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재검 받기전까지 키가 더 큰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현역판정받기 어렵지
않을까요? 그리고 얼마전에 대학생4급의 경우 현역으로 판정한다고 했는데
병무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시거나 전화로 알아보시는게 제일 빠를것 같습니다.
만약 현역으로 판정받으신다면 그 아래에 있는 의문사항들은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신병훈련수료하시면 의문점이 다 풀릴것 같습니다. 그래도 답변드리면..
1. 전투복(흔히 군복이라고 하시는)은 맞추는 것이 아니고 제일 큰것은 1호
제일 작은 것은 7호로 몸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겁니다. 전투모, 전투화도 각
치수별로 다 있고 자기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거구요. 님의 경우 제일 작은
전투복도 크다 싶으시면 일단 자대가시기 전엔 방법이 없을듯 하구요. 자대배치
받으시면 고참들이 다 알아서 해줄겁니다. 휴가나 외박나가서 기장을 줄일수도
있구요.
휴가,외박 장병들을 민간인들이 볼때의 시선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님처럼 군입대를 앞두거나 휴가나와서 사복입고다니는
군인들이 가장 전투복 입은 군인들에게 시선을 많이 줍니다.
키가 작은 것을 가지고 "저 사람은 키가 작네"하는 생각은 그 사람이
군인이냐 민간인이냐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계신
컴플렉스는 스스로 극복하시고요. 나와 조금 다른 것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가장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신경쓰지 마세요.(물론 이렇게 말씀드려도 님이
진정으로 극복하시는 것만이 방법이겠지만요)
2. 저도 전역한지 4년이 넘었고 요즘 군대는 나날이 바뀌고 있어서 잘은 모르겠
지만요. 이것 저것 막 시키는 고참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는 거구요.
그런 고참이 있다해도 할게 없는데 억지로 시키지는 않죠. 하지만 못하는
장기라도 자신있게 노래라도 한 곡 뽑으면 이쁘게 보이죠.
만약 못하는 장기를 억지로 지속적으로 시킨다면 가혹행위에 해당되겠죠.
요즘군대에서 구타가혹행위 엄격히 단속하니까 굳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3. 행정병이나 취사병이 편하다는 말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말씀입니다.
물론 행정병은 일반전투병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합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자질구레한 훈련에서 열외(제외)될 수도 있구요. 비교적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을하니 편한 것 처럼 보이죠.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야근
검열이 다가오면 며칠씩 밤을 새는건 당연한 일이구요. 간부들과 일을하다보니
간부들 비위맞춰야되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취사병도 일반전투병이 못하는 것을 많이 하죠. 남은 부식(반찬거리)으로 요리도
해먹고, 가끔 돼지고기라도 남으면 몰래몰래 술한잔 할수도 있고. 취사병 휴게실
에는 TV도 있어서 짬밥 안될땐 좋죠. 물론 근무도 열외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
할때 가장 힘든 보직이 취사병입니다. 남들보다 1시간 먼저 일어나서 밥을 합니
다. 조식,중식,석식 꼬박꼬박 챙겨야됩니다. 쉬겠다 싶으면 다음 식사 준비해야
됩니다. 부대회식이나 행사라도 있으면 죽어납니다. 여기서도 간부들은 취사병을
괴롭히죠. 짜다 맵다 싱겁다 이거 만들어라 저거 만들어라..
우리나라 65만 군인장병들 통털어서 진짜 편한 소위 땡보직이라고 할만한데는
몇군데 안됩니다. 물론 카투사는 65만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ㅋㅋ
어느 부대에서 어떤 보직으로 군생활을 하든 자신의 군생활이 제일 힘듭니다.
원한다고해서 전부 그 보직을 받을 수도 없거니와 '어떤 보직이 편하다'는 말만
듣고 그 보직을 받는다고 해도 힘든건 다 마찬가지입니다. 단, 본인이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과 관계된 보직을 받으려면 입대전에 소정의 절차를 거친
사람에 한해서 우선적으로 보직배정을 하게됩니다. 이 또한 병무청에서
자세히 아실 수 있을겁니다.
4. 운전병으로 지원하시려면 2종보통면허만 있어도 됩니다. 물론 면허증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구요. 3번에서 말씀드린 소정의 절차를 거치시면 운전병으
로 차출됩니다.
운전병도 힘들죠. 앉아서 자동차만 운전하는 것이 운전병이 아닙니다.
위병소(부대정문)를 자주 드나들 수 있어서 갇혀있다는 느낌도 덜 받을 수 있고
가끔 먼곳으로 가야하는 간부들의 운전병으로 뽑힌다면 전라도에서 서울까지도
올 수도 있고, 물론 민간인도 많이 볼 수 있겠죠. 힘든 일인만큼 휴가도 비교적
자주 갈 기회가 많다는 점등이 장점이겠죠. 하지만 자동차는 기계입니다.
'기계를 만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한 자동차는 비쌉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2-3년 사이에 군용
짚차도 신형(쌍용자동차,레토나)으로 많이 바꾼다고들 하던데요. 제가 군생활
하던 2000년에 부대에서 반납(폐차)되는 구형짚차가 1984년 생산된 것이더군요
저는 운전병은 아니었습니다만 무전병이어서 짚차 탈일이 좀 있었죠. 그 짚차도
수명이 다 해서 반납하는게 아니라, 신형짚차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했기때문이랍니다. 일반적으로 승용차 몇년 타신다고 보십니까? 길어야 5-6년
입니다. 그런데 군대에선 그만큼 자동차 정비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러기
위해선 말그대로 비가오나 눈이오나 가용한 상태로 자동차를 유지해야합니다.
빡샙니다.
근무는 부대 사정에 따라 다르겠죠. 인원이 많으면 근무일수가 적어져서
다소 편할 수도 있지만, 인원이 적으면 비번(쉬는날)없이 설 수도 있고요.
위병근무, 경계근무, 초소근무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이등병 혼자 서는게
아니고 사수인 고참과 함께 서니까 걱정안하셔도되고, 암구호나 잘 숙지하세요
마지막으로 군생활이 힘들다는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궁금해하시는데요.
제가 반문해 볼게요. 사는게 힘들다는게 무슨 뜻이죠?
'성적이 안나와서 걱정이다. 사는게 힘들다.'
'월급이 석 달째 밀렸다. 이번 달엔 카드값 어떻게 매꾸나. 에효 힘들다'
'아버지가 편찮으시다. 수술결과가 안 좋다는데. 어떡하나..'
이런거 아닐까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힘든 일은 모두 다릅니다.
군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되는 사역(작업)에 몸은 피곤한데, 새벽에
일어나서 근무도 나가야된다. 힘듭니다.
내일이 검열인데 보고서 작성이 다 끝나지 않았다. 우리 직속상관은 상관도 안하
고 잠만 잔다. 관물대에 빨래감이 쌓여있어서 냄새난다고 고참이 열라게 갈군다.
무엇때문에 힘든지 딱히 정해서 말할 수 없는 것은 사회생활이나 군생활이나
똑같습니다. 결론은 힘들다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가야한다면 몸건강히 전역하는게 가장 큰 복입니다. 님 처럼
4급이 나왔는데 현역을 가고싶어하시는 분이라면 군생활 잘한다는 말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일단 키가 1cm 모자라는데 군에 어떻게 왔어? 라는 질문을 들으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군대에 꼭 가고 싶어서 왔습니다. 뭐 이런식으로 답변하
지 않으실까요? 남들보다 첫인상은 좋게 보이실겁니다.
이러한 질문들 많이 하시는데 입대하시고 조금만 지내보시면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하실겁니다.
조언이 도움이 되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