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가 자본론을 '모르겠다'한 이유?

케인즈가 자본론을 '모르겠다'한 이유?

작성일 2003.08.09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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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공황으로 휘청거릴 때 케인즈가 수요이론을 발표해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 버나드 쇼가 이런 케인즈에게 맑스의 자본론을 읽어 보라고 2변이나 권했다 합니다.
케인즈가 읽고나서 버나드 쇼가 어땠냐고 묻자 케인즈 왈,
" 뭔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답니다.
경제학에 조예가 있으신 분들..
왜 케인즈는 자본론을 이해도 못할 이론이라 했을까요..
의견 부탁드립니다.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결론부터 말하자면..
케인즈가 ‘모르겠다’고 한 것은…그냥.. 반어법의 수사학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우선 토드 부크 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이승환 옮김, 1994, 김영사)에 있는 관련 내용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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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르크스는 현대 경제학에 어떤 공헌을 했나?

(전략)..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극작가 쇼(G.B. Shaw)는 케인스(J.M. Keynes)에게 마르크스의 일독(一讀)을 권유했었다. 케인스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자본론’에 대한 제 견해는 '코란(the Koran)에 대한 제 견해와 같습니다. '자본론’이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책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자본론’을 영감(靈感)의 보고(寶庫)요 만세반석(萬世盤石)으로 우러러 보는 수 많은 이들 중에는 바보가 아닌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시인합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읽어보면 이 따위 책이 어찌하여 그토록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 아연해 집니다. 지루하고 시대착오적이며 논쟁을 위한 논쟁으로 가득찬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먼저 말했듯이 저는 '코란’에 대해서도 동일한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들이 어떻게 불 같은 기세로 세계의 절반을 잠식할 수 있었을까요? 통 모를 일입니다.
제 이해에 무슨 착오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자본론’과 ‘코란’ 둘 다 믿으십니까? 아니면 자본론만 수용하십니까? 제가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자본론’의 사회학적 가치가 어떠하든 간에 경제학적 가치는 제로라는 사실입니다.
비건설적이고 단절적인 영감의 명멸(明滅)효과를 제외하고는.
만약 제가 한번 더 읽겠다면 선생님께서도 한번 더 읽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쇼는 한번 더 읽었다. 케인스도 한번 더 읽었다. 케인스는 메카(Mecca)의 빛을 발견했을까?
이번에도 실패했다.
“저는 둘 중 차라리 엥겔스를 선호합니다. 그들이 독특한 논리전개 방식과 천박한 문체(文體)를 하나 개발해 냈다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 그 둘 다 그들의 후학들에 의해 충실하게 답습되었지요.
그러나 그들이 경제학 수수께끼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종전과
같습니다. – 통 모르겠습니다.”

천재 케인스도 통 모르겠다는데 다른 경제학자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마르크스의 책들을 엿장수에게 팔아버렸다.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저명한 비평가 프랭크 한(F. Hahn)은 이것이 심지어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도 공통된 현상이라 한다.
“대다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마르크스의 저서들을 단 한 권도 읽지를 않았다.
물론 이러한 그들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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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만으로 판단한다면…
케인즈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 한 것이 아니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경제(학)적 '진리'를 도무지 발견하지 못하겠다는 것을
반어법적으로 '통 모르겠다’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내용의 소제목이 ‘마르크스는 현대 경제학에 어떤 공헌을 했나’인 것을 보면
저자도 그런 뜻으로 케인즈의 일화를 삽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책 (박기혁, 경제학사, 1982, 법문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는데요..

‘…1차 대전 후에 일어난 장기침체현상을 케인즈는 주목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그의 관점은 일부는 마르크스, 홉스 및 베불렌 등의 저작에서 기초를 얻었고, 다른 일부는 실제적 관찰 및 역사적 연구에서 발견하였다…’

‘….따라서 케인즈는 스미스, 리카도 및 마르크스와 한계효용학파 및 베블렌 등과 같이 장기적으로는 이윤율은 저하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 내용은 케인즈 자신의 말과는 좀 상이하군요..

어쨌든..케인즈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이해하지 못 했다고는 볼 수 없겠습니다..
(아인쉬타인이 뉴톤의 이론을 몰랐을 리가 없지 않았을까요?)


그리고..난해하기로 따지자면 아마도 케인즈의 이론이 더 할겁니다..
다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에 있는 내용…

--경제개론서를 통해 케인스 경제학을 수세대에 걸쳐 가르쳤던 폴 사무엘슨 (P. Samuelson)은 ‘일반이론’의 애매모호함에 대해 다음처럼 재치있게 요약한다.

