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22살 대학교 3학년 남학생이라고 하셨으니 군대를 아직 다녀오질 않았네여. 면제자가 아니라는 가정하에, 군대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방송국에서 시행하는 성우 시험에 응시할 수가 있어여. 지금 당장 성우학원에서 배운다해서 군대 갔다오고 나면 100% 다 까먹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빨리 해결되야 해여.

일단 질문에 대한 답만 간단히 말하면,

경쟁률은 방송사와 매년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남자 3~6명 뽑는데 지원자 600~800명 온다고 보심 되여. 여자는 이거에 3~4배니까 참고하시구여.

성우학원을 다녀야 성우가 될 수 있는데, 공부는 성우학원에서 하라는대로 하면 되구여, 성우학원은 직접 님께서 상담날짜 잡아서 한번 가봐야 압니다. 분위기와 시설, 학비 등이 다 틀려여. 님 스타일에 맞는 걸 직접 찾아야 한다는 거져.

다음 사항은 군대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에 시행하셔야 합니다.

성우시험에 도전이라고 하셨는데, 도전 정신을 가지고는 성우 절대 못합니다. 왜냐? 100% 후회하게 되어 있어여. 도전 정신이라는 것은 어떠한 것을 이루어 낸 후 그 쾌감만이 아닌 드디어 해냈고 고생 끝 보상 받자가 되야 통용되는데, 성우는 되는 것도 힘들고, 되고 나서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여. 매 순간순간이 도전 정신입니다. 도전 정신이라는게 특정 기간을 두고 할 때나 효력이 생기는거지 24시간 항시 풀가동이 될 수 있는게 아니자나여? 그래서 님 장담하는데 그 정신으론 성우지망생 기간 1년도 못 채웁니다. 중간에 하다가 포기하게 되어 있고, 그래도 좀 배웠다고 시험은 쳐보는데 100% 확률로 1차 합격 못하고 다 떨어집니다. 그러면 재능이 어쨌니 가능성이 어쨌니 하면서 별 핑계거리 다 찾아대면서 자신이 왜 성우를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방어 기제를 철저히 각인시킵니다. 그래놓고는 또 미련 생겨서 나이 먹고 다시 배우러 와여. 근데 마음가짐이 그대로면 역사는 반복된다고, 또 위 같은 상황 벌어집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느냐?

마음을 비워야합니다. 성우가 못 되어도 좋으니까 훗날 시간과 노력과 돈을 날렸다는 후회가 아닌 '그래, 그때 그렇게 재밌게 연기 배우던 시절이 있었지' 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떠올릴 자신이 있으면 그 때 하셔야 해여. 그래야 성우지망생 때에나 성우가 되고 나서도 절대 슬럼프가 안 옵니다. 슬럼프가 오는 이유는 '내가 이만큼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했는데 왜 결과가 이 모양이지?' 라고 생각하니까 오는 거에여.

누구는 2~3년만에 되고, 누구는 8년 이상을 해도 안 되는게 성우이니만큼, 개인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어떠한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재능탓하고 환경탓하는 순간 그걸로 끝이에여. 항상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나보다 못하는 사람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같이 배우는 동기생들이라고 해서 그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을 절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서는 안 됩니다.

단, 선생이 되었든 같이 수업을 듣는 동기가 되었든, 칭찬은 칭찬으로 받아들이시고 절대 재능인정으로 듣지마시길 바라며, 안 좋은 습관에 대해서 선생이나 동기생이 지적을 해주면 그것은 무조건 받아들이시고 왜 이런 평가가 나왔을까 연구하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단점이 고쳐져여. 대다수 지망생들이 동기끼리 서로 장단점 지적해주는 것에 대해서 '니가 뭘 안다고 ㅅㅂ' 이런 정신머리 가진 것들 있는데, 이런 것들은 선생들이 아무리 지적해줘도 말로만 '네~' 이러지 속으론 절대 인정을 안 하니까 동기들의 지적도 개무시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100% 성우 못 됩니다. 됐다 하더라도 절대 성공할 수 없어여. 제가 만나본 성공했다는 성우분들 대다수는 상당히 겸손했고 가르치는 제자들한테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답을 드렸고, 선택은 님께서 하시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실력은 그 이후에 늘게 되어 있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