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매일경제신문 05년 2월 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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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석학 대담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ㆍ임지순 서울대 교수◆
생명공학기술(BT)과 나노기술(NT)은 앞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주요 과학기술로 꼽힌다.
이들 두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황우석 교수와 임지순 교수가 황 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다.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사람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해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줄기세포 연구 대가. 임 교수는 탄소 나노소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 국내 첫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물리학자다. 두 대가의 대담을 통해 앞으로 BT와 NT세계가 어떻 게 전개되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들여다본다.
◆임지순 교수=나노기술(NT)은 도구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마디로 말해 다른 기술을 도와주는 기술이다. 우리나라 NT는 일부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 메모리다. 삼성이 60나노 D램 반도체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메모리 분야에 관한 한 세계가 삼성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나노 입자를 제조하는 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
그러나 나노 섬유 분야나 나노 바이오 융합쪽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황우석 교수=우리나라 생명공학기술 발전은 나노기술과는 달리 좀 더디다. 출발이 좀 늦었고 연구인력도 부족한 편이다. 일부분에서만 그런 대로 의미있 는 진전이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특정한 백신이나 진단시약 부문은 큰 발전 이 있다. 줄기세포 연구는 초기단계에 뛰어들었다. 다만 줄기세포 연구 전 단 계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불임치료 영역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일본 불임여성들이 한국으로 건너와 치료를 받고 있고 일부 불임치료 기술이 미국과 중국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불임치료 연구과정에서 사용하 고 남은 인간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가 수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3년 전부터 세포응용사업단이 21세기 사업단으로 발전돼 심화 연구를 계속하고 있 다.
이런 상황에서 체세포 복제기술과 배아복제 기술이 융합해 세계 최초로 체세포 배아복제를 이용한 줄기세포 배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세계에서도 인 정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극히 일부분에 국한된 분야다.
◆임 교수=올해 나노기술 가운데 주목되는 분야가 몇 가지 있다.
우선 복합재료 분야를 들 수 있다. 올해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진 나노소재들이 등장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가볍고 튼튼하면서 습기ㆍ균ㆍ전자파를 차단하거나 레이더에 걸리지 않게 하는 재료가 나올 것이다.
또 다른 분야는 디스플레이다. 지난해 9월 캐논-도시바가 새로운 나노물질을 사용한 TV를 만들어 2005년에 시장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탄소나노튜브를 이 용한 디스플레이 등장도 기대할 만하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올해 나노기술을 적용한 2차 전지 개발이 주목받을 것이 다.
◆황 교수=생명공학분야는 워낙 넓어서 기술 전개 방향을 하나로 점치기는 어 렵지만 실용화 가능성이 큰 분야는 생명의료 분야다. 신약이나 진단 시료칩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칩 분야는 나노기술 발전과 함께 큰 진전이 있 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융합은 아니지만 나노기술 발전이 견인차 구실을 해서 생명공학기술도 발전할 것이다.
성체 줄기세포나 제대혈 줄기세포 분야는 응급 임상이라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 질 것으로 본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빨리 가지 못할 것이다. 안전성을 검증 해야 하기 때문에 소걸음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안전성을 확보하면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배아줄기세포나 이종 장기 영역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결과가 올해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외국에서든지 우리나라에서든지 그러한 기운이 감돌 고 있다. 10년 후에나 인간에게 시험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앞으로 3~4년 안에 의미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교수=생명공학기술과 나노기술이 만나면 단백질이나 DNA칩을 이용한 진 단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칩을 통해 보다 많은 종류의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이 발전한다. 이 과정에서 나노기술이 바이오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진단용 칩뿐만 아니라 먹는 형광표지 기술도 주목된다. 많은 종류의 표지판을 부착한 항체를 복용해 항원이 있는 곳에 붙게 함으로써 질병을 찾아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나노기술이 발달해 모세혈관보다 작은 극소형 동력장치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 므로 진단은 물론 치료에도 획기적인 진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 교수=생명공학기술 영역은 바이오, 의료, 농업, 환경 해양기술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바이오 농약기술 분야는 아직 갈길이 멀다. 의료기술도 상당 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이오와 나노가 융합되면 상당한 기술 발전이 기 대된다. 특히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 나노와 바이오 기술을 활용하면 신체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정확히 찾아내고 특정한 약 물을 원하는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임 교수=유전자 변형 기술과 관련해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나노기술이 농업과 식량분야 쪽에 적용되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그렇다. 나노기술이 의료기술을 넘어서 농업까지 확대된다면 '제3 의 혁명'까지 올 수 있을 것이다. 유전자변형생물체(GMO)에 대해서는 많은 사 람이 거부반응을 나타낸다.
