 이것도 우리가
계량적으로 파악할 순 없습니다만 인문학과 관련될 수 있는 어떤
생산성이라고 저는 보거든요. 이런 문제는 당연히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될 게 아닌가, 이렇게 봐요. 그래서 수요와 하는 사람들의
숫자에 대해서는 아까 우리 이 교수님은 사람이 없다, 그렇게 말씀
하셨고, 또 탁 선생님은 철학도 외국에서 몇 백 명이 박사 공부도
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 문제부터 뒤틀려 있어요. 제
가 알기로는 가령 고려대학교에서 문학, 제가 며칠 전에도 들었는
데요. 국문과에 어떤 교수님은 자기가 지도 교수 학생이 수십 명이
래요. 그 중에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은 박사과정생들이고 말이죠.
그렇게 문학지망생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또 어느 대학엔
안 그렇기도 물론 해요. 이런 것들을 포함해서 아까 우리 탁 선생
님 출판물 얘기하셨는데 제가 잠깐 모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문학행사에 몰리는 숫자들이 수만 명들이에요. 엄청난 숫자들이
저변에 있어요. 이것이 대학이라는 제도권에 들어올 때는 다른 모
습으로 변형되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건 또 다른 문제일 거예요.
왜 그런 문제가 나오는가 하는 것은 일종의 문학사회학적인 접근
이 필요하겠습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렇게 실용학문, 또 시
장성이 강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에서도 많은 연구비라든
지 연구소라든지 이런 게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인성교육
이라는 차원에서, 또는 인문주의적인 어떤 풍토라는 차원에서 국
가가 좀 관심을 갖고 조장을 해줘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
각을 하고요. 만약에 그렇지 못하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습니
다. 아예 정말 온전한 의미의 시장논리에 맡겨라 그거예요. 정부에
서 불필요한 개입을 오히려 삼가고, 그게 제 생각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이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그러니까 우리가 대학이 정부
에 많은 간섭아래 있지 않습니까.

◎ 손석희 / 진행  :
   아까 말씀하신 학부제라든가
이런 것도 포함되나요?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예, 그렇게 하면 무슨 불이익
을 주지 않지만 말은 그렇게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주죠. 이
렇게 끌고 가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걸 완전히 정말 학생들, 청소
년들한테 교육시켜서 맡겨놓고,

◎ 손석희 / 진행  :
   완전히 시장논리에 맡기면 더
불리해지는 것 아닙니까? 김혜숙 교수님?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글쎄요. 아직 시장논리에 완전
히 우리가 맡겨져 본적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요. 저희가 교육
부 소위 관리체제라고 보여 지는 것에 오랫동안 길들여 있었고 여
전히 요즘은 연구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많은 대학들을
하는데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구조조정 해 가지고 나오는 것들,
거기에 학부대학 뭐 해 가지고 여러 가지 교육부에서 내건 몇 가
지 기준들이 있습니다. 대학들은 돈을 받기 위해서 또 그 기준들
을 충족시키려고 엄청나게 열심히 노력을 하고 그런 것들이 외부
적인 간섭요인에, 그러니까 대학 커뮤니티 안에서 자기네들의 필
요성과 어떤 학문의 발전 방향이라든가 대학의 방향이라든가 이
런 것들이 충분히 숙고된 그런 상황에서 자발성을 가지고 이것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어떤 요인에 의해서 강제적인 방식으
로 추진된다거나 이런 것들이 아마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 손석희 / 진행  :
   말씀 나온 김에 마저 여쭙겠는
데요. 그러면 예를 들어서 교육부에서 구조조정을 권장한다면 대
학에서 그 구조조정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만일 인문대를 줄이거
나 학과를 폐지한다거나 하는 것이 교육부에서 하라고 해서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죠?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그거야말로 시
장논리에서 그렇게 이미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교육부에서 어떤 과를 줄이라
고 구체적인 건 안 나오겠지만 학과 수를 줄이라 라고 하면 그때
대상이 되는 학과는 학생들이 기피한다거나 취업이 잘 안 되는 그
런 과들을 갖다 먼저 대상으로 하기가 쉬운 거죠.

