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역개정판이란 무엇인가?
한국교회가 1961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는「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개정한 것입니다.
성경을 왜 개정합니까?
학교 교과서와 일반 출판물에서 쓰는 한글 맞춤법이 변하고, 사람들이 사용하는 현실 언어도 변합니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우리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지난 백 년 동안 우리 언어는 많이 변하였습니다. 우리 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언어가 변화합니다.
성서학 고고학 언어학 등 관련 학문들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성경 원문의 의미가 새롭게 밝혀지기도 하고, 더 정확한 뜻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언어의 변화와 학문적 성과를 번역에 반영할 필요가 생기는 것입니다. 「개역한글판」은 한 세기 전에 번역된 것이어서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쉽게 표현하기 위해서 개정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도 성경을 계속 개정해서 사용하나요?
대표적인 영어 번역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왕역」(The King James Versions, 1611)은 여러 형태로 개정됩니다. 「영어개역」(English Revised Version, 1881/1885), 「미국표준역」(The American Standard Version, 1900/1901), 「미국 개역 표준 성서」(The Revised Standard Version, 1946/1952) 들이 그 개정들입니다.
루터역이 완역되어 나온 것은 1534년입니다. 루터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그의 번역을 계속 개정하였으며 1534년부터 1546년 사이에 열한 번이나 개정을 거듭했습니다. 마지막 판은 그의 사후에 나온 것입니다. 영어 불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등, 모든 언어로 번역된 성경들이 계속해서, 개정이 되거나 새롭게 번역되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언어의 한 세대를 30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성경도 불가피하게 이 정도의 주기로 개정을 하거나 새롭게 번역을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 종류의 번역 성경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경을 공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 성경을 정해서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서, 중요한 구절들을 암기하며 공부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또 서로 다른 여러 가지 번역 성경을 비교하면서, 본문의 속뜻을 더 깊이 연구해 가는 것도 성경을 공부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어느 한 쪽이 맞고 다른 쪽이 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번역본에 따라 번역이 달라지는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번역의 대본으로 삼는 그리스어 성경 본문에 따라, 또는 「표준새번역」과 「개역」의 번역이 다른 것처럼 번역 원칙에 따라 번역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본문이 여러 가지 의미로 이해될 수 있을 때에, 번역은 필연적으로 그 가운데에서 한 가지 뜻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때에도 번역본에 따라 본문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표준새번역」에서 난하주에 '또는'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주를 달아 놓은 경우나 개역 성경에서 '혹'으로 시작되는 난하주가 있는 본문이 대부분 이러한 경우입니다.
또한 수용언어의 지리적 환경이나 지역, 문화에 따라서도 번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약에서 (없음)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성경이 틀린 것 아닌가요?
고대에 기록된 본문에는 보이지 않고, 후대에 기록된 본문들에만 보이는 첨가 본문입니다. 고대 사본에 없는 것은 번역 본문에 반영하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후대에 첨가된 본문은 난외주에 번역하여 넣었습니다.
마태 17장 21절의 경우도, 원본에 가까운 고대 사본에 이 구절이 없기에 이 본문 안에서는 21절이 나오는 위치에 "(21절이) 없음"이라고 표기하였는데, 후대의 사본에는 이 구절이 들어 있어서 난외주에 "어떤 사본에, 21절 '기도와 금식이 아니면 이런 유가 나가지 아니하느니라'가 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성경에 처음으로 장과 절을 붙일 때에 기준이 되었던 성경에는 있었던 부분이지요. 그 후로 그리스어 성경 본문에 대한 연구가 깊이 이루어져서, 이러한 어떤 부분은 더 고대에 기록된 본문에는 보이지 않고, 후대에 기록된(필사된) 본문들에만 나타난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연구 결과, 최초의 본문에는 없었던 것이 후대의 기록(필사) 때에 '첨가된 본문'으로 판정을 받은 부분입니다.
첨가된 부분이 없는 본문을 기준으로 장 절 자체를 다시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장 절 체계도 나름대로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역사성을 가지게 된 것이므로, 새로 장 절 체계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또 첨가된 본문으로 판정을 받은 부분도 교회에서 오랫동안 읽어 왔던 부분이므로 아주 없애버리지는 않고 본문 아래에 두어서, 포함시켜서 읽을 수도 있도록 한 것입니다.
개역개정판은 어디를 얼마나 고친 건가요?
「개역개정판」 성경은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감안하여 꼭 고쳐야 할 부분만을 개정하였기 때문에, 현대어 역본처럼 변화한 곳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개역한글판」 성경의 번역을 최대한 존중하였으며, 개역 성경의 문체를 그대로 유지하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신약 12,823곳, 구약 59,889곳이 수정되었으며 수정내역도 오역을 개정하고 어려운 말을 쉽게 개정하였으며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 따라 표기를 올바르게 고쳤습니다. 원본의 번역문제, 장애인 용어의 수정, 음역문제와 우리말 표현을 다듬고 뜻을 더욱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을 "하나의 성경"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무슨 뜻인가요?
