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음악 악보 표기법 때문에 고민이신 학생이시군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유난히 기호를 많이 사용하는 수학, 화학, 음악에 대해 상당히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 ㅎㅎㅎ
자, 학생이 골치아프다라고 생각하는 악보는 우리가 익숙한 문자 대신에 특별히 정의해 놓은 기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서 어렵다라고 느껴지는 것인데요,
사실 알고나면 악보 표기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그리고 그 악보 표기법을 알고나면 다른 사람들이 작곡해놓은 음악의 리듬이나 멜로디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또 내게 떠오른 좋은 영감을 악보에 기록해 놓을 수도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겁니다.
말하자면, 음악을 배우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라는 겁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게 되어 있어요.
마음을 열고,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에 걸쳐 공통적인 규칙으로 사용하게 된 그 기호들의 표기법을 익히시면 됩니다.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현대 음악은 사실 중세부터 이론화 된 서양 음악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현대 실용 음악은 미쿡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영어식 표기법을 아는 대로 병기할께요, 영어식 표기법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악기를 배운다거나, 악보와 관련해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현대 음악에서 음계(scales)는 크게 장조(major scale)와 단조(minor scale)로 나뉩니다.
그리고 음의 높낮이를 음정(pitch)라고 합니다.
일단, 음계는 7개의 음정 (도 - 레 - 미 - 파 - 솔 - 라 - 시)으로 구성된 음정들이 반복되는 구성으로 되어 있고요, 미-파, 시-도 사이를 제외한 음정들 사이에는 반음이 존재해서 총 12개의 음정이 하나의 음계를 구성합니다.
그런데 조표(scale signature)를 이해하는 데에는 사이에 끼어있는 반음들은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일단 제껴두죠.
도, 레, 미, ... 이런 음정들의 이름은 이탈리아 식인지, 여튼 중세 유럽식인데, 우리 나라는 이런식의 이름을 사용하여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이것을 그냥 숫자를 붙여서 생각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즉, 도레미파.... 이게 아니라, 1234567 이렇게요.
음계의 음정들을 이렇게 숫자로 순번을 붙여서 생각하면,
장조의 음계는 이런 규칙의 간격으로 음들이 배열되게 됩니다.
3음과 4음은 반음 간격(즉 미와 파), 7음과 다음 옥타브의 1음은 반음(시와 도), 나머지는 모두 한 음 간격.
이런 규칙으로 음의 간격이 배열되는 음계를 장조(major scale)이라고 하고, 장조를 사용하여 작곡된 음악들은 이렇게 배열된 음정들을 사용하여 만들어 집니다.
물론, 임시표(accidentals)를 써서 음계에 속하지 않는 음정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음정들이 모두 같은 음계에 속하는 음정들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어떤 음계에 어떤 이름이 붙느냐 하는 것은 그 음계의 으뜸음이 어느 놈이냐에 따라 붙여집니다.
어떤 음계의 순번이 1번인 음을 으뜸음(tonic)이라고 하는 데요, 우리가 흔히 도레미파 솔라시도 라고 하는 음계는 다장조(C major scale)입니다.
음계에 속하는 음정들의 이름을 영어에서는 CDEFGABC 이렇게 부르고, 우리 나라 식으로는 이것을 다라마바사가나다 이렇게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즉,
유럽식: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미쿡식: C D E F G A B C
한국식: 다 라 마 바 사 가 나 다
왜 첫 번째 음이 "가"가 아니고 "다"냐 라는 의문이 들건데요, (이걸 설명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집니다) 지금은 그냥 우리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중간쯤에 해당하는 높이의 음계가 "다"로 시작하는 음계라고만 알아두세요.
따라서, 다장조를 구성하는 음들의 배열은 다-라-마-바-사-가-나 이렇게 되고, 이를 계이름으로 표기하면 우리가 잘 아는 도-레-미-파-솔-라-시 가 됩니다.
미와 파, 시와 도는 반음 간격이므로 정확히 장조의 규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작곡자가 "다장조는 음정이 너무 높아, 난 좀 더 낮은 가장조를 사용하고 싶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으뜸음 (1번음)의 이름이 그 음계의 이름이라고 했었죠?
"다"에서 반음 내리면 "나", 다시 "나"에서 한 음 내리면 "가"가 되죠?
즉, 다장조 대신에 가장조를 사용하면 전체적으로 한음 반 간격의 음정이 낮은 음악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음정들을 사용해서 작곡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가" 부터 시작하는 음계를 나열해 볼까요?
한국식: 가 - 나 - 다 - 라 - 마 - 바 - 사 - 가
유럽식: 라 - 시 - 도 - 레 - 미 - 파 - 솔 - 라
순번 : 1 2 3 4 5 6 7 1
자,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니, 나와 다, 즉 2 - 3번 간격, 그리고 마와 바, 즉 5 - 6번 간격이 반음이 되어 이건 장조가 아니네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사실 이건 "가단조"입니다)
(음계의 조는 그 음악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음악의 성질이 원래 그래요)
따라서 이 배열을 장조의 규칙을 따르도록 바꿔줄 필요가 있겠네요.