◎ 손석희 / 진행  :
   그것이 아까 제가 처음에 말씀
드렸던 대학하고 사회가 같이 만들어가는 상황인 것 같은데 그래
서 이른바 고대에서 나온 선언문에도 바로 상업화란 얘기가 나오
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국제화, 여기
에 가장 앞서가는 곳이 고려대라고 또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모
든 것을 영어강의로 한다던가 예를 들면 불어과 교수도 영어로 강
의하라고 한다면서요? 이런 것에 대한 사실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 같고 그것만이 정말 만능이냐 하는 그런 얘기들도 많이 있
는데 고대에 계신 분들로서는 이필상 교수께서 그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교육이라는 것이 정말 교수와
학생간에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전제돼야 되는데 획일적인 어떤 방
법을 강요한다거나 틀을 만들어서 거기에 꼭 맞추라고 한다거나
그런 건 어떻게 보면 위험한 그런 일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
래서 순작용도 있지만 부작용도 많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
요. 지금 인문학 위기에 대해서 시장논리에 대한 맹신 때문에 결
국 존립근거가 지금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그런
데 사실 시장논리라는 것이 어떻게 되든지 경제발전 시켜서 잘 살
아보자, 그걸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 자체로서는 저는 잘못된 것
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공정한 시장질서 만들어서 기업들 열
심히 투자하고 근로자로 열심히 일해서 다 같이 잘살아보자, 그런
데 그것 때문에 인문학이 피해를 본다, 그런 어떤 생각보다는 오히
려 정말 시장논리에 따라서 잘 살아야 되는데 거기서 오히려 인문
학이 더 적극적으로 발전해서 그런 시장논리에 의한 경제발전은
사람 중심의 가치를 이끌 수 있는 그런 학문적인 선도적 역할을 하
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일단 피해를 받는다
라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너무 인문학이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 아
니냐, 오히려 지금 국제 흐름에 따라서 경제구조 변화에 따라서 인
문학이 더 거기에 맞춰서 새로운 발전을 하면서 이끌어가는 그런
어떤 인도자 역할을 해야 될 것이 아니냐, 그렇게 생각됩니다.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시장에 맡기라 선생님께서 말
씀하신,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제가 아까 시장논리 말씀은 차
라리 국가가 도와주지 못한다면 차라리 가만히나 좀 있어라, 그런
의미에서 말씀드린 거죠.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인문학의 경우는 그냥 맡겨둬
라, 그러니까 불필요한 국가간섭, 인문학과 폐지하라, 정원 줄여
라, 그렇지 않으면 연구비 안 주겠다, 이런 식의 간섭은 굉장히 위
험한 간섭인데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공정한 게임을 해야 된다는 이
런 관점에서 저는 시장논리를 얘기하고 싶은데요. 예를 들면 인문
대 같은 경우 사실 전통적으로 인문학자들이 맡아왔던 역할은 선
생님, 교사들이에요. 그러니까 어떤 초등학교 건 어떤 것이건 간
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인문학 하는 사람들이 전통 교육자로서
의 시장으로부터 배제돼 있는 상황이거든요. 사범대학출신들이 교
사를 거의 독점하고 인문학 전공자들이 그 시장으로 들어가는 게
굉장히 어렵게 지금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문학 전공자들이 가
는 곳은 사교육시장이에요. 밤에 하는 학원에 가면 대부분 거기 선
생님들이 인문학 출신자들입니다. 그러니까 공정한 게임을 해야
된다는 그것 중에 하나가 저는 인문학 전공자들이 제대로 자기가
정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가서 잘 능력을 발휘해서 우
리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공정한 게임이 되도록끔 노력
을 해야 된다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대개 두 가지로 그렇다면 뭐랄
까요. 지원 대책은 나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만
토대로 한다면 우선 연구지원을 보다 이것도 타분야에 비해서 상
당히 적으니까 이걸 해결해야 된다는 것이고 사회 진출에 있어서
의 공정한 룰, 이런 것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그 전에 제가 탁
선생께 이걸 여쭤보고 다른 반론 있으면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그
런데 저의 이 질문 자체가 성립이 되는 것인지는 특히 제 오른 쪽
에 나와 계신 두 김 교수님께서 생각을 해주시고요. 그런데 탁 선
생님께서 혹시 저의 질문이 성립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질문 드리는
데요. 우리가 시장논리, 시장논리 하지만 사실은 우리 학생들에게
전혀 시장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그죠? 대학 가서 사회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대학은 그것을 또 도와줘야 되는 것이
고요. 그런데 인문학은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여러 가지
불안 요인들 때문에 잘 택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렇다면 인문학이
야말로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실천하면 될 것이 아니냐,
제가 단순 논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것에 관해서 말씀드리고 싶
은데요. 논제가 인문학의 위기라면 외부의 요인이 무엇인가가 논
제였거든요. 그 논제로 사실 돌아왔는데요. 저는 어떻게 보냐면 사
회 무관심이거든요. 외적인 요인은. 왜 사회가 무관심하느냐 하면
인문학이 거의 50년간의 긴 세월 동안에 자기의 가치, 자신의 효율
성을 입증을 못했다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 하면 경제발전이 한창
일 때는 먹고 살기 바빠서 인문학이 소홀해졌다 라고 이해할 수 있
지만 80년대, 90년대를 거치면서 2000년대를 넘어섰는데도 불구하
고 풍요로운 사회에 접어들었다 라고 생각하는 데도 많은 경영자
들이 인문학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거예요. 그분들이 다 인
문학 교육을 받았거든요. 예전에. 그런데도 이 분들이 나중에 기업
을 경영할 때 어떤 판단을 내렸느냐 하면 문사철 뽑아봐야 소용없
다,

◎ 손석희 / 진행  :
   문과, 사학과, 철학과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예, 결국 뽑아봐야 남는 게 하
나도 없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공대생을 뽑아서 교육시키는 게 낫
겠다, 이런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안 뽑는 거거든요. 그건 뭘 뜻하
는 거냐 하면 인문학이 자신을 입증할 기회가 50년씩이나 있었는
데도 불구하고 입증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그걸 인정해야 된다는
거예요. 무슨 얘기냐 하면 사회가 왜 인문학을 인정하지 않는가,
그것은 인문학에 잘못이 있구나, 일단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자, 이
렇게 돼야 되는데 지금 어떻게 돼 있느냐 하면 나는 가난하다, 그
런데 전부 다 외부 탓이라는 거죠. 정부의 탓이고 무관심하고 시장
논리고 이렇게 말하시는데 시장논리라는 건 간단한 거거든요. 경
쟁이라는 거예요. 취직 문제가 아니라. 무슨 말이냐 하면 기업가들
이 경쟁을 하는데 인문학과 출신들을 뽑으니까 역시 경쟁에서 유
리하더라, 왜, 지금 말씀하신 대로 심성이 올바르고 도덕적이고 판
단력이 좋고 시야가 넓다, 여러 가지로 입증이 됐다, 따라서 법대
생보다 공대생보다 낫다, 입증이 됐으면 이런 문제가 안 생겼겠
죠. 저는 이런 면에서는 인문학자들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 손석희  :
   어떤 부분에서 책임이 있다고
보신다는 말씀이세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왜냐 하면 지금 말씀은 계속하
셨지만 인문학의 중심은 인문대학이거든요. 역시. 교수들이 주체
고 연구의 주체고 50년간 교육을 시켰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졸업
생들이 나와서 사회에서 가치 인정을 못 받았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게 누구의 잘못인가, 거기의 관해서 역시 연구주체, 교육의 주
체 잘못이 아닌가,