한국 교회 백년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한국 모든 교회에서 읽어온 하나의 성경이라는 뜻입니다. 이 "하나의 성경"은 1911년에 번역이 되었으며, 1938년에 개정하여 「개역」이 되었고, 1952-1961년에 한글맞춤법 통일안(1933)에 따라 다시 맞춤법을 전면적으로 고쳐서 「개역한글판」이 되었고, 1998년에 다시 달라진 맞춤법을 따라 본문의 맞춤법을 고치면서 옛 말과 어려운 한자어와 이해하기 어려운 본문과 잘못된 번역과 장애인 관련 용어 등, 전면적으로 검토를 하여 개정을 하여 「개역개정판」이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 교회에서 이 성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개역개정판이 현행 맞춤법을 따랐다고 하던데, 옛말을 그냥 두면 안 되나요?
"-하시니라"와 같은 옛 문체는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이것은 틀리거나 잘못된 표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냥 두었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옛 말들은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이나 어린이들을 배려하여 쉬운 말로 바꾸었습니다.
지금 쓰지 않는 옛 말을 쓰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 말고도,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오래 된 것 = 낡은 것 = 할머니 할아버지나 읽는 고리타분한 것 = 버려야 할 것"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초 중등학교 학생들이 성경을 읽을 때에, 현행 학교문법과 다른 표기를 접하게 되므로, 언어 생활에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성경은 틀린 곳 투성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그야말로 모든 것의 표준이 되어야 할 경전으로서의 성경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손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한국 교회 앞으로의 백년을 위해서 지금 우리 모두가 크게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입니다.
교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교회의 반응은 신중합니다. 1) 1961년판 「개역」이 너무 어려워서 현대어로 개정을 해 주던가 달리 새롭게 번역을 하여 달라고 빗발치게 요청한 교회가 있었는가 하면, 2) 번역은 한 번 했으면 되지 왜 자꾸 개정, 혹은 새로운 번역을 하는가 하면서 걱정을 하는 교회들도 있었습니다. 3) 세계 번역의 역사에서 볼 때 이러한 대조적인 반응은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늘 있어왔습니다.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교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한 선택에 대하여 후회하는 교회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러한 개정판을 출판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으며, 개정자들을 파견한 교단들과 개정자들의 수고와 성서공회의 중재 역할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더 본격적으로 개정하지 않고, 최소한도의 개정만을 한 보수적 경향에 대하여 불만을 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개역한글판」의 전통을 이어가려고 하는 「개역개정판」의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는 분들은 이런 점에 대해서도 폭넓은 아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용을 주저하고 있는 교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복잡합니다. 1) 일제히 책을 바꿀 때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 2) 고치려면 좀 더 확 고치지 개정이 미흡하다는 견해, 3) 혹시 신학적으로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가 하는 기우, 4) 현재의 「개역한글판」 사용에도 불편이 없다는 안이한 생각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자기들이 지금 읽고 있는 성경이 지난 한 세기 동안 수십 차례 개정을 거듭한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1887년의 신약이나, 1900년의 신약, 1911년의 구약을 읽으라고 하면 아마 기겁을 할 것입니다. 1961년의「개역한글판」은 오늘의 독자들, 특히 어리거나 젊은 세대에게는 닫혀 있는 고전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대한성서공회의 보급 대책은 무엇인가요?
1)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보급 기간에 한하여 종전 반포가의 1/2에 해당하는 특별 반포가로 반포될 것입니다. 2) 개역 개정판이 개역 한글판에 비해 가독력이나 이해의 정도가 얼마나 더 빠르고 정확한 것인가에 대한 홍보가 계속될 것입니다. 3)신학적 검증은 끝났습니다. 「개역개정판」이 「개역한글판」과 비교해 볼 때 신학적으로 이 두 번역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지난 5년 동안에 검증이 되었습니다. 아직 덜 개정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은 앞으로 장기적인 새로운 2차 개정 때 범교단적으로 검토되어 개정에 반영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를 위하여 개정 대상이 되는 본문에 대한 검토와 연구는 「성경원문연구지」를 통하여 계속 축적되어 갈 것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한가요?
대세는 「개역개정판」이 한국교회의 강단용 성경의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지금의 현행 맞춤법과는 다른 맞춤법이 사용된 「개역」, 난해한 한자어가 많은 「개역」,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곳이 많은 「개역」은 지난 한 세기에 큰 공헌을 하였지만 이제 새 세대는 새 개정판을 선택할 것이고,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전파에 걸림이 되는 장애를 제거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