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시 출신이 비교적 기본기가 탄탄한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에이전시 출신이 우수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장단점이 있는데 이것도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니 참고정도만 하시기 바랍니다.
디자이너 당사자의 관점이 아니라 관리자(디자인팀장) 관점에서 느낀 장단점입니다.
에이전시 디자이너 장점 - 작업속도가 빠르고 기본기가 탄탄
상사/선배들에게 많이 까이고 배워서 전반적인 퀄리티가 높은 편이고 관련 지식과 스킬이 풍부한 편.
일을 늦게 처리하면 혼나기도 하고 빨리빨리 안하면 점점 일이 쌓이기 때문에 작업 속도가 빠른 편.
인쇄/제작/설치 등 다음 단계의 업무와 연계하는 방법을 알고 해당 업체와 연계되어 있어 일처리가 매끄러운 편.
에이전시 디자이너 단점 - 디자인 보다 포장을 잘함. 걸핏하면 그만둠.
좋은 디자인이 안나온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렇다고 계속 시간을 끌 수 없기 때문에 시안 레이아웃/목업만 멋지게 만들고 클라이언트를 말로 구워삶아 시안을 통과시켜버리는 경향이 다소 있음.
늘 꽉차있는 업무를 쳐내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일의 소강상태가 오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거나 퍼져버림.
프로젝트를 쳐내는 빠른 속도감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직 결심도 빠름.
경력이 많을 수록 고집이 세져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있음.
에이전시 출신이라는 자기 능력에 대한 과신(다른 곳에도 쉽게 취업할거라는)이 있어 이직 결심이 빠름.
인하우스 디자이너 장점
회사의 사업과 관련된 산업지식(?)을 알 수 있음.
꿀 빨고 있는 걸 아는지 꽤 오래 다님.
인하우스 디자이너 단점 - 사람이 좀좀 게을러짐. 자기계발 멈추고 월급쟁이로 안주하는 편.
누구 재촉하는 사람이 없어 느린 작업 속도가 몸에 배여있음. 맨날 몰래 웹툰 보다가 걸림.
Ctrl, Alt, Shift 빼고는 프로그램 기능 단축키를 거의 못쓰고 마우스로 대부분의 버튼을 또각또각 누르는 편.
인쇄 / 제작 외주업체의 담당자 연락처만 아는 경우가 많고 실제 제작과정 세부 지식이 없는 편이어서 외주비용에 눈탱이를 맞아도 모르는 경우가 많음.(업체에서는 그걸 기가막히게 파악하고는 세부단가가 안적힌, 개당 얼마라는 객단가 견적서만 줌)
디자이너로서의 마음가짐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는 경우 - 공부, 입시, 취업 모든 문턱을 통과해서 이제 끝난줄 알고 자기계발을 멈추고 워라밸 즐김. - 디자이너라기보다 직장인/월급쟁이 라는 마인드가 박혀버림.
자멸 클리셰 있음.
디자인을 깊게 파고 들어보려는 의지가 생긴 적이 없어서 높은 클래스로 레벨업이 안됨.(학생 때 열정도 입사하자마자 급속냉동됨.) - 몇년 지나면 퀄리티 안따라줘서 퇴물 됨 - 나가도 그 포트폴리오로는 받아주는 데도 없음.
좀 과장되게 적긴 했는데 전체적인 느낌만 알아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이밍 - 아이덴티티 - 제품(용기/패키지) - 편집 - 인쇄(종이/실사) - 전시기획(런칭쇼/박람회) - 마케팅까지가 브랜딩에서 빠질 수 없는 전체 구조인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전담디자이너의 경우 전체 구조 중 극히 일부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을 잘 배우기 어렵습니다.
회사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디자이너는 쉽게 일하려고 인하우스에 신입디자이너가 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끌어줄 팀장급이 없는 소기업 인하우스 디자인 파트는 신입디자이너가 가면 안되는 곳입니다. 회사든 디자이너든 미숙한 상태로 만나 서로의 발전을 막게 되는데 회사보다는 디자이너에게 타격이 큽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에이전시에서 최소한 과장급까지는 버티고 인하우스를 가든 계속 에이전시에 남아서 팀장이 되든 창업을 하든 하셔야 좋은 퀄리티로 디자인을 계속 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