◎ 손석희 / 진행  :
   교육의 주체가 어떤 잘못을 했
다는 주장이시죠?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러니까 제대로 못 가르쳤다
는 거죠. 무슨 말이냐 하면 인문학이라는 것이, 아니 그건 웃을 일
이 아닌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 하면,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것에 대해서 웃은 게 아니
라 선생님께서 굉장히 말하자면 다른 모든 조건이 다 잘 돼 있는
데 이렇다고 하면 그 비판이 굉장히 옳아요. 그런데 지금 말하자
면 인문학 하는 사람들이 뭐를 할 수 있는가를 증명했느냐 라고 하
는데 예를 들면 미국 같은 경우 법학 하는 사람들이 문학이라든가
철학이라든가 역사학, 이런 것들을 굉장히 선호해서 그쪽에 많이
가서 학부 때 듣거든요. 그리고 그걸 해서 경영이라든가 대학원 과
정에서 갑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사회 진출을 하면 검사라든
가 판사라든가 이런 일을 할 때 훨씬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이해 삶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판단을 정확하게 하고 좀더 나은 사
회를 위해서 판단하고 이럴 겁니다. 그렇게 되는 사회에서 선생님
이 만일 그런 상황인데도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선생님
의 비판은 맞아요. 그리고 인문학자들이 그것을 굉장히 겸허한 자
세로 수용해야 되는데 지금 우리 환경 안에서 이렇게 이런 식의 제
도 안에서 인문학 한 사람이 4년 교육 받고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게 뭐냐, 그리고 마치 탁구를 잘 치는 사람이 농구 게임하라고 하
는 장에 들어가 가지고 거기서 농구 못한다고 그 사람들 탓할 순
없는 거거든요. 이 사람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하고 글 쓰고
자기표현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하는 일들은 인문학 하
는 사람들이 다른 분야 사람들보다는 훨씬 나으리라고 생각을 합
니다. 그 사람들을 기업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의 문제고 우
리가 이제 21세기 바라보는 사회는 굉장히 융통성 있는 인간들이
필요한 거거든요. 어떤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한번 목적을 위해서
사용해지고 나면 쓸모없어지지만 그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인간들은 우리가 좀더 키워야 되고 한다고 하는 관점에서 보
면 저는 채용에 있어서 어떤 어저께 신문인가 어떤 분이 채용에 있
어서 차별 철폐해야 된다, 기준을 갖다 아예 어디 전공자, 어디 전
공자 이렇게 하는 거 하지 말아야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저
는 기업가들이 조금 다른 눈을 가지고 우리 앞으로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인력이 어떤 것인가, 디자인이라든가 감성이라든가 이
런 것을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부각이 됐는데 인문학 전공자들이
그런 쪽에서 굉장히 강한 장점들을 발휘할 수 있을 거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제가 애초에 이 질문을 탁 선
생님이나 김 교수님께 드렸던 이유 중에 하나는 아까 제가 두 갈래
로 접근한다고 하면서 하나는 외적요인과 내적요인에 대해서 말
씀 나누자고 했었는데요. 사실 내적요인과 관련된 문제였다고 생
각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어떻게 보면 인문학이 가지고 있는 순수
주의 내지는 자칫 잘못하면 엄숙주의, 이렇게 흐를 수도 있고 인문
학자들이 내비치고 있는 권위주의, 이런 것과 통한 것이 아니냐,
그래서 결국은 대중들과 멀어졌고 대중들과 멀어진 상황에서 인문
학에 대한 경원시, 그것이 사회에도 그대로 연결이 되고 결국은 사
회 진출에도 어려움이 되고 이런 것들이 악순환이 되는 것이 아니
냐 하는 취지에서 드렸던 질문인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
각하십니까? 우선 김혜숙 교수께 드렸드면 좋겠는데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인문학이 대중과 소통에 실패
했다, 이 말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데 사실 지금 붐을 일으키고 있
는 경영학이나 혹은 그런 것 관련한 학과들이 대중과 소통해서 그
학과들이 잘 되거나 이런 것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어떤
학문이 발전하기 위해서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것이 꼭 필요조건이
냐, 이건 거기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물론 여태까
지 인문학의 엄숙주의라든가 혹은 순수주의 이런 걸로 표현하는
이런 경향들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또 대중적인 글을 쓰는 걸 굉장
히 경원시하는 이런 풍토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인문
학을 한다고 해서 모두 학문의 길로 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을 해
요. 인문학 인력들이 좀더 다양해져 가지고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재능을 발휘해서 대중과 소통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거든요.
글이나 말로나 이런 것들로, 이런 분들은 이런 쪽으로 가고 또 학
문적으로 굉장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이렇게 가고 또 굉
장히 다른 종류의 재능을 발휘해 가지고 소위 요즘 만화니 영화니
해 가지고 굉장히 그런 쪽으로 관심 갖는 학생들도 많고 그런데 이
런 쪽으로 해서 좀더 문화 및 저변에 가서 직접적으로 사람들하고
부딪치면서 자기 지식을 활용하는 그런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 봅니다.

◎ 손석희 / 진행  :
   김혜숙 교수님처럼 말씀하시
면 굉장히 개방된 정서를 가지고 계신 분인 것 같고요. 그런데 대
개 저희들이 듣기로는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에 탁 선
생께서 어떻게 보시고 그 다음에 이필상 교수께서 말씀해주시죠.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저는 근본적으로 인문학은 인
문학 자체는 대중과 소통할 수 없다, 이렇게 보거든요. 오해를 많
이 하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17세기 조선의 장자제도에 관
한 연구, 이런 게 대중과 소통할 수 없거든요.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근데 왜 인문학자들이 취직 못
시킨 게 학자들의 책임이다, 이런 말씀하고는 모순되지 않습니까?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제가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
다. 한 문장밖에 말씀 안 드렸는데,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제가 조금 이따가 말씀드릴게
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인문학이라는 것 자체가 대중
과 소통할 수 없다는 거죠. 외로운 작업이고 순전히 자기 호기심
에 의해서 시작되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칸트 전공하셨죠? 그
런데 ‘칸트의 물자체에 관한 연구’ 이런 책을 냈다고 했을 때 대중
이 읽을 수 없다는 거죠. 왜냐 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의 학문이거
든요. 그걸 훈련 받지 않은 대중이 접근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
서 저는 인문학자가 대중과 소통해야 된다는 의무감은 없다고 생
각해요. 그 문제에 관해서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걸 제대
로 수행 안 하고 있다는 거예요. 뭐냐 하면 지금 우리나라 대학 어
떻게 돼 있느냐 하면 수십 년 동안 교수가 연구와 그 다음에 학생
을 가르치는 강의를 겸용하고 있거든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다
수행하고 있는데 제 생각엔 인문학의 경우에는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에 집중해야 된다, 저는 그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거든
요. 그렇게 한다면 대중과 소통 분야가 어떻게 돼 있느냐 하면 아
까 힌트를 주셨는데 그건 대중과 소통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있다
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 하면 가공업자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인문학 하는 사람은 원천기술이라고 볼 수 있고 그 다음에 그걸 갖
다 유통시키는 사람, 그 전 단계는 가공업자이고 정말로 대중화 시
키는 사람은 유통업자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국 인문
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역할 분담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교수한테 모든 걸 요구하는 거죠. 연구도 하라, 그 다음에 대중과
소통도 요구하고 심지어는 대중적인 스타가 되기도 원하는 거예
요. 저는 이 문제가 대학내외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
죠. 그래서 지금이라도 방법이 있다면 분리를 해야 된다는 얘기
죠.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어떠냐 하면 지금 어느 정도의 순수주의
가 있기 때문에 연구자만을 우대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연구자, 가
공업자, 유통업자가 역할분담을 해서 각각 역할 한다면 인문학은
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 마음껏 하고 그 다음에 가공업자 유통업자
가 소통할 수 있거든요. 대중과 얼마든지. 저는 이렇게 된다면 지
금보다 훨씬 더 인문학다워진다는 거죠. 그래서 대학에서 이 문제
를 해결한 다음에 그 다음 문제를 논의해야지 지금처럼 연구주체
인 교수가 모든 것을 떠안고서 문제를 안고 가려고 하니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 손석희 / 진행  :
   지금 말씀은 대학 안에 그 세
가지의 부류의 교수들이 다 있어야 된다는 주장이신가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예, 그렇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사실 인문학자들만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대학 자체가 어떤 대학은 순수학문으로서 예
를 들면 서울대를 우리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키워야 된다 라고 한
다고 하면 거기는 학문적인 그걸 중심으로 가야죠. 그런데 모든 대
학이 지금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과 같은 종류의 학문적인 아젠다
를 가지고 작업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이런 분화가 안 되
는 건데 어떤 대학은 자기네가 살아남기 위해서 소위 이런 식의 가
공업자들을 하는데 더 치중하겠다 라고 하면 그런 방식으로 갈 수
가 있는 거죠.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그게 시장의 논리거든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렇죠.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시장이 경쟁을 하고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한국 전체로 봐서 인문학에서 어떤 효율성이 있
는가에 관해서 합의가 있어야 되는데 모든 대학이 똑같은 걸 가지
고 중복투자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한마디로 얘기해서.

