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기형도(奇亨度 1960 ~ 1989)
1.출생 및 성장
1960. 2.16(음력) 경기도 옹진군 연평도 출생 3남 4녀중 막내로 당시 부친은 황해도에서 피난 온 후 교사를 거쳐 공무원으로 재직함. 서해안 간척사업에 실패한 부친이 유랑 후 경기도 시흥군 소하리(현 광명시 소하동)에 정착하여, 이사하게 됨. 급속한 산업화에 밀린 철거민, 수해 이재민이 정착촌을 이루었던 소하리는 아직까지 도시 배후의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1985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인 "안개"의 배경이 된다. 시흥국민학교, 신림중학교, 중앙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정법대학 정법계열에 입학(1979)하여 정치외교학과를 졸업(1985)함. 1984년 중앙일보에 입사하여 정치부, 문화부, 편집부에서 일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함. 1989년 3월 7일 새벽(03:30경), 가을 시집출간을 위해 준비하던 중 종로 2가 한 극장 안에서 숨진 채 발견 됨. 사인은 뇌졸중. 경기도 안성 소재 천주교 수원교구 묘지에 묻힘.
2.활동 및 작품경향
대학 입학 후 교내 문학동아리 '연세문학회'에 입회, 본격적인 문학수업 시작한 이후 대학문학상인 박영준 문학상(소설부문)에
영하의 바람이 당선없는 가작으로 입선, 식목제가 대학문학상인 윤동주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됨. 안양 근교에서 방위병으로 복무하며 안양의 문학동인인 '수리'에 참여하고 동인지에
사강리등을 발표, 시작에 몰두 함. 대부분의 초기작이 이 시기에 씌여짐. 전역, 복학후
겨울판화, 포도밭묘지, 폭풍의 언덕등 다수의 작품을 쓰며, 신춘문예에 응모하기 시작함.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안개가 당선됨. 이후 문예지에 전문가,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늙은 사람,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백야, 밤눈, 오래된 서적,
어느 푸른 저녁 등의 시를 발표. 중앙일보에 근무하며
위험한 가계 1969, 조치원, 집시의 시집, 바람은 그대쪽으로, 포도밭 묘지1,2,
숲으로 된 성벽등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며 문인 및 출판관련 인사들과 활발히 교유함. <시운동>동인. 1989년 5월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 잎(제목은 평론가 김현이 정함)이 발간되었고 유작으로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1990), 기형도 전집(1999)과 시 입속의 검은 잎,
그날, 홀린 사람이 발표됨.
그의 작품은 주로 유년기에 경험했던 일들에 대한 우울한 기억이나 회상, 그리고 현대의 도시인들의 살아가는 생활을 독창적이면서도 강한 개성이 묻어 나오는 시어와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그의 시에는 죽음과 절망, 불안과 허무 그리고 불행의 이미지가 환상적이고 일면 초현실적이며 공격적인 시인 특유의 개성적 문체와 결합하여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이라 평가받는 독특한 느낌의 시를 이루어 내고 있다. 동일 이미지의 반복이 중첩에 의해 더욱 강화된다든지 돌연한 이미지와 갑작스런 이질적 문장의 삽입, 도치, 콤마에 의한 분리, 감정의 고조(그는 감탄사를 연발한 드문 경우의 시인이었다)등 시어 구성과 문체가 일관되게 지속된 그의 암울한 세계관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형상화 시키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유년시절 불우한 가족사와 경제적 궁핍, 그리고 죽음에 대한 체험과 이에 대한 강렬한 심미적 각인이 시 전체에 가득한 삶에 대한 부정적 영상을 이끈 원인이자 그의 시적 모티브를 유발하고 있는 동인이며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을 닫고 비관적 세계로 침잔케 한 주된 이유로 이해되고 있다. 그의 시에는 현실에 대한 역사, 즉 역사적 전망이 없으며 따라서 그의 시는 퇴폐적이라 말 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으나 초현실적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일상의 현실을 비판한 독특한 시세계는 주목할 만 하다 하겠다.
