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곡선을 보시면 실업률(unemployment rate)과 물가상승률(inflation rate)는 반비례 관계입니다. 즉, 실업률이 낮으면 물가상승률이 높고 물가상승률이 낮으면 실업률이 높다는 겁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자의 의문은 풀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실업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필립스곡선에 따르면 실업률이 높아지니 물가상승률은 낮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물가상승률은 낮게 잡히는 게 일반적입니다.
왜 이런 곡선이 나타나게 되냐면 이거는 수요공급 곡선으로 이해하시는 게 쉽습니다. 질문자도 수요공급 곡선은 아시죠? 수요공급 곡선은 y축이 가격(P), x축이 수량(Q)입니다. 그리고 거시경제 전체로도 수요공급 곡선을 그릴 수 있는데 이것을 총수요-총공급 곡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총수요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러면 총수요가 줄어들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등이 줄어드니 경기침체가 발생합니다. 총수요가 줄어들면 무슨 일이 먼저 P가 줄어듭니다. 이것이 거시적으로 보면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경제성장률도 줄어듭니다. 왜냐하면 x축의 Q가 감소하거든요. 왜 Q가 경제성장률이나면 경제성장률은 결국 GDP성장률인데 GDP의 명칭이 국내총생산인 이유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저 필립스곡선이 나오게 되고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물가상승률이 하락한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이것의 유명한 예시가 바로 가까운 일본 보시면 되요. 일본은 90년대 초 이후부터 물가상승률이 거의 제로상태입니다. 그러면 일본이 경제가 너무 좋아서 물가상승률이 제로일까요? 안 그렇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괜히 일본의 잃어버린 20~30년이라는 단어가 나온 게 아니에요. 일본의 총수요가 제대로 회복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엄청 낮게 잡히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오랫동안 갇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일본은 GDP, 임금(소득) 등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됩니다.
단, 예외적으로 총공급이 줄어드는 사태는 다릅니다. 이 총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해요. 질문자도 수요공급 곡선에서 공급이 줄어들면 Q는 감소하는데 P는 상승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거는 경제가 침체되는데 물가는 상승하는 것을 말해요. 이때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참고로 스태그플레이션이 70~80년대 때 발생하는데 이게 경제학계에서 충격적이었던 이유가 기존의 필립스곡선으로는 설명이 안 되었던 거든요. 필립스곡선에 따르면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반비례 관계여야하는데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둘 다 높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2.경기침체로 가계의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의 생산량이 적어지고, 가격이랑 물가는 올라가는게 아닌가요?
답변 : 가계의 소비는 총수요를 구성하기 때문에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이 줄어들어도 가격이 안 오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업의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실업자가 증가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가계의 소비는 더 줄어들게 됩니다. 그것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디플레이션 상태에서는 진짜 빠져나오기 힘든 겁니다. 괜히 일본이 잃어버린 20~30년을 경험한 게 아니에요.
3.경기가 과열되면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또 뭐죠?
답변 : 경제가 과열되었다는 것은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 등이 굉장히 활성화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거는 총수요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질문자가 수요공급 곡선에서 수요가 증가하면 P가 증가하듯이 물가상승률이 높게 잡히는 겁니다.
이것 때문에 물가상승률은 너무 높아도 안 좋지만 너무 낮아도 안 좋은 거예요. 예를 들면 2018~2019년 동안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였습니다. 이게 절대 좋은 수치가 아니었던 거예요. 실제로 경제에는 상승주기와 하강주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경제상태가 상승주기인지 하강주기인지 판단하는 기관이 통계청인데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한국의 경제는 하강주기였어요. 그러니까 경제가 하강주기에 들어서니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가 나온 겁니다.
지금은 중국도 그래요. 지금 중국의 물가상승률 보면 0%대입니다. 심지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가 나왔어요. 왜냐하면 지금 질문자도 뉴스 보면 알겠지만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회복속도가 느리고 부진한 상태거든요. 이는 제로코로나 정책의 후유증, 부동산 경기침체 등 여러 이유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가 침체되어 있으니까 물가상승률이 낮게 잡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