◎ 손석희 / 진행  :
   거기에는 두 분이 의견이 같으
신가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모든 대학이 똑같은 종류의 목표와 이런 걸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
니다. 

◎ 손석희 / 진행  :
   이필상 교수님.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저는 인문학의 내적인 문제하
고 외적인 문제하고 서로 연결이 돼서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것 같
아요. 인문학이 자꾸 무너지는 그런 현상이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
이 되는데요. 내적인 문제 차원에서 보면 엄숙주의, 순수주의 이렇
게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들만의 학문, 이렇게 여겨지거든요. 그래
서 그걸 가지고 어디다 써먹냐, 일반 대중들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는 겁니다. 그래서 자꾸 사람이 없어지는 경향이 생기는데 문제는
외적인 요인으로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제가 보기에는 현실적
인 요인으로서 취업입니다. 공부해서 취직 안 된다, 오히려 그럴
바에 다른 것 공부하자, 이렇게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인문계열
에 진학해도요. 그거 공부해서 나 정말 이 다음에 그 분야에서 일
하겠다, 그런 사람 많지 않습니다.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교육시장을 개방하라는 거예
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교직 진출하겠다, 이런 식으
로 준비하기 위해서 들어가지 그 공부만 해서 그것만 해서 뭐하겠
다, 그런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거든요. 어쨌든 간에 내
적인 차원에서 시대에 부응하면서 정말 대중과 가까이 하면서 젊
은이들을 끌어안고 정말 그거 배워서 스스로도 인간다워지고 멋있
는 삶을 살지만 정말 내가 사는데 아주 유용한 학문이다, 그런 인
식을 줘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는 실패한 것이 아닌가,

◎ 손석희 / 진행  :
   그럼 이걸 여쭙고 싶은데요.
지금 나온 말씀으로는 우리 탁 선생님 말씀이나 아니면 거기에 동
의하신 김혜숙 선생님의, 교수의 방법론이 맞건 틀리건 따로 논쟁
해야 될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렇다는 전제 하에 그런 방법론으로
서 대중들에게 가까워지고 그 다음에 또 하나는 아까 계속해서 김
혜숙 교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공정한 룰이었는데요. 취업시장
을 개방하자, 이런 말씀 아니었습니까? 교육시장도 마찬가지고. 그
렇게 됐을 경우에 다른 분야, 지금 이필상 교수께서 나와 계시니
까 여쭙는 것인데 예를 들어서 사회과학대 쪽에서는 예를 들면 직
종 같은 것에서도 전혀 제한을 두지 않는다 라든가 했을 때 그것
을 국가가 개입하던 어찌됐든 어떤 방식으로 해서든 그것을 실현
시켰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겠습니까? 그러니까 이건 또 각 대학간
에 이기주의가 또 발생할 수 있는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서 여
쭤보는 겁니다. 지금은 쉽게 말하면 각 회사에서 경영대나 법대나
이렇게 전부 학생들을 뽑는데 그런 경우가 많죠. 이걸 전부 다 개
방하도록 했을 경우에,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개방이 지금 돼 있죠. 중요한
건 시장논리라는 것이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있지만 사는 사람이 있
어야 되거든요. 기업에서 ‘야~ 인문학 공부한 사람 써보니까 정말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보고,

◎ 손석희 / 진행  :
   그렇죠. 그게 근본적인 문제겠
죠.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그래서 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되는 거죠. 무조건 개방하라, 갖다 써라 했을
때 쓰겠느냐 그런 얘기예요. 시장논리가 아니죠. 개방논리가 아닙
니다.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두 분이 계속 취업하고 관련해
서 인문학은 취업이 안 된다 라는 아주 대전제를 갖고 계신데요.
제가 갖고 있는 경험과, 제 경험이라는 게 다 간접적인 주변에 동
료, 후배, 제자들이요.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저는 생각해요. 실제
로 기업가들이 아까 탁 선생께서 기업가들이 안 씁니다 그러셨는
데 어떻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는지 아까부터 의아스러웠고요. 왜
냐 하면 제가 사석에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문과출신
들이 유수한 곳에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실제로 많이 있고요. 또
요즘 학생들도 제법 많이 진출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 그 점 하
나는 제가 조금 이의를 제기하고 싶고, 또 보다 더 원천적으로 말
씀드리면 아까 탁 선생님도 그 말씀하셨는데 인문학은 외로운 작
업이고 고독한 작업이고 어떤 의미에서 자기 폐쇄적인 거고 어떤
의미에서 취업 자체를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이죠. 따지자면 전통적
으로. 그런데 오늘날도 그것을 고수하고 우리는 그거하지 않는다,
이렇게 있을 수는 물론 없죠. 그러나 그 속성에 그런 게 있다는 것
을 우리가 이해를 한다면 그 점은 접어두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저
는 그런 것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김 교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만 학자들간에 여러 가지 분업, 가령 외국 문학일 경우에는 문학
연구자하고 번역가가 같을 필요가 없어요.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되겠죠. 그런 사회적인 욕구가 생겨서 그런 것에 미리
대학이라든가 인문학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열어놓고 있어야 되겠
죠.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제가 이건 확인을 한 가지만
하고 싶은데요. 저희가 여태까지 들은 얘기하고 아까 김혜숙 교수
님 말씀하고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서 확인만 좀 하겠습니다. 그러
니까 예를 들어서 인문학자들이 조금 대중적인 어떤 저서를 내놓
았을 때 아까 만화 얘기까지 하셨습니다만 그런 것을 이른바 정통
연구자라고 하는 분들이 대중화를 위해서 그런 저서를 내놓았을
때 인문학계 내에서 서로 경시한다든가 이런 풍토가 없습니까? 그
게 있다고들 자꾸 얘기가 나와 가지고요. 언론에서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것을 연구실적으로 쳐달라
고 말씀을 한다고 하면 거기에는 무리고 발생하는 거구요. 저희가
학문으로서 인문학, 그러니까 예를 들면 문학 같은 경우는 굉장히
대중적인 창까지 내려갈 수 있는 분야가 되겠는데요. 문학을 대중
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하고 문학을 전공의 차원에서 박사학위
를 한다던가 혹은 교수의 차원에서 연구를 한다던가 했을 때 그 차
원하고는 다르다는 거죠. 요구되는 디스플린도 다르고 목적도 다
르고 다른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사람들보고 왜 너희들 이거
안 하느냐고 탓할 순 없어요. 이걸 하는 사람이 있어야지 이것도
가능한 겁니다. 이거가 유지되지 않으면 이것도 곧 무너져버리는
겁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그
런 걸 연구실적으로 해달라는 것은 다른 대학에서도 그렇게 하진
않죠. 사회과학대학이나 다른 데서 그렇게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
는데 아무튼 바로 시민논객 여러분께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나와 계신 시민논객 가운데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딱 한 사람
인 있네요. 국문학을 전공하시죠?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예.

