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실기 전형이라는 것이 미술을 하고는 싶지만 사정상 안되는 분들에게 참 좋은 제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실기'전형이란 표현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정확히는 '입학사정관제'라고 표현해야 되겠구요.
이 '비실기'란 표현이 마치 실기시험 없이 '공부'만으로 학교에 갈 수 있는 방법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듭니다.
[절대] 아닙니다. 이 점을 먼저 알아두어야 나중에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1. 홍대 목표를 한다면 [홍대 건축과]를 가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실제로 그 정도 수준이 되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제 아무리 홍대미대라고 해도 그 수준이 결코 SKY만큼 높은 것이 아닙니다. 수능제도가 바뀐 뒤 제 후배들이라 할 수 있는 05학번 이하 중에도 4등급들 꽤나 있습니다.
그러나 홍대 '비실기'전형으로 알려진 [입학사정관제]는 분명 실기는 없지만 100% 수능혹은 내신전형이 아닙니다.
[정시]
1단계 수능 70% 서류 30%(미술활동 보고서+내신)
2단계 수능 40% 서류 30% 심층면접 30%
[수시]
1단계(6배수) 내신100%
2단계(3배수) 내신70% 서류30%
3단계 내신40% 서류30% 면접30%
특이한게 둘 보일겁니다. '미술활동 보고서'와 '면접'인데요.
미술활동 보고서는 양식이 있으니 잘 맞춰서 작성하면 되는데, 문제는 평가자(미술교사)가 이에 대한 의견을 작성해주어야 합니다. (아마도 이공계면 이런저런 이유로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면접도 우습게 알면 큰일납니다. (홍대 본대학원 이상 재학하는 분들은 이 말 뜻을 알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수시고 정시고.. 내신반영 교과목에는 '과학'이 아닌 '사회'가 들어갑니다. 다른 분 말씀처럼 수능에서는 탐구영역에 대한 제약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신에서는 과학교과영역을 '전혀' 반영 안합니다.
홍대 가려면 사회 잘해야 합니다. 혹은 정시에서 수능을 초고득점을 맞아서 부족한 점수를 만회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자세히 알고보니 그리 쉽지는 않죠? 단순히 공부만 열심히 한다거나 혼자힘으로 해결한다거나 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실기'전형으로 알고 있다가 크게 낭패본다는 말입니다.
2. 이공계에서 회화과 지원 얼마든지 됩니다. 단 [입학사정관제]에서는 두 가지 요소가 걸립니다.
첫번째, 과학을 반영안하며 미술교과목이 추가로 반영됩니다.
우선 이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시모집 요강입니다.)
http://ibsi.hongik.ac.kr/2012files/110623/2012_susiyogang.pdf
국어, 영어, '사회', '미술' 만 반영합니다.
보기만 해도 아주 불리하다는 것이 느껴질 겁니다.
두번째는 면접에서의 [핸디캡]이 되겠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홍대 교수님들은 자신이 화가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며 또 작가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를 크게 강조하는 분들입니다.
자연계에서 회화과 지원했다고 하면서 티내면 제가 볼때는 바로 떨어집니다. 그냥 태어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겠죠.
하루에 14시간씩 작업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말은 회화과 98학번 이전 분들이면 알 겁니다)을 전해주어야 합니다. 제가 아는 교수님들이 좋아하는 학생은 그런 학생입니다.
그러니, 절대 타계열에서 지원했다는 티는 내지 마시구요.
3.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비실기'라는 것은 없습니다. 사실 실기 안하고 갈 수 있는 학교가 몇 개 있긴 한 걸로 기억합니다만.. 아마 이름 들으면 절대 안가려고 할 겁니다. 그런 학교들 뿐입니다.
4. 만약, 무사히 입학한다면..
우선 수학,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과 같은 교과서 지식은 직접적으로 쓸 일 없습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지만 이공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자'쪽입니다.
전자부품을 만지는 것이죠. 프로그래밍하고 그에 맞는 서킷회로를 구상하고 센서를 이용하는 것.
다른 분이 키네틱말했는데.. 키네틱 아트는 이제 교과서에 나오는 미술이죠..;;
현재는 '인터렉티브 아트'가 이런 것들을 이용합니다.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고 움직이는 예술작품이죠. 그림같은 순수미술은 아니지만 현대미술에서 나름의 비중이 있습니다.
디자인 쪽에서는 색체계 연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겠군요. 한국에는 색체계가 없습니다. 일본조차도 자국의 색체계가 있는데 말이죠.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금속디자인을 전공했으나 현재는 스피커와 앰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홍대의 슬로건인 예술과 산업이 결합한 좋은 예군요.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드는 '유국일'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이 만드는 스피커는 9000만원이나 하는 하이엔드급 스피커이면서 '두랄루민'이라는 금속을 이용한 세계에서도 보기드문 금속제 스피커입니다. 외관도 세계적 수준의 예술성을 자랑하죠.
일단 구체적인 사례였습니다만, 위와 같은 경우는 상당한 수학능력과 과학분야의 배경지식이 요구됩니다.
이상 정리하자면.. [입학사정관제]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사회과목과 미술과목을 하셔야 합니다.
..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제 실기전형은 폐지되고 입학사정관제만 남으니까요.
한 번쯤은 학원에 가서 상담받아보는게 필요합니다. 등록하라는게 아니고 '정보수집' 차원입니다.
또, 미대 안가도 [Art]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면 이공계로 가서 건축전공을 한 뒤 그 지식을 바탕으로 Art를 해도 됩니다. 실제로 일본이나 유럽은 건축도 미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 1년정도 공부에 집중하면서 성적 올리시고 진로를 확실하게 잡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