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판 소설 질문

로판 소설을 쓰고 싶어하시군요. 로판 작가 지망생으로서 염두에 두셔야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로판은 유럽의 특정 시대상이나 사회상에 영향을 받았다기보단 우리나라와 일본의 옛 유럽풍 순정만화, 그리고 버림받은 황비나 이세계의 황비 등 특정 작품의 흥행으로 시작된 장르이기 때문에 설정이 상당히 자의적이고 실체가 모호합니다. 그래서 현시점에서는 어떤 설정을 짜더라도 '작품을 읽다보면 독자가 납득할 정도로만 설명을 했다면 틀리지 않은 설정'이 됩니다. 다만 이 답은 작가 지망생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전 근래 로판 작품들의 유행과 나름 영감 받으실 수 있던 사건들을 같이 설명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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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매관매직'이라면 보통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군인이나 관리로서의 권리를 사고 파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작위를 사고 파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은 후자를 궁금해하시는 듯하고 로판에도 보통 이게 많이 나오니까 후자를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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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지를 잃고 작위만 있는 귀족이나(타국과의 전쟁으로 자기의 영지가 빼앗기면 그냥 그대로 잃어버린 거가 되기도 하고, 전쟁이나 나라 내부 혁명 등으로 영지가 다른 제후의 영토에 편입되면 영지를 잃은 셈이니까요), 영지가 없는 작위를 가진 귀족이거나(애초부터 영지가 없는 작위도 있어요), 영지가 있더라도 수익은 저조하고 관리하는 데 비용이 더 들어가는 귀족 가문이 돈을 벌기 위해 파는 걸로 로판에는 보통 나옵니다.

2. 매매나 작위 시장에 대해 묘사가 있는 로판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그걸 무슨 주식이나 채권처럼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것은 아닌 걸로 나와요. 군인이나 관리로서의 권리는 경매나 강매로 거래되었지만, 작위는 매물로 내놓아져 있다기보단... 팔기 전까지는 원래 가지고 있던 사람이 끌어안고 있을 수 밖에 없어요.

3. 저택은 영지처럼 작위에 딸려오는 재산이라기보다는... 그 저택이 있는 땅은 작위에 딸려오는 봉토여도 그 위에 지은 집은 아닐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집을 구매자가 그대로 쓰게 둘 수도 부수고 나올 수도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