◎ 손석희 / 진행  :
   질문해 주시겠어요?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5기 시민논객 박국희라고 합니
다.

◎ 손석희 / 진행  :
   우선 이걸 확인하고 싶은데
요. 제가 우리 김주연 교수님의 말씀을 다시 반대하려고 이런 질
문 드리는 건 아니고 그냥 실상이 궁금해서 여쭤보는 건데 인문학
전공하는 학생들 취업률이 학교에서 느끼기엔 어떻습니까? 국문학
과만 얘기해도 상관없는데 학생이 아는 한에서 잘 됩니까, 아니면
훨씬 더 어렵다고 생각하십니까?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현실적으로 피부로 굉장히 타
과에 비해서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국문과임에도 불구하
고 굉장히 따로 공부해서 증권사로 들어간다거나 그런 경우가 굉
장히 많이 있는 것 보면 확실히 힘든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인문학 전공으로 들어가긴 참
어렵다, 이런 말씀이시죠?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예.

◎ 손석희 / 진행  :
   김주연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김주연 교수님 재직하셨던 학교에서는 잘됐던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느끼는 바가 이렇게 조금씩 다르군요. 질문해 주세요.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국문학 전공한 학생으로서 전
국 인문학도를 대표해서 이필상 교수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교
수님도 말씀하셨듯이 뜨거운 가슴을 가진 CEO,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CEO가 전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을 보면 그
렇지 않습니다. 능력보다는 과가 간판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현
실 기업 서류심사만 보더라도 법학계열, 상경계열 우대, 이런 것들
을 공시하는데 굉장히 잘못된 점 아닙니까?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예, 동의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조금 아까 나왔던 얘기군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예, 그런데 그건 양쪽이 다 책
임이 있어요. 그러니까 기업 측에서 경영학과 출신, 법학과 출신
만 굳이 쓰겠다, 이런 의식도 문제지만 또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
들 입장에서, 또 연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정말로 인문학 공부한
사람 쓰니까 기업에 도움이 되더라, 그래서 자기 나름대로 유용성
이 있어야 된다는 거죠. 가서 뭔가 기여할 수 있어야 된다는 거죠.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아까 교수님께서 시장을 선도
할 수 있는 인문학적 능력, 그런 재주를 보여줘야 한다고 하셨는
데 예를 들면 인문학자가 경제 경영이 판을 치는 시장에 가서 그것
을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예를 하나 들어주시겠습니까?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경영학자들 보면 이걸 하면 이
익이 날거냐 안 날거냐 손익 계산해 가지고 이익이 나니까 하자,
그런 식으로 대개 접근하는데 인문학자가 봤을 때는 이게 앞으로
우리 인간의 가치가 이렇게 바뀔 거다, 삶의 가치가 이렇게 바뀔
거다, 그러니까 이런 쪽으로 산업을 발전시키면 좋을 거다, 확실
히 보는 눈이 다르다는 거죠.

◎ 시민논객 / 박국희 (대학생)  :
   앞으로 이것들이 민주적으로
발전됐을 때 철학만을 전공한 학생과 경영학만을 전공한 학생이
둘이 있을 때 CEO가 그러면 철학 전공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그
런 여건도 오리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그럼요. 지금 CEO들 분포 보
면 경영학과 나온 사람들이 물론 많긴 합니다만 공과대학 나온 사
람도 많고요. 문과대학 나온 사람도 많고요. 굉장히 다양화 돼 있
습니다. 특히 산업구조가 굉장히 복잡해지고요. 그 다음에 미래산
업으로 가야 되기 때문에 경영학만 전공한 사람이 제대로 경영한
다, 이건 굉장히 오래된 생각이에요. 오히려 타 전공들이 새로운
아이디어 가지고 새로운 시각에서 더 사업을 잘한다는 거예요. 그
래서 그런 면에서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정말 인문학 공부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취업의 기회가 되도록 기업들도 노력해야 되
지만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손석희 / 진행  :
   시민논객 가운데에는 경영학
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도 있는데요. 이 논객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
올지 궁금합니다. 들어볼까요?

◎ 시민논객 / 서강리 (대학생)  :
   시민논객 5기 서강미입니다.
저는 김혜숙 교수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토론 초반에 말씀하
신 내용 중에서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고 기존에 인문학 교육방
식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문
제점을 자각하고 어떤 구체적인 노력이나 논의가 지금 이루어지
고 있습니까?

◎ 손석희 / 진행  :
   그 얘기는 저도 꼭 하고 싶었
던 얘긴데 말씀해 주시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많이 관심을 갖고 이 문제를
연구하는 상황이고요. 우리나라가 지금 IT선도 국가 아니겠습니
까? 그러니까 아마도 다른 선진국으로 아는 그런 데서는 아직 더
그런 종류까지 연구가 미치지 않는 그런 방식도 있을 것 같고요.
우리나라에서 지금 영상문학학회라고 하는 학회도 조직이 됐고 거
기에 인문학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요즘 학
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TV나 영상매체가 굉장히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책 읽는 걸 굉장히 어려워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전통 인
문학은 주로 책으로 이루어졌었던데 반해서 앞으로 컴퓨터나 이
런 것들, 혹은 디지털 문자화라고 하는 것은 영상이나 문자나 소리
나 이런 걸 구분하지 않잖아요. 굉장히 종합적인 방식의 자기표현
의 도구가 될 텐데 그러한 방식으로 자기 사상을 표현하거나 자기
의 생각을 갖다 표현한다는 이런 상황은 굉장히 광범위하게 일반
적으로 전개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문학 하시는 분들이
그런 쪽으로 굉장히 많이 이미지 연구라든가 이런 이미지 구사의
논리가 뭘까, 이미지적 차이의 어떤 논리를 밝히려고 하고 이런 것
들의 작업을 하는데 제가 독일의 본대학 같은 경우 매스미디어 학
부를 갖다 개편을 하고 하면서 현재 정보사회 발전에 대응하기 위
한 커리큘럼이나 이런 것들을 하는데 거기에 주체가 되었던 게 철
학과였거든요. 그러니까 인문학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어차피 인
간에게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이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것이 홀로
독립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회 안에서 사회 변화와 함께 갈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매체가 변한다는 그 상황은 굉장한 변화
인 겁니다. 우리가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그런 정도의 것이 아니
라 인간 자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는 변화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매체가 변화한다는 것
이 본질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다고 지금 말씀하신 거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전 그렇게 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정통적 의미에 있어서
의 인문학이 손상됐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손상이 아니라 조금 변화하리
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우리가 이때까지 문자 중심으로 해서
사실은 굉장히 학문체계도 발전을 시킨 거고 논리체계도 구축해
서 여기까지 정교하게 과학기술체계도 여기까지 오게 된 건데 그
걸 갖다 우리가 다 폐기하고 가자, 이게 아니라 여기에서 우리가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강력한 투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서 좀더
인간다운 사회를 구현할 것인가,

◎ 손석희 / 진행  :
   지금까지 연구결과만 놓고 보
자면 변화는 어떻게 일어났습니까? 제가 굳이 이분법적으로 손상
되느냐 아니냐, 이렇게 따지진 않겠고요.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판
단하고 계신 건지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뭐에 대한?

