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민트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라죽고 있습니다.

페퍼민트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라죽고 있습니다.

작성일 2007.11.24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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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터넷에서 허브를 주문했었어요.

그런데 다른 허브들은 다 괜찮은데 이상하게 페퍼민트만 말라죽고 있습니다.

물도 적당히 주고, 햇빛도 적당하게 받는데 왜 죽어갈까요?

제가 허브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원인도 모르는데 죽어가니까 너무 속상해요.

판매자님이 배송하면서 보내주신 쪽지에 분갈이를 꼭 해주라고 하셨는데 제가 분갈이를 안 했거든요.

혹시 분갈이를 안 해줘서 그런가요?

하지만 다른 허브들도 분갈이를 안 해줬는데 무척 잘 자라고 있어요.

페퍼민트가 원래 흙에 예민한 식물인가요?

정말 속상합니다.

그리고 쪽지에 반음달의 장소에 습기가 있는 그런 곳에서 키우라고 하셨는데 반음달의 장소가 도대체 어디죠?

지금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바닥이 따뜻한 곳에서 페퍼민트만 따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페퍼민트를 살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분갈이는 어떤 흙으로 해줘야 잘 자라날까요?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민트는 대개 반음지성으로, 햇빛을 많이 안받아도 잘 자랍니다. 그렇다고 아예 음지는 안되구요. 하루에 한두시간은 햇빛을 받는게 좋아요. 그리고 습기가 많아야 한다는건 공기중 습도같은게 아니라, 흙이 촉촉히 젖어있는 상태가 좋다는거구요.

모종으로 구입하시려면 대개의 허브가 거의 2천원선에 판매되고 있어요. 허브 처음 키우시려는거면 씨앗보다 모종이 좋아요. 모종으로 허브에 익숙해지면 꺽꽃이나 씨앗을 시도하구요.

민트류는 키우기 어려운 듯 해도 상당히 질긴 생명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집 스피아민트 겨우내 얼어죽은 줄 알았었는데, 봄에도 싹이 안나는거같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다 어느날 문득 보니 아주 작은 싹이 올랐지요. 그 이후 전혀! 시들해보일때만 물 주고 전혀 관리도 안해줬는데 무성하게 자랐구요. 실내에서 화분상태로만 키우려 하면 너무 약한게 민트인데, 환경만 잘 갖춰주면 가만 내버려둬도 잡초처럼 잘 자랍니다.

일단, 모종을 구입하신 후엔 분갈이부터 해주세요. 분갈이는 낮보다 저녁무렵 하는게 좋구요. 처음 구입하면 갈색의 작은 비닐키트에 담겨있는데, 꺼내보면 뿌리가 아주 무성할거예요. 차이는 있겠지만 두포기쯤으로 나눌 수 있을겁니다. 민트류는 뿌리 번식이 왕성한데, 줄기가 두 개 이상인데 뿌리는 하나인 경우 뿌리를 잘라주어도 좋구요. 아무튼 뿌리가 잘 퍼지는데, 화분은 넙적하고 넓은것이 좋습니다.

대개 허브용 흙은 부엽토를 추천하고 있구요. 페퍼민트만이 아닌 대개의 민트 기르는 방법은 이정도 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참나무가 있는곳의 부엽토가 괜찮은 듯.. 가까운곳에 산이 있으면 퍼서 쓰시거나 산이 없으면 흙을 사서 쓸 수도 있습니다.

민트류는 벌레가 잘 생기는데요. 벌레를 방지하려면 로즈마리와 같이 심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혼식하게 되면 어느쪽 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애매할 경우도 있는데, 로즈마리를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로즈마리는 반양지성으로, 민트류보다는 빛을 좀 더 쬐어주는게 좋구요.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 줄기 밑둥에 흠뻑 줍니다. 물론 흙은 배수가 좋아야 하구요. 민트랑 비슷한 편입니다. 저희집에서도 민트랑 로즈마리 혼식했었죠. 로즈마리와 혼식하려면 화분이 넓고 깊은게 좋습니다. 민트는 넓게 퍼지고 로즈마리는 흔한 식물 뿌리처럼 밑으로 들어가죠. 같이 얕은 화분에 있으면 로즈마리 뿌리가 민트뿌리에 얽혀버립니다)

요즘 장마철이라 허브가 썩을 위험도 있는데요. 통풍이 잘 되게 해야 합니다. 잎 사이가 무성하면 잎을 따내어주는 등으로 자잘한 관리 정도 해주면 좋습니다. 거름은 찻잎을 적당한 그릇에 모아 삭혀서 사용할 수 있고요. 비를 맞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달걀 껍데기를 잘게 부숴서 화분에 뿌려주면 됩니다.
(아.. 분갈이 시 부엽토 구하는게 영 힘들다면, 그냥 흙이라도 구하신 후 찻잎을 삭혀서 흙에 섞어 분갈이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단단하게 굳는 흙은 곤란하고, 단단하게 굳는것뿐이라면 모래를 조금만 섞어서 배수에 용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페퍼민트보다 잘 자라는거라.. 저는 애플민트, 스피아민트, 레몬밤, 골든레몬타임, 로즈마리, 프린지드 라벤다를 키웠었는데요. 라벤다 겨우나기가 좀 까다로운걸 빼면 나머진 비슷하더군요.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햇빛은 너무 많을 필요는 없고. 통풍이 잘 되는 환경. 흙은 부엽토.
민트류와 레몬밤은 적당한 환경만 되면 아주 잡초입니다. 반음지? 예전엔 그런거 신경썼는데 이젠 모릅니다. 봄에 죽은지 산지도 모를 화분 마당 한가운데 내놓은거 옮겨주지도 않고요. 햇빛을 받거나 말거나 비가 오면 오나보다 하고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무성하게 벌레도 먹고 잘 자랍니다. (벌레.. 전엔 벌레 잡으려고 기를 썼는데, 허브농장 홈페이지의 운영자분께 벌레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려보니까 '벌레도 먹고 크기위해서 먹는건데 특별히 해를 끼치지 않고 그냥 잎을 갉아먹는거라면 먹게 놔둬도 괜찮지 않을까요' 라는 답변을 듣고, 달팽이나 진딧물같은게 아니라면 그냥 먹든 고치를 만들든 살게 둡니다)


여튼 대개의 허브는 통풍이 잘 되고 흙이 좋으면 잎도 커다랗고 아주 잘 자랍니다.
허브가 많이 자라면 통풍을 핑계로 잎을 몇장 따서 차를 끓여마시기도 하고 향기도 좋고.. 페퍼민트는 식후 입안을 깔끔하게 하는 느낌이 좋구요. 비타민도 많아서 감기에도 좋고 소화를 돕기도 한답니다. 허브인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허브 중 하나죠. (로즈마리, 라벤다, 페퍼민트.. 누구에게나 무난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허브입니다)


청량한 향을 원하시면 페퍼민트, 스피아민트가 있구요.
상큼한 과일향에는 애플민트, 파인애플민트와 레몬밤, 레몬타임.
시원한 숲의 향기로는 로즈마리와 라벤다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허브가 있지만 가장 구하기도, 키우기도 무난하며 사랑받는 허브들입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라죽고 있습니다.

... 그런데 다른 허브들은 다 괜찮은데 이상하게 페퍼민트말라죽고 있습니다. 물도 적당히 주고, 햇빛도 적당하게 받는데 왜 죽어갈까요? 제가 허브를 상당히 좋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