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계열(시각) 편입과 진로에 대해서 고민입니다.

현업 디자이너입니다. 고민이 많아 보이시네요.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자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해드립니다.

(저는 제품 디자이너입니다만, 주변에 시각디자이너 친구들이 많고, 경험도 있어서

아주 동떨어진 답변은 아닐것이라 생각되네요)

 

1.

편입 이외에는 취업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일단 저는 아직 제 실력이 미비해서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그곳에서 잘 해나갈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1년동안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컴퓨터학원과 영어학원을 병행하고 공모전 등에 참가해

실력을 쌓고 싶습니다. 제가 선택하려고 하는 길이 옳은걸까요? 좀 망설여지네요..

 

친구중 몇몇은 작은 회사라도 취업을 하고 그곳에서 경력을 쌓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4년제 졸업을 제한으로 하고있기도 하고 솔직히 들어온 일거리를

소화해내기도 바쁠것 같기때문에 체계적으로 배울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도 그 방향을 추천해드립니다.

물론 스스로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부족한 능력에서 급한 마음에 일단 일자리부터 얻고 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시작하시면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개인 역량과 포트폴리오, 학연(부정적의미가 아닙니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면-특히 시각디자인 전공이시라면- 대부분 소규모 스튜디오의

말단 오퍼레이터 부터 시작하시게 되는데, 물론 이렇게 밑바닥에서부터 실무로

잔뼈가 굵게 성장하는 것도 나쁜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 내실있는 교육과 선후배간의 커넥션이 있는 대학교육을 포기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시기엔 22세라는 질문자분의 나이가 너무 아깝다고 생각됩니다.

 

무슨뜻인고 하니, 디자인은(특히 시각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을 보고 들으며 넓혀가는

경험의 폭과, 이를 통해 단련되는 감각이 특히나 중요한 영역입니다.

대학이란 곳은 이러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 함께 배우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타 전공/ 교양 습득, 그리고 선/ 후배들의 작업을 함께 보며 서로서로

배우는 점 들... 이른바 눈을 높인다 라고 하는 이러한 경험들을 가지게 되면

지금 당장 일을 하며 쌓는 경력 못지않게 큰 자산을 얻게 되는 것이죠...

 

반면에 (어느 회사, 전공이나 비슷합니다만) 실무 현장은 경험의 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전문화 된 인력과 업무능력을 필요로 하다보니, 대부분 담당하는 업무의 성격이

크게 변하는 경우가 없죠...

 

때문에 멀리 본다면, 그리고 정말 디자이너로서 오래 활동하실 생각이시라면

짜임새있는 커리큘럼을 가진 4년제 디자인 전공대학으로 편입, 혹은 재 입학 하시길 권유드립니다.

지금 22세시라면, 결코 늦은 나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도 다른 전공으로 졸업하고 20대 후반에

다시 디자인공부 시작하여 능력을 펼치고 있는 형님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추가하자면, 솔직히 지금 당장 되는대로 취업하셔서 일하시는 정도의 급여는,

본인께서 열심히 노력만 하신다면 대학 다니시면서도 얼마든지 버실 수 있습니다.

저도 제품디자인 전공이긴 했습니다만, 일러스트 등의 프리랜서 작업으로

학비대고 생활비 대며 학교 마쳤습니다. 물론 그만큼 고생과 노력 많이하긴 했습니다만...^^;

 

만약 더 공부하시길 원하신다면 편입보다는 재입학을 권해드립니다.

편입은 워낙 선발인원도 적고, 중위권이상 대학 재학생들이 더 많은 공부를 하고자

지원하는 경우가 있어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재입학이 더 수월하겠지요.

재입학 하셔서 1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커리큘럼을 밟아가시기 바랍니다.

 

2.

개인적으로 학력기준 없는 곳에 취업을 할수 있다면 편집회사를 1순위로 하고있습니다.

또 패션을 좋아하기때문에 패션잡지쪽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가끔씩 보면 패션잡기 홈페이지에서 서포터즈를 모집하는데 기회가 온다면 지원해볼 생각입니다.

 

또 진로를 고민하면서 그림은 잘 못그리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입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싶기도 합니다.

소품이나 팬시용품에 일러스트를 그리고 생산하고 판매하게되는 그런쪽도 관심 있구요.

 

아직 디자이너라는 직업으로 사회에 나가보지 못해 시도해보지 못한 여러 디자인쪽으로 관심분야가 많지만

(모션그래픽디자인,BI&CI 제작 등) 비전 있는 디자인 분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셨으면 합니다.

 

- 편집회사라면, 더더욱이 학교공부가 필요하시겠네요... 타이포그래피부터 레이아웃까지,

공부와 경험이 많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서포터즈나 인턴십 등의 활동도 좋겠고, 학교별로

활발하게 운영되는 편집디자인 동아리활동도 추천해드립니다.

(국내 대학 중에는 개인적인 경험 상 홍ㅇ대/ 단ㄱ대/ 한ㅇ대 등의 시각디자인과가 위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생각됩니다)

 

- 일러스트레이터는 국제적인 트렌드는 광고/ 출판/ 미디어 업계 등에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고,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재조명 받고있는

분야이지요. 다만 아직 국내 디자인업계에서는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노력에 비해 보상이나,

일할 기회가 많지 않은것으로 느껴집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소품디자인/ 팬시디자인 분야가

큰 시장규모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일러스트레이터 수요도 많지 않은 편이지요.

그래도 최근 추세를 보면 출판업계나 광고업계 등에서 감각있는 일러스트레이터를 많이 찾는

분위기입니다.

 

- 비젼있는 디자인 분야라...참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ㅎㅎ;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E-book관련 인터랙티브 디자인, 싸인/ 공공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영화미술 등의 분야가 더욱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네요.

 

뭐 도움이 되셨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뭘 하시든 본인이 즐겁고 열심히 매달리며 하시는게 중요하겠죠.

질문자께서는 아직 많이 어리시니까, 벌써부터 취업이나 진로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마시고, 우선은 더 많은 공부를 하시는 방향으로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