◎ 손석희 / 진행  :
   인문학에 대한, 본질에 대한
변화가 있었다면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매체로 인해서요?

◎ 손석희 / 진행  :
   예.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러니까 문자 중심에서 이미
지 중심으로 이게 옮겨가는 건데 문자 중심적 사고는 굉장히 추론
적이고 직선적인 그런 특성을 갖는데 반해서 이미지는 굉장히 감
성적이고 즉각적인 그런 종류의 소통의 방식을 요구하거든요. 그
렇게 되면 그런 이미지를 통해서 우리가 글 쓰는 방식이 문자를 이
용해서 쓰던 방식하고는 굉장히 달라지리라는 거죠.

◎ 손석희 / 진행  :
   그럼 그런 변화를 받아들임으
로서 사실은 이게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면 학생들 입장에서 사회
진출하기에도 훨씬 더 유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들이 있을
텐데,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 것은 그것이 혹시 전통적 인문학을 추
구해왔던 사람, 선생님들로부터는 오히려 배척당하는 그런 것이
학교 내에서 있지 않느냐는 것이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통
인문학 하시는 분들이 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하고요. 그러
나 이걸 우리가 학문이라는 건 사실 인문학이라는 것도 우리가 지
금 알고 있는 인문학이라는 것도 근대학문 분과에서 출현한 거거
든요. 사회변화와 역사의 변화와 함께 학문 분야도 변하게 돼 있습
니다. 새로운 학문 출현하고 학문 분야가 통합되기도 하고 분화되
기도 하고 이러면서 갈 거기 때문에 전통적인 인문학이 고스란히
이런 방식으로 있어야 된다고 우리가 생각할 필요도 없는 거고 열
어둬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오늘 나오신 김혜
숙 교수님께서는 굉장히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계신 걸로 받아들이
게 되네요. 다음 분.

◎ 시민논객 / 이경원 (대학생)  :
   5기 시민논객 이경원입니다.
저는 탁석산 선생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토론 시작할 때 선생님
께서 지금의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대학의 위
기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런데 저의 생각은 인문학의 위기는
단순히 대학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현상의 문제라고 생각
이 됩니다. 빨리빨리 성과를 내자라는 그런 성과주의가 없었다면
저는 성수대교도 붕괴되지 않았고 그리고 삼풍백화점도 무너지지
않았다 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이것은 결국 우리 사고의 문제, 더
나아가서 시대철학의 문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거야
말로 바로 진정한 인문학의 위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결국 수
강인원이 적다, 취업전선이 어렵다 교수의 자질문제다 라는 이런
교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저는 인문학이 인간의 본성을
교화시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수학, 물리
학과 비슷하거든요.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 그러니까 궁금하다,
나는 이거 꼭 알고 싶다 평생 연구하는 것이지 내가 인문학을 하
면 인격이 쌓아진다든가, 수양이 된다든가 그런 것은 도덕을 통해
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인문학과는 무관한 겁니다. 그렇게 생각
합니다.

◎ 시민논객 / 이경원 (대학생)  :
   지금까지 인문학의 역할이란
어찌 보면 사회적 실천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이 있거든요. 개인
적 영역으로만 돌린다는 건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
다.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인문학이 아까도 말씀드렸지
만 본질상 외로운 작업이거든요. 그리고 그것은 호기심을 추구하
는 작업이지 그것이 나중에 해보니까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이 되더라, 이러면 사실 인문학도의 관심사는 아니거든요. 본질적
인. 그러니까 그것이 우연히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죠. 물리학자
들이 물리학을 연구할 때 자연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하는 게 아
니거든요. 궁금한 거죠. 세계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그런데 그 파
생물로 우연하게 여러 가지 발명품들이 나오는 것들이죠. 그러니
까 인문학도 똑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흔히 사
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면 인문학이라는 것이 마치 그것이
어떤 인격을 닦는 그런 도구로서 생각하는데요. 그런 것이 오해가
시작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문학이라는 것은 어린 아
이 놀이와 같은 겁니다. 인문학자들이 대체적으로 제가 보기에는
어린아이 같은 심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 하면 정말 재미
있어서 평생 동안 그것만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어떤 사람이 고전
번역 하는데 20년 하거든요. 30년 동안. 매일 그것을. 왜 하겠습니
까? 고전을 번역해서 사회가 변화시킨다는 걸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죠. 전혀. 오로지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문학의 특성이기
때문에 그것을 성수대교 붕괴와 연결시키기에는 제 머리로서는 어
렵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다음 분이요.

◎ 시민논객 / 배두성 (무역업)  :
   시민논객 배두성입니다. 김주
연 교수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결혼식을 가봤는데
어느 유명세가 높지 않은 개그맨이 사회를 소개하면서 자기가 대
학교수임을 굉장히 강조하더라고요. 혹시나 이번 선언이 인문학
교수님들한테 설자리가 없어서 설자리를 잃어버려서 불만의 선언
이 아닌지 혹시나 그런 내용이 아닌지 제가 예의가 아니더라도 물
어보겠습니다. 답변해주시죠.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글쎄요. 저는 그 대학 교수도
아니고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게 기다, 아니다, 이렇
게 말씀드릴 순 없고요. 이런 문제를 우리나라사람들이 그렇게 얘
기를 참 잘해요. 밥그릇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로 환원해버리는 것
은 모처럼 이 문제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 중요성에 비춰봐서 그
쪽으로 얘기가 흘러가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
니다. 그렇게 본다면 인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모든 일이
다 그 사람의 실존적인 자리하고 무관한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 그렇죠. 그래서 그건,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제가 한 말씀 드리고 싶은데
요. 교수들이 불만이 있어서 불만의 선언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셨
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에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교수님
들의 선언하신 것이 고려대학 문과대학 60주년 기념해서 나온 선
언인데요. 정말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인문정신이 쇠퇴해가고 있
다, 이렇게 가다가는 학문의 몰락 차원이 아니라 인간성이 무너진
다, 경제발전이 왜곡된다, 그리고 정말 인간이 하는 사회가 안 된
다, 위기감에서 나온 선언이라고 저는 봅니다. 사실 1960년에 교수
들의 시국선언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4.19 혁명을 이끌어냈거든
요. 87년에 또 다른 시국선언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6.29 민주화선
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번에 인문학 선언이 있었는데 이분들의
뜻은 제발 이 선언이 인문학과 자본주의 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
으면 좋겠다 그런 학자들의 양심적인 호소지 자신들의 불평이나
불만 때문에 그런 거다, 결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사실 인문학 뿐만은 또 아니
죠. 따지고 보면 과거에 저희들이 우리 사회가 뭐랄까요. 정치권력
에 대한 문제제기, 이런 것들이 쭉 있어왔다면 요즘은 사실은 대부
분 상업성에 대한 문제제기, 이런 것들이 많이 제기되고 아마 이번
에 인문학 선언이 나온 것도 근본적으로 그런 이유에서 출발한 것
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은 건 사
실 아까 수학이나 물리나 화학 공부하는 사람들 집단선언 안 하고
있지 않느냐, 위기 아니지 않느냐 이런 말씀하시는데 그쪽 위기예
요. 다만 선언을 안 했을 뿐이지. 아직요.

