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시인 중에 괜찮은 시인 추천 좀~

현대 시인 중에 괜찮은 시인 추천 좀~

작성일 2003.05.04댓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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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정하 시인의 시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데요..

비슷한 분위기나 느낌을 가지는 시인 좀 추천해주세요.

그러니까..

너무 어려운 문장을 사용하는 시인 말구요..


#현대 시인 #현대 사회 시인 #유명한 현대 시인 #중국 현대 시인 #일본 현대 시인 #대한민국 현대 시인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이정하 시인을 좋아하시는군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 중에서 추천 할게요.

먼저 안도현 시인 입니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으로 하나로 무잔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 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스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리고 도종환 시인 입니다.

- 담쟁이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정호승 시인 입니다.

- 미안하다 -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슬픔이 기쁨에게 -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예요.)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깍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그리고 김용택 시인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김용택 시인의 시는 너무 좋은 것이 많아...
소개하기가 힘이 들군요.

- 사랑 -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읍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읍니다.
허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읍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 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지를
바라고 있읍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읍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읍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읍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어 두었던 길 하나를 그대에게 들킴니다.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내 마음 가장자리에서
이슬이 반짝 떨어집니다.
산다는 것이나 사랑한다는 일이나
그러한 것들이 때로는 낯설다며 돌아다보면,
이슬처럼 반짝 떨어지는 내 슬픈 물음이
그대 환한 손등에 젖습니다.
사랑합니다 .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그 숲
그 숲에 당신이 문득 나를 깨우는 이슬로
왔습니다.

이외에도 너무 많은데요. 이정하 시인을 좋아하신다면 김용택 시인의 시도
좋아하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최영미 시인의 시 중에 골라봤습니다. 유명한 시죠.

- 선운사에서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여기 까지 입니다. 너무 알려진 시들로만 올린건가요?
전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시인들을 좋아하는데요. 외국시들은 하나같이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너무 미화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서 좀 느끼할때도
있어서 말이예요. 외국 시인 중에도 좋아하는 시인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시인 중에서 님의 정서에 맞을 분을 추천 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 워낙 많아서 고르는데 좀 힘들었습니다^^

너무 길었나요..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특히 이 수능에도 나올 확률이 높고 아주 잘 쓴 시라 할 수 있습니다.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1.이해인

나를 위로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나에게 주기 전엔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2.류시화
사과나무

아주 가끔은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이
두 팔 벌리고 서 있는
사과나무밭
태양이 눈부신 날이어도 좋고
눈 내리는 그 저녁이어도 좋으리
아주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내가 아직 어린 소년이어도 좋고
사과나무처럼 늙은 뒤라도 좋으리
가끔은 그렇게
사과나무 아래 서 있고 싶다

3.원태연
미친 그리움
한때
그리움에 미쳐 있을 때
잠들기 전
아침에 눈뜨게 되는 걸 두려워했었다
그 그리움
내 주량을 배로 늘려주었고
용돈의 상당량을
담배값으로 날리게 하였다
엉망으로 취해 잠드는 날은
전화기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고
아침이면 심한 두통과 쓰린 속 덕에
잠시나마 나만을 생각할 수 있었다
몸이 망가지는 소리를 들었다
몸무게를 되찾아야 했고
학점을 되찾아야 했고
생활을 되찾아야 했다
그래서 난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리움을 버렸다

4.마광수

잡초

얼마 전에 나는 마당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잡초는 모두 다 뽑는다고 뽑았는데
몇주일 후에 보니 또 그만큼 자랐어요
또 뽑을 생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어느 누가
잡초와 화초의 한계를 지어 놓았는가 하는 것이에요
또 어떤 잡초는 몹시 예쁘기도 한데
왜 잡초이기에 뽑혀 나가야 하는지요?
잡초는 아무 도움 없이 잘만 자라주는데
사람들은 단지 잡초라는 이유로
계속 뽑아 버리고만 있습니다

역사

역사책은 참 이상하다. 왕과 장군의 이름만 나온다.
워털루 전쟁 대목에서도,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졌다" 라고만 돼 있다.
어디 나폴레옹이 싸웠나? 졸병들이 싸웠지.
역사책 어느 페이지를 들춰봐도 졸병 전사자 명단은 없다.
'삼국지'를 봐도,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제갈량한테 대패하다"라고 되어 있다.
어디 조조와 제갈량만 싸웠나? 졸병들이 싸웠지.


