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니 소설 "내남자친구에게" 이거 번외편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내용...

귀여니 소설 "내남자친구에게" 이거 번외편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내용...

작성일 2004.12.29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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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내남자친구에게 봤거든요..

근데 번외편 있다고하는데

무슨 은형이가 지상으로 내려와서 어쩌고하는거..

내용좀 알려주세요..

다보기는 그렇고 구냥 내용보고 함봐볼라구요 ㅎㅎ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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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곁으로 되돌아 갈 수만있다면……

말못하는 동물이어도좋고 감정없는 물건이어도좋아요. 그녀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곳이라면..

내 눈으로 우리 강순이를 볼 수 있는곳이라면 …… 무엇이든 좋아요.

그러니깐……… 나한테 다시한번만 기회를 줘요. 부탁해요. 나 이번에 또 죽으면 그땐

욕심 안부릴께요…… 나 딱 한번만 .... 딱 한번만 더 그녀곁에 보내줘요..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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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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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還生』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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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야 !! 백강우! ”







간드러진 여성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고 내 몸이 심하게 흔들리고있다는걸 느꼈다.

자꾸만 깨우는바램에 난 달콤한무언가에서 헤어져나왔고 눈을뜨자 공허한 하늘과

이목구비가 뚜렷하다못해 부담스러울정도로 눈이 큰 여자가 얼굴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내밀고있었다.




“ !!!!!!! ..”





너무 놀라 벌떡일어나보았더니 이게 웬일인지. 내 손, 내 몸, 내 옷, 모두가 낯설다.

믿을 수 없어 내 앞에있는 녀석의 손에 쥐어진 거울을 빼앗아들어 내 얼굴을 비쳐보았다.





“ !!....뭐..뭐야!! 이 자식 누구야 ?!.”

“ 강....우야...”

“ ....뭐??....너 방금 뭐라고 그랬니..? ”

“ 뭐라고하긴..네 이름 불렀지..너 왜그래..?”

“ 성까지 똑바로 불러봐 ”

“ 강우. 백강우 ”







도저히 납득이 가질않는다. 웬 처음보는 여자와 난 지금 이상한 공원에 앉아있다.

그것도 맨땅에 퍼질러 앉아선 한손엔 거울을 들고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있다.


“ 백강우라니.. 난 권은형인데 ? ”

“ 뭐????..”

“ 아니..내 말은...야 채은비......!..”

“ 응, 왜 ”








몸이 말을 안듣는구나. 아니지, 몸 내 몸아니야. 얼굴도 손도 옷도 다 내꺼아니야.

이름역시 내 이름이 아니고..... 어떻게 생전처음보는 여자의 이름을 내가 부른거지..?




손에 쥐어진 거울을 만지작거리며 햇빛을 반사시키자 표정을 웅크리며 하지말라는 은비란 여자.

순간 대낮에 하늘끝에서 반짝거리는 별 하나를 보고 잊었던 필름이 되감기듯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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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너를 지상으로 보내주겠다만은... 그 이상은 바라지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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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지상에 온거야..? ”

“ 뭐?..너 아까부터 뭐라고하는거야 ? ”

“ 나.. 이제 별 아니구나..인간이야..채은비 !! 나 인간이야 !! ”

“ 강우야....너 덤블링하다가 넘어지지만않고 머리도 박았구나?....안되겠다 병원가자.응? ”

“ 응?? 아~ 아니야 !! 야야 많이 놀랐지?? 일단 일어나자 !! 여기서 뭐하냐 아이구~ 나 지금당장

보고싶은 사람이 생겨서 말이야 .”


“ 실망이야. 마누라옆에두고 보고싶은사람이 대체 누구래? ”

“ ....뭐?..”







하얀 미니스커트를 입고 긴 다리와 늘씬한몸매에 긴 생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일어서는 채은비.

똘똘한눈망울에 오똑한코 그리고 귀에 달려있는 링귀고리. 작은 핸드백을 손에쥐고서 백강우를

내려다보고있었다.




“ 뭐해 안일어나구, 재밌냐? 응? 재밌어?! 마누라 골려먹는게 재미있을게다 그래~”

“ 하하...어..일어나야지......그래..마..마누....마누라라... 하..하하..”




지금 이 상황에선 화도낼수도 눈물을 흘릴수도없는 상황이다. 어찌됐건 난 백강우니깐.

바보처럼 멍하게 바지를 털고 일어났더니 금새 내옆에 다가와서 팔짱을 껴버리는 채은비.

이제서야 모든게 이해가갔다. 내가 그 할아버지에게 애원했던 그 소원들도..

그녀에게 갈 수만있다면 그녀곁에서 함께 숨쉴수만 있다면 내 눈으로 볼수만있다면 .........

뭐가되든 상관없다고 .... 그래서...... .. 기껏 된다는게....... .. 다른여자의 남자였어...








“ 강우야, 너 안색이 안좋아보인다.? 너 진짜 괜찮어? 그러게 누가 하지도못하는 덤블링해래! ”

“ 괜찮아.... .. 그냥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않아.... 말도..시키지도않았는데 막하고..”

“ ......... ..? ”

“ 가자....가자...그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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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은 백강우의 몸이다. 난 권은형이고.. 내가 아무리 이 녀석을 조종하려해도

그의 몸에 배여져있는 습관까지는 내가 어쩌질못하는구나..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여자도

내가 환생하기전에... 이 녀석의 여자친구인가보다. 환생하고나선 .. 안됐지만 내 여자친구가

되어버린 채은비 ...... .. 도대체 앞으로 얼마나 모르는사람들의 이름을 말해버리고 ......

그들과 동화되어 웃어야할까.... .. 욕심만 내던게 아니었어 ........ ..








“ 내일 우리학교 축제올꺼지? ”

“ 어?.. ...그래 가야지..”

“ 피곤하면 안와두돼구... 나 내일 노래부르는데..”

“ 노래??..가야지 !..그럼~! 가야지 .. 갈께. 어디서 하는데 ”






한참 내 팔짱을 끼고 걷던 그녀가 우뚝 서 버렸다. 안좋은눈빛으로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은비.

걷다말고 뒤돌아 그녀를 쳐다보자 날 정말 애처롭게 바라보고있었다.



“ 뭐해, 걷다말구 ”

“ 나 진지해 .”

“ 나도 진지해 빨리 따라와 더워 ”

“ 나 진지하다구, 너 정말 머리괜찮어?? 기억관..손상된거아니야??”

“ 어?...아니....!..실은...조금..그래..기억이 얼핏얼핏 잘 안나. 처음엔 너도 몰라볼뻔했어.”




아무래도 내가 이녀석을 잘 알게되고 또 이런 어색한행동을 해도 이해받을 수 있어야한다면

머리를 다친 척 해야하는게 우선인것같다. 이걸 빌미로 집주소도 알아내고 등등 주위에 친구와

레이다망을 뿌리지. 한동안은 채은비 이 녀석의 도움을 좀 받아야겠다. 아직까진 백강우

이 녀석의 몸은 내 마음대로 조종할수가없다. 자꾸만 채은비 이 녀석을보면 가슴이뛰고 기분이

좋아지는걸보니... 이 녀석 채은비 많이 좋아하나보다.




내가 처음엔 너도 몰라볼뻔했다는 말을하자 기겁하며 뛰어와선 내 얼굴을 손으로 비벼줬다.

그리고 아주 걱정스런표정을 지으며 병원을 가자며 재촉하는 은비.






“ 날 몰라볼뻔했다니 !! 그런 위험한 소릴..!! 안되겠다 강우야 우리 병원부터 가보자.”

“ 어?...아니..병원갈필요는 없구, 니가 옆에서 하나하나 좀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게..도와줘 ”

“ 안돼!! 지금 당장 병원가..!”

“ 아니. 나 너한테서 치료받고싶어.”

“ .....강우야..그치만..! ”

“ 나중에.. 정말 심각하면 병원가자..일단.... ..니가 내 옆에서 좀 일깨워줄래?..나 그리 심각한

것도아니야 정말이야. 그냥 사소한기억들이나 그런거..그런거잊었어..갑자기 기억이안나네..”

“ 알았어..그리고...... 그건 당연한거 아니냐 .. 내가 친구도아니고 니 마누라인데.. 백강우마누라인데..

그 정도는 눈감고도 해..한다구 ..나만믿어 강우야..”







