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도 맞고, 日本海(にほんかい)도 맞는 겁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동해라고 부르고, 일본 사람들은 日本海(にほんかい)라고 부르면 되는 겁니다.
대내적으로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겠다는데, 이걸 갖고 뭐라고 하면 내정간섭 아닌가요?
하지만 이걸 국제적인 표기, 예를 들어 영어로 East Sea나 Sea of Japan이라고 했을 때,
동아시아 공통의 한자로 표기했을 때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는 우선
'우리나라 동쪽에 있는 바다는 동해, 남쪽에 있는 바다는 남해, 서쪽에 있는 바다는 서해. 따라서 우리가 우리 동쪽에 있는 바다를 동해라고 부르니까 국제적으로도 동해는 East Sea라고 불러달라'라는 주장은 유치하고,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남해는 왜 South Sea라고, 서해는 West Sea라고 부르라고 안 하는지 모르겠네요.
국제 사회가 Sea of Japan이라고 안 부르고, East Sea라고 부르게 되면
다음에는 Yellow sea라고 부르지 말고 West Sea라고 부르게 해 달라고 국제 사회에 조를 겁니까?
어떤 사람들은 동해의 원래 뜻은 유라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바다라는 뜻에서 동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니까, 유치하고 자기 중심적인 명칭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그럼, 서해는 유라시아 대륙 서쪽에 있어서 서해라고 부르는 겁니까?
유라시아 대륙을 기준으로 한다면 오호츠크해나 베링해가 동해가 돼야죠.
그리고 일본해라는 이름도 잘못된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해라고 하면 일본의 내해와 같은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 일본의 내해였던 적이 있었죠.
바로 제국주의 일본 시대입니다.
실제로 'Sea of Japan'라는 명칭이 보편화된 계기는 국제수로기구(IHO)의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제1판에서 'Sea of Japan'라고 명명을 하면서부터인데, 이건 1929년으로 조선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강점돼 있을 때의 일입니다.
이때는 실제로 '일본해'가 일본령의 영토에 거의 둘러 쌓여 있을 때,
즉 '일본해'가 거의 일본의 내해였을 때였죠.
제국주의 시대 이전에는 'Sea of Corea', 'Sea of Japan' 등등 다양한 명칭이 사용됐고,
'Sea of Japan'이 사용된 예는 상대적으로 소수라고 합니다.
따라서 '일본해'라는 명칭이 이런 제국주의와 결부돼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밖에 일본의 내해가 아닌 이상, 즉 일본만의 바다, 일본 안에 있는 바다가 아닌 이상,
국제적인 명칭은 그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주변국과 함께 상의해서 붙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이 'Sea of Japan'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데,
힘으로 'Sea of Japan'라는 국제적인 명칭을 밀어붙이는 건 또 하나의 제국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방 세계, 특히 영어권 국가,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 쪽에 East Sea라고 표기해 달라고 로비를 하고 있는데, '일본해'라는 명칭의 국제 공인명칭 고착화 방지를 위해 우리가 정작 로비를 해야 할 곳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 연방도 이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데, 러시아에서는 Японское море, 즉 일본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를 우리 편으로 만들어서 일본을 고립시키면서 '일본해'라는 명칭의 국제 공인 명칭으로의 고착화를 방지해야지, 미국 등 영어권 쪽에만 동해라는 표기를 병기해 달라고 졸라대는 건 잘못된 전략 아닌가요?
동해/일본어 명칭 논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B%8F%99%ED%95%B4%EC%9D%98_%EC%9D%B4%EB%A6%84%EC%97%90_%EB%8C%80%ED%95%9C_%EB%85%BC%EC%9F%81
제국주의가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일본해'류의 명칭보다는 '조선해', '동양해(Oriental Sea)'와 같은 명칭이 두 배 더 많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동해라는 명칭이 국제적으로 사용된 예는 별로 찾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Eest Sea라는 명칭을 국제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역사적 근거는 없는 주장입니다.
참고로 저도 개인적으로 'East Sea'도 아닌 'Sea of Japan'도 아닌 이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모든 국가가 합의할 수 있는 제3의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내적으로 자국에서 뭐라고 부르든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럼, 제 답변이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