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두를 직접 로스팅하는거라면, 괜찮습니다. 저도 오픈 전에 로스팅 배우면서, 집에서도 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는데, 생두랑 볶은원두 가격차이가 5배 가까이 되다보니, 금방 본전뽑습니다.
다만, 가정용 전동로스터들이 대체로 배전 시간이 늘어져서, 향이 날아가고 맛이 없습니다. 사실 가스 안쓰는 열풍식은 수백만원 가도 좀......... 대량생산 공장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개인로스팅하기에는 정밀도가 심하게 떨어집니다.
팔아픈걸 감수하시더라도, 수망이나 도자기 로스터를 쓰시면, 익숙해지면 정말 괜찮은 맛을 내실 수도 있구요. 단점이 도자기로스터는 나름 깨끗하게 잘 볶아지는데, 12분로스팅해서 3~4잔 나옵니다. 수망은 채프가 펄펄 날리는 대신, 같은 시간에 10잔도 로스팅 가능합니다.
후라이팬 로스팅은 생각보다는 괜찮은데, 도자기로스터처럼 굴려주는 홈이 없다보니, 군데군데 타기가 쉽고요. 오븐로스팅은 하지 마세요.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향커피들같은 경우 향을 제대로 잡아줄수가 없습니다.
좀 올라가면
이런 방식의 통돌이 로스터도 있는데, 칼디는 제가 써본 바로는, 온도계에 의존하면 안됩니다. 2차크랙이 온도계 최고수치를 넘어서 터지다보니, 프로파일 조절이 안된다는거......... 빼고는, 실내 환기만 잘해주면 상당히 맛있는 커피가 나옵니다.
위로 올라가면, 100만원대 홈로스팅기보다는, 좀 더 올라가서 200만원선의 토리스터, 부자로스터같은 업소용 미니로스터로 바로 올라가시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200만원대 애들은 대형 업소용 기기를 축소해놓은 반면, 100만원짜리들은 가정용을 크게 늘려놓은거라, 성능차이가 납니다.
2. 원두 파는 카페는 엑스데일리도 있고, 옥션이나 11번가에서 "로스팅 원두" 검색해보시면, 막 500그램 셋트로 파는 곳도 많은데요.
원두가 최적의 맛을 유지하는건, 기껏해야 2~3주 이내입니다. 프렌치 이후의 다크로스팅은 1주 넘어가도 담배향이 나기 시작하고요. 로스팅을 잘못하면, 1주일 지나면 잡초맛이 살아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라인더를 사신다니 다행이지, 분쇄원두는 그나마도 5배이상 빨리 산패합니다.
핸드드립 원두커피는 10그램 1잔이므로, 14일에 원두커피 50잔 드실 자신이 없으시면, 가급적 500그램같은 대용량은 안사시는게 낫습니다.
3. 맛있는 원두........ 100그램에 3만원 넘는 블루마운틴........ 같은건, 충분히 원두맛을 느끼실 수 있게 된 후에 드세요.
입문 원두는, 콜롬비아 수프리모, 과테말라 안티구아같은 쌉쌀한 커피로 시작하시면, 나중에 예가체프같은 새콤한 원두를 먹었을때 차이가 확 와닿으실 겁니다.
추출도구는 프렌치프레스 추천합니다. 핸드드립은 학원 안 다니고 제 맛을 내기가 가장 어려운 추출방법입니다. 난이도도 업소용 에스프레소머신보다도 몇배는 힘듭니다.
4. 팔힘에 자신 있으시면, 칼리타 핸드밀도 괜찮긴 한데요.
업소에서 핸드드립용으로 가장 흔하게 쓰는 페이마 600N이, 15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한번 투자하시면, 가정용으로는 날 갈아가면서 죽을때까지 쓸 기기입니다.
믹서기처럼 날이 가로로 돌면서, 시간으로 굵기를 맞추는, 5만원 안쪽의 저가 기기는, 사실 안사시는게 좋습니다. 돈이 엄청 없고, 팔도 아파서 핸드밀은 못해먹겠다! 할 때 쓰는게 그런거죠.
5. 나중에 원두커피 맛 구별이 좀 된다 싶으면, 테라로사, 보헤미안, 커피커퍼, 전광수, 허형만같은 유명커피숍 로스팅 원두를 구매해서 드셔보세요.
같은 생두, 같은 색깔 로스팅이라도, 로스팅 노하우에따라 맛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