내가 괜한 얘길꺼냈나. 괜히 분위기잡아져가지곤 나와 눈동자를 마주치는 채은비..

뭔가 두렵다. 아 이러면안되는데 난 권은형이라구 !! 채은비 정신차려 .!! 난 백강우가 아니야 !

니 남자친구가 아니라구 !! .. 어?!....이게아닌데..!!.....왜 눈을감냐고 !... 얼래..?!...

왜 난 또 ..아니..이 몸뚱아리의 입술은 왜 점점 다가가는건데 !!....아..안돼는데 !!.......... .!!...




속으론 안된다고 외치면서 어느새 내 손은 그녀의 등을 감싸안았고 내 입술엔 그녀의 숨소리가

느껴질정도로 마주치고 또 마주쳤다. 이 녀석 많이도했네. 완전 초고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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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진한 딥키스를 나눈 후에야 천천히 입술을 떼어낸 우리.

쉬지않고 하는바램에 거친숨소리가 나자 피식웃어대는 채은비. 짧게 볼에 뽀뽀를 하고

내 손을 잡곤 자꾸만 어디론가 끌고갔다.




“ 어디가는데 !!? ”

“ 어디가긴 ~! 오늘부터 나 채은비가 백강우환자의 주치의인데!! 첫단계 마누라에대해서 알기 ”

“ 그..그래..나 너에대한 기억도 조금 잊은것같애..”

“ 가자~.. 가보구 강우야 내 능력으로 안되면 우리 그때 병원가자 알았지?. 단 오늘하루야.

오늘안에 니 기억이 조금 떠오른다싶으면 내가 너 주치의맡는거구.. 아니면 당장 오늘저녁에

병원가는거다 알았지? 수한이랑 상운이한텐 내가 잘 말할께. 그 녀석들도 도와줄꺼야.”

“ 수한이랑..상운이..?”

“ 너.....설마 걔들도 잊은거야??...니 소꿉친구들을...? ”

“ 소..소꿉..아..! 아니 !! 그럴리가 !! 그래!! 수한이랑 상운이... ”







이상하게 채은비 이 여자는 이름도 물어보지않았는데 알아챘지만 수한이랑 상운인가 얘들은

기억이 잘 나질않네. 동영이랑 광팔이녀석처럼 가족같은친구사이는 아닌가보네 풉..







“ 그나저나 .. 너 지금 어디가는데..? ”

“ 마누라 학교~! 마누라학교에 가면 많이 떠오를꺼야 . 우리추억이 가장 많은곳이니깐 ”

“ ...하..학교?..그래..너희학교 이름뭐더라..?..갑자기 기억이 안나네 ..이건 잊은게아니야!..”

“ 됐네요~! 백강우씨 !, 나만 안잊으면 돼지 뭐, 채은비님의 모교 용덕고로 레츠고 ~!! ”









그녀의 이끌림에 의해 한참을 달리던 내 두발이 우뚝 멈춰서버렸다. 그 바램에 내 손을 잡고

있던 채은비의손이 미끄러져 놓아버렸고 달리던 그녀도 뒤를 돌아 날 쳐다봤다.






“ 왜그래?? ”

“ ...너 .. 방금.... 용덕고라고했니?..”

“ 응. 용덕고 . 왜? 안잊었다며, 학교이름도 잊었니?? ”

“ 저..은비야....이건 정말 잊어서 기억이 안나는데... 나 혹시..우리학교 이름이.............종운고니?..”

“ 응. ”

“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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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이 녀석입니까......할아버지.. 차라리 지나가는 개로 환생시켜주시지..........

하필이면 이 녀석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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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내가 자초한일이구나.... .. 강순이 볼수만 있다면 무엇이되어도 좋다했으니..

정말..... .. 강순이를 보기엔 가장 가까운존재구나.... .. 내 여자친구는 .. 강순이랑 같은

용덕고에.... .. 난 광팔이랑 동영이놈이랑 같은.... .. 내 진짜 모교 종운고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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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강순이 얼굴 잘 볼 수 있겠네.









마음도 몸도 가까이서가 아닌 채은비 옆자리인 강순이와는 아주 먼곳.. 멀리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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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환생『還生』*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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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너무 정신이없었다. 이미 모두들 하교하고없는 빈 학교였지만 어딘가에 강순이가 있을것만

같애서 자꾸만 주위를 의식하고 또 의식했더니 채은비가 날 정말 병원으로 데려가려고도 했다.

오랫만에가보는 용덕고였다. 그냥 어제는 기분이색달랐다고 해야하나... ..


오늘 축제가있기에 녀석과 축제가 열리는 강당에도 올라가보았다. 힘껏 폼을잡으며 윙크를

하는 채은비에게 난 나도모르게 웃어줬었고 축제때 열릴 전시회에 전시되어있는 작품들도

몇몇 보았다. 더 보고싶었지만 미리 다 보면 재미없다며 끌고나가버린 바램에 더 이상은 보지못했다.


지상으로 내려왔다는기분이 들질않는다. 바로 몇일전까지만해도 난 하늘에 떠있는 별이었고

매일 혼자중얼거림으로 주위별들의 단잠을 깨우는 말썽꾸러기였는데 ..... ..

나한텐 다시한번의 삶이 주어진거야. 다른여자의 남자인 이 삶.


마누라보고 마누라라고 할 수 없는 이 삶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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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라 그런지 아이들이 꽤 붐빈다. 여러학교에서도 많이 왔고 종운고 교복도 몇몇보였다.

여기저기에서 가지각색의 교복들을 입고 또 코스프레하는 녀석들도 분장을하고 지나갔다.

강당까지 가기가 어찌나 힘이드는지 용덕고 교문을들어오면서 내내 떨렸던 그 마음보다 더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무슨 연예인이 나타난것도아닌데 용덕고 축제가 이리 유명했었나?


한참을 이리 팅기고 저리 팅긴 후에야 강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대체 백강우 이 녀석은 뭐하는놈이길래 간혹가다가 내 발을 밟은 남학생들이 내가 채 뭐라고

하기도전에 정중히 죄송하다고 꾸벅인사를하곤 줄행랑을 쳐버린게 세번째다.






강당문이 열리자 천천히 피아노음악이 끝나고있었다.

사람들사이로 들어가 어떻게든 앞쪽으로 갈 수 있었다. 아무래도 비좁으니깐 옆에 전시되어있는

물건들쪽으로 돌아가야겠다 싶어 작품들이 다치지않게 조심스래 하나하나 만지며 가는데,




“ ...!...”



내 발걸음을 다시 돌려버린 한 이름. 내 눈을 놀래킨 한 이름. 내 머리와 내 모든기능을 정지시켜

버린 한 이름. 그 이름 석자. 그리웠던 그 이름석자가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손을뻗어 '이강순' 이라고 적혀있는 작품을 손에 집어다들었더니 어떤분이 나한테

작품엔 손을 대지 말라하여 다시 조심스래 자리에놓았다. 손 끝으로 느끼고 또 느꼈다.

이걸 돈주고 사라면 돈주고 살 수 있을만큼. 나한테 그 무엇보다 가치있는것이다.

비록 아무것도아닌 지점토로 만든 별 모빌이지만 ......... .. 나한텐 금으로 만든 별과도 같았다.

이걸만들기위해 강순이의 손때가 얼마나 묻었을까……, 가끔씩은 강순이의 땀방울도 흘렀겠지?

무엇보다 내 마누라의 지문이 셀 수 없을만큼 묻어있을꺼라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순간 스피커를 울리는 마이크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았더니 채은비가 무대위에 서 있었다.

모두들 웅성거리다가도 채은비가 무대위에 올라서자 다들 조용해졌다.

그녀의 눈동자를 보고있으면 나를 찾는듯이 빠르게 굴러가는걸 볼 수 있었다.

천천히 모빌에서 손을때 아무도모르게 앞자리로 가려는데 그만 모빌이 옷에 걸려 떨어져버렸다.


“ !!!..이..이런....”




다행히 시멘트바닥이 아니라 소리가 그리 크게 울리진않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문제는 강순이 작품에 한곳이 망가져버렸다. 별 모빌인데 안그래도

별 두개밖에 없는작품에 별 하나가 대롱대롱 떨어져버렸다. 일단 남들이 볼세라 얼른 주머니에

넣어버리고 아무도모르게 다시 올려놓았다. 헛기침을 두어번하고선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 이 노래..... 꼭 들려주고싶은사람이 있었는데..아쉽게도 오늘 오지 못했나봐요.”



