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한때 친박으로 분류됐지만,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죠.
때문에 청와대와 친박계로부터 단단히 미움털이 박혔고, 결국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 공천을 마무리지으면서도 3월 23일까지 대구 동구을 공천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질질 끌다가 결국 유 의원이 후보 등록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합니다. 이에 새누리당은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공천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공천을 승인하기 위해 찍어야할 도장을 찍지 않아 이른바 "옥새 파동"이 발생하게 됐는데, 이에 친박계 역시 총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로 특히 수도권에서 야당에게 패배할 것을 우려하여 김무성 대표와 딜을 하게 됩니다.
바로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오(은평을),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아예 내지 않기로 하고, 송파을에도 자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합니다. 대신 친박의 경우 정종섭, 추경호 등 이른바 '진박' 후보들을 여당의 텃밭인 대구에 공천하는데 성공합니다.
다시 말해 친박과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박 간에 공천 갈등이 딜을 통해 봉합된 것이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5/2016032502395.html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5/2016032502346.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5/2016032502547.html?related_all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에 국정을 탄력적으로 뒷받침해줄 인물들을 국회로 보내고 싶어해서 진박 후보들을 텃밭인 TK에 공천하고 싶어했는데, 이번 딜을 통해서 친박계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된 것이며, 김무성 대표는 자신의 사람들을 지켜낸 셈입니다.
그러나 은평을과 대구 동구을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유재길, 이재만 후보는 당연히 반발했죠.
계파싸움을 이해하지 않으면 결코 정치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당 뿐만 아니라 야권의 경우에도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서로 기싸움을 펼치고 있으며, 국민의 당 및 정의당과의 야권연대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20대 총선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도 비방이 난무하고 후보가 난립하여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4월 13일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