◎ 손석희 / 진행  :
   곧 선언할 건가요?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순
수과학, 그것이 제대로 정말 연구가 돼야 산업발전 제대로 됩니
다. 그런데 그쪽에 지금 학생들 잘 안 가요. 그 다음에 정말 그쪽
도 어렵습니다. 인문학 못지않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문의 쏠림
현상, 이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될 필요
가 있는 것 같아요.

◎ 손석희 / 진행  :
   어쨌든 쏠림현상이 학문에 있
다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니니까요. 어떻게든 극복해야 되는 그런
현상임에 틀림없고 네 분의 시민논객 여러분들 말씀 잘 들었습니
다. 마무리 토론을 했으면 좋겠는데요. 그렇다면 이것이 위기라면
위기가 아니라고 주장한 분도 계시긴 합니다만 어쨌든 상황의 변
화는 있어왔던 것이고요. 탁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뭔
가 타개책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 우선 아까 김혜숙 교수께서
제기하신 문제들이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 연구지원에 대한 확대라
든가 그 다음에 사회진출에서의 공정한 룰이라든가 이런 걸 말씀
하셨는데 또 다른 것이 있다면, 다른 것을 말씀하기 전에 구체적으
로 이걸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게 있
을 것 같습니까? 이 부분에 있어서. 김혜숙 교수께서 말씀해 주실
까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인문
학 관련한 국가 정책기관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가지
고 있는 것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라고 하는 것하고 학술진흥재단
이 주로 지원역할을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문광부 쪽에 한두 개
정도가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국어연구원인가 하는 것하고,

◎ 손석희 / 진행  :
   국립국어원이죠.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국립국어원이요. 그렇고 또 관
광 관련한 것도 있고 해서 몇 가지가 있는데 아까 탁 선생님께서
도 지적하셨지만 이걸 우리 지식 생산 부문을 갖다 전체적으로 총
괄해서 관장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다른 나라 같은 경우 미국 같
은 경우 대통령 직속으로 NEH라고 그래 가지고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하는 그런 인문학 기구가 있고
요. 영국 같은 경우도 영국학술원하고 인문예술지원연구회라는
게 있습니다. AHRC라고 하는 그런 지원이 있고 프랑스 같은 경우
도 학술원을 갖다 굉장히 많이 개편해서 인문학 부문을 15% 연구
비를 지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독일 같은 경우도 기초학
문 분야 육성에 국가적으로 그런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 60년대 중반에 생겼는데 생기게 된 배경이 재미있습니다. 50
년대 초반에 과학지원기구가 생깁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니
까 굉장한 불균형이 발생을 하니까 그걸 갖다 바로 잡기 위해서 인
문학 지원기구를 설립하게 되는 거거든요. 그것도 대통령 직속으
로. 그러면서 이 사람들이 천명하는 것이 인문학은 국가의 자산이
다, 국가적 자산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이나 이런 것
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갖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문화
차원이 높아지면서 품격 있는 삶을 누리는 것, 그리고 모든 인문학
적 가치가 전체 사회 기저를 갖다 형성했을 때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해서 국가가 관여하는 측면
이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교육학 관련해 가지고는 굉장히 연구
원들이 많고 또 무슨 어떤 경제관련 해 가지고 또 많고 이런데 인
문학 관련해 가지고는 총체적으로 이런 것들을 관장할 수 있는 혹
은 정책적인 시야를 가지고 조율할 수 있는,

◎ 손석희 / 진행  :
   그런 것들이 국가 예산으로 그
렇게 하는 경우도 있겠고 또 하나는 일종에 펀드라고 하죠. 민간
사기업이라든가 이런 데서 기금을 모아서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
게 대부분 그야말로 경제 경영 쪽엔 많이 또 공대 쪽은 많이 오지
만 인문대 쪽은 별로 안 오기 때문에 더 어려운 그런 측면도 있죠.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이런 구체적인 지원책 중에 국가기관 하는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탁 선생께서.

◎ 탁석산 / 철학저술가  :
   저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인문
학 문제는 공공서비스에 해당된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학
문 같은 건 경영학이라든가 죄송합니다만 그런 학문들이 사적인
것이죠. 사실은. 그런데 인문학이 가치가 있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공공서비스에 해당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공공서비
스는 국가가 관여해야 된다 이렇게 전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
냐 하면 그것을 연구비 형태로 지원하는 것보다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고전 번역이거든요. 무슨 말이냐 하면 원천기술
에 해당되는 것들, 우리가 동서양에 많은 고전이 있는데 그것이 지
금 한국어로 번역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원천기술로 활용이 안 되
고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불교 같은 경우도 인도의 원어에서 번역
작업이 시작된 게 10년 밖에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은 개
인이나 대학이 감당하기엔 너무 크다는 것이죠.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고 인력도 많이 투입되고 이런 공공서비스
에 해당되는 것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인문학에 있어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장사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런 부분은 국공립대학
이 떠맡아야 된다. 사립대학이 떠맡을 이유가 없다. 저 같은 경우
에는 소수 학문이요. 예를 들어서 중동어라든가 여러 가지 소수학
문이 있는데 그런 것은 국공립대학이 떠맡아야 된다, 의무적으로
해야 됩니다. 그것은. 왜냐 하면 그건 공공서비스에 해당된다는 것
이죠. 저는 국가 차원에서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