5.장정일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굵직굵직한 나무등걸 아래 앉아 억만 시름 접어 날리고
결국 끊지 못했던 흡연의 사슬 끝내 떨칠 수 있을 때
그늘 아래 앉은 그것이 그대로 하나의 뿌리가 되어
나는 지층 가장 깊은 곳에 내려앉은 물맛을 보고
수액이 체관 타고 흐르는 그대로 한됫박 녹말이 되어
나뭇가지 흔드는 어깨짓으로 지친 새들의 날개와
부르튼 구름의 발바닥 쉬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사철나무 그늘 아래 또 내가 앉아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내가 나밖에 될 수 없을 때
이제는 홀로 있음이 만물 자유케 하며
스물 두 살 앞에 쌓인 술병 먼 길 돌아서 가고
공장들과 공장들 숱한 대장간과 국경의 거미줄로부터
그대 걸어나와 서로의 팔목 야윈 슬픔 잡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그제서야 조금씩 시간의 얼레도 풀어져
초록의 대지는 저녁 타는 그림으로 어둑하고
형제들은 출근에 가위 눌리지 않는 단잠의 베개 벨 것인데
한 켠에서 되게 낮잠 자 버린 사람들이 나즈막히 노래불러
유행 지난 시편의 몇 구절을 기억하겠지

바빌론 강가에 앉아
사철나무 그늘을 생각하며 우리는
눈물 흘렸지요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님께서 말하신 분과는 상관 없지만, 제가 괜찮은 현대시인 추천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서 북에는 소월 남에는 -- 이라고 불리는 시인 입니다.

바로 후박나무 박, 나무 목,달 월의 박목월 시인의 시 입니다.

저는 원적이 황해도 안악이라 경상북도 경주 출신은 아니지만, 경상도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큰 시인이지요.

너무도 유명한 동요 <송아지>도 목월 시인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유명하지요, 박목월의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하관,가정,이별가,이순,사력질(연작시),청노루,용인행 등의 시가 아주 좋습니다.

저는 그의 시를 초기 보다는 후기를 더 좋아합니다.

후기의 그의 시는 가족을 아끼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어려운 문장도 쓰지 않고요.

현대 시인 중에 괜찮은 시인 추천 좀~

... 비슷한 분위기나 느낌을 가지는 시인 추천해주세요. 그러니까.. 너무 어려운 문장을 사용하는 시인 말구요.. 님께서 말하신 분과는 상관 없지만, 제가 괜찮은 현대시인...

현대시인에 대해 생애, 경향, 작품좀....

... 현대시인중 한사람 생애~경향 작품좀 알려주세요~^^;;; 꼭 알려주세요~^^;;;ㅠㅠ 제가 좋아하는 시인에 대해 ..... 1952년 '문예'에 '강물', ' 갈매기' 등을 추천받은 후 여러...

현대시인에대해서

... 광복(1945년)이후 현재까지의 시기에 작품활동을 한 시인을 말합니다. 2.현대 시인중 유명하신분 한국시의 거장 신경림선생님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선생님 을 추천합니다.

현대 시인에 대한 책...

한국현대시인론 같은 책 처럼 한국시인을 정리해 놓은 책 가장좋은게 뭔가요? 찾다가 맘에 드는건... 고등학생이 이해할만큼 쉽고 작가정리 잘된 책좀 추천해주세요...

유명한 기독교 시인 10 명정도만 추천...

... 전문시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를테면 박두진... 근대 뿐 아니라 현대 시인도 상관은 없지만, 작품성 있는... 보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과제 열심히 하세요!

박목월 시 추천해주세요!

학교에서 수행평가로 현대시인에 대해서 발표해야하는데 발표... 내용 길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올만한 박목월 시 추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목월 시인의 작품 중에서...

시집, 시인 추천

국내에서 유명한 시인이나 시집 추천해주세요. 그 시인과... 요절한 시인으로도 유명하고, 지금의 현대시인들의 시 형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가 한 명입니다. 시에 관심...

현대시 유명한 시인 경향좀 알려주세요.

... 시인은 빼고 경향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김소월:민족의 보편적인 ~~~~ 이런식으로 알려주세요 현대 시인들의... 등이 추천되어 등단함. 1983년 한국평론가협회 문학상...

무협&판타지 추천

... 개연성이 괜찮고 전달력이 괜찮은 것. 전개속도가 빠르면 좋지만 느려도 괜찮다 싶은 것. 등등 추천 부탁드립니다.... 가지고 있던 시집을 자기가 쓴척해서 천재 시인이라고...

천상병 시인이 살았던 시대 상황 ...

... 한국의 현대시인. 1930년 일본에서 출생. 해방 후 귀국하여 1949년 마산 중학 5년 재학 당시 담임 교사이던 김춘수 시인의 주선으로 시 '강물'이 <문예>지에 추천되었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