애절한 채은비의 목소리가 강당을 가득매웠고 남학생들은 이쁘다고 지들끼리 킬킬 거리고

아주 가관도아니었다. 여기서 내가 '이 새끼가?!' 하면서 쳐야지 맞는 스토리겠지만 난 지금

그럴 상황이아니다. 일단 난 채은비하고의 약속대로 맨 앞자리로 가야하고 혹여나 강순이를

보게될까 심장을 졸이고있었던 나기에.


그 많은사람들가운데로 한 사람이 비집고 들어가자 눈에띄었는지 채은비가 날 보았다.

눈이마주치자 어색하게 손을들어 웃어보이며 그 자리에 그냥 멈춰섰다.

그녀도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마이크를 입으로 가져다 댔다.




“ 올 줄 알았어요 .. 나와의 약속은 철벽까지 지키는 그런사람이거든요.”

“ 우우우~~~누구에요?~~언니~~!!”



용덕고학생들이 죄다 난리다. 누구냐면서 채은비에게 자꾸만 재촉이는 여학생들.

니들 입 안다물래 !? 강순이가 본 단 말이야...!!



“ 사랑하는 제 남편한테 이 노래를 받칩니다...강우야..백강우 사랑해.”








그녀의 눈빛이 내게로 오자 사람들은 그 시선을따라 날 쳐다봤다.

어색하게 웃음을 지어보이며 어떻게할까몰라 그냥 생각나는데로 두 팔을 위로들어

하트를 해 보이자 여학생들은 고함을지르며 꽥꽥 질러댔고 채은비도 마냥 좋은지 미소를 짓고있었다.

엉성한 폼으로 나한테 인사를 건네는 학생들에게 대충 받아주며 오른쪽을 바라보았는데,

나만 알아들을 수 있게.. 그 작은목소리로 불렀다.









“ .......가...강순아...”








저 멀리서 벽에기대 날 쳐다보고있었다. 그녀도 내 입모양을 보았는지 .....

내가 자신을 쳐다보며 이름을 불렀다는걸 보았는지... 자꾸 고개를 기웃거리며 채은비를

한번보았다가 날 한번보았다. 나도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내 모습을

발견했고 이내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주지않으며 채은비노래에 열광하는바램에 난 옴싹달싹

못한채 그 자리에 서 있기만했다. 키 큰놈들의 머리때문에 강순이가 얼핏얼핏 보이지않았지만

몹시.. 아주 몹시 부러워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채은비랑 나를... 아주 많이 부러워하고있었다.






“ !!..강!.... 아..아니...저 죄송합니다..좀 비켜주세요..네..좀 비켜주세요..죄송합니다..”







이대로는 못보내겠다싶어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강순이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자꾸만 입으로 중얼중얼 강순이 이름을 부르면서 겨우겨우 비집고 나와 강순이가 있던

그 자리로 뛰어갔지만 .. 어디로가버렸는지 그녀는 사라지고없었다.


이리저리 다 돌아봤지만 보이지가 않았다.

분명히 여기서서 날 쳐다보았는데 .. 우리 눈 마주쳤었는데.. 우리 몇개월만에 다시 눈 마주쳤는데

너 어디간거니.. 강순아... 나 여기있어. 니 별 여기있다고 !!..







미친듯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찾다가 누구와 부딫혀버렸다.

대충 죄송하다는 인사를 건낸 후에 다시 가려했는데 ,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다.

많은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며 마이크소리가 울려대는 이 가운데에서도 난 똑똑히 들었다.

나와 부딫혀서 아파하는 그녀의 목소릴 난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넘어진 그녀를 보았을때 심장이 멎는줄 알았다.

강순이가 .. 지금 내 앞에 있다. 그토록 보고싶던 강순이가 지금 눈앞에 있다.

나도모르게 두 팔을벌려 안아버리려다가 제정신이 들어 그 팔을 뒤로 감추었다.




“ 아...강..!...아.... 저..미안....해요..”

“ 아..아니에요..전 괜찮아요 어디 다치진않았어요? ”

“ .....아니요..안 다쳤어요..”

“ 어....그러고보니..아까 그 분이네? ”

“ 네...?..”

“ 저기 여자분 남자친구 되지않으세요?..”



강순이가 가르킨 여자는 한참 무대위에서 노래 후반부를 부르고있는 채은비였다.

그렇다고도..아니라고도...아무대답도 못한채 가만히 시선을 떨구어 땅을 쳐다보고있었다.



“ 너무 이뻐요.. 여자친구가 너무이뻐요. 우리학교에서 인기많은데 .. 마누라관리 잘하셔야겠어요..훗..”

“ 아, 네...”




아까는 너무 보고싶어서 죽고싶었는데 아까는 너무 말걸고 싶어서 죽고싶었는데..

지금은 그럴맘이 싹 사라져버렸다. 내 자리를 알았으니깐..........

난 채은비 남자친구고.....지금 이렇게 강순이랑 대화할이유도없을뿐더러.. ..

우린 오늘 이 만남이 마지막만남일테니깐...... .. 난 강순이랑 있을 이유가없어...

강순이 말대로 내 마누라는..... .. 채은비니깐...





속앓이가 끝나고동시에 채은비의 멋진무대도 끝이났다. 무대에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날 찾는 그녀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어주었다.





“ 은비야......... ..”

“ 어머.. 강당에서 그렇게 작은목소리로 부르면 어떡해요...”

“ .....은비야..”

“ 저기요, 더 크게 부르셔야죠. 여자친구분이 못듣잖아요.”





옆에서 더 크게 불러라는 강순이의 말에 두 주먹을 굳게쥐었다.

더이상 그녀가 재촉였다간 쌓아왔던 하고싶은말들이 입으로 터져버릴것같았다.





“ 은비야!!!! 채은비 !!!!!!! 니 남편여기있다!!!!..여기있어..!!..채은비!!!!....”








자신의 이름을 똑똑하게 불러주는 날보며 환히 웃음짓는 채은비.

무대에서 풀쩍 내려와 전시되어있는 작품사이로 조심스래 뛰어왔다.

나와의 거리가 5M 정도 되자 천천히 걸어오는 채은비.


그런데 곧 그녀의 싸늘한시선이 내 옆으로 꽃히는게 보였다. 나와 1M도 채 안되는 거리에서서

나와같은 시선으로 채은비를 쳐다보는 강순이. 바보야... 빨리가... 뭐하는거야 ..?



“ 안녕하세요. 노래 잘 들었어요.”

“ .....누구...세..요?”

“ 네?..아, 전 이강..!”

“ 가자!! 은비야..뭐해 여기서..가자 분위기좋은곳으로 가자. 너 할일 끝났잖아.”

“ 백강우.. 무대위에서 노래부르면서 니가있던자릴 봤는데 니가 없더라..?.... .. 난 또 화장실

갔나했는데...... .. 여기서 쟤랑 얘기하고있었어? 소개좀시켜줘. 누구야?. 언제만났어?.헌팅이니?”

“ 채은비 말조심해.”

“ 하, 백강우 너...!... 어두워서 얼굴이 잘 안보이네 쟤. 야 너 가까이좀 와볼래?.”

“ 네?.... 저요?..”

“ 그래 너, 이리 나와봐구. 얼굴이 잘 보이지가않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라고 말해주고싶었지만 바보처럼 착한녀석은 한걸음씩 채은비앞으로

걸어나갔다. 우리위를 비추고있는 하얀전등불빛의 시야로 강순이의 발등이 보이자

미칠것만같았다. 내 느낌이맞다면 .... 분명 채은비 강순이 뺨 때리고도 남을것같다.

그냥 그래..채은비 이 녀석에대한건 웬지 느낌으로 다 알것같애. 성질도 그리 좋은성질은

아니란것도 ...... 지금 강순이 너 오면 .. 학교못다닐정도로 괴롭힐것같다는 생각도.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강순이가 당하는건 볼 수 없어.

강순아 .. 정말 미안하지만 나 이번만 용서해라. 너 지키려면 이 방법밖엔 없다.




“ 채은비 ”

“ 시끄럽고, 야 너 빨리안와?..저게!....!!.”