" 형편없이 쓰인 책이다. 구성도 엉망이다. 저자의 과거 명성에 속아서 이 책을 구입한
경제학의 문외한은 책값 5실링을 떼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도하고 심술궂고 논쟁적이며,
좀처럼 다른 사람들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는다. 혼돈과 착각의 소지로 뒤덮인 책이다..
한마디로 말해 천재가 쓴 책이다..”--

다행히 저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케인즈의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을 구입하거나 읽어보는 금전적. 시간적 낭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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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 답변은 질문자님의 질문내용을 가급적 축소해석하여...
제 답변도 거기에 맞게 최대한 주관적인 관점을 배제하여 답을 하다 보니...
좀..말꼬리를 잡는 듯한 언어 유희 같은 고지식한 답변이 되어버렸군요...^^;;

케인즈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이론적 관점, 철학, 시대적 배경 등) 라든가..
또는 (케인즈도 인정했듯이) 그렇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이론을 간단히 무시해 버리는 케인즈의
태도를 해석하는 기타 관점, 그리고 위 일화에 대한 그밖의 여러 관점면에서의 의견 등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좀 더 생각을 요하는 답변이 되겠습니다..
(제가 평소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안 하는 사람이라..^^;;)

일단 질문자 님과 함께 많은 다른 분들의 현명한 답변을 기다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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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래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한 케인즈의 말을 근거로 제가 추론해 본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의 내용은 자본론에 대해 케인즈가 품었을 생각에 대한 제 생각이지..
자본론에 대한 제 생각은 아닙니다...^^;;

--
음..마르크스 선생이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알겠어...자본주의의 필연적인 붕괴라….
하긴..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게 어디 있나..
하지만 난 아직은 자본주의에서 살고 싶군..ㅋㅋㅋ
지금 나의 부, 명성, 업적..모두 다 이 자본주의의 산물아닌가?
나와는 반대로 마르크스 선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낙오자라고 할만 하지..
하여튼..도대체 마르크스 선생의 노동가치설은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상품의 가치가 노동자의 노동에서만 창출된다니..
이건 웬만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쉽게 알텐데?
하긴.. 그렇게 극단적인 노동가치설을 주장하지 않고서야 필연적인
결과를 끄집어 낼 수야 없었겠지..그래야만 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한다고 할 수 있으니까..
어쨌든 난 그런 실용성 없는 가치 논쟁에는 전혀 관심 없어...
그런데..자본의 축적과 집중..이윤율 저하..산업예비군..과잉생산..수요부족..불황..소외.
이건 그럭저럭 인정해 줄만한 이야기지..사실 그 동안 몇 번 큰 불황을 겪었고..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니까..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것도 '노동자들의 궁핍'을 도출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야..
그걸 찾다보니 우연히..더구나 잘 못된 노동가치설에 근거해서 발견된 것이지..
어느 것 하나 순수한 경제적 분석을 위한 이론체계를 찾아볼 수 없군..
그러니 그 다음 단계를 그렇게 과격하게 풀어 버렸지..
마침내..착취 당하던 프로레타리아에 의한 폭력혁명이라..끔찍하군..
마르크스 선생은 혁명적 열정에 너무 사로 잡혀서..
노동자들을 혁명전사로 바로 대치시켜 버렸어...일종의 감정이입이 된 상태라고도 할 수 있나??.
인간이란 그렇게 간단한 동물이 아닌데...
자신을 불우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그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너무 컸던 것 같아..
그러니..과잉생산 문제까지는 그럭저럭 잘 나가다가..
수요 쪽은 건드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지..
'붕괴'..'혁명’이라는 필연적 결론이 급했던거야..마르크스 선생은..
어쨌든.. 자본주의 체제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민주시민으로서 우아하게 살아온 나한테는..
그런 계급투쟁이니 폭력혁명이니 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아..통 뭔 소린지..
만성적인 생산력의 과잉..어떻게 보면.. 이것은 자본주의가 이룩해 놓은 가장 큰 성과아닌가?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이쯤에서 수요 쪽에서 변증법적으로 바로 그 Antithesis가 도출되야 되는 것이지..
정부의 보이는 손을 사용해서 수요를 퍼주면 간단한 것 아냐..?
소비 뿐만이 아니고.. 인류를 위해서 투자할 분야가 무궁무진하지 않은가?
인류의 문명 수준이 지금이 정점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우리는 너무 미개한 상태 아닌가?
소비해야 될 상품도 쌓여 있고..투자할 분야도 무궁무진하고..뭐가 걱정인가?
아마도 쇼 선생이 나에게 자본론을 읽어보라고 권한 이유가..
지금이야말로 마르크스 선생의 말대로 되가는 것 아니냐..뭐 그런 의도 같은데..
미안하지만 내 처방대로만 하면 자본주의는 전에보다 훨씬 더 잘 굴러갈거야..
내가 굉장한 수수께기를 하나 확실히 풀었으니까..
잠깐 궁핍했던 노동자들도 이제부터는 그 '과잉생산’의 풍요로움에 더욱 행복해 질 것이고..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정부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지만..
하여튼 이제 마르크스 선생의 이론에 따라 지본주의가 비명횡사할 거라는 기대는..
영영 사라질 거라고 확신할 수 있지..
아마도 몇 백년 후에나..슘페터 선생의 이론대로 안락사할 지는 혹시 모르겠지만서도..

케인즈가 자본론을 '모르겠다'한 이유?

... 자본론을 이해도 못할 이론이라 했을까요.. 의견 부탁드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케인즈가모르겠다’고 ... 장기적으로는 이윤율은 저하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철학적으로 생각한다

... +++++++ 저의 질문 ++++++++ 제목: 케인즈가 자본론을 '모르겠다'한 이유? 세계가 공황으로 휘청거릴 때 케인즈가 수요이론을 발표해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

경제체제의 의미

... 즉 가정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전체 살림살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등장하는 역사유물론을 이해할... 그 이유케인즈는 사회의 이윤률 하락이 발생하기...

영어 문장좀 만들어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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