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제가 그때 찍어 뒀던 사진입니다. 지금 다시 봐도 그때 생각이 나면서 여전히 등골이 오싹해지는군요.
2. 안산에서 겪은 일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던 1998년도의 일입니다. 어느 주말에 저는 동네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교회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주머니를 뒤져 보니 동전 몇 개가 있기에 근처에 있는 오락실에 들렀다 집에 가 보니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더군요. 어디로 샜다가 이제 왔냐고 물으시는 어머니의 말씀에 저는 길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다 둘러댔죠.
친척들과 둘러앉아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저녁때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집이 단독 주택이었는데 밖에는 작은 계단과 베란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베란다에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어머니께서 나가 보셨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는 겁니다. 모두 놀라서 나가 봤더니 길고양이 한 마리가 눈을 부릅뜬 채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겁니다. 베란다 밖을 내다보니 집 앞에 있는 작은 연립 주택 옥상에 꼬마 아이 몇몇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웃집 아주머니 말씀을 들어 봤더니 어린놈들이 길고양이를 잡아서 괴롭히다가 그렇게 던진 것 같았습니다. 고양이가 눈을 뜨고 죽어 가는 그 충격적인 모습이 뇌리에 박혀 버린 탓에 너무 불쌍하고 무서웠습니다.
며칠 후, 어머니께서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로 고양이를 던졌던 무리 중 한 아이의 집에 불이 났다는 것입니다. 전기 누전이나 가스 등 불이 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데 말이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일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3. 제 경험담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하루는 아버지가 오셔서는 갑자기 병원에 가자고 하셨다. 할머니께서 아프시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 인근에 있는 A 병원으로 향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나는 그 병원에 곧잘 입원하곤 했기에 그곳은 나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하얀 병원 복도를 걸어가니 그 끝에 아주 선명하게 보이는 갈색 나무 문이 보였고 문에는 ‘302호’라고 쓰여 있었다. 문을 열어 보니 방 안이 온통 하얀색이었는데 그곳에 할머니가 계셨다. 할머니는 병원복 차림으로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두 손을 맞잡고 반듯하게 누워 계셨고, 그 순간 나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꿈을 꾼 것이었다. 평소에 꿈을 거의 꾸지 않았던 나는 뭔가 섬뜩하고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자꾸만 할머니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들게 됐다.
잠에서 깨자마자 어머니께 달려가서 꿈 이야기를 했지만 어머니는 아침부터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라며 나를 나무라셨다. 나는 아침을 먹고 찜찜한 마음으로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약국 앞 도로를 건너는 순간 나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갔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그곳은 A 병원이었다. 뼈에 금이 가기는 했지만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고, 어머니는 학교에 연락하신 후 입원 수속을 하셨다. 사고 순간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던 나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입을 열게 됐다. 나는 그제서야 간밤에 꿨던 꿈의 내용을 어머니께 털어놨다. 그런데 내 이야기를 모두 들으신 어머니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 설마 여기가 302호실이냐고 여쭤보니 그렇다는 것이었다. 병원 2층의 소아 병동이 이상하게 오늘따라 다 차서 하루만 3층을 쓰기로 했다는데 그게 바로 302호라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환자복 차림으로 누워 계신 할머니들뿐이었는데 그분들 모두 교통사고와는 전혀 무관하신 분들이었다.
그 일 이후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다. 어쩌면 꿈이라는 것은 때로 나약한 우리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