3.주요작퓸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안개
-專門家(전문가)
-白夜(백야)
-鳥致院(조치원)
-나쁘게 말하다
-대학시절
-늙은 사람
-오래된 書籍(서적)
-어느 푸른 저녁
-오후 4시의 희망
-장미빛 인생
-여행자
-진눈깨비
-죽은 구름
-흔해빠진 독서
-추억에 대한 경멸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물 속의 사막
-정거장에서의 충고
-가는 비 온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
-질투는 나의 힘
-가수는 입을 다무네
-홀린 사람
-입 속의 검은 잎
-그 날
-바람은 그대 쪽으로
-10월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포도밭 묘지 1
-포도밭 묘지 2
-숲으로 된 성벽
-植木祭(식목제)
-그 집 앞
-노인들
-빈 집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밤 눈
-위험한 家系(가계) 1969
-집시의 詩集(시집)
-나리 나리 개나리
-바람의 집-겨울版畵(판화) 1
-삼촌의 죽음-겨울版畵(판화) 4
-聖誕木(성탄목)-겨울版畵 3
-너무 큰 등반이의자-겨울版畵 7
-病(병)
-나무공
-沙江里(사강리)
-廢鑛村(폐광촌)
-비가 2 - 붉은 달
-폭풍의 언덕
-도시의 눈-겨울版畵(판화) 2
-쥐불놀이-겨울版畵(판화) 5
-램프와 빵-겨울版畵(판화) 6
-종이달
-소리 1
-소리의 뼈
-우리 동네 목사님
-봄날은 간다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엄마걱정
-詩作(시작)메모 -1988. 11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기형도 전집 중)
-달 밤
-겨울 .눈(雪) .나무 .숲
-詩人2-첫날의 시인
-가을에1
-허수아비- 누가 빈 들을 지키는가
-입 .눈(雪) .바람 속에서
-새벽이 오는 方法(방법)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388번 종점
-노을
-비가- 좁은 門(문)
-雨中(우중)의 나이
-우리는 그 긴 겨울의 通路(통로)를 비집고 걸어갔다
-레코오드판에서 바늘이 튀어오르듯이
-도로시를 위하여-- 幼年(유년)에게 쓴 편지1
-가을 무덤 -- 祭亡妹歌(제망매가)
-껍질
-歸家(귀가)
-水彩畵(수채화)
-팬터마임
-희망
-아버지의 寫眞(사진)
-풀
-꽃
-交換手(교환수)
-詩人1
-아이야 어디서 너는
-孤獨(고독)의 깊이
-약속
-겨울, 우리들의 都市(도시)
-거리에서
-어느 날
-이 쓸쓸함은....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2
-얼음의 빛-겨울 版畵(판화)
-除隊兵(제대병)
4. 엄마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시집 [입속의 검은 잎] 수록
5.시평(엄마 걱정)
책을 읽으면서, 그는 그의 어머니가 바란대로,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운”다. 그 울음의 흔적 중의 하나가 (엄마 걱정)이다. 무우를 팔러간 어머니를 배고픈 아이가 기다리고 있는 데도, 그 어조는 서정적이다. 그 공간이 옛날 이야기의 공간과 닮아 있어서 그런 것일까, 하여튼, 그 시는 아름답다. 아름다운것은, 물론, 위태로운 어미니를 따뜻하게 회상하는 시인의 눈길이다.그의 가난의 공간은, 그러니까 가난한 아버지, 그의 치유될 길 없는 병, 위태로운 어머니, 그녀의 삶을 위한 발버둥, 그리고 부모들과 서로들에게서 소외된, “찬밥처럼 방에 담겨”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배고픔(그의 시에 자주 나오는 음식의 이미지들!)으로 채워져 있으며, 당시의 그는 그것을 무서움, 괴로움으로 받아들이나, 커서는 그리움으로 받아들인다. 그 공간을 무서움으로가 아니라 그리움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그 공간은 부정적 성격을 잃고 있지만, 그 부정성의 흔적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빈방, 혼자있음, 외로움등은 여전히 그의 내부 깊숙한 곳에 뿌리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