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을 빕니다.
저도 성경을 처음 펼쳤을 때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누구도 시원하게 대답해 주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성의껏 답해 보겠습니다.
성경은 기록되던 그 시대마다 역사를 해석하여 갈길을 밝히 보여주는 책입니다.
첫 성경인 창세기가 역사서이고 마지막 책인 요한 계시록도 역사에 대한 해석서입니다. 사실 우리가 오늘을 잘 살려면 가장 중요한 지식은 올바른 역사관입니다. 사람은 역사를 알면 누구든지 겸손하고 지혜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에 무지하면 그는 철없는 망나니가 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아무리 똑똑하고 제잘난 맛에 사는 얼짱 킹카라도 엄마 뱃속에서 흔적도 미미한 세포 하나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똥싸고 오줌싸면서 야단 맞으며 컸습니다. 마치 지가 스스로 오늘의 자기가 된듯 설치는 사람은 과거를 잊고 오늘만 자랑하다가 결국 미래를 잃어버리는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입니다. 요즘 시대가 포악하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은 올바른 역사관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 누가복음의 족보는 역사를 요약한 것입니다.
그들 하나 하나의 이름은 성경을 모르는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성경을 어려서부터 줄줄 외는 유대인들에게는 역사 그 자체입니다. 마태와 누가가 역사를 이렇게 간단히 요약했는데 그것은 당시에 책을 쓴다는 것이 요즘과는 아주 형편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종이(파피루스, 양피지)와 잉크가 매우 고가이며 귀했습니다. 책을 쓸 때 요즘처럼 마음껏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 쓰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요약된 이름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설교와 강의 제목들이었을 것입니다.
역사의식은 예수님의 첫 설교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마가복음에 족보가 없다고 했는데 마가복음의 족보는 1;15에 "때가 찼고"라는 한 마디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때가 찼다"는 것은 예수님의 역사 해석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실 역사를 해석하지 않고 무슨 권력을 행사하며 지도자가 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이비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모 재벌그룹의 회장이 아들을 대신하여 보복폭행을 했다가 감옥에 간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나라가 돈이면 뭐든 다 되던 나라에서 여론과 법이 우선인 나라로 자랐다는 역사적인 변환을 모른 무지 탓이 아니겠습니까?
신역성경이 기록되던 시대는 지금과 아주 비슷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지중해 세계가 로마의 깃발 아래 통일되었습니다. 당시 들은 자기들보다 훨씬 앞선 중국 문명을 모르고 오직 지중해 연안과 인도 정도가 세계의 전부인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세계가 로마 황제의 지배를 받게 되자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들은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에 유대민족이 바로 세계 모든 민족에게 복의 근원이 되도록 하나님이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논쟁과 분파가 많았습니다. 헤롯당은 로마에게 협력해야 신앙도 나라도 지킬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리새파는 오직 율법을 문자 그대로 지키면 메시야가 와서 로마 제국을 무너뜨리고 유대민족이 세계를 다스리게 될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열심당은 테러와 혁명으로 로마에 저항했습니다. 사두개파는 로마에 아부하면서 성전의 막대한 헌금과 이권을 챙겼습니다. 엣세네파는 광야에 은둔해버렸습니다.
그들 모두의 특징은 현실 문제에만 집착해 있는 것이었습니다.
세례 요한과 예수님은 오셔서 역사의 뿌리부터 시작하여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다시 해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통치는 로마의 식민지배와 무관하게 지금 여기에서 두 세 사람만 있어도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교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설교한대로 함께 살며 가르쳐 제자를 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이어져 내려온 참 종교의 역사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은 수백년동안 혼자서도 꾿꾿이 하나님을 잘 섬겼던 것입니다. 우리도 그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님 앞에 홀로서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성경의 역사관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족보가 기록된 것입니다.
지금은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가 세계화되어가는 시대입니다. 얼마전까지도 동서 양 진영과 둘 중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비동맹으로 세계는 3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로마 제국의 시대와 같이 세계가 하나의 문명권 안에 있습니다. 그로 인한 혼란과 무질서가 세계를 휘감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갈 길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역사를 꼼꼼히 뒤돌아보고 오늘을 해석하고 내일을 향한 비젼과 실천방향을 정하여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야 합니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더 정직한 자기 반성과 선명한 미래 비젼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사실 요즘의 교회는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만큼이나 갈피를 못잡고 비실거리는 모습입니다.
마태와 누가의 족보는 역사관을 의미합니다. 역사관이 바로서야 역사를 주도하고 앞서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수로 출발한 기독교는 300년이 못되어 로마 제국을 이끄는 역사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때에 비해 역사의 템포가 매우 빠릅니다. 그러므로 역사의 바른 해석과 방향이 나오기만 하면 10년 안에 세계화된 세계는 새로운 질서와 발전모델을 따라 흘러갈 것입니다. 지금은 못사는 나라가 많고 선진국이 적습니다. 세로운 모델은 선진국이 많고 못사는 나라가 극소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
그것을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험해 나가야 합니다. 함께 하시지요.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