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좋습니다.
책이 무정이나 원미동사람들과 맞먹을 정도로 두껍지만,
읽고나서는 감동이 서리는 책이라고나 할까?
제가 아는 친구가 독서신문 만들때 준 자료에 있던 독후감을 보고 읽게되었습니다.
독후감 입니다. ㅡ,.ㅡ
++++++++++++++++++++++++++++++++++++++++++++++++++++++++++++++++++++++++++++++
천국은 있는가?
난 지금까지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책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먼저 떠올리곤 한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책이름을 보고, 먼저 어떤 이야기일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제목이 머릿속을 요리조리 돌아다니면서 내 상상력을 발동시켰다. '당신들의 천국'에서 '천국'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천국, 안락하고 행복이 있으며, 즐거움이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곳이다. 그래서 이 책 속에는 그러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물론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한데에는 천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작용해서 그런 것 같았다.무엇이든 아름답게 보이고 아늑한 낙원이 펼쳐져 있는 천국. 그건 소록도의 외면적으로 보여지는 극단적인 면이었다.
은 '천국에 이르는 길'의 어려움을 진지하게 고뇌하는 강한 메시지의 소설이다. 처음에 소록도에 새로 부임하게된 조원장은 그런 소록도의 껍데기만 보았기 때문에, 상욱이 하고 있는 말을 이해하는 듯 보였지만은 실상은 이해하지 못했고, 섬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도 의아해 했다. 사실 나 또한 처음에는 조원장처럼, 소록도의 알맹이를 보지 못했다. 내게는 소록도가 그야말로 천국으로 보였었다. 그러나 소록도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 동안 섬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어 왔는지 알게 되고 나서부터, 소록도에서 왜 그러한 사건들이 생기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또 차츰 상욱의 말에도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 소록도의 알맹이는 희망과 행복이 아닌 절망과 배반이었다. 그 섬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 원장들은 새로 부임해 올 때마다 섬사람들에게 희망과 안락의 낙토를 약속했고, 처음에 섬사람들은 정말로 그 이야기를 믿고, 그것으로 인해 용기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은 위한 낙토가 아니었다. 그것은 원장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섬이었고, 낙토였다. 즉, 자신의 동상을 세우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제목이 올바로 이해가 갔다. 그건 섬사람들 자신의 섬, '우리들'의 천국이 아닌 원장의 입장에서 본 그야말로 '당신들'의 천국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육군 장교 출신의 조백현이 소록도병원장으로 취임, 환자들의 천국을 건설하겠다며 득량만 매립공사를 착수한 데서 시작하여 나환자들과 대립 ·갈등을 빚는다. 2부는 매립공사 기간의 조원장의 정신적 방황을, 3부는 조원장이 소록도를 떠났다가 5년 후 일반 시민으로 돌아와 미감아 두 사람의 결혼을 주례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따라서 표면적 줄거리는 ‘당신들의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조백현의 꿈이 나환자들과의 대립을 통해 실패하고 다시 그 실패가 화해를 가져온다는 것이지만, 그보다 진정한 작가의 의도는 “인간사회는 천국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점검해 보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소설의 대답은 첫째, 권력은 사랑과 자유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 되고, 둘째, 인간의 천국은 다른 인간의 천국과 대립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록도라는 한 섬을 통해, 자유 없는 권력은 증오를 낳고, 사랑 없는 권력은 강요된 의무만을 요구할 뿐이라는 비관적 세계관을 도출하고 있는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1970~1980년대 한국사회의 상징적 축도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조백헌 원장의 '천국 만들기'는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의 계획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내 생각에 그는 소록도에 '울타리가 둘러쳐진 천국'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섬을 문둥이들을 위한, 문둥이들만의 천국'으로 만들려고 했던 조원장의 생각에서부터 천국의 한계와 정체는 분명해진다. 섬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을 함께 하지 못한 조원장의 선의는 지배자가 피지배자에게 가하는 또 다른 억압의 행사였던 것이다. 결국, 원장 개인의 일사분란한 통제와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소록도의 천국은 원장 한 사람을 위한 '당신들의' 천국일 수밖에 없었고, 섬사람들의 '자생적인 운명에 근거한 힘'으로 일구어낸 '우리들의' 천국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사랑이 행'해지는 진정한 천국의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소록도에서, 아니 이 사회에서 그런 천국이 실현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이청준은 건강인 서미연과 음성환자 윤해원의 결혼을 설정함으로써 마지막 희망의 가닥을 남겨 놓으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도 앞으로 계속될 천국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그 까닭은 서미연은 완전한 건강인이 아닌, 미감아로서의 과거를 가지고 있는 섬의 또다른 운명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청준은 소설을 통해 병자와 건강인의 완전한 결합, 나아가서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의 완전한 해방은 아직까지 현실에서는 가능할 수 없음을 말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소설이 출간된 지 30 여년이 지났고, 오만한 독선적 통치의 시대도 끝난 지 오래되었지만, 지배 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신임과 그로 인한 타자와의 단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품으로 나는 동정심을 느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아픔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무언가 따뜻한게 내 가슴속을 데우고 그 안에 자리를 잡았음을 느꼈다. 은 실로 인간적인 정겨운 냄새가 나는 작품이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인간이 살면서 아픔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아픔만 있다면 그것 역시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두 가지를 인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낀다. 작품 속에서 나는 드디어 인간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단지 이 책을 읽었고 인간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고 해서 인간이라고 말 할수 없음을 알고 있다. 아마도 그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은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발전의 가능성이 있기에 나자신을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초인적인 두께의 책임에도(박광수의 이나, 양귀자의 같이) 독서하는 동안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남과 어울리고, 그들을 돕고 싶어했던 마음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보다 남을 돕고, 남을 도우면서 도모하는 나 자신의 성장”, 내가 고민해오던 이 문제에 대해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책은 이런 책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이 책은 나에게 정문일침을 날리며 올바른 길잡이가 되어 주었고, 꼭 청출어람을 이루라는 강렬한 가르침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소록도뿐만 아니라 온세상에서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우리들의 천국을 이루는 그날까지..... 내가 솔선수범하겠다는 다짐을 세워본다..
++++++++++++++++++++++++++++++++++++++++++++++++++++++++++++++++++++++++++++++++++
그 친구가 많이 퍼온거 같지만, 책내용을 이해하시는데 무리는 없을듯,.
길어서 독서신문 편집 때 많이 편집됬습니다.
이것은 원본입니다. ^^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서도 이책을 추천 한다고 하더군요.
좋은책 많이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