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용!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용!

작성일 2022.07.22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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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길게 몆개만 해줄수 있나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너무 재밌게 잘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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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1. 귀신 붙어서 굿한 썰

나는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분교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곳은 전교생이 여섯 명인 아주 작은 학교였는데 시간표가 따로 없었다. 그저 담임 선생님이 공부하자고 하면 하고 나가서 놀자고 하면 마음껏 뛰어놀았는데 그러다 보니 우리는 공부보다 노는 것에 더 익숙했다. 우리는 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산과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보냈다.

때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매일같이 운동장에서 노는 게 지겨웠던 우리는 자연 학습을 핑계로 담임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산으로 올라갔다. 산 곳곳을 누리면서 가재와 개구리를 잡을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마을 뒤편에는 두 개의 서낭당이 있었는데 서낭당 주변의 나무에 오색 천들이 휘감겨 있는 모습이 아주 을씨년스러웠다. 두 개의 서낭당 사이에는 작은 개울이 있었는데 그 물이 아주 맑아서 가재나 도롱뇽이 지천에 널려 있었다. 어른들은 늘 우리에게 서낭당 근처에는 절대 얼씬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었다. 하지만 새로운 놀잇거리를 찾아다녔던 우리는 투명하게 반짝이는 개울가에 금방 빠져들고 말았다.

우리들은 대략 아침 10시쯤에 서낭당 근처의 개울가로 향했다. 주변이 숲으로 우거진 개울가는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서 더위를 식히기에 딱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날이 아무리 더워도 마을 사람들은 절대 그 근처를 지나다니지 않았다. 우리들은 개울가에 발을 담그고 가재를 잡으며 놀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개울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궁금하다며 위로 올라가 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괜한 모험심과 호기심에 들뜬 우리는 신이 나서 개울가 위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갑자기 개울물이 발이 시릴 만큼 차갑게 느껴졌고 한여름에도 오한이 들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대낮이었지만 주변은 온통 숲에 둘러싸여서 어두컴컴했다. 그 모습에 겁이 났는지 저학년 두 명이 내려가자고 졸라댔다. 하지만 나와 6학년 형은 어른스러움을 보여 주고 싶어서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으스대며 계속 올라가자고 했다. 그렇게 20여 분을 더 올라가자 개울가 옆에 집 한 채가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무척 낡은 나무로 지어진 집이었는데 문과 창문에 발린 새하얀 창호지는 어디 하나 찢어진 곳 없이 깨끗했다. 마치 누군가 그 집을 관리하는 것처럼. 우리는 새로운 아지트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6학년 형과 내가 나서서 먼저 그 집을 탐색해 보기로 했고 다른 아이들은 문밖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문고리를 잡는 순간 느낌이 정말 싸늘한 것이다. 그 느낌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아직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문고리는 빨강, 노랑, 파랑의 오색 끈으로 묶여 있었는데 왠지 이 문을 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 순간 6학년 형이 끈을 끊어 내고 문을 확 열었고 그러자 방 안에서 얼음 같은 공기가 밀려 나왔다. 방 안은 신문지와 부적 등으로 덕지덕지 도배돼 있었고 장롱이나 책상, 이불 등은 먼지가 쌓인 채 그대로 놓여 있었다.

우리는 천천히 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 문고리를 잡아당긴 것처럼 ‘쾅’ 하고 문이 아주 세게 닫혀 버렸다. 방 안에는 나와 6학년 형이 있었고, 밖에서 지켜보던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 버렸다. 형과 나 역시 꽤 놀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 문을 열려고 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세게 밀어도 덜컹거리기만 할 뿐 마치 누군가 밖에서 똑같은 힘으로 미는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형과 나는 그제서야 엉엉 울면서 있는 힘껏 문을 열었다. 이때부터 정신을 잃은 것인지 기억이 좀 희미하다.

그때 문과 창문에 있는 창호지가 ‘파르르’ 하고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고, 누군가 손톱으로 창호지를 벅벅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형과 나는 온몸으로 문을 밀고 걷어차고 하다가 결국 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개울을 따라 정말 죽을힘을 다해 달려 아래로 내려갔다. 둘 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 시간이 아무리 늦어도 낮 1시 정도는 되었을 텐데 밖이 마치 한밤중인 것처럼 아주 어두웠다. 개울을 따라 마을까지 뛰어 내려오자 먼저 도망쳤던 아이들이 산 입구 쪽에 서서 형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오들오들 떨면서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그때 저학년생 아이 한 명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 집에서 무언가를 봤다고 하는 것이다. 문이 쾅 닫혔을 때 다른 아이들과 도망을 치며 잠깐 뒤를 돌아봤는데 검은 소복 차림에 백발을 풀어헤친 여자가

"히히히히히흐하하하하하하"

이런 소리를 내며 문을 꽉 닫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모두 소름이 확 돋았지만 우리는 어른들에게 혼이 날까 두려워서 오늘 일은 모두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그 길로 곧장 학교로 돌아가서 수업을 듣고 조용히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때부터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폐가에서 도망쳐 나오느라 옷은 엉망이 되었고, 나는 눈물 자국이 선명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냐고 캐물으셨지만 나는 놀다가 넘어졌다고 대충 둘러대고 말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춥더니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저녁을 먹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덮고 누웠다. 그렇게 선잠이 들었을 무렵, 깜깜한 방 안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내 방에서 인기척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자 누군가 내 발끝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듯한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이는 것이다. 그 실루엣은 몸을 천천히 좌우로 흔들어대더니 갑자기 그 자리에서 방방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히히히히히흐하하하하하하흐히히하하하"

그런 모습과 소리에 큰 충격을 받은 나는 정신을 겨우 붙잡고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할머니와 부모님이 달려오셔서 내 방에 불을 켰고 그러자 그 형체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순간 낮에 저학년 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나며 온몸이 덜덜 떨려왔다. 두려움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결국 울면서 할머니와 부모님께 모든 사실을 털어놨고, 내 이야기를 다 들으신 할머니께서는 어두운 얼굴로 나를 추궁하셨다.

"너, 그 문을 그대로 열어 놓고 나온 거니?"

"네···."

"아이고···. 날이 밝는 대로 무당을 불러다가 사람들 데리고 그 집에 좀 가 봐야겠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열이 40도 가까이 오르면서 심하게 앓게 됐다. 그때는 시골 밖으로 나갈 차편이 딱히 없었고, 부모님은 해열제만 계속 먹이시며 나를 밤새도록 간호하셨다. 하지만 크게 차도가 없었고 나는 아침까지 끙끙 앓았다.

할머니는 날이 밝는 대로 읍내에 있는 무당을 찾아가셨다. 그리고 나와 함께 그 집에 갔던 친구들을 모두 우리 집으로 불러 모으셨다. 나는 고열에 축 처진 몸으로 친구들과 함께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할머니께서 무당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셨다. 무당이라는 분은 우리 집 대문을 열자마자 소금을 마구 뿌리며 대뜸 이런 말을 했다.

"아이고─ 너무 추워서 혼자서는 못 쫓아내겠다."

그 말에 아이들은 겁에 질려서 울기 시작했다. 잠시 후, 먼저 온 무당의 연락을 받고 다른 무당들이 우리 집에 왔고 곧바로 굿이 시작됐다. 무당들은 나와 아이들을 한가운데 모이게 해서 그렇게 앉혀 두고는 이상한 나뭇가지 하나와 방울을 들고 마구 흔들었다. 우리는 모두 숨을 죽인 채 잔뜩 겁에 질려서는 그 모습을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덩실덩실 춤을 추며 굿을 하던 무당 한 명이 갑자기 뭐에 홀린 것처럼 숨넘어가게 웃어대더니 우리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것이다. 그러더니 우리에게 다가와서 이런 말을 했다.