용덕고강당에 있는 남학생들은 알 수 없는 야유를 보냈고 여학생들은 고함을 빽빽지르며

박수를 치고 좋아했다. 차마 볼 수가없어 두 눈을 꼭 감고만있었다. 내 손은 채은비를 잡아당겨

그녀에 입에 입을 맞추고있었다. 한참을 가만히있다 입술을 떼어내고 강순이얼굴을 볼세라

손을잡고 강당을 나가버렸다. 감동먹은건지 아니면 놀란건지 아무말없이 나의 이끌림에

잘 따라와주는 채은비. 고작 그 입맞춤으로 강순이를 잊었나보다.




“ 백강우...잠시만..잠깐만 서봐바”

“ 싫어. 이 학교 벗어날때까진 이 손안놔. ”

“ 가..강우야..잠깐만 .. 내가 갈께. ”

“ 그냥 따라오라구.”

“ 너 손목을 너무 꼭 쥐고있어서 아퍼..조금만 놔줘..”








내 발걸음은 무서울정도로 빨랐다. 어떻게해서든 빨리 이 용덕고를 벗어나고싶었다.

도저히 믿을수가없어서 내 행동이 옳은건지 나쁜건지 믿을수가없어서..

마누라를 앞에두고 딴 여자와 키스를하는모습을 보였으니 .... .. 그것도.. 마누라앞에서..

강순이앞에서 그 꼴을 보였으니 속으로 얼마나 욕했을까.



하...뭐 어때. 난 어차피 백강우의 몸인데..

정신만.... 나라는 자아의세계만 권은형일뿐 ... .. 외형적으론 채은비 남잔데.. ..

아무렴어때.. .... 난 신경쓰지않아..










“ !..어?..잠깐만 ! 강우야.. 이 손 좀 놔 보라구!!...!! ”

“ ...... ”

“ 바보야!! 학교에서 한참은 벗어났다구!! 이 손놔봐 !! 말할게 있다니깐?! ”

“ 그래 뭔데 도대체 그렇게 하고싶은말이 뭔데그래?!”

“ 너 아까 미친듯이 뛰어내려오면서 너 주머니에 있던거 흘렸어..”

“ 그게 뭐 어때서 ? 돈만 아니면 돼 ”

“ 난.. 그거 말해주려고했지..... 크기가 좀 있는걸로봐서 버릴물건은 같지않던데..”

“ 난 그런거 필요....!..”




순간 채은비의 손을 놓고 내 주머니에 손을넣었다.

....없다...없어... .. 별 없다..







“ 흠흠.......저..채은비....그 별..아..아니..그거 내가 어디쯤에서 떨어뜨린거야? ”

“ 거봐, 중요한물건이지? ”

“ 그다지 중요하지도않아..그러니깐 ”

“ 그럼 뭐하러찾어, 우리 밥 먹으러가자. 나 배고파~”

“ 저기 말해줘 어디에 흘렸는데.? ”

“ 아우 됐네요, 철판볶음 먹으러갈래? 뭐 먹..”

“ 나한테 중요한거야!!!!!!!!!! 그러니깐 말해줘!! 어디서 흘렸냐고 !!!!!! ”

“ ....아까...오거리에서..떨어뜨렸어... 굴러가는걸 봤는데..니가 자꾸만 잡아당겨서..”

“ ....미안한데 오늘은 먼져가라. 나 급히 들릴때가 좀 있어서 그래. 미안해 은비야 미안해.”

“ 야..야!..가..강우야!! 백강우!....허...”

















허탈한모습으로 멀뚱히 서있는 채은비에게 뒤도돌아보지않고 뛰었다.

우리가 온 그 길을 그대로 다시 뛰어갔다. 나한텐 너무 소중한물건이기에 ..

사람들 발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걸 생각만해도 치욕스럽고 화가나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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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헉.......어..어딨지...”





오거리까지 뛰어와선 잔디밭과 도로가를 살폈다. 땀이 비오듯이 내리고 숨이 목까지 차 올랐지만

죽어도 난 여기서 죽는다. 찾을때까지 ... 손이 새카맣게 더러워졌는데도 신경안썼다.

찬찬히 잔디밭을 뒤지고 또 뒤지고있었다.







“ 학생... 뭘 그리 열심히 찾는가..? ”

“ ...청소부아저씨....?.........그..그렇지..!...저..혹시 여기..조그마한 하얀 점토못봤어요..?”

“ 점토?.....그게 뭐야..?? ”

“ 아..그러니깐!!....별 못봤냐구요!! 별요!! ”

“ 별??...아아아아아... 혹시 이거 말하는건가?..”





청소부아저씨는 쓰레기통에서 뭔가를 뒤지적거리시더니 먼지와 함께 뭘 꺼내셨다.

하얀점토로 만든 별 모빌모양이 눈앞에띄자 난 벌떡일어나 두 손으로 건내받았다.

천천히 손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옷으로 닦았다. 깨끗해질때까지 .




“ 아이쿠..!..허허.. 그게 뭐 중요하다고 그리 열심히 닦고 닦는가?..그걸 찾으려고 그리 고생을 하고있었던게야? ”

“ 저한테만큼은 그래요..사랑하는사람꺼거든요...1억을줘도 이건 못팔아요..”

“ 허허, 인석아 ! 누가 그걸 1억을 주고 산다그러겠냐?! 허허허, ”

“ 만약 이 물건을 아저씨가 돌려주지않겠다 그랬음... 전 무릎이라도 꿇었어요.. 시키는일 다하고

아저씨가 달라는만큼의 돈을 줄수도있었어요..”

“ 어이구, 그래? 그럼 안줄껄 그랬다.”

“ 적어도........ ..나한텐 그렇다는거에요..작은상처를 주더라도..큰상처받지않게 지켜주고싶은사람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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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겨우 힘들게 다시 손에 넣게된 별을 어루만지며 길을 걸었다.

조금 때가묻어 아까처럼 하얗진 않았지만 그래도 강순이가 만든 별이었다.

내 마누라가 만든 별임은 확실했다. 나 백강우.. 아니... 나 권은형 여자 강순이가 만든 별...





미친듯이 멍한눈빛으로 손에 쥐어진 지점토덩어리만 보며 걸으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수 밖에

다른사람들의 눈은 아무렇지도않다. 그들은 나를 보고있지만 지금 내 눈엔 이 별만 보이니깐 ......

한참 바라보고있던 별 모형위로 물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졌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건물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난 재빨리 다른한손을 펼쳐 더이상 비에 젖지않게

강순이가 만든 별을 조심스래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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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집에와서 난 대충 옷만 갈아입고 침대에 바로 누워버렸다. 하늘쪽으로 그 별을 치솟아 들고

이리저리 굴리며 보고 보고 또 보고... . 보면 볼수록 웃음이 세어나오는 이유는 뭔지..






“ ...... . ..피식..”





천천히 별을 가져다 내려 내 입술에맞추었다. 두 눈을 지긋이 감고 그 작은별을 꼭 껴안는 기분으로

살짝 미소를 짓고 잠에 청하려던 찰나,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주머니에서 요란스레 울려대는 핸드폰진동에 나의 환상은 거기서 끝을보고말았다.

한참 좋았는데 .. 아쉬운듯이 침을 한번 꾹 삼키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핸드폰을 꺼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에게도 방해받고싶지않아 베터리를 빼버리려고 한 순간,


외부액정의 빛이 서서히 사라져갈때 내 눈에 비친 이름을 보고 폰을 열어 확인해보았다.




부제중전화- 24통 , 문자메세지- 16건 , 음성메세지- 3건







별을 찾는다고 정신을 수없이 흘렸을때 온 전화들과 메세지들. 나한텐 한 생각밖에 없어 미처 진동을

느끼지못했나보다. 부제중통화목록으로 들어가 하나하나 내려보았는데 .





채은비♡

채은비♡

채은비♡

채은비♡

채은비♡

채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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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중전화 모두 채은비전화번호였고 메세지 16건역시 채은비에게서 온 문자들이었다.

하나같이 어디냐고 .. 전화좀해달라 .. 전화좀받아달라.. 다 똑같은 문자들이었다.

지금 나한테있어 이 순간만큼은 채은비에게 시간을 줄 수 없어 폰을 닫아버리려는데,

문득 옆에 조그마한 표시로 음성메세지 3건을 보고 수없이 입술을 깨물고 또 깨물다 천천히

SEND버튼을 누른채 귀에 가져다댔다.





