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님의 상황과 질문 내용을 상세히 적어주셔서 보다 자세한 답변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목적은 고시 2차 답안 작성용이시군요.
사실 한두번 쓸 펜도 아니고, 가격도 일반 볼펜대비 상당히 비싼 편인데다가,
만년필이라는 것이 같은 제품도 편차가 좀 큰 편이라서 오프라인 구매를 권장드리는 것입니다.
잠깐 시필한다고 만년필의 모든 능력을 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용이하겠죠.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으신 듯 보여서 일단 온라인 구매를 가정하고 답변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고시용으로는 펠리컨 M200을 가장 많이들 쓴다고 하는데, 어떤 분 말씀 들어보니까 유럽 브랜드들은 가장 얇은 촉인 EF도 너무 굵다고 해서요. 그러면서 일본 브랜드 세일러의 프로페셔널 기어 슬림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프로기어 F 정도면 적당한 굵기일 것 같아고 하면서요.
제가 써본 만년필이 로트링 아트펜 EF 인데 그정도의 굵기면 딱 맞는데 그것과 비교해서 어느정도일지 궁금합니다.
-> M200 EF면 아트펜 EF와 같거나 아주 약간 더 가늘게 나옵니다. 저도 아트펜EF를 써봤는데
잉크 흐름이 워낙 좋아서 종이 질이 안좋으면 잉크가 퍼져서 필기선이 조금 두껍습니다.
M200은 그보다는 약간 절제된 듯한 느낌이에요. 충분히 답안지용으로 좋습니다.
세일러 F는 펠리칸 EF보다 더 가늘어요. 하지만 정말 가늘은 글씨가 필요하시면
세일러 F촉도 좋은 선택일수 있습니다. 같은 잉크와 종이를 쓴다면
일반적으로 아트펜 EF>펠리칸 EF>세일러 F 로 줄을 섭니다.
고시용으로 쓰이는 것들 중 유럽에서 좀 두툼한 녀석이라면 라미EF가 좀 두껍고요.
신형 파커45는 좌절입니다(F촉뿐입니다.). 구형 XF촉을 구하지 않는 이상 상당히 무리에요.
그리고 구입처에 대한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상기 모델의 가격을 보니까 국내 정식 샵에서의 가격이 189,000원인 반면, 구매대행 사이트에서의 가격은 130,000원 입니다. 웬만하면 고민없이 정품을 사겠는데 가격차이가 거의 1.5배 정도이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네요. 구매대행으로 구입하면 정상적인 제품이 아닐 경우도 있나요? 그리고 구매대행으로 구입 한 제품은 국내 샵에서 수리가 불가능 해서 저런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암튼... 펜샵하고 재팬나인 두 군데 중 어디에서 살지 고민인데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고수님의 답변을 듣고 싶어 이렇게 문의를 드립니다.
-> 사실 몽블랑이나 듀퐁, 카르티에 등이 아니면 가품이 거의 없어요. 구매대행으로 사게 되면
수리를 유상으로 받거나, 구입처 또는 본사(펠리칸이면 독일이죠^^;;)로 AS보내셔야 합니다.
AS기간은 전자의 경우 일주일 내외, 후자의 경우 몇달 정도 걸립니다.
재팬나인의 경우 펠리칸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찾아봤는데 없네요..
온라인으로 사시는 경우라면 정품이 훨씬 유리합니다.
오프라인 구매라면 병행품이라도 직접 보면 좀 괜찮은데 온라인 구매라면
상품 받아보고 만약 문제 있으면 택배로 교환이나 환불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와 소요시간,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생각한다면 고시생일 경우 돈 몇만원이 문제가 아닐겁니다.
온라인 구매는 웬만하면 정품으로 하시길 권장드립니다.
만년필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의 경우는 해외에서 직접구매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그 경지에 다다르기엔 시간과 돈이 상당히 많이 소요됩니다.
마지막으로 만년필은 새제품이라도 닙의 상태나 이런 걸 직접 보고 사야한다는 말도 있던데 구체적으로 뭘 확인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 어차피 실사용하실 것이므로 잔흠집이야 금방 생길 것이므로 몸체에 큰 흠집이나
도금, 조립 등에 문제가 없는지 간단히 살펴보시고요.