"왜 내 집에 왔어? 왜! 문을 다 부숴 놨으니 얼른 되돌려놔."

그렇게 무당은 우리 어깨를 잡고 마구 흔들더니 갑자기 머리를 산발로 풀어헤치고 까드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웠던 우리는 벌벌 떨면서 살려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런데 귀신에 홀린 그 무당이 갑자기 내 방 쪽으로 뛰어가서는 문을 박차고 들어가 그 안을 마구 뒤지는 것이다. 잠시 후 무당은 새하얀 창호지를 들고 나왔다. 금방 접어 놓은 것처럼 빳빳하고 깨끗한 창호지가 내 방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 집으로 갈 거야!"

무당은 그 창호지를 품에 안고 휙 나가 버렸고 굿을 구경하던 마을 사람들과 다른 무당 한 명이 부리나케 그 뒤를 쫓았다. 두 무당은 우리 마을 사람이 아니라서 서낭당 사이에 있는 길을 알 리가 없었는데 귀신에 홀린 그 무당이 마치 자기 집으로 가는 것처럼 성큼성큼 망설임 하나 없이 그 서낭당 사이의 개울 길을 올라갔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전날에 갔었던 그 폐가로 들어갔는데 이상하게도 폐가의 한쪽 벽에 발린 창호지만 전부 벗겨져 있었다고 한다. 귀신에 홀린 무당은 그 벽에 아까 품고 갔던 창호지를 붙이더니

"한 번만 더 내 집을 건드리면 이 마을의 씨를 말려 버릴 거야!"

그렇게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고 한다. 상황을 모두 목격한 마을 사람들은 그 이후로 서낭당 사이에 있는 개울을 아예 막아 버렸다. 그리고 해마다 두 서낭당에 제사를 지내게 됐다.

그 사건으로 우리는 어른들에게 크게 꾸중을 들었고 한동안 어른들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러다 각자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된 후에야 차츰 그날의 일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날 내 방에서 왜 창호지가 나온 것인지, 또 무당은 그걸 어떻게 찾아낸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시 6학년이었던 형이 술에 취해서 나에게 고백을 해왔다. 폐가에서 도망쳐 나올 때 누군가 자신의 손목을 잡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하얀 창호지가 형의 손목에 칭칭 감겨 있었다고 한다. 너무 무서웠던 형은 창호지를 찢어 버렸는데 얼떨결에 그것을 내 주머니에 넣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 창호지에 귀신이 붙어서 나를 따라왔던 것이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 형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 일을 겪은 후로 폐가나 폐교 혹은 귀신이 나온다는 유명한 장소에는 아예 얼씬도 하지 않게 됐다.

버려진 곳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곳은 귀신들이 살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혹시 단순한 호기심에 그런 곳에 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무조건 말리고 싶다. 그리고 이미 그런 곳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그날 입고 갔던 옷의 주머니를 샅샅이 뒤져 보고 웬만하면 그 옷들을 태우거나 버리기를 당부한다. 그러지 않으면 잠들어 있는 당신의 뒤에서 귀신이 까드득까드득거리며 펄쩍펄쩍 춤을 추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2. 사촌 동생의 공포 실화

저는 올해 40대의 자영업자입니다. 제가 겪었던 20여 년 전 실화를 투고할까 합니다.

제가 20대 초반이었던 1992년 1월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와 한 살 어린 친한 사촌 동생놈은 음악을 좋아해서 락 밴드 공연장에 같이 다니곤 했습니다. 그때도 어느 밴드의 공연을 보려고 동생과 대학로에서 만나 공연 보기 전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사촌 동생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형, 우리 엄마가 집에서 귀신 봤대."

"하하하, 무슨 어이없는 소리야? 잘못 보신 거 아냐?"

이때만 해도 저는 귀신의 존재를 아예 믿지 않았기에 자세히 들어 보지도 않고 저에게는 외숙모이신 동생의 어머니가 보신 그것을 잘못 보신 거라 단정 지어 버렸습니다. 저에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생은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저녁쯤에 엄마가 안방에서 아버지 와이셔츠를 다리고 있었는데 안방 문이 조금 열려 있어서 주방 쪽이 보였대. 그때 내가 냉장고 앞으로 가더니 뭐 먹을 거 없나 하는 폼으로 냉장고를 열어서 보고는 그냥 닫고는 방으로 가더라는 거야."

"근데?"

"뭐, 엄마는 내가 공부하다가 뭐 꺼내 먹으려고 그러는가 보다 하고 계속 와이셔츠를 다렸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날 점심쯤에 나간 걸로 알고 있었는데 얘가 언제 집에 들어왔나 생각하시고는 내 방으로 들어와 봤는데 내 방에는 아무도 없고 현관에도 내 신발이 없으니까 엄마가 이상하다 하시면서 집안일을 계속 하셨고 얼마 있다가 아버지가 들어오셨어. 그리고 몇 시간 있다가 내가 들어왔거든. 엄마가 별 희한한 일이 다 있다는 듯이 그 일을 아버지한테도 얘기하니까 아버지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엄마 보고 몸이 너무 허해졌나 말씀하시고는 그냥 넘어가시는 거야."

"너는 그럼 그날 집에 있었던 건 확실히 아니고?"

"어. 그날 동아리 선배 형 하나가 자취방 이사한다고 해서 도와주러 갔다가 술 한잔 얻어먹고 좀 늦게 들어왔거든."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외숙모가 잘못 본 것일 거라며 관심 없이 더 이상 묻지도 않았고, 그렇게 라면을 먹고는 바로 공연을 즐겁게 봤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1월 말의 어느 토요일쯤, 동생이 부모님이 일 때문에 부산에 가셔서 집에 안 계시니 집에서 비디오를 빌려 놀자고 하더군요. 당시에 동생이 새로 이사 간 동네는 노원구 중계동의 새로 지은 동성 아파트였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집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구조의 아파트였죠. 그때는 중계동에 아파트 단지가 막 들어서던 참이라서 동네도 휑하고 아파트도 입주가 안 된 곳이 많았을 때였습니다.

"와··· 이거 신도시라서 동네에 치킨집도 없고, 아무것도 없네."

"지난주까지 3층에 한 집만 있다가 엊그제인가, 1층에 한 집 이사 왔어. 밤에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오면 사람들이 없어서 좀 으스스해."

"거참 스릴 있겠다, 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빌려 온 비디오를 보면서 놀다 보니 새벽 2시가 넘어 있더군요. 동생 방에서 저는 침대에 누워 만화책을 보고 있었고 동생은 당시 베이스 기타를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여서 책상에 펼쳐 놓은 악보를 보며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중계동이라는 동네가 근처에 산이 많고 그때는 큰 건물들이 이 아파트 빼고는 주위에 없을 때라서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방 안에서도 창문을 닫고 있었는데 겨울밤에 바람 부는 소리가 정말 크게 들리더군요.