아직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노기술이 식품안전 성을 확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노기술을 식량에 적용하면 GMO 안 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임 교수=바이오 발전이 나노 발전에 도구가 되기도 한다. 생물체가 성장하 면서 자기 조직을 통해 필요한 것은 많이 만들기도 하고 정제하기도 한다. 이 같은 바이오 분야 특성을 나노기술에서 이용하려고 한다. 나노분야 과학자들은 생물체에서 조직이 스스로 생기는 구조를 나노기술에 적용하려 한다.
◆황 교수=나노와 바이오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공동연 구를 유도하면 좋겠다. 양측이 나노 학자와 바이오 학자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 견을 교환하기 위한 세미나 같은 것을 주기적으로 개최해 융합할 수 있는 기회 를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두 학제 간 연구그룹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임 교수=얼마 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한 NT학회에 다녀왔다. 이 학회에 무려 50개 기업이 후원을 했다. 우리와 많이 다르더라.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체 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초기에는 정부나 대학이 담당해야 하지만 나노나 바이오 기술이 더 빨리 발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황 교수=전체적으로 보면 국내 과학기술정책은 체계화를 위해 착실히 나아 가고 있다. 중복투자 등 효율성 저하 부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문제였는 데 과학기술혁신본부가 탄생해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국가연구개발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과거 외환위기가 닥쳐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연구개발(R&D ) 예산만은 줄이지 말자고 했는데 지금도 이런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특히 과 학기술에 관한 한 여야 구별없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과학기술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다. 우선 신약이나 바이오 물질이 개발됐을 때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 단계로서 안전성 유효성 확보 등 유인원 검증과정은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우리 기업이 아무 리 좋은 약을 개발해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외국에 헐값에 넘겨줘야 한다.
다음으로 기초과학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초과학 분야에 우수인 재가 들어오고 있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누구나 구호로 주창할 수 있지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수단이 한정되어 있고 일정한 예산 범주에서 상대적 배분원칙에 따라 지원한다면 영원히 해결하기 어 렵다. 기초과학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새로운 법체계와 제도가 필요하다.
◆임 교수=윤리문제라고 하면 생명기술 분야를 떠올리지만 나노 쪽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바로 환경문제다. 새로운 기술이고 물질이다 보니 발전하면서 환 경이나 인체에 어떤 해가 될 것이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는 다 드 러내 놓고 논의하는 것이 좋고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임상이나 실험해서 해를 규명해야 한다.
◆황 교수=윤리문제는 생명공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숙명적으로 따라다니 는 문제다.
어느 분야 바이오 기술이든 윤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바이오는 윤리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기본적으로 과학기술자는 사회학자와 함께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윤리라는 측면을 너무 강조해 윤리 때문에 더 큰 윤리를 희생시키는 사례는 없 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관념적인 윤리를 가지고 실용적인 윤리문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윤리기준도 여건과 과학기술 수준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1. 윤리와 생명기술은 공존할 수 있는가?
2. 유전자 변형 식품, 과연 미래 식량난을 대비하기위한 대안인가?
3. 생명기술, 과연 인류를 위한 발전인가?
좀 어렵죠...제가 생각해도 좀 어려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