장조는 3 - 4번 간격, 7 - 1번 간격만 반음이어야 하므로 위의 배열에서 3번째 음 "다(도)"를 반음 올려주고, 또 5-6번 사이의 간격을 한음으로 늘이기 위해 6번째 음 "바(파)"을 반음 올려주고 다시 6-7번도 한음 간격이어야 하므로 7번째 음 "사(솔)"을 반음 올려주면 딱 장조의 규칙이 맞게 되지요?
따라서, "가장조"의 음계들은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이 됩니다.
가 - 나 - #다 - 라 - 마 - #바 - #사 - 가
즉, 어떤 음계가 "가장조"가 되려면 악보 내의 모든 다(도), 바(파), 사(솔) 이 세 음은 반음이 올려져야 하는게 되는 거죠.
악보를 진행하다 저 세음이 나올 때마다 반음 올리라는 기호 샵(#)을 일일이 붙이는 건 악보가 너무 어지러워 보이겠죠?
그래서 아예 악보의 처음에 저 세 음정에 해당하는 위치에 #을 붙여놓고 시작하는 겁니다. 음자리표 바로 옆에 임시표 #이나 ♭이 붙어 있으면 그 음에 해당하는 음은 모두 반음을 올리거나 내리라는 표기이고, 이것은 결국 그 음악의 음계를 바꾸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음자리표 바로 옆에 #이나 ♭을 붙여서 그 음악의 음계를 지정하는 것을 조표(Scale Signature)라고 부릅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음악을 "가장조"로 만들어 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자리표 바로 옆에 #을 세 개 붙여놓아야 되겠죠? 그리고 그 #들의 위치는? 한국식 이름으로는 다, 바, 사이고 유럽식으로는 도, 파, 솔의 위치에 붙어야 겠죠?
음계를 바꿀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반드시 어떤 음들의 반음을 올려주는 방법으로만 바꿀 수 있을까요?
아니죠, 다른 음들을 반음을 내려주는 방법으로도 똑 같은 음계를 만들 수도 있겠죠!!
위에서 # 세 개로 가장조를 만들었듯이 ♭ 여섯개를 사용하면 똑같이 가장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장조에 대해서 제가 다 일일이 음정들을 설명할 순 없으니, 다른 장조들에 대해서는 직접 한 번 해보세요!
다음은 조표에 사용된 임시표들의 갯수와, 그 에 따른 조들의 이름을 암기하는 방법입니다.
조표에 #을 사용하는 경우, #의 갯수에 따라 그 음악의 음계 이름(즉, 으뜸음의 이름)은
사 - 라 - 가 - 마 - 나 - 바 - 다
암기법: 신랑의 가마가 나쁘다 (#이 가마를 위에서 내려 본 모양이라 생각해 보세요)
조표에 ♭을 사용하는 경우, ♭의 갯수에 따라 그 음악의 음계 이름(즉, 으뜸음의 이름)은
바 - 나 - 마 - 가 - 라 - 사 - 다
암기법: 밤나무 가라사대 (♭이 밤 알이라 생각해 보세요)
자 그럼 이제 단조(minor scale)를 살펴보겠습니다 !!
단조는 마이너 스케일이라 부르고, 여기엔 내추럴 마이너 스케일, 하모닉 마이너 스케일, 멜로딕 마이너 스케일 이렇게 세 종류의 마이너 스케일이 있습니다만,
중고교 과정에서 다루는 단조는 아마도 내추럴 마이너 스케일만 다룰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 알아보죠.
단조 (Natural minor scale)는 음계의 음정들이 다음의 규칙을 따라 배열됩니다.
2 - 3 번째 음, 5 - 6 번째 음 사이의 간격은 반음, 나머지는 모두 한 음 간격인 음계를 단조라고 하며, 단조를 사용하여 작곡된 음악들은 장조보다는 살짝 우울한 듯, 멜랑꼴리한 느낌도 나고 좀 더 복잡 미묘한 느낌을 풍기는 음악이 됩니다.
단조는 장조의 음계에서 3, 6, 7번 째 음들의 음정을 반 음 내리면 단조가 됩니다.
즉 다장조의 음계에서 3, 6, 7번 째 음인 미, 라, 시의 음정을 반음 내리면 다단조가 되는 거지요.
가장조에서 3, 6, 7번째 음인 도, 파, 솔의 음정을 반음 내리면?
네, 가단조가 되는 겁니다.
제가 이제 어딜 가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더 자세히는 설명 못 드리겠네요 ^^;;
이해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래요,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세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 나중에 인생을 살면서 다 쓸모 없는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배워두면 다 쓸 데가 있습니다.
밥벌이 하는 직업에서 쓰던, 아니면 취미 생활을 하는 데 쓰던,
누군가와 논쟁을 하는데 쓰던,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데 쓰던,
지식은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유를 주는 값 비싼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