두 시가 넘어가니 출출해진 저는 라면이나 먹으려고 주방으로 갔습니다. 냄비에 물을 받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라면을 꺼내려 몸을 돌리는 그 순간 동생이 안방으로 쏙 걸어 들어가는 겁니다. 동생이 안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방금 코앞에서 봤는데 동생의 방에서는 여전히 베이스 기타 소리가 들리더군요. 저는 순간 소름이 쫙 끼치며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급히 동생 방으로 가 봤더니 동생은 책상에 그대로 앉아 기타를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뒤통수를 한 방 세게 맞은 것처럼 멍해졌습니다. 라면을 다 먹고 담배를 한 대 피우며 동생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아까 라면 끓이는데 네가 안방으로 슥 들어가는 걸 본 것 같아."

"에이, 장난치지 마. 아님 형이 뭘 잘못 본 거 아냐?"

"아니, 멀리 있던 것도 아니고 코앞에서 본 걸 잘못 볼 수가 있나."

"아, 됐어. 자꾸 장난치지 마. 그때 엄마가 얘기한 것 때문에 기분 요새 되게 이상해. 그리고 형이 그 얘기를 들어서 잘못 봤을 수도 있잖아."

저는 동생의 말에 내가 잘못 본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도 황당해졌습니다. 대체 그것은 뭐였을까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동생이 지나가는 말투로 묻는 것입니다.

"그럼 아까 형이 내가 안방 쪽으로 걸어가는 거 봤다고 했을 때 내가 무슨 옷 입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동생이 지금 입고 있는 네이비색 후드집업과 네이비색 추리닝 바지와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던 게 생각났고, 제가 대답했습니다.

"어. 회색 반팔 티에 자주색 추리닝 입고 걸어가던데."

그 얘기를 하자마자 동생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고 계속 진짜냐고 물으면서 얼마 전에 엄마가 봤던 자신도 회색 반팔 티에 자주색 추리닝을 입은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더니 그대로 침대 이불 속에 들어가서 누워서 덜덜 떨었습니다. 도플갱어나 수호령 같은 것을 자신이 직접 보면 죽는다고 들었다며 이제 내 눈에도 보이면 어쩌냐고 말이죠.

어느덧 시간은 새벽 3시가 훌쩍 넘어 있었고 밖에는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한창 밤낮이 바뀌어서 밤새는 것을 밥 먹듯이 하는 시절이었습니다. 보통 4시 넘어서 버스 첫차가 다니니 첫차가 다닐 때쯤 집에 가려고 했는데 동생이 집에 혼자 있기 너무 무섭다고 하면서 환해질 때까지 좀 있다 가라고 애원했습니다. 겁이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것이 좀 우습기도 했고 그러다 피우고 있던 담배가 다 떨어져서

"담배 남은 거 없냐?"

"거실에 나가 보면 TV 옆 장식장 위에 담배 있을 거니까 그거 가져다 피워. 지금 무서우니까 빨리 갖고 와."

"한심한 놈···. 뭔 사내자식이 이렇게 겁이 많아?"

저는 그렇게 동생을 놀리고는 방에서 나와 거실에 있는 장식장으로 걸어갔습니다. 그 아파트가 좀 넓은 편이라서 그런지 현관 바로 앞에 있는 동생 방에서 보니 은근 거리가 있더군요. 불은 전부 꺼져 있어 깜깜한 거실에서 TV 옆 장식장 위를 더듬더듬거리며 담배를 찾았습니다. 장식장 옆에는 삼촌과 외숙모가 쓰시는 안방이 있었는데 담배를 딱 집는 순간 그 어두운 안방 문틈 사이로 누군가 저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며 갑자기 소름이 돋는 겁니다. 왜, 어두운 데서도 누가 계속 쳐다보면 뭔가 직감적으로 두리번거리게 되지 않습니까. 그때 느꼈던 그 오싹한 기운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잽싸게 동생 방으로 들어와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네 말대로 그냥 자고 가야겠다. 밖에 너무 추운 것 같네, 오늘."

저의 이 말에 동생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몇 분이 지났을 즈음 현관문 밖 엘리베이터에서 바로 집 앞에서 선 것인지 아래층에서 선 것인지 모르겠지만 ‘띵딩─ ○층입니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밑에 두 집 정도가 사니까 신문 배달하시는 분들이 배달을 하느라 엘리베이터를 타나 보다 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집 앞에 선 것같이 가깝게

"7층입니다."

하는 소리가 가까워졌다가 서서히 멀어지는 겁니다. 이런 무서운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소리도 무섭게 들리나 보다 하고 있는데 그 소리가 반복이 되는 겁니다. 더군다나 동생이 입주해 있는 7층에는 동생네가 701호였고 건넛집인 702호는 빈집이었습니다. 7층 위쪽으로는 입주한 집이 한 집도 없었고요.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8층입니다."

이런 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며 30분 내내 계속해서 들리더군요. 그 새벽에 빈집이 많은 이 아파트에서 누군가 장난이라도 친 것일까요. 그 이후로는 동생의 집에서 제가 겪었던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집터가 이상했던 것인지 외삼촌의 사업이 부도가 났고 건강하시던 외숙모는 그 집에서 사시던 2년 동안 크고 작은 병마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물론 그 집에서 이사하시고 나서는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고요.

그 일이 있고 나서 몇 년 뒤, 동생이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해서 학교를 다닐 때였다고 합니다.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동생은 친구보다 먼저 내렸는데 버스를 타고 가던 친구는 한참 전에 이미 내린 동생이 몇 정거장 지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라는 기이한 얘기를 해 주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과연 제가 그때 겪었던 일들은 무엇이었을까요.

3. 가족

지금부터 제가 실제로 겪은 일을 있는 그대로 전해 보고자 합니다. 글쎄요, 이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23살 남자로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간병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52살, 어머니는 44살, 남동생은 18살로 넷이 함께 살고 있죠. 취업이 결정되어 이번 봄부터 직장에 다니는 동생은 따로 자취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동생은 자기 방에서 앞으로 다닐 직장과 관련하여 무언가를 알아보고 있었고 저와 부모님은 동생이 앞으로 어디에 방을 얻어야 할지, 혼자 살 때는 뭐가 필요한지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치이이이이익─"

멀쩡하던 TV에 갑자기 노이즈가 끼더군요. 그러다 금방 원래 상태로 돌아왔고,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TV에 시선을 둔 채 말을 이어 갔습니다.

"아, 그리고 그거 말인데요."

그런데 거실이 이상하게 조용한 겁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부모님이 두 눈을 부릅뜬 채 눈동자만 슥 돌려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어? 왜 그래요, 다들?"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부모님의 얼굴에 저는 내심 놀라며 물었습니다.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눈동자만 굴려서 TV로 시선을 돌리더니 또다시 눈을 돌려서 저를 빤히 쳐다봤습니다.

"왜, 왜 그래요?"

그런데 그 순간 어머니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입을 열었습니다.

"그래도 벌써부터 자취라니···."

아버지 역시 똑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이제 다 컸는데 알아서 하겠지, 뭐."

"잠깐, 잠깐만요! 엄마, 아빠. 방금 그건 뭐였어요?"

부모님은 평소에 두 분 다 농담조차도 거의 하지 않는 조금은 고지식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성격이었습니다. 장난으로라도 그런 행동을 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님은 의아한 얼굴로 저를 바라봤고, 평소 부모님의 성격을 잘 아는 저는 이것이 장난이 아닌 진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위화감이 느껴지더군요. 확실히 부모님은 본인들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근데 당신은 언제 죽을 거야?"

"어?"

"그래, 그 이야기도 해야겠네. 쓰읍··· 언제로 하지? 자살이 좋을까, 사고가 좋을까?"