「 첫번째 음성메세지입니다 」

「 “강우야... .. 너 왜그래..이러지마...너 그렇게 뛰어가버리고..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알아..?.그 자리에서

기다릴께 ..다시 돌아....”」




「 두번째 음성메세지입니다 」

「“ 야 백강우!, 너 돌았니? 그때 내가 너보고 헤어지자고했을때 그때 니가 붙잡아서 맘돌렸는데 나 지금

정말 후회감들어 알어?! 너 완전 기가살았구나? 백강우!! 니가 인간이야?! 이 !... ”」




「 세번째 음성메세지입니다 」

「 “ 강우야...콜록...!!...비가 너무 많이와..강우야...나 추워..머리도아프구..콜록..!!..강우야..부탁이야.... ..

아깐 내가 잘못했어..그 메세지듣고 화났니..?..미안해..강우.. 」







마지막메세지까지 다 듣고 천천히 폰을 닫았다. 머릿속엔 강순이가 만든 별 모양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 한구석에 비치는 한 생각. 음성메세지중 마지막메세지가 자꾸만 떠오른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난 지금만큼은 강순이남자다 라는 마음으로 굳히고 또 굳히려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별들은 사라져가고 마지막메세지내용만이 머리를 가득매우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나마 채은비의 도움으로 나의 집 그리고 내 가족들 몇몇의 친구놈들정도는 확보해놨지.

그러고보니 메세지를 확인하고 이제서야 그 녀석이 떠오르네. 아까 너무 급해서 길가에 버려두고 왔는데 .... ..






침대에서 몸을일으켜 블라인드를 걷어보았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억수같이 퍼 붓는 소낙비들.

한 손엔 별을 움켜쥐고 만지작거리고 또 한 손으론 핸드폰을 들고 '채은비♡' 라고 저장되어있는 부제중전화

목록을 하나하나 내리고있었다.






“ 씨.. 지금 그게 뭐가중요해, 못되먹은사람은 죽지도않아. 당연히 집에들어갔을게 뻔해. 난 강순이남자야.

채은비 남자가 아니라구. 야 채은비.. 이 몸은 니꺼일지몰라도 지금 내 마음만큼은 니꺼 아니다.”





그렇게 다짐을하고 핸드폰을 침대위로 던졌다. 시원한마음으로 두 손가락을 깍지껴 머리를 받고 누웠다.

다리로는 장구치고 입으로는 휘파람을 '휘휘' 불어가며 눈을 천천히 감은지 10분여 남짓.





“ 어떻게든 자기여자에게 달려가고싶은 백강우의 육신이 말을 안듣는군 ”












                           * * * * * * * * * *






“ 후...후... 아 씨 어딨는거야 ”





우산하나를 챙겨들고 아까 나와 채은비가 헤어졌던 장소로 급히 뛰어갔다. 바지랑 신발이 다 젖었지만

모르겠다. 지금 내 머릿속엔 채은비로 가득 채워져버렸으니깐.






“ 야!! 채은비!! 너 어딨는거야?!! ”





한참 그 주위를 서성거리며 빗물을 튀어가고있는데 희미하게 들리는 내 핸드폰 벨소리에 급히 꺼내

발신자 확인도 하지않고 덥썩 받았다.



“ 여보세요?! 너 채은비지?? 야 너 어디야! 너 미쳤냐?? ”


「“ 나야. 수련이.”」


“ ..여..여보세요? 수련이?...”


「“ 귀 먹었니? 나 수련이라구, 강수련 ”」


“ ..수..수련...아~!! 그 싸가지없다는~..”


「“ 뭐? ”」


“ 아..아니, 아무말안했어 . 근데 ... 왜? ”


「“ 너한테 할 말 많은데 일단 너 은비좀 보고 말하자. 일단 와. 여기 한람병원 B동 908호야 ”」


“ ......뭐? ”


「“ 다시말해줘? 그래, 잘난 서방님덕분에 은비 쓰러졌어. 그냥 몸에 체온이 떨어져서 쓰러진거야.

문제는 빈혈도 좀 있구 몸에 열이많다는거. 뭐 이틀정도만 있으면 괜..”」





'뚜ㅡ뚜ㅡ뚜ㅡ뚜ㅡ뚜ㅡ..'









그래 부정할 순 없어. 지금 내가 취하는 모든 행동에 이해가 가질않지만 아직은.. 아직은 그래.

난 채은비남자야. 강순이는 ..............아니라구. 강순이는 권은형꺼고 난 권은...아니..

난 백강우야 지금은 그렇다구. 그렇기에.....이 녀석 몸이 채은비에게 반응한다는거까진 막을 수 없어







.
.
.
.
.





“ 뭐야!! 어떻게된거야?!..비켜봐 ”

“ 야 백강우 ”

“ 비켜봐!! 좀!! ”

“ 아직 안깨어났어!! 야!! 너 정신이 있는거니 없는거니?! ”

“ 강수련.. ..... 너..”

“ 나 뭐,? 나 뭐 _!? 너 이딴인간밖에 안됐냐? 그래서.. 이럴려고 그날 은비 잡았어? 왜,? 그냥 광민이한테

가게 냅두지. 어차피 걔도 지 여자친구랑 깨진것같든데 걔 정도면 잘 생긴거 아닌가? 그냥 광민이한테

가게 냅두지 왜 붙잡았어?? 왜 붙잡았냐고 ! ”

“ ........광...민..이?..광팔이?? ”

“ 뭐야? 너 친한것도아니면서 왜 광민이 별명부르냐?, 그 별명함부로 부르지마. 광민이 그 별명 딴 사람이

부르는거 존나 싫어해. 동영이랑... 오래전에 죽은 권은형알지? 걔만 부를 수 있게 해주는 별명이야. 괜히

걔 앞에서 그 별명 불렀다가 한대 맞지나 말어라. 니 시대도 끝났어 언제까지 백강우시대인줄 아나보지? ”

“ 그러게....채은비정도면..괜찮은데....내가 왜 안줬을까....광팔이새끼랑 어울릴텐데..”

“ 뭐? 너 방금 뭐라고 그랬니? ”

“ 아무것도 아니야..”







힘 없이 터벅터벅 대기실로 걸어가려는 내 손목을 강수련이 잡아낚았다.

날 잡아당기더니 이내 908호로 밀어버리는 강수련.





흐지부지하게 대충 머리를 쓸어넘기고 들어왔더니 깨어있었다. 두 눈을 말똥히 뜨고 날 쳐다보고있는 채은비.

항상 맑고 자신감있던 녀석의 눈망울은 원망에 가득찬 눈빛이 되어있었다.



“ 흠....몸은..괜찮아? ”

“ ............. ..”

“ 바보처럼 그러게 누가..! ”

“ .....나쁜새끼..”

“ ....비 맞......뭐? ”

“ 나쁜새끼..백강우 더러운새끼 치사한놈..”





온 몸을 벌벌떨며 나를향해 차가운말들을 던지는 채은비.

어떻게보면 잘 된 일인데 이 참에 깨져버리고 난 강순이랑 잘 되는거야.

다시 예전처럼...내가 못해준거 하나하나 다 해주면서.. 행복했지만 아픈추억이기도 한 우리의천일도

다시 만들어보는거야. ....그래 지금이 기회야.. 말하자. 헤어지자고.






“ 야 채은비 ”

“ ..............나쁜놈..”

“ 채은비 할 말 있다. 환자지만 이 말.. 지금 해야겠다. ”

“ ......백강우..”

“ 우리. ”

“ .......나 너 많이 사랑하나봐 ”

“.헤................뭐? ”

“ ...나 너보고 헤어지자고했을때 기억나니?..그때 너보고 무릎꿇어라고했더니..그것만은 죽어도싫다했었지

하지만 이거말곤 다 하겠다고..... .. 너의 가상한노력에 나 맘 돌렸었는데.....나 돌렸던거 후회한다고했지.

너한테....그때 니 맘 받아준거 후회한다고했지....그래 나 후회해. 그때 안받아줬으면..난 너 정말로 사랑하지

않아도 됐으니깐 ...... .. 이렇게 미치도록 아파하지 않아도되니깐.. 예전엔 앞모습만보아도 귀찮았는데 ....

.......이상하게 네 뒷모습만봐도.....가슴이 이렇게 아프다.나..”

“ ........ ”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나 좋아하는사람있다고 ......... 헤어지자고 말 해야

하는데......도무지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안돼 채은비. 아직은 이 녀석의 몸을 완전히 조종 할 순 없단말이야.

