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가 끼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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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긍정적인 영향이라면 먼저 국가의식의 확립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근대 이전 유교만큼 분명한 국가관을 갖는 사상은 없었거든요. 왕이 있고, 신하가 있고, 백성이 있다, 그러면서 모두가 자기 본분을 다 하여 천하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것이 유교의 기본이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조선 이후 유교적 이상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백성들에 대한 교육에도 무척 힘썼습니다. 세종 대에 한글로 된 각종 서적이 편찬된 것도 결국 백성들 보라고 한 것이었죠. 그러면서 고려 시대까지 지배계급과 유리되어 있던 피지배계급인 농민들이 지배계급과 동질의식을 갖게 되고, 그 결과 임진왜란까지만 하더라도 양반의병이 주류이던 것이 구한말이 되면 평민의병장도 출현하기에 이릅니다. 사실상 한국의 민족주의는 그러한 유교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죠. 아마 이것이 가장 클 겁니다. 그 예나 도덕과 같은 것은 유교가 아니더라도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될 것들이지만, 유교로 인해 조선은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중앙집권적인 관료국가를 완성했죠. 참고로 비슷한 시기 유럽을 보면 비슷한 형태의 관료국가가 나타나게 되는 건 17세기 이후입니다. 그나마 중앙집권적인 관료국가는 18세기에나 겨우 출현하죠.

 

그리고 또 하나 장점을 꼽자면 높은 교육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를 공격해 왔던 프랑스 군인의 기록에서도 조선인은 허름한 집에서도 책이 없는 곳이 없다고 되어 있었죠. 하멜 표류기에도 조선인은 두 가지 문자를 가지고 있는데 쉬운 것은 대개 읽고 쓸 줄 알았고, 어려운 것도 아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것으로 배움을 장려하는 유교문화의 영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인 높은 교육수준도 여기서 나온 것이죠. 다만 그로 인한 부작용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요.

 

유교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사상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볼 때 조선사회의 모순을 애써 유교와 연관지으려 하니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이죠. 이슬람권의 전근대적인 전통사회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이슬람과 연결지으며 이슬람을 비하하는 것과 비슷하죠. 물론 그러한 모순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자면 유학자이던 당시 지배층들이 유교를 이용하여 그리 한 정황이 더 크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아직도 쓸모가 많은 게 유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