"아니, 대체 무슨 말씀들이세요! 죽긴 누가 죽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너무 놀라고 당황한 저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아주 태연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실은 그동안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은데."

"그래요? 내가 도와줄 테니까 걱정 마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도중에 기절해서 안 아프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역시 수면제가 좋지 않겠어? 뒤처리가 어렵지 않을 거야."

"엄마? 아빠! 대체 왜 이래요?!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생전 처음 보는 부모님의 그런 모습에 저는 큰 혼란과 공포감을 느꼈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부모님이 동시에 나를 노려보더니 이내 눈동자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헉···!"

시선은 허공을 향한 채 망가진 로봇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 부모님을 저는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마구 비명을 지르며 동생 방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제가 기척도 없이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동생이 화들짝 놀라며 기겁을 하더군요. 녀석은 책상 앞에 앉아서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아, 깜짝이야···. 뭐야, 갑자기!"

"저, 저기··· 엄마랑 아빠가···! 눈동자가 뒤집혀서··· 계속 죽으라고··· 그게, TV 노이즈가 갑자기···!"

"아니, 좀 알아듣게 말해."

"그, 그게··· 그러니까··· 아무튼 부모님이 이상해!"

그때는 나 스스로도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싶더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며 그대로 주저앉았는데 방 안이 갑자기 너무나 조용한 겁니다. 그리고

"아─아─아─···"

동생이 두 눈을 부릅뜬 상태로 입을 반쯤 벌린 채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겁니다. 동생 역시 두 눈동자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대체··· 대체 왜···. 이게 뭐야···!"

저는 그 길로 현관문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거실을 가로지르며 슬쩍 시선을 돌려 보니 부모님이 그 자리에 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눈동자는 여전히 반대 방향을 향한 채 말입니다. 저는 전속력으로 달려서 사람들이 많은 대로변으로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참 후에야 겨우 안정을 되찾은 저는 혼자 살고 있는 직장 선배의 집으로 갔습니다. 선배는 홀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영능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믿어 주지 않았을 나의 이야기를 선배는 진지하게 들어 줬죠.

"일단은 내일 아는 절에 가서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자. 오늘은 아무 생각 말고 푹 쉬어. 너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다음 날, 선배는 출근을 했고 마침 휴일을 맞은 저는 아침 일찍 선배의 집 근처에 있는 절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의 주지 스님에게 제가 겪은 일을 모두 털어놓자 스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얼굴이 너무 초췌하군요. 정말 큰일입니다···. 이대로 집에 가면 위험하니 저와 함께 갑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는 퇴근한 선배와 함께 주지 스님을 모시고 집으로 갔습니다. 집 안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양팔과 다리에 피를 질질 흘리며 거실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피 묻은 식칼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앞으로 두 번··· 오른쪽 다리··· 앞으로 세 번··· 팔뚝···."

어머니는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서 스스로 머리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그리고 동생은 자기 방 책상 앞에 앉아서 커터 칼을 들고 자신의 몸에 집 주소를 새기고 있었습니다.

"오사카시··· 스미노에구···."

보고도 믿기지 않는 그야말로 끔찍한 지옥과도 같은 이 상황 속에서 저는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주지 스님은 급히 다른 절의 스님에게 연락을 했고 그분들이 한참 동안 불제와 의식을 진행한 후에야 가족들은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후···.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이것은 집안의 선조에게 그 원인이 있습니다. 누군가 후손에게까지 저주를 내린 모양이에요. 그 방법이 몹시 잔혹해서 가족들에게 빙의를 해서 아주 천천히 시간을 들이며 옭아매는 것이죠. 이 정도면 저주를 했던 쪽도 무사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나마 청년은 전생에 덕이 높은 스님이라 차마 손을 대지는 못한 것 같군요."

그 사건 이후로 우리 가족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가족들의 몸에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는 상처를 볼 때면 심하게 우울해집니다. 대체 누가 왜 이런 잔혹한 저주를 내린 것인지. 이제 다 끝난 것이겠죠.

4. 통신 보안

이것은 내가 신교대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은 후에 겪은 일이다. 그때가 가을에서 겨울로 막 넘어가는 시기라 낮에는 날씨가 선선해서 활동하기 딱 좋았지만 밤에는 몹시 추웠다.

하루는 진급이 누락되어 당시 상병 8호봉이었던 선임과 함께 위병소 근무를 섰는데 그것이 바로 나의 첫 근무였다. 그때 선임이 나에게 어떤 이야기 하나를 들려줬다.

"저기 탄약고 쪽에 동서남북으로 초소 있지? 너도 영내 행군하면서 봤을지 모르겠지만 북문 초소는 사람이 없어. 근무를 안 선다 이 말이지. 아예 폐쇄를 시켜 놨다는 건데 예전에 저기 대대에서 간부 한 명이 목을 맸다더라고. 왜, 우리 보급 나오는 회색 내복 있지? 한밤중에 그것만 입고 북문 초소 앞 느티나무에 목을 맸다 하대."

"근데 초소에서 그런 게 아닌데 굳이 폐쇄를 시킨 이유가 있습니까?"

"끝까지 들어 봐. 네 말대로 초소에서 그런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 대대에서 난리가 났어. 뭐 사고는 대충 수습됐는데 그러고 얼마 안 지나서 항상 텅텅 비어 있던 대대장 마음의 편지함에 언제부터인가 편지가 하나씩 하나씩 쌓였다는 거지. 그것도 매일 똑같은 내용의 편지가."

[살려 주십쇼! 대공 초소 살려 주십쇼!]

"그거 보고 대대장이 처음에는 누가 이런 장난을 치냐면서 노발대발해가지고 한 번만 더 이런 내용의 편지가 오면 병사고 간부고 가만 안 두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나 봐."

"저, 근데 대공 초소라면···."

"그래. 북문 초소야. 예전에는 거기를 대공 초소라고 불렀었지. 근데 진짜 기가 막힌 게 편지가 같은 글 그대로 복사한 것처럼 글씨체가 완전히 똑같았다는 거야. 분명히 전부 다 손으로 쓴 거였는데. 대대장이 그렇게 엄포를 놨는데도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이 편지가 계속 늘어나는 거야. 대대장이 그제서야 이건 사람 짓이 아니다 생각해서 결국 북문 초소를 아예 폐쇄시켜 버린 거지. 진짜 희한한 게 그 뒤로는 편지함이 텅텅 비어 있더래. 근데 그 뒤로 또 다른 일이 터질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을 못 한 거지."

한창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마침 이병하는 간부가 위병소를 통과하면서 그 흐름이 잠시 끊어졌다.

"아, 뭐야···. 어쨌든 그 후로 초소에서 일이 터졌어. 야간에 근무 서던 병사들이 해 준 이야기인데 새벽 2시쯤에 초소로 뜬금없이 전화가 오더래. 그래서 전화받고 관등성명 댔더니 상대 쪽에서 이러더래."

[김지원 하사입니다. 지금 상황 조치 훈련 중인데 모든 병사들이 투입돼야 하니 속히 복귀하기 바랍니다. 복귀로 쪽이 아닌 탄약고 쪽 경로로 와야 합니다.]

