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이 구동되고 그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RAM의 용량이 부족할 때 하드디스크의 용량을 RAM 대신 사용하는 Windows의 가상메모리 개념과 유사하게 Adobe의 프로그램들은 스크래치 디스크라는 것이 있습니다.(RAM 용량이 128GB라고 한 프로그램이 128GB를 모두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프로그램들도 구동될 여유를 줘야하기 때문에 일정 퍼센트까지만 사용할 수 있고 그 범위를 넘어가면 바로 스크래치 디스크를 사용합니다.)
포토샵과 프리미어 같은 프로그램들은 스크래치 디스크의 경로를 다른 드라이브로 설정하는 등 사용자가 직접 설정을 변경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인디자인의 경우 사용자가 설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 고유의 특징과 관련이 있습니다.
* 인디자인 문서에 이미지를 포함(embed) 시킬 수 있긴 하지만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의 원래의 개념은 외부에 있는 데이터들을 가상으로 가져와서 위치(레이아웃)를 잡아 출력물의 모양을 정의하는, 일종의 액자 같은 역할입니다. (실제 데이터는 별도의 파일로 존재하고 인디자인은 그 데이터들을 링크 형태로만 가져오기 때문에 인디자인 문서의 용량은 큰 편이 아니게 됩니다.)
PDF 변환은 인쇄의 개념입니다. 각 페이지들에 있는 내용을 설정한 해상도와 색상에 맞게 컨버팅하고 그 한페이지 한페이지들을 모아서 하나의 파일로 출력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인쇄 스풀링과 유사한 방식입니다.
그렇게 내용들을 컨버팅하고, 모으는데 데이터 용량까지 과도하게 크다면 이미지 사이즈나 용량을 줄여서 사용해야 합니다. (A3 사이즈 한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이미지의 경우 긴 쪽의 길이가 5000px를 넘기지 않도록 합니다.)
경험상 200page 가까이 되는 매거진을 편집할 때도 스크래치 디스크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기에 추측해볼 수 있는 문제는 사용된 이미지들의 해상도가 과도하게 높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선 사용된 이미지들의 전체 용량과 사이즈들을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혹시 인디자인 문서에 그 이미지들을 링크의 형태가 아니라 포함시킨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보세요. 인디자인이 링크된 이미지들을 표시만 해주고 있을 때랑 이미지를 문서에 포함한 상태로 구동되고 있을 때랑은 메모리 사용량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낱장 인쇄물이 아닌 책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데이터의 용량을 고려하면서 만들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