아직까진...... .. 녀석의 마음까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너한테 자꾸 달려가려고하고 너만 바라보는데

난 너 아니야 . 내가 원하는건 채은비 니가 아니야. 강순이라고 이강순. 내가 원하는여자는 이강순 하나뿐이야






“ 먼져..가볼께....머리가 좀 아파서 ”

“ ...........................그래..”

“ 그래.....몸조리..잘해라..”

“ 잠깐만..”

“ ....... ”

“ 아까 .. 하려고했던 말 뭐야?....우리..뭐?..”

“ 우리....어..우리......!..우리 다음에 해 보러가자구..그래..해..12월 31일날 해보러가자구.”

“ ...12월달되려면 아직 한참이나 멀었는데....그래..그러자. 약속하지 뭐......근데..다행이네..난 니가 해라고하길래..”

“ ........어?..”

“ 아니야.. 난 또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말 듣는줄 알구 내내 걱정했어. 고마워 강우야.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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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홍수가 난 듯 퍼붓던 소나기도 차츰 개어 하늘이 조용했다.



비에 젖어있는 벽을 치고 또 쳤다. 그렇다. 난 오늘도 이길 수 없는 벽과의 전쟁을 하고있다.

도대체 이녀석을 이기려면 얼만큼의 쎈 주먹을 지녀야하는건지 도무지 쓰러질 생각을 안한다.

내 손이 퉁퉁붓고 피가터질정도로 싸우는데 녀석은 끄떡도 하질않는다.


그렇게 결국은 오늘도 내가 져버린 게임이 되고야 말았지.






“ ....하....하.....하......하.....”






아무도없는 공원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보았다. 니들은 모르겠지? 씨.. 근데 난 다 알어.

나 왕년에 별이었어. 이거 왜 이래. 하하, 저기 내 자리 비어있네. 저기 내 자린데 .. 강순이 울겠다.

매번 보이던 내가 없어져서 . 근데 걱정마. 곧 갈께. 니 머리위에가아닌 니 눈앞으로 갈테니 기다려.

별을 보니깐 피식 웃음세어나오네. 이야 지상에서 보면 이렇단말이지? 하하 저기 민지별있네.

저건 옆집누나별이고 저거저거 저 약한별은 분병히 밑집 아저씨별이야. 힘이없어 아저씨가.

그리고 저기 저 빛나는별은 ................... ..할아버지?..





벌떡일어나 공원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나마 여기서는 가장 높은곳을 찾다 시계탑위로 올라가버렸다.

그나마 정말 여기서는 높은곳이니깐. 그나마 할아버지별하고 조금이나마 가까워졌을라나.

심호흡을 크게 한번내쉬곤 할아버지 이름을 크게 불렀다.





“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은형인데요!! 저 보이세요?! ”





아무리 불러보아도 별은 별일뿐. 이미 별과 인간은 의사소통이 되질않는다. 내가 아무리 권은형이라지만

이 육신은 백강우의것이므로, 내가 다시 저 곳으로 불려가지 않는이상 난 저들의 말을 들을 수 없다.

하지만 .......... .. 별은 정말 그사람에게 간절히 하고싶어하는말을 들을 수 있지.


내가 지금 할아버지와 강순이에게 간절히 하고싶은말을..............







“ 듣고있다는거 다 알아요!!..하나만 물어봅시다!!..왜 하필이면 이 자식인가요?!..강순이집앞에 개미도좋고 강순이책상위에

먼지도좋은데!!..강순이 창틀에 꽃이면 더 좋구요!!..왜 하필이면....이 놈인데요!!..왜 하필이면 딴여자의 남자냐구요!!..

저보고 어떻게해라구요.. 하늘에서도 바라봤는데..여기서도 바라만보라구요??! 나 왜 이렇게 힘든일만 시키는데요?.. ....

나 왜자꾸 슬픈역만 맡아야하는데요?!..나 왜자꾸... .. 아프게해요...... ..나도..행복하고싶어요... ............... ............ ..”





힘이 다 빠져버린 난 천천히 시계탑 모퉁이에 걸터앉았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앉아있다 주머니속에 있는 별을 꺼내들어 달빛에 비춰보았다.

모양은 조금 서툴었지만 저기 하늘에 떠 있는 별 보단 내게 더 고귀했다. 또 내겐 하나뿐인거고..



.
.
.



“ 강순아.... 조금만참아.. 내가.. 반드시 네앞으로갈께...조금만..조금만 채은비한테 양보하자. 그게 언제일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너한테 꼭 다시 돌아갈꺼야 반드시.. 그러니깐 조금만 참자 우리. 그리워도..

보고싶어도 ... 넌 내 사진으로..난 멀리서만..이렇게 서로 위로하자. 아직까진 내가 힘이없어...

아직 이 녀석에게 적응되지도않아서..이 녀석이 채은비에게 반응하는 마음까지는..내가 막을 수 가없어...

하지만..약속할께.....꼭..반드시 백강우를 권은형으로 물들여서..내가 너.......... 이강순 너 데리러간다.

그땐 채은비가 눈앞에서 쓰러지든 말든 .. 그딴거 신경안쓰고 나 기다리고있을 너한테 달려갈께

믿어. 꼭 믿어. 믿으면서 서방님 맞이할 준비하고있어.. 너 .. 반드시 되찾는다.”




















































                     * * * * * * *







“ 여보세요.”


「 “ 야 백강우, 마누라 퇴원했는데 얼굴보러 안와?? ”」



“ ..어?..나 지금 학굔데”


「 “ 필요없으니깐 이번교시마치고 우리학교와 알았지? ”」



“ 야.. 이제 2교시했는걸? 귀찮아 그리고.. ”


「 “ 너 이상하다? 이제라니? 너 1교시도 괴로워했잖아. 잔말말구 그냥 지금나와

나도 학교 나갈꺼야, 알았지? 나랑 수련이랑 애들이랑 같이 어디 놀러가자. 나와~지금 ”」


“ 여..여보세요..? 여보세..!.....”



말없이 천천히 폰을 닫았다. 정말 이제 2교시인데, 도대체 벌써 나가서 뭘 하자는건지

그리고 말이되는소릴해. 지금 나보고 용덕고로 오라고?? 하하하하,,


그나저나.. 이 별은 언제 되돌려줘야하지...아 씨 몰라..


잘나신 마누라님께서 오시라는데 안갈 수 있나. 일단 가보자. 그래 가서 결정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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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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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많은학생들이 붐비는 용덕고 운동장. 천천히 안을 두리번거리며 앞을 지나갔다.

몇몇의 여학생들이 나를 보고는 숙떡거리며 지들기리 헤헤벌벌 좋아 죽는다 아주.

백강우보다는 내가 잘생겼는데, 아쉽네. 권은형이 아니라서.

니들 권은형보면 넘어간다 진짜. 하하, 그러니깐 강순이는 복받은거야.

정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내가 여기서 그녀를 만날줄은 .







“ 어?....안녕하세요 ”

“ 예?..아...안녕............하..세.... ..”






내 옷깃을 살짝 잡아당기며 해맑게 인사하는 강순이.

난 인사하다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그렇게 보고싶었던 얼굴인데 내 손으로 만져보지도못하고

그렇게 말걸고싶었던 녀석인데 막상 눈앞에 나타나면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렇게 잡고싶던 손인데 ... 지금 내 옷깃을 잡고있는 저 손을 미치도록 잡아보고싶었는데

멀뚱히 서선 천천히 옷깃을 놓는 강순이손만 바라보고있었다.





“ 아직 3교시도 안했는데.. 여긴 어쩐일이에요? ”

“ 네?..아....그게요..누구만나러왔어요 ”

“ 아...그..채.........채....”

“ 은비요...채은비..”

“ 맞아요!..알고보니 저랑 썩 그리 멀지않은 반이더라구요. 보면 볼수록 참 이뻐요 걔.”






채은비가 이쁘다고?..그래 이쁘기야 이쁘지. 근데 더 중요한건 내눈엔 니가 더 이뻐.

이 말을 내 입으로 전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강순아.



“ 하하..근데..어디가세요? ”

“ 폐기물장에요 ”

“ 이 시간에? ”

“ 축제때..제 작품이 전시되었었는데...막상 집에 들고가려고보니깐..작품한군데가

비어있더라구요...중요한건데..선생님께 물어보니 청소하다가 쓸려갔을수도있다고..

가서 뒤져보라고하셨어요. 그거 꼭 찾아야하거든요.”