"근데 탄약고 쪽은 애초에 길이 좁고 산을 깎아서 만든 곳이라서 발이라도 잘못 디디면 바로 즉사라고 할 정도로 위험하거든. 그때 근무 중이던 사수랑 부사수는 김지원 하사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고. 그래서 지통실에 다시 연락해서 물어봤더니 이 시간에 그런 훈련 자체가 없는 데다가 부대에 그런 간부는 없다고 했다는 거야. 그래서 죄송하다 하고 전화 끊었는데 그때 부사수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일이 있었지. 부사수가 이등병 때 준비 태세 훈련을 했는데 그때 행정반에서 ‘김지원 하사’라는 간부 명찰을 발견해서 행보관한테 갖다 줬다나 봐. 그랬더니 행보관이 버럭 화를 내면서 이 재수 없는 걸 왜 가지고 있냐고, 당장 태워 버리라고 했다더라고. 그게 3년 전에 부대 내에서 목을 맨 사람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그, 그럼 그 전화는 뭡니까?"

"간부들은 병사들이 피곤해서 착각한 거라 했다는데 아무도 모르지. 진짜로 죽은 김지원 하사가 전화를 걸었을지도."

마음의 편지에 이어서 초소로 걸려오는 전화까지. 이 사건은 대대장뿐만 아니라 상급 부대에까지 보고가 들어갈 정도로 상당히 이슈가 된 일이었고 부대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뒤에 또 다른 이야기도 듣고 싶었지만 근무 시간 중이라 우리는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고, 선임은 나중에 함께 근무를 서게 되면 그때 남은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로 석 달 정도가 지났을 무렵, 나는 부사수가 아닌 사수의 입장이 되어서 근무에 투입되었다. 그 무렵에는 운이 좋게도 위병 사관의 야간에 근무를 서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야간 초소 근무는 병사들끼리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아도 될 정도로 편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겨울의 매서운 찬바람이 싫었던 나는 난로가 있는 위병소 안으로 들어가며 부사수에게 미리 당부를 했다.

"야, 혹시 간부 오면 바로 인터폰 날려. 나 안에 잠깐 들어가 있을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20분쯤 지났을 때 혼자 근무를 서고 있던 후임이 인터폰을 걸어왔다.

"어, 왜?"

"저, 김 상병님. 좀 나와 보셔야겠습니다."

그런 후임의 목소리에는 어딘지 모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왜 그래? 간부 왔어?"

"저기 그게···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철문 앞에 개구리 군복 입은 사람이 자꾸 문 열어 달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전에 선임이 들려줬던 이야기가 뇌리에 스쳤고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묘한 한기가 느껴졌다. 침착하게 행동하려고 나름 애를 썼지만 내 목소리는 이미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과, 관등성명 대야 한다고 해. 아, 그리고 이름이 뭔지 물어봐. 얼른!"

"저··· 김지원 하사라고 합니다. 지금 출근이라고···."

김지원 하사. 이미 수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간부가 이 새벽에 출근이라니. 나는 후임에게 버럭 소리를 질러 버렸다.

"야! 이 시간에 무슨 출근이야! 나랑 장난쳐?!"

"저, 정말입니다. 진짜 개구리 군복 입고 자꾸 문 열라고 하는데···. 김 상병님, 잠깐 나오셔야겠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런 후임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솔직히 너무 무서웠다.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용기를 내서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뭐야···. 어이, 박인종! 박인종! 이 자식이 어디 갔어?"

초소 안에 있어야 할 후임은 보이지 않았고, 철문 밖을 살펴봤지만 개구리 군복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아, 머리야···.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심한 두통이 느껴진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양쪽 관자놀이를 누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고 등 뒤쪽으로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김 상병님, 괜찮으십니까? 왜 밖에 나오셨습니까?"

"야, 이 자식아!"

밖으로 나와 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자리까지 비워 놓고 이제 와서 괜찮냐니. 나는 벌떡 일어나 후임 녀석의 뺨을 냅다 갈겨 버렸다.

"너 나랑 장난치냐? 김지원 하사 어쩌고 떠들어대더니 뭐? 왜 밖에 나와? 지금 장난해?"

하지만 후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뺨을 부여잡으며 나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지통실에서 불러서 거기 다녀오는 길입니다."

"뭐? 그게 뭔 소리야? 지통실?"

"아, 위병소 인터폰 안 되는구나···. 그게 초소로 전화가 왔는데 당직 사관이 병사 후송 갔으니까 근무자 중 한 명이 와서 내일 출타자들 휴대폰 위병소에 갔다 놓으라고 해서 거기 다녀왔습니다. 저는 위병소 인터폰 당연히 되는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벨 누르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고장 난 걸 깜박하고··· 그래서 못 들으셨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랬다. 내가 머물던 위병소 안에 있는 인터폰은 사실 고장이 나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날은 후임은 물론 나조차도 그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위병소 안에 있는 동안 나와 인터폰으로 대화를 한 사람은···.

5. 당구장

한때 미성년자는 당구장 출입 불가였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막 20살이 되었을 때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매장은 3층짜리 건물의 2층에 있었다. 건물 1층에는 노래방과 식당, 꼭대기 층에는 아주 오래된 고시원이 있었는데 건물 자체가 워낙 오래돼서 그런지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어딘가 묘하게 음침한 구석이 있었다.

첫 출근 날, 사장은 엄청난 굉음을 내는 청소기를 들고는 부지런히 매장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 소음 때문에 출입문에 달린 풍경 소리가 다 묻혀 버렸고,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 크게 소리치며 인사를 한 뒤에야 사장은 나를 알아봤다.

"어? 아, 왔어요? 꽤 일찍 왔네. 저쪽에 잠시만 앉아 있어요. 나 이것만 마저 하고."

"아, 네."

뒤를 돌아 찬찬히 내부를 살펴본 나는 현관 옆에 있는 의자에 잠시 동안 앉았다. 면접을 받던 날에는 손님이 많아서 워낙 시끌벅적했던지라 매장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바닥에 깔린 카펫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렴한 디자인이었는데 오래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곳곳에 얼룩이 져서 꽤나 지저분해 보였다. 그리고 매장에는 흡연실이 따로 있었지만 밤이 되면 손님들이 그냥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같았고 곳곳에서 뭔가 시큼하면서도 퀘퀘한 냄새가 풍겨왔다.

"어휴─ 이놈의 청소가 끝이 없네, 끝이 없어. 혹시 담배 피워요?"

"아, 네. 피웁니다."

"그러면 잠깐만 나갈까요?"

그러면서 사장은 나를 흡연실로 데리고 갔는데 방금 전까지 맡았던 그 냄새의 두 배는 족히 되는 것 같은 악취가 훅 밀려왔다. 얼마나 청소를 안 했는지 먼지를 잔뜩 머금은 환풍기는 골골대며 돌아가고 있었고 담뱃불에 그을린 테이블 위에는 저마다 까맣고 누런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당구장은 처음이라 했죠?"

"예. 헤어샵이랑 주유소, 편의점에서 일해 봤고요. 당구장은 처음입니다."

"아, 그래요? 여기 뭐 별거 없고 청소만 좀 신경 써서 하면 됩니다. 손님 오면 계산하고 달라는 거 주고 하면 딱히 더 할 일은 없는데 청소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것저것 자잘하게 할 게 많아요. 그래도 뭐 어려운 일은 없으니까."

그러면서 사장은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 있는 종이컵 위를 담배로 지그시 눌렀다.

"일단 일하는 거 가르쳐 줄 테니까 따라와 봐요."

그 후로 나는 저녁 7시 무렵까지 정신없이 일을 배웠다.

"그러면 오늘은 이쯤 하고, 이거는 가게 열쇠. 내일부터는 혼자 해야 하는데 괜찮겠어요? 일은 다 알겠고?"

"네. 크게 어려운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혹시 모르는 거 있으면 전화해요."

