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동작의 크기는 그 부분의 셈여림을 의미합니다.
동작이 크면 클수록 더 큰 소리를, 작으면 작을수록 더 작은 소리를 요구하는 것이죠.
물론 지휘자에 따라서, 곡에 따라서 이 규칙이 항상 적용되진 않습니다.
어떤 지휘자는 작은 동작으로도 큰 소리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어떤 음악엔 큰 소리가 나는 부분에서 큰 동작을 사용하지 않기도 하지요.
지휘자의 손동작은 자세하게 정해진 어떤 룰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있다고 해봤자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움직여라,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라, 혹은
위에 기술한 것처럼 큰 동작은 큰 소리, 작은 동작은 작은 소리, 정도지요.
물론 자세하게 들어가면 세세한 것들이 있지만 그런 부분들은
지휘자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규칙이 있다고 하긴 힘듭니다.
뭐, 일단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손의 용도는
템포의 조절이나 곡의 뉘앙스 표현, 셈여림 조절 등이지요.
그리고 각 악기가 나올 부분을 미리 지시해주기도 하고요.
여러 악기가 연주하다보면 한 악기가 한참 동안을 쉴 때도 있거든요.
그런 때 연주자가 있지 않도록 손동작을 살짝 해주기도 합니다.
혹은 눈빛이나 미소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또, 현의 비브라토를 지시하기 위해 손을 떨거나 손가락을 쥐락펴락하는 지휘자도 있고요,
저음의 웅장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과장되게 팔 전체를 아래쪽으로 흔들기도 합니다.
곡 중간에 오케스트라의 주의를 끌기 위해, 곡의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일부러 동작을 멈추기도 하고요.
지휘자의 손의 기능은 지휘자가 쓰기 나름입니다ㅎ
어떤 지휘자가 "지휘법은 필체와 같다."라고 말을 했지요.
(독일어 원서에서 봤던 문장이라, 정확한 번역은 아니고 대강 그런 내용이었습니다-_-;)
즉, 처음엔 ABC를 하나하나 원래 모양대로 따라 쓰며 배우지만
나중엔 자신의 개성이 나타나는 각자의 필체를 갖게 되는 것처럼
지휘도 처음엔 각 박자별 지휘나 특정 음악적 요구에 대한 표준적 동작을 익히지만
나중엔 지휘자가 자기의 스타일대로 몸에 익은대로 해나간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휘자들을 보면 분명 공통된 동작들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스타일이 천차만별이죠.
이것저것 쭉 써놓긴 했지만
직접 여러 지휘자의 모습을 보시는게
이해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엔 값싼 공연도 많고 DVD도 많으니까요.
즐겁게 음악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