닙의 경우, 슬릿이 만년필 펜촉 정중앙에 나 있는지
(양쪽 크기가 대칭인지 보면 됩니다)
펜촉 끝 이리듐은 5:5에 가까운지
(완전한 5:5는 찾기 힘듭니다. 4:6정도만 되어도 양호해요),
펜촉 뒤 피드가 펜촉 정가운데에 위치하는지
(가끔 틀어진 녀석들이 있습니다. 이것때문에 이리듐 높이가 어긋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길이 안들고 틀어지거나, 길드는 과정에서 종이를 상당히 많이 긁을 수 있습니다.)
정도를 체크하시면 되고요. 맨눈으로는 솔직히 힘드므로
10~15배율의 루페가 있으면 참 좋습니다만(싸구려도 상관없어요)
뭐 없으면 돋보기도 상관 없습니다. 이리듐 확인할 때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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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용으로 자주 쓰이는 만년필은 보통 정해져 있는 편입니다.
자기 손에 맞는 녀석이 제일 좋은 거겠죠. 하지면 고시생은 학생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제약을 받아서,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면서 고시용 펜의 요구사항인
많은 잉크저장량, 가벼운 무게, 신뢰도(언제나 일정한 필기성능), 내구성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부합하는 녀석들로는 다음의 펜들이 있습니다.
로트링 아트펜
->본래 미술용이라 캡도 뒤에 안꽂아지고 잉크량도 평범합니다만 가벼운 무게와 긴 몸체에서 오는
무게밸런스, 상당한 내구성 그리고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습니다. 잉크량이 부족해도
수량으로 승부하면 됩니다. 컨버터포함 2만원대면 한자루 구하니까요. 3자루면 시험장에서 넉넉하고,
4자루면 걱정이 날아가버립니다. 실제로도 꽤 많은 학생들이 사용합니다.
라미 사파리
-> 삼각그립이라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립니다. 집필법에 따라 엄청 편하거나, 아니면 모나미153만 못한
펜이 될수도 있습니다. 아트펜보다 꽤 비싸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습니다.
특이한 펜촉교체 방법으로 인해 펜촉 값이 굉장히 저렴하며, 고가 기종의 금촉도 호환되므로
입맛대로 바꿔끼워 쓸 수 있습니다.
펠리칸 트래디셔널 계열
-> M400부터 시작하는 소버렌 계열은 비싸니까 제외합니다.
계열로 표시한 이유는 제품군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M200이 표준이며, 장식부가 은장인 M205, 조금 작은 사이즈의 M150,
금속에 락카처리한 몸체로 좀 묵직한 M215가 있으며, 한정판이었지만 속이 다 보이는
데몬스트레이션 버전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선호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무게와 많은 잉크량, 유럽펜 중에서는 그래도 표준적인 선 굵기, 나이들어서도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적절한 디자인 등 고시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가장 근접한 펜입니다.
워터맨 찰스톤
-> 워터맨 쪽에서 고시용으로 가장 많이 답변확정되는 제품입니다.
무려 18K의 금촉이 장착되어 있습니다만, 상당히 강성이라서 속기에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엑스퍼트가 엄청난 무게로 외면받는데 비해, 펠리칸보다는 무겁지만
그래도 워터맨치고는 좀 가벼운 편이라 나름대로 사용자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세일러 프로기어슬림
-> 세일러는 세필을 원하는 학생들이 찾지만, 사실 답안지에 만년필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나이든 교수님들이 채점을 쉽게 하기 위해 좀 두툼하고 진한 필기선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있는데
그 관점에서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세일러 컨버터는 잉크량이 좀 많이 적습니다.
대신 적게먹고 적게싸는 녀석이라 크게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만 심리적으로 불안하긴 할겁니다.
보통 글씨를 작게 쓰거나 깔끔하길 원하는 학생들이 선택합니다.
펜촉은 14K이지만 세필이므로 연성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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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트펜이 손에 맞으시면 여러 자루 구비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정 다른 펜으로 하시겠다면 펠리칸 M200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찰스톤이나 M215는 20g을 넘어갑니다. 다만 손아귀에 펜을 눕히는 집필법이면 무리없을 수도 있습니다.
손에 맞아서 세일러로 가신다면 모를까, 단순히 글씨굵기 때문에 세일러 프로기어슬림으로
하시려는 것이면 잉크를 바꾸시길 권장드립니다.
글씨 굵기는 펜촉두께, 잉크 점성, 지질(紙質)이 결정합니다. 따라서 펜과 종이가 정해졌더라도
점성높은 잉크를 사용함으로써 필기선을 조정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점성 높은 잉크는 S.T.Dupont이나 오로라, 또는 안료형인 세일러 극흑 잉크 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