"예, 사장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나는 음침한 계단을 내려와서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갔다. 주 6일 근무에 오전 늦게 출근해서 저녁 7시면 퇴근을 하니 그때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편한 알바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10시 반쯤 매장에 도착해서 문을 연 나는 갑자기 흠칫 놀라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 앞에는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고 창문이 모두 암막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어서 조금 어둡기는 했지만 그래도 딱히 무서울 게 없는 공간이었는데 말이다.

"아, 씨···! 뭐야? 아, 깜짝이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요즘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다녀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조명을 켜고 창문을 연 뒤에 전날 사장님에게 배운 대로 청소를 시작했는데 느낌이 정말로 이상했다. 입구에서 인기척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풍경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돌아보면 또 없고, 청소기를 돌리는 와중에 구두굽이 카펫을 밟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면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일은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계속해서 반복됐고, 그렇게 2주일 정도가 지나갔다.

그날도 평소대로 출근해서 매장 문을 열었는데 뭔가 섬뜩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갑자기 왜 이러나 생각하며 찝찝한 마음으로 불을 켜고 열심히 청소기를 돌린 나는 다음으로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다. 물에 락스를 섞어서 구석구석 솔로 닦아 낸 후 바닥 전체에 물을 한 번 뿌리고 방향제까지 뿌린 후에 문을 닫고 뒤돌아 나오던 바로 그 순간

"어? 아··· 락스통 두고 나왔네."

그런데 화장실 문이 떡하니 열려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2주간 일을 하며 나는 단 한 번도 화장실 문을 열어 둔 적이 없었다. 아무리 락스로 벅벅 문질러 닦아 내도 어디선가 묘하게 악취가 올라와서 매장 안에 퍼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뭐지? 아까 대충 닫았었나?"

그렇게 혼자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락스통을 들고 나와서 문을 쾅 소리가 나게 닫은 후 그렇게 몇 걸음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이번에는 문이 제대로 닫혀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문을 제대로 안 닫았나 보다 하고 말았는데 날이 갈수록 이상한 일들이 끊이지 않았다. 보통 내가 가게 오픈을 했고 사장님은 야간에 나와서 일을 했는데 다음 날 매장에 나와 보면 대충 정리가 되어 있는 편이었다.

하루는 흡연실 청소를 하려고 환풍기를 켜고 의자를 살짝 앞으로 밀어낸 후에 허리를 숙여 바닥을 쓸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의자가 나를 향해 있는 것이다. 분명히 의자 등이 보이게 해서 밀어 뒀는데 말이다. 의자는 좌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고정식이었고 그렇다면 그것이 스스로 몸을 돌려서 나를 보고 있는 셈이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의자는 마치 왜 돌리냐고 따지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고 나는 어정쩡한 자세로 허리도 펴지 못한 채 의자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그 적막함 속에서 환풍기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 나는 너무도 무서웠다. 벌건 대낮에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기도 했고 매장 문을 열어 놓고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스치는 와중, 다행히도 손님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잽싸게 흡연실을 빠져나와서 손님에게 인사를 건넸고 고개를 돌려 흡연실 창문을 통해 그 안쪽을 들여다보니 의자는 나를 바라보던 각도 그대로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고, 아무래도 오래 일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사장님에게 모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자 그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거참···. 전에 일하던 알바도 아침에 와 보니까 의자가 쓰러져 있었다는 둥, 쾅 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흡연실 문이 저절로 닫혀 있었다는 둥 그런 소리를 하더니 대체 다들 왜 그럴까? 일하기 싫어서 그런 핑계 대는 건가?"

내 전임자도 나와 비슷한 일을 겪었고 그 사람과는 일면식도 없는 나까지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매장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사장님은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다. 속으로 정말 낙천적인 사람이구나 하고 있는데 그가 뜬금없이 이상한 말을 늘어놨다.

"그러고 보니 내가 예전에 고양이 한 마리를 죽인 적이 있는데 그것이 나를 저주하는 건가?"

"예?! 고, 고양이를요?"

"아니, 밥을 달라고 하는 건지 뭔지 허구한 날 입구에서 앵앵거리고 울길래 너무 시끄러워서 내가 나가라고 발로 툭 차 버렸지. 그랬더니 그것이 1층에 떨어져서는 딱 버티고 서서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죽일 듯이 째려보더만. 죽었는지 어쨌는지는 몰라."

아무튼 그 후로 사장님과 크게 문제없이 마무리를 하고 일을 그만뒀는데 아직도 그곳에서 당구장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문득 어머니가 은연중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고양이는 영물이라서 자기한테 해코지하면 반드시 복수한다. 조심해라, 너도."

6. 흐르지 않는 물

평생을 서울에서만 사시던 부모님은 어느 날 모든 것을 처분하시고 한적한 시골로 이사를 하셨다. 이사를 가신 곳은 고모님이 사시는 전라도 전주 근방이었는데 부모님은 집 앞에 작은 텃밭을 일구시며 하루하루를 여유롭게 보내셨다. 하지만 그 집에 크게 데었달까, 어떠한 일로 많이 놀라신 부모님은 그 집에서 그리 오래 살지 못하시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결심하셨다. 여차여차해서 또다시 이사를 결정하신 아버지는 형과 함께 집을 알아보고 다니셨다. 그것을 보신 어머니는 못마땅하신 듯 한마디 하셨다.

"이 집, 다 이상하다고 했는데 당신만 좋다고 해서 억지로 이사한 거 아냐. 어휴, 진짜···. 이번에 또 고집대로 하려고?"

어머니 말씀대로 우리 아버지는 꽤 가부장적인 분이라 나나 형이나 말대꾸는 꿈도 못 꿨었다. 그렇게 부모님과 형은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셨는데 그 기간이 무려 한 달 하고도 보름이었다. 그동안 형은 내도록 운전만 해야 했고 어머니는 늦은 밤에도 형과 아버지의 밥상을 차리셔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보, 드디어 좋은 집을 찾았어! 진짜 좋은 집이야."

"그래? 잘 알아본 거야?"

"그럼. 내 살다 살다 그렇게 좋은 집은 또 처음이야."

"아니, 아버지. 그 집이 뭐가 좋아요? 벌건 대낮에도 무섭더만."

"시끄럽다, 인마. 아빠가 좋다면 좋은 거지, 뭔 말이 많아?"

"집이 어떻던데?"

"집이 뭐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해요. 낮에도 집 자체가 어두컴컴한 게 꼭 귀신 나올 것 같았다니까요."

"이놈이 집 살 때 돈 좀 내놓더니 아빠한테 유세 떠는 거야, 뭐야? 내가 보기에는 볕도 잘 들고 아늑하니 좋기만 하더라, 인마."

"아버지, 그게 아니라 그 집은 누가 봐도 안 좋다니까요? 볕 자체가 들지 않았다고요!"

그렇게 가족들이 옥신각신하고 있을 때 할머니께서 방문을 열고 나오셨다.

"이 사람들아, 무슨 일인데 이리 시끄러워?"

"할머니, 제 말씀 좀 들어 보세요. 아버지랑 집을 보러 갔는데 아버지가···."

"입 다물어라, 인마! 어머니도 모르시면 가만히 계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합니다."

그런 아버지의 말에 어머니와 형은 분명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고집이 좀 세시고 가부장적이긴 하지만 한 번도 할머니께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할머니 역시 뭔가를 눈치채신 것 같았다.

"그래, 알았어. 아범이 다 알아서 하는 건데. 이 늙은이가 주책이지."