◎ 손석희 / 진행  :
   사립대에서 굳이 떠맡을 필요
가 없다라는 데 대해서는 반론이 있을 것 같은데요. 두 분 모두 사
립대 교수님들이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앞으
로 지역학연구 같은 것이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꿔야 되리라고 생
각합니다. 지금 지역학이 주로 사회과학 마인드를 가지고 이걸 하
시는데 사실 기업이 오늘날 물건을 팔려면 그 문화를 잘 알지 않으
면 팔기 힘들거든요. 그곳 사람들의 습성이라든가 가치관이라든
가 선호도라든가 이런 걸 알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단순
히 사회과학적인 통계나 이런 걸 가지고만 접근하기가 이제는 안
되는 그런 시점에 우리나라가 온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언어 문화
연구 이런 것 등이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중동언어라든가 혹은 아
프리카 지역에 앞으로 굉장히 많은 걸 받을 수도 있고 그런데 인도
라든가 해서 그런데 그런 쪽에 연구들을 갖다 우리가 기피하는 경
향, 거의 안 하거든요. 동남아 연구도 안 합니다. 그런데 그런 종류
의 것들을 갖다 지역학연구나 이런 형태로서 사립대학, 국립대학
에서 그걸 가릴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에서 그런 종류의 것들
을 지원을 한다고 하면 굉장히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
고 기업도 지원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기본적으로 인문학 하면 연구
가 돈이 안 생겨요. 수익창출이 안 된다는 거예요. 예컨대 경영학
이나 공학 하면 연구하면 돈 되는 그런 연구가 되거든요. 기업들
이 돈을 해주쇼, 이렇게 나온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연구비가 충분
하고 많이 발전할 수 있는데 인문학은 그런 연구가 거의 드물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없어선 안 되는 그런 정말 기본적
인 학문의 기반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정부에서 당연히 지원해야
된다. 사립대학, 국립대학, 가리면 안 되죠. 그런데, 예산 보면 너
무 이쪽에 홀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까 화면에 잠깐 나왔습니다
만 연구개발예산이 7조 8천억 원인데 이쪽에 할당된 것이 556억 원
이었다, 0.73%인데 550억 원이면 대학 건물 하나밖에 안 돼요. 그
걸 가지고 대한민국의 인문학을 발전시킨다, 얘기가 안 돼죠. 정부
가 너무 이쪽에 대해서 무관심하고요. 의식조차 없다는 거예요. 그
런 면에서는 정부가 각성해야죠.

◎ 손석희 / 진행  :
   세 분이 말씀하신 것에 공통적
으로 이것이 공적영역이다 하는 부분에 있어서 동의하시는 것 같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이득이 당장 나오지 않는 것이라도
지원해야 된다,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이득이 나오지 않는 게 아니
라 사실은 이득을 굉장히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적극
적으로 말해서. 그러니까 사무엘 헌팅턴이 ‘문화가 중요하다’ 라고
하는 책에 보면요. 이 사람이 이 책을 한 게 아니고 워낙은 이 컨퍼
런스를 주제로 했던 건데 그걸 기억하게 된 이유가 자기가 어느
날 자료를 보다 보니까 60년대 가나의 상황하고 한국의 자료가 굉
장히 비슷해요. 농업 위주로 돼 있고 해 가지고 국민소득이라든가
이런 게, 30년이 지난 뒤에 자료를 보니까 이건 완전히 천지차가
돼 있단 말이죠. 가나는 그냥 그 상황에 있고 한국은 엄청나게 발
전해 있는 이런 단계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왜 이게 이런 차이가
발생했나를 보면서 포착한 화두가 뭐냐 하면 문화입니다. 그러니
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면성, 윤리, 가치관, 이런 것들이 그 많은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거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사실은 저도 말씀드리면서 이
득이 안 나오지만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켕겼습니다. 바로 반론이
나오셨네요.

◎ 김혜숙 /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
   문화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
다, 우리가 이렇게 얘기를,

◎ 이필상 /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
   이득은 생기는데 그것이 인식
돼야 되거든요. 이것들이 인식을 안 하고 있다는 거예요. 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 손석희 / 진행  :
   지금 마무리 말씀들을 하고 계
신데요. 마지막으로 김주연 교수께 잠깐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하
는 것이 그렇다면,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아까 탁 선생께서,

◎ 손석희 / 진행  :
   길지 않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주연 / 숙명여대 명예교수  :
   인문학이 개인적인 취미 차원
이라고 그러셨는데 또 공공서비스라고 얘기해주셔서 아주 참 감사
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국가가 개입해줬으면 하는 건데요. 제 생
각에는 이걸 대학 내부에 커리큘럼이라든지 여러 제도에 개입하
지 말고 대학들 간에 대학들 전체를 대학시장에 맡겨서 특성화를
자율적으로 조장하는 방향으로 해주셨으면 하는 것 하고 그 다음
에 내부적인 요인으로서 최근에 인문학이 이렇게 된 데에는 여기
철학 선생님 두 분 계십니다만 문학에서도 그렇고 일종에 뭐라고
그럴까요. 후기구조주의니 뭐니 이렇게 해 가지고 해체니 포스트
모더니즘, 대중과 거리가 멀어져 가는 방향으로 왔어요. 그래서 저
는 아까 불경 얘기도 좀 하셨는데 종교까지 포함하는 인문주의 정
신, 커다란 틀에서 이런 쇄말주의로부터 벗어나서 큰 그림을 회복
하는 이런 일로 인문학자들도 나갔으면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바
람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인터넷으로 의견
주신 분 박효성씨께서 “한국에 맞는 인문학이 정착되고 있지 못하
기 때문에 이런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권위적이고 구
도 있는 성격을 타파하고 생활 속에 융합되는 학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는 의견 주셨습니다. 손재희씨께서는 “저 같은 경우에
도 인문학에 더 관심이 가지만 사회적인 요구나 좀더 안정된 미래
를 위해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학문하고 장래
까지 보장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단지 배우고 싶다는 이유만으
로 인문학을 선뜻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의견을 주셨고요. 전화
로 두 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전화로 오신 의견 중에. 유계승씨 ”
각 대학 신입특기자 전형을 보면 인문대학의 특기자 전형모집 비
율이 저조하다. 수학올림피아드 수상자에 대한 특기자 전형이 있
지만 전국 중고등학교 국사바로 알기대회 수상자에 대해서는 아무
런 혜택도 없다“ 그런가요? ”대학입시에서부터 인문학을 존중하
는 풍토가 조성돼야한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매우 현실적인 그
런 의견을 주셨군요. 그 다음에 양혜영씨께서는 ”사회에서 인문학
도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안정된 취업을 보장하거나 그런 토대를
마련해줘야 인문학 위기가 해결된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네 분
의 의견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잘 의견 받았습니다. 감사드리겠습
니다. 네 분의 토론 잘 들었습니다. 오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시
민논객 여러분들, 일반 방청객 여러분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
다. 백분 토론 여기서 마칠 텐데요. 다음 주에는 저희가 1시간 당겨
서 11시 5분에 백분 토론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반가우시죠? 그런
데 다음 주 한주만입니다. 다음 개편 때는 아예 11시 5분으로 옮겼
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다음 주에는 1시
간 당겨서 여러분들 만나 뵙겠습니다. 자, 오늘 끝까지 시청해주셔
서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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