“ 아...별...........!..”

“ ...어..떻게아세요?? ”




갑작스래 묻는 강순이의 말에 막상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지금 그 별을 들고있다고 말한다면 분명 화를내며 가버릴 강순이가 분명했고

대충 어떻게 둘러대야한담..







“ 그러니깐.... 그날 저도 왔었잖아요. 봤어요 작품 .별 두개..”

“ 한개는 제꺼구요....한개는...어떤사람꺼에요. 정말 별인사람..나한테만큼은..항상 별인사람.”

“ ............. ..그럼...그 별 제 주인 찾아갔겠네요 ”

“ ...네? ”

“ 한개는..그 별꺼라면서요...그럼..그렇게믿어요. 그 별.. .. 당신한테는 항상 별인 그 사람이

지니고있다고 생각해요..그럼 되잖아요...”

“ .......어떻게그래요..............이미 세상엔 없는사람인데..”

“ 아니요. 어딘가에 있을꺼에요.. 분명..그 사람이 그 별 들고있을꺼에요.”

“ ...그랬으면..좋겠어요... ”

“ .....당연하지..”

“ ..네?.”

“ 아...아 미안해요..깜빡하고 ....... .. 반말했네요 ”

“ 은비란 사람과 동갑이면 .... 저랑도 동갑인데 그냥 말 놔요. ”

“ ......정말..그래도..”






갑작스래 손을 뻗으며 악수를 청하는 강순이.






“ 용덕고에 강순이라고해. 이 강순. ”





그렇게 그립던 강순이의손이... 그렇게 잡고싶었던 강순이의손이...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저 부드러운손을 내 손으로 한번만 잡아볼 수 있었으면...했던 그 고운손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

너무 좋아서 .. 너무 좋아서 잡지도못하고 그저 눈으로 바라만보고있었다. 정말..몸이 얼어버린것처럼




“ 음?..팔 아파, 악수안할꺼야? ”

“ 어?..어..그래..해야지 당연히 해야지..”





난 천천히 손을 들었다. 미세하게 떨리는 내 손을 혹시라도 강순이가 볼까싶어 조마조마했지만 여전히

내 손은 떨고있었고, 강순이의 손과 내 손이 맞닿는 순간이었다.




“ 아...난..종운고에...백강........... ..!!! ...”





인사를하며 강순이를 보려는데.. 내 표정은 곧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강순이뒤로 3명쯤 걸어오는 저 무리.

저기서 왼쪽에있는..... ..!!......채은비가 확실했다. 지금 이 상황을 본다면.. .. 안돼. 저번 축제때도 내가

겨우 위기를 무마했는데, 이번엔 위기를 모면할 수가없어. 이를 어쩐다.....젠장 손도 못잡아보고 뭐냐고.





“ 아씨...”

“ ..어?...왜그래..”

“ 강순아 뛰어!!.”

“ 뭐?!...야!...”








난 강순이손목을 잡고 몇몇사람들을 가로질러 교문밖으로 뛰어나갔다. 강순이는 영문도모른채 내 이끌림에

따라오기만했고 지금 내 마음은 내 발보다 더 빨리 뛰고있었다. 맘 같애선 이대로 영원히 끝까지 뛰어가고

싶었으니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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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덕고에서 한참을 벗어나 외딴골목으로 들어온 강순이와 나.

이쯤이면 안정됐다싶어 목까지 차 오른 숨을 천천히 고르고있었다. 그제서야 여태 내 손안에 있던 강순이의 손목

을 천천히 놔 주었다. 조금 어색한지 손목을 어루만지며 헛기침을 두어번 하는 강순이.





“ 하...하...... ... 힘들었냐?..”

“ 아니...뭐..달리기는 내 전공이라 힘든건..”

“ 아니...하...하....그거말구...많이 힘들었지...”

“ ....어?...뭐가?..”

“ ......아..아니야..내가 지금 무슨소릴...아무것도아니야.”

“ 근데.....왜 뛰어온거야? ”

“ 뒤에 채은비 있었거든 ”

“ 채..채은비?!..니 여자친구?..이를어째..오해했겠다...그런데..왜 도망간거야?..”

“ 걔 성격에..너 가만히 안둘꺼야..괴롭히고도 남는다구..지 남자친구랑 있는여자는 다 눈에가시야 걘...”

“ ....그랬구나.. ..”




벽에 기대앉아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았다. 한쪽무릎을 세워 팔을 얹이고 멍하게 앞쪽골목을 쳐다보다

문득 강순이를 쳐다봤다. 보면 볼수록 귀여운그녀,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운그녀.







“ 강순아.”

“ 어?..왜? ”

“ ........ ..”

“ 말해봐..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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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내가 권은형이라구... 강순아 나 은형이야.. 니 남자친구 은형이야....

이강순 네 별이란말이야..... 내가 니 별이란말이야... .. 나 백강우아니야...... ..

이강순 .. 네 남자야..





“ 아니야..근데 너 어쩌냐..지금 3교시쯤일텐데..”

“ 아...맞다..!!!..어떡해...화진이한테 문자쳐서 나 양호실갔다고 말해라고해야겠어.”

“ 킥..아직도 그러냐? ”

“ ..뭐? ”

“ !!....아..너처럼 친구한테 양호실구라치는애들이..많다구..하하...”

“ 양호실..갔다고..해줘..미안해...화.진...아..하트~! 됐다. 전송완료!..아 근데... ..너..종운고니? ”

“ 어 나 종운고 ”

“ ....그럼..동영이랑 광민이도 알겠네? ”

“ 아우 당연~......히 모르지. 몰라.”

“ 얼굴도 몰라?..”

“ 얼굴은 알지!.......같은..학굔데..”

“ 걔들 참 착해..동영이 ..맘 여린애야...눈물도많구....”

“ .......많이우냐?..”

“ ...응.....자기집어항이 가득 찰 만큼...많이울어....”

“ ........병신새끼...”

“ .....뭐라구?..”

“ ...아...남자가 뭘 그래 많이우냐~ 병신처럼...”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강순이. 무안해서 자꾸 눈빛을 다른곳으로 돌려보았지만 두번 세번, 자꾸만

눈이 마주쳤다. 분위기가 어색해 헛기침을 두어번해대며 목이 마르다고 딴청을 피웠다.



“ 걔한텐..정말 미안한말인데.....많이 닮았어 ”

“ ......흠흠...뭐?..뭐가? ”

“ ....많이 닮았어 너....짙은눈썹도 닮았구..입도닮았구..무엇보다...말투가 똑같애..”

“ 누구? 권은형이랑?? 야 그건 당연한거아니....... ”

“ 은형이알어!? 권은형아는거야?!친해?!!..”





나도 모르게 나와버린 내 이름..

권은형 이라는 이 이름석자를 듣더니 매우 조급해하며 .. 또는 아주 반가워하는 강순이의 눈.

그런 그녀를 보고있자니 마음이 쓰려 미치는줄알았다. 바로 눈앞에두고.... .. 날 바로 눈앞에 두고

권은형에 대해서 잘 아냐고 묻는 바보같은녀석 .....






“ ..알지... 잘 알아. 그녀석에 관한거라면.. 잘 알아. ”

“ ....많이..보고싶지...?......많이 그립지..”

“ 꿈에..왔었어.. 권은형........내가 용덕고에온것두...채은비는..핑계지..널...만나러 왔던거야 ”

“ .......날?...왜?? ”

“ 권은형이....죽을만큼 사랑한여자가..너무 궁금해서..그리고..지금도 많이 사랑하고있다는거

알려주고싶어서...... ..”

“ ................. ”

“ 기대이상이네..착하고..순수하고..이쁘고..거짓하나없는..눈빛도..권은형이 말한 그대로야.”

“ 은형이가...내 얘기 많이 했었어?..”

“ 응, 꿈에서 자주했었어.. 너한테 이 말도 전해주라던데..”

“ 무슨말? ”





난 내한쪽 주머니에 손을넣어 별을 손에 쥐었다. 꺼내려다, 다시 천천히 주머니속으로 넣었다.

내 얘기라면 ..... 내 이름이라면...아직까지 이렇게 7살 어린아이가 동화이야기를 듣듯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니...... 내가 어찌 잊을 수 있겠니...... 내 이름이라면..아직까지도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녀석인데...... .. 그런강순인데.... 내가 어떻게 널 잊어..내가 널 어떻게 .......... ..