"할머니, 그게 아니고요···."

"쉿, 네 아빠가 다 알아서 한다고 하지 않으냐. 그러니 뭐가 걱정이니? 그 집 다시 보러 갈 때 나도 같이 가 보자."

"예. 역시 어머니만 제 마음을 알아주시네요. 허허허~."

할머니는 집이 떠나가라 웃는 아버지를 보며 어머니와 형에게 의미심장한 눈짓을 하셨고 그제야 할머니의 의중을 알아차린 어머니와 형 역시 아버지의 비위를 맞췄다.

"그래. 주말에 둘째 오거든, 아범 몰래 둘이 가서 살짝 그 집을 보고 오거라. 그 아이도 한번 보게 해야지."

"예, 할머니."

다음 날, 가족 모두 차를 타고 문제의 그 집으로 갔는데 할머니께서 이런 집은 볼 것도 없다며 안 들어가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그런 할머니의 말씀에 아버지는 언성을 높이셨다.

"어머니,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일부러 모시고 왔잖아요!"

"글쎄, 나는 안 들어간다. 얘야, 그냥 가자."

"아니, 어머니! 이 집이 어때서 그러십니까? 제가 보기에는 이만 한 집 어디에도 없어요!"

"어서 가자고!"

"맘대로 하세요! 다들 가라! 나 혼자라도 여기서 살 거니까. 나중에 들어온다는 소리만 하면 그게 누구든지 가만 안 둘 거다!"

그렇게 아버지는 혼자 집 안으로 들어가시고 어머니와 형은 할머니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어멈아, 어서 가서 아범 데리고 나오너라.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어. 얘야, 어서 아버지 모시고 나오거라."

그런 할머니의 말씀에 어머니와 형은 아버지의 기분을 맞춰 가며 겨우 집으로 모시고 왔다.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형에게 미리 연락을 받았던 나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 안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더니 이내 아버지가 안방 문을 열고 나오셨다.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반기셨고 아버지는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나를 맞아 주셨다. 형은 마트에 장을 보러 가서 집에 없었는데 그때 형이 전화를 해서 나를 조용히 밖으로 불러냈다. 나는 형이 지갑을 놔두고 갔다며 자연스레 밖으로 나갔다. 우리는 차를 타고 20여 분 정도를 달려서 어느 한적한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를 지나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커다란 나무를 끼고 있는 집들이 보였는데 형은 그곳에 차를 세우고 제일 끝에 있는 집을 가리켰다.

"저 집이 아버지가 그렇게 좋다 하셨던 그 집이야."

"에엥? 저게 집이라고? 대체 어디가 좋다는 거야? 누가 봐도 흉가잖아."

"나도 대체 영문을 모르겠다. 왜 그렇게 저 집을 좋아하시는지···."

나는 형과 함께 집 근처를 둘러봤다. 근처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집 뒤쪽에는 아주 커다란 연못처럼 생긴 웅덩이 하나가 있었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웅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형, 이것 좀 봐봐. 흐르지 않는 물이야."

"그게 뭔 소리야?"

"봐,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잖아. 한마디로 썩은 물이라는 거지. 이런 데는 지저분한 것들이 많이 꼬인다고."

"지저분한 것들?"

"귀신 말이야, 귀신."

"야, 너는 이 상황에서 장난치고 싶냐?"

그때였다. 웬 사람 형체가 집 근처에 있는 커다란 나무 위에 서서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형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형에게 말했다.

"형, 가자. 여긴 사람이 있을 곳이 못 돼."

그런데 그때

"야. 자세히 보니까 이 웅덩이 꽤 괜찮은데? 아버지 말씀대로 여기서 너랑 나랑 낚시하면 꽤 좋을 것 같은데."

그것들이 장난을 친 것인지 이제는 형까지도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빨리 가자며 형을 잡아끌려던 순간 웅덩이 반대편에 50대쯤 돼 보이는 남자 한 명이 서 있는 것이다. 그를 보는 순간 머리 한쪽이 깨질 듯이 아파왔다.

"형, 가자. 어? 빨리 좀 가자고."

"어? 어어··· 그, 그래!"

서둘러 차를 타고 가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웅덩이에 서 있던 그 남자가 집 정문 앞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집에서 멀어질수록 두통은 조금씩 나아졌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는 웅덩이에 서 있던 그 중년 남자가 내가 집에 막 도착했을 때 안방으로 들어가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깨닫고 말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둘러봤지만 그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 집의 지박령일 것이라 생각했던 남자가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나 생각하고 있던 그때, 주차를 마친 형이 현관문을 여는 순간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형체는 조금 흐릿했지만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황급히 문을 열고 나가 봤지만 밖에는 싸늘한 가을바람만 불고 있을 뿐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그날 나는 평생 얻어먹을 욕을 한꺼번에 들어 가며 아버지와 담판을 지었다. 나는 그 집인지 아니면 아들인지 둘 중 하나만 택하시라며 아버지께 대들었고 할머니와 어머니, 형까지 합세하여 그 집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그리고 며칠 후, 우연히 동네 이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시던 아버지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셨다. 아버지가 이사를 가려던 그 집이 실로 엄청난 흉가였던 것이다.

"아이고─ 형님, 모르셨습니까? 그 웅덩이 집으로 이사 간 사람들 모두 곡소리 들으면서 나왔다고요. 사람이 이사를 가기만 하면 웅덩이에서 죽고 나무에서 죽고 그런다는데 잘 살던 부부가 그 집에 들어갔다가 부인이 바람 나서 집 나가고 남편은 죽고 그렇다네요.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죽어 나가는 집이에요, 거기가. 아드님이 말리신 게 천만다행입니다, 형님."

나중에 아버지께 대체 그때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셨냐 여쭤보니 아버지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때는 집도 깨끗하고 넓은 데다 큰 나무와 호수까지 있어서 무조건 여기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하시는 것이다.

한번은 할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내가 이런 것을 여쭤봤었다.

"할머니. 할머니는 그때 집 보러 가셔서 왜 내리지도 않으셨어요?"

"아, 그거? 얘야, 이 할미만큼 나이가 들면 그동안 안 보이던 게 가끔씩 보이기도 하더라. 우리 손주 건강해라~."

7. 제 친구 이야기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 만난 친구놈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녀석의 이름은 편의상 ’이라고 하겠습니다. 명이는 어머니가 보살님인데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중학생 때 신내림을 받은 박수입니다.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까지 무사히 갔다 온 장한 녀석이죠.

여름방학 때 명이랑 하이킹 여행을 간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준비할 때였습니다. 우리는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참 단순무식했더랬죠.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하여 진천을 향해 한참 내달리고 있을 때 명이가 갑자기 갓길에 자전거를 세우더니 지나가는 차를 세우려고 하는 겁니다. 속도를 내서 달리는 차들이 쉬이 설 리도 없었고, 정말 어찌나 무섭던지 오금이 다 저렸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지나가는 트럭을 겨우 붙잡았고 차에서 내린 기사 아저씨는 우리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뛰어오는데 정말 온몸에 식은땀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아저씨를 붙잡고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아저씨, 경찰 좀 불러 주세요. 빨리요!"

그러더니 녀석은 갑자기 인근 야산으로 뛰어 올라갔고, 잠시 멍하니 있던 저는 저놈이 왜 저러나 하면서 그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그곳에서 저는 순간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아래로 마구 뛰어 내려와서 한참 토악질을 하고 있으니 명이가 내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찰들이 출동했습니다. 저와 명이는 아저씨와 함께 조서를 쓰고 상황 설명을 했고 서울로 올라와서 부모님에게 무지하게 맞았더랬죠.

