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는 생전에 이방인의 해석본 격인 시지프 신화를 썼습니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리고 해석은 주관적인지라… 제가 쓴 글도 제 개인적 견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1.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2,3번 질문에 제가 써놓은 것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카뮈가 표현하고자 한 건 '우주의 불합리함' '그 불합리함을 깨달은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2. 쉽게 설명하자면… 어느날 착한 인간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쁜 인간이 로또에 당첨됐다고 해봅시다. 우리는 아마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카뮈의 신념에 따르자면, 이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는 겁니다. 교통사고도 우연, 그리고 로또도 우연… 그들이 그렇게 된 것에는 저질러온 잘못 이라던가 베풀어온 선행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그저 일어난 일'이라는 걸 깨닫는 것까지가 카뮈가 말하고자 했던 '부조리'입니다.
인간은 가치있는 삶을 살고자, 또 올바르게 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평생을 노력해도 가치는 커녕 월급쟁이에 평생 일만하다가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가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란 겁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남는 건 공허뿐이고… 인간의 생각에선 이런 결과가 나오면 안되잖습니까? 노력하는 삶을 살았으니 응당 가치있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이또한 '부조리'입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이미 그걸 진즉 깨달은 사람이고, 그렇기에 뭔가를 요구하지도 않고 요구를 거절하지도 않습니다(즉 아무 욕구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은 것도 어차피 뫼르소의 입장에서 죽음이란 그냥 원래 일어나는 일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뫼르소는 갑자기 살인의 욕구를 느꼈고, 그래서 사람을 죽였고, 그로인해 사형됩니다. 근데 이상하죠? 지금까지 나왔던 뫼르소의 태도로 보자면 이 일들은 그냥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일 뿐이어야만 할텐데요. 뫼르소는 죽음의 앞에서 갑자기 마리가 보고싶다며 감정적으로 변하고 '내가 맞다'고 주장하며 화를 냅니다.
이러한 뫼르소의 변화적 행동의 원인은 카뮈가 제시했던 '삶의 방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카뮈는 이런 우주의 부조리함에 대해 반항하는 것이 우리 삶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컨데, 사실 뫼르소도 우주의 불합리함을 전부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의 앞에서 그 '부조리'에 대해 화가 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죽음 앞에서 깨달은 거죠 비극적이게도. 그러니까 카뮈는 그 부조리던 뭐던간에 그저… 인간의 기본 욕망(정답을 향해 나아가는 본능)에 충실하며 매 순간 목표를 향해 노력해서 부조리에 반항하는 삶이 옳다고 생각했다는…? 그런 식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3. 카뮈가 하고자 했던 말을 일부라도 이해하려면 시지프신화, 페스트, 반항하는 인간 등등 카뮈의 책들을 전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방인은 프롤로그에 불과해서요.
카뮈는 자신의 신념이 담긴 소설을 거의 시리즈물처럼 기획을 해두었기 때문에… 다 읽어야 겨우 이해가 가능합니다. 슬프게도 카뮈는 시리즈를 끝내기 전에 사고로 죽었고, 솔직히 저 책들에 카뮈의 신념이 전부 담겼을지는 의문입니다. 카뮈의 유작은 <최초의 인간>으로 이것도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