“ 권은형이..이렇게 전해래......은형이가..”

“ 부탁하나만 할께.”

“ ......무슨..부탁..? ”

“ 힘들겠지만...꿈에서 너한테 했던말...니가 나한테..해주면안되니?..”

“ ......!..뭐?..”

“ 권은형이..권은형이.....이렇게말구..니가 은형이처럼..나한테 말좀해주면안되니?....너무 닮아서 그래

니가 그렇게 말해주면........아주 많이...아주 많이 위로가 될 것같애서.. 은형이 친구잖아?...”

“ .......... 그래.. ”

“ 고마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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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얘기를 채 하지도않았는데 벌써부터 눈물을 흘러내리는 강순이. 그런 강순이를 보고있으니 내 콧등이

시큰등해졌다. 나도 모르게 손을뻗어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천천히 닦아줬다. 흠짓 놀라는 강순이.

지금 강순이의 눈빛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웬 낯선녀석이..그냥 닮았다는 녀석이 자기얼굴에 손을대 눈물을

닦아주고있으니... 자기는 얼마나 당황스러울지.. .. 하지만 난. 얼마나 행복한줄아냐.

그렇게 그리웠던 강순이의 얼굴인데.... 지상에 내려와 처음으로 만져보는 강순이 얼굴인데 ..... 그 처음이 ..

강순이 눈물인지... 이강순.. 내가 울지말랬지..얼마나 울었으면..부드럽던 얼굴이..많이 까칠해졌잖아....... ..




드디어 난..

내가 강순이한테 하고싶은말을...내 입으로...직접 전해줄 수 있었다.

너무 하고싶었던 그 말......... ..







“ 강순아....조금만 기다려...환하게웃으면서..너한테 다가갈테니깐..울지말구...나 기다리라구... ...

널 사랑하는 내 마음은..... ..죽어서도..지금도..변함없어..내가 널..얼마나 그리워했는데... .. 꾹 참으면서 ..

서방님 맞이할 준비나하고있어....... .... 우리..천일..... .. 아름다운기억으로..행복한추억으로 다시만들자...

..강순아.......사랑한다..많이 사랑해..... .죽을만큼 사랑해...지금도...후에도 .. 이강순 넌 내 여자다..”




한동안 내 이야기를 듣던 강순인 정신이 번쩍 드는 듯 벌떡 일어나 나에게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강순이 얼굴에 다가가있던 내 손도 강순이가 일어나 뒤로 물러서는바램에 천천히 멀어졌다.

황급히 흐르는 눈물을 닦고 어색하게 웃음짓는 강순이. 그녀 얼굴이 조금 붉어진 것 같았다.





“ 우와.... .. 너 대단하다. 야, 너 공부취미없으면 연예인..한번해봐라?..연기 진짜 잘해 너..”

“ ......연기?..”

“ 나도 깜빡속을뻔했어...순간............... 니가 은형이로 보였거든...”

“ .....하..........연기라... ”

“ 미안해.. .하하하....정말...은형이가..너한테 그렇게 말했단말이야.? ”

“ 응 ”

“ 아....”





우리둘 사이엔 적막감이 흐르고 더이상 이 어색한분위기가 싫었는지 강순이가 시계를 보는척 하며

옷을 훌훌 털며 앉아있던 내게 간다고 인사를 했다.






“ 나 이만 가볼께. 오늘.. 고마워, 집에가서 좀 쉬다가 학교로 들어가야되겠어.”

“ ......응..채은비가 뭐라고하면.....내가 너한테 삥뜯으려고했다고해, 만약 내가 너 데리고 가는 거

본거면 .. 니가 돈없다고해서 내가 화났었다고해.... ”

“ ...응...이만 가볼께 ”






강순이는 뒤 돌아 나를 한번 보고는 천천히 걸어나갔다.

비장한 마음으로 주먹을 쥔 난 목까지 차 오른 감정을 천천히 억누르며 강순일 볼렀다.





“ 이강순 !! ”

“ .......어? ”

“ 나 .. 채 못 전한 말 하나있다.”

“ ........ ”








난 천천히 일어나 바지를 털었다. 한걸음 두걸음.. 강순이앞으로 걸어나가다 옆을 지나쳐 앞으로

몇걸음 더 걸었다. 내 몇걸음 뒤에 서서 내 이야기를 마저 듣고싶어하는 강순이. 보나마나 비디오지 뭐.

차마 이 말만은.... 강순이 얼굴을 보고 말 할수 없어 , 내가 앞으로 와버렸다. 뒤 돌아 말하려고..

강순이 얼굴보고 말했다간 .... 울어버릴 것 만 같애서... .. 울면 안되니깐..내가 울면 안되..니깐...






“ 야 이강순 ”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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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하늘보지마라..... 이제 네 눈앞에만 봐 ..... 울어도.. 하늘보고울지마...울고싶을땐... ..네 눈앞에 있는

사람한테 안겨서 울어......... .. 니가 원하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 그래도 마음만은..권은형 나니깐..

울고싶어질때면 항상.....내가 네 앞에 있을테니깐...이제 하늘보고 울지마....... ..”



“ ..강우야 잠시만!!... 은형이가 정말 너한테 그랬어?..꿈에서 정말 너한테 그런거야?..정말이야?!..”



“ ...그럼 구라겠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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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한걸음씩 앞으로 발을 옮겼다. 이미 흘러버린 내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고 뒤에서 강순이가 날 불러도

아랑곳하지않고 뒤도 돌아보지않은채 앞으로 걸어나갔다. 미세한 그 중얼거림과 함께......









“ 이강순.... .. 내가 니 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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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검은파도가 일렁이고 컴컴한바다에 박힌 진주알들은 수개 수십개 셀 수 없을만큼 반짝이고있었다.

한 여자만을 그리는 한 남자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울려퍼져 하늘의 별들이 은하수를 만들고,

그 남자를 위로하듯 은하수의 별들은 한 두개씩 긴 꼬리를 %B

번외편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내용좀..

제가 내남자친구에게 봤거든요.. 근데 번외편 있다고하는데 무슨 은형이가 지상으로 내려와서 어쩌고하는거.. 내용좀 알려주세요.. 다보기는 그렇고 구냥 내용보고...

소설 내남자친구에게 번외편에 관해서

... 또하나,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인터넷으로 안쓰고 책으로만 발간된거에여 내남자친구에게 3권을 사게되면 같이 얻을수있어여^,.^ *도움되셨음 조켓어엽 ^ㅇ^

귀여님소설 내남자친구에게 번외편~!!!

... 그중에서도 내남자친구에게를 잃으면서 엄청많이 울었습니다.....ㅠ0ㅠ..그런데 내남자친구에게 번외편있잖아요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그거 파일있으신분은 꼭...

소설추천요!!^^

... 제가 재미있게봤던소설내남자친구에게(번외편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도레미파솔라시도(번외 신은규의 윤정원 버리기) 열병 상고전설에 잠자는싸가지...

인터넷소설 추천좀요!

... 20.내남자친구에게 남주: 권은형/ 여주: 이강순 허엏엏니ㅏ힌아ㅓㅓㄹ<< 이거 졸라 슬퍼요>ㅡㅜ 번외편 : 세상에서가장슬픈별, 별이된권은형이지상의백강우로 세상에서...

내남자친구에게 번외

... 그거 내남자친구에게/언밸런스/세상에서 가장슬픈별 이거외에도 은형이가 백강우로 환생해서 강순이랑 동영이랑광민이가알아본다는내용있다던데 아무리 찾아봐도없네요....

재밋는 인터넷 소설 추천

... 나중에 언호가 병걸려서 죽어요 ㅠ 3.내남자친구에게 - 귀여니 남주:권은형 여주... 해피엔딩)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4.죽을만큼 사랑했어요. -리얼겨니 남주: 운시울/한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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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울수있을만큼 슬픈 새드인소...

... ★★★☆ 남주:권은형(백강우) 여주:이강순 위에 적었던 내남자친구에게 후속이라고 해야하나요. 여튼 귀여니 팬분이 적으셨다고 들었는데, 이건 세상에서 가장슬픈별...

'별이 된 권은형이 지상의 백강우로'에...

제가 내 남자친구에게를 책으로 샀는데 그냥 궁금해서 '내남자친구에게'를 쳐봤더니 알고보니 번외편이 제가 모르는게 있더라고요;; 책에는 언밸런스 세상에서 가장슬픈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