그 후로 온몸이 이유 없이 너무 아파서 일주일을 누워 있었는데 명이 어머니가 집까지 찾아와서 부적도 챙겨 주고 뭔가 이것저것 해 주시더군요. 저는 그 후에야 겨우 몸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야산에서 대체 뭘 본 거냐고요? 바로 목이 180도 돌아가 있는 여성의 시신이었습니다. 반쯤 튀어나온 눈에 혀가 길게 나오고 눈··입에서는 피를 철철 흘리는 시신 말입니다. 지금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정말 그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받은 충격은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명이가 하는 말은 이랬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네가 목이 완전히 돌아간 상태로 피를 흘리면서 춤을 추고 있더라고. 그러더니 나한테 와서는 살려 달라고 하더라. 너는 더 알려고 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려. 그런데 너도 참 대단한데?"

마지막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당최 말을 안 해 주니까요. 그리고 저는 방학 내내 악몽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 장면이 그대로 꿈에 나타나는데 정말 미치겠더군요.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그 충격과 공포도 점점 무덤덤해졌고 그 사건 이후로 저는 명이를 다시 보게 됐죠. 명이와 저는 마음이 꽤 잘 맞아서 방학은 물론 개학 후에도 붙어 다니며 놀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개교기념일과 주말을 연이어 3일을 쉬게 됐고 저는 순진한 명이를 꼬드겨서 아버지를 따라 몇 번 가 본 경기도 외곽 저수지로 캠핑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노는 것이 마냥 좋았던 우리는 아침 일찍 출발하여 나름 괜찮은 자리에 텐트를 쳐 두고 어른들 몰래 챙겨 온 미지근한 맥주를 마셨습니다. 막상 가니까 딱히 할 것도 없고 대충 던져둔 낚싯대도 잠잠했죠. 그래도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았습니다.

그 사이에 어느새 날이 저물었고,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갔습니다. 저수지에 남은 것은 저와 명이 둘뿐이었고,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맞고를 치면서 손목 때리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서로의 손목이 부러져라 때리며 웃고 떠들고 있는데 텐트 밖에서 불빛이 비쳤습니다. 갑자기 뭐지?’ 하고 텐트 밖으로 나가 보니 웬 용달 트럭 한 대가 우리 텐트 앞을 지나가서 한쪽에 멈추더니 사람 셋이 내려서 텐트를 치더군요. 우리는 낚시하러 왔나 보다 하며 다시 열심히 맞고를 쳤고, 밖은 조금 시끄럽다가 이내 조용해졌습니다.

그렇게 두어 시간 정도 지났을 때 명이가 대뜸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야, 저 사람들 좀 이상해."

"뭐가? 남자 셋이서 밤낚시하러 왔나 보지."

"남자 셋? 네 명인데?"

"야, 너 이상한 소리 하면 뒤진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저기요─. 잠시만요."

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나가 보니 아까 온 사람들이 부탄가스를 빌려 달라며 말을 걸었고 제가 그냥은 못 드리니 소주 한 병이랑 바꾸자고 했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바꿔 줬습니다. 그쪽 일행이 있는 곳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명이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야, 네 명 맞아."

"아, 좀. 그런 장난치지 말라고. 세 명이잖아. 얼굴에 상처 있는 아저씨랑 모자 쓴 아저씨, 그리고 저쪽에 앉아서 낚시하는 아저씨. 총 세 명이라고."

"하···."

"그럼··· 나머지 한 명은 귀신이냐?"

"너도 보여?!"

"뭐, 뭐?"

"프하하하핫, 뻥이지롱~."

저는 녀석에게 온갖 육두문자를 퍼부었고, 우리는 라면을 하나 끓여서 부탄가스와 바꾼 소주를 마셨습니다.

"캬··· 아흐···. 맛이 쓰다 못해 목구멍이 다 아프네. 뭐야, 이거."

"술이 원래 이런 맛인가? 아후···."

어린 나이에 호기심이 충만했던 우리는 소주 한 병을 반씩 나눠 먹었고, 알딸딸한 상태로 텐트 안에 쓰러져 있던 저는 술기운이 오르다 못해 밖으로 나가서 먹은 것을 토해 내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정신을 차린 뒤 안으로 들어가려다 문득 고개를 돌렸는데 분명히 세 명이었던 사람이 네 명으로 보이는 겁니다. 아무리 봐도 그쪽 일행 중에 여자 한 명이 더 있었고, 명이에게 그 말을 했더니 녀석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습니다.

"그냥 못 본 척해라. 그게 좋아."

저는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텐트 안에서 뻗어 버렸고 그렇게 기절하듯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학생, 학생! 정신 좀 차려 봐!"

그 목소리에 눈을 떠 보니 옆 텐트의 아저씨들이 제 볼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더군요. 명이도 그 옆에서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정신이 확 들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는데 옆 텐트 일행 중 얼굴에 상처가 있는 아저씨가 갑자기 얼굴을 슥 내밀더니 저를 빤히 쳐다보면서 오싹하게 웃는 겁니다.

"야, 너 괜찮아? 이제 정신 들어?"

"어···."

"아이고, 학생. 기억 안 나?"

그때 명이가 해 준 말은 이랬습니다. 제가 갑자기 자다 말고 일어나서 무작정 저수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명이가 놀라서 말리다가 자기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어서 옆 텐트 아저씨들을 불러왔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갑자기 눈물이 고였고 저는 아무 이유 없이 대성통곡을 하며 눈물을 쏟아 냈습니다.

"아이고, 학생 놀랐나 보네. 너희들 여기 와 있는 거 부모님들은 아시나?"

"아, 아뇨."

"얘네들이 겁도 없네. 얼른 짐 챙겨라. 아저씨 차 타고 나가자."

그런데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보니 아저씨가 두 명인 겁니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봐도 두 명이 확실했는데 얼굴에 상처가 있던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명아, 어제 아저씨가 세 명이었는데 지금은 두 명이야···. 호, 혹시···."

"일단 나중에 얘기하고 빨리 여기서 나가자."

그렇게 우리는 아저씨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에 도착했고 저는 부모님에게 엄청나게 혼이 났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뺨을 맞아 봤습니다. 사실 그날 밤에 술기운에 잠이 들었다가 꿈을 꿨는데요. 어떤 여자가 제 발목을 잡아끌며 저수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정말 너무 무서워서 목소리도 안 나오고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아 그대로 질질 끌려가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제가 꿈만 꿨던 게 아니라 실제로 물속에 들어갔던 것이었죠. 꿈 이야기를 명이한테 해도 녀석은 별다른 말이 없었고, 제 발목에는 손자국과 비슷한 모양의 피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 있던 사람 중에 모자 쓴 아저씨랑 밤에 낚시했던 아저씨 둘 빼고는 귀신이야. 그냥 잊어버려. 더 이상 알아 봤자 좋을 거 없어."

그 후로 저는 아버지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그 시점으로부터 2년 전에 저수지에서 어떤 부부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때 하필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물에 빠진 부부를 끝내 구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아버지도 그 사건 후로는 아주 가끔 낮에만 그곳에 간다고 했습니다. 제가 그 난리를 친 이후로 아버지는 그 저수지에 아예 발길을 끊어 버렸고, 저는 한동안 아버지의 구박을 받으며 어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잤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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