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작성일 2021.08.14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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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들이랑 밤에 무서운 이야기하자고 각자 준비해 오기로 했는데 진짜 무서운 이야기 잘 안 알려진 거로 5개 이상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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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밤 모자쓴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걷던중 갑자기 무를 세웠습니다.. 무세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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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1. 자유

나에게는 형이 한 명 있다.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매너 좋고, 노래 잘 하고, 춤도 잘 추고, 게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소위 남들이 부러워하는 엄친아가 바로 나의 형이다. 형은 형제인 내가 봐도 정말 멋있고 완벽했다. 그런데 그 완벽한 형이 요즘 이상해져 가고 있다. 여태껏 부모님 속을 썩인 적 한 번 없는 형이 매일 못된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밤늦게 돌아다니곤 하는 것이었다.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은 잘 모르시지만 형과 단둘이 있는 시간이 많은 나는 형의 변화가 두렵다. 집안을 이끌어 나가야 될 형이 저렇게 변해 버리다니···.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형의 행동에 나는 더 이상 이 집에 있고 싶지 않았다. 술·담배는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고 본드까지 흡입하는 것 같았다. 항상 밝게 웃으며 부모님 대신 챙겨 주던 형이 초점 없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한다. 너무 걱정돼서 형 방에 몰래 들어가 본드와 담배들을 버리기라도 하면, 아니. 손이라도 대면 형은 그야말로 괴물이 되어 버린다. 아니, 짐승이라고 표현해야 더 좋을 것이다. 미친 사람처럼 괴성을 지르며 집 안을 뛰어다닌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단지 내 방에서 문을 꼭 걸어 잠그고 두려움에 떠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밤에 혼자서 게임을 하고 있을 때였다. 형이 나를 불렀다. 요즘 들어 들을 수 없었던 평소 형의 자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문을 열고 나가 보니 형이 옷을 깔끔히 차려 입고 서 있었다. 또 여자를 만나러 가는가 보다. 그런데 그런 형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아무 말도 없이 계속해서 나를 바라봤다. 나는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형이 무슨 일을 저지르려는 게 아닌가 하고.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살인자들이 첫 살인을 할 때 굉장히 경건하게 준비한다고 하던데···. 하지만 내 두려움은 단지 나만의 걱정에 불과했다. 잠시 나갔다 올 거니까 밥 잘 먹고 있으라는 형의 따뜻한 말에 나는 안심했다.

그렇게 형은 나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우리 집은 아파트 17층인데 어째서 계단으로 가는가. 형은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일을 가장 싫어했다. 혹시 몰라서 문을 조금 열고 보니 형은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살금살금 따라가 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이번에야말로 형이 나쁜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든 끊게 하고 말리라.

그렇게 옥상에 당도했다. 선선히 불어오는 봄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에 기분이 좋았다. 형은 그렇게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서 있었다. 항상 어둡고 칙칙하던 형의 얼굴이 오랜만에 밝고 편안하게 펴져 있으니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다. 마치 나에게 인사하기 전처럼 한참 동안. 그때였다. 형이 무엇이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가까이 가 보고 싶었지만 형에게 걸리면 굉장히 무안한 상황이라 그러지 못했다. 계속해서 중얼대며 형은 난간을 향해 다가갔다.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솟아났다. 혹시라도 형은 여기서 뛰어내리려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다가가지 못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솟아나는 불안함보다는 가만히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난간 위에 올라간 형은 또다시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이 세상의 마지막을 즐기려는 듯이. 그리고 형은 자유를 얻었다.

"충남 천안에서 고교생이 투신자살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입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은 김위준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평소 엄친아로 친구들과 학교에서 유명했던 최 군이 오늘 오후 3시경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투신자살을 하였습니다. 주변의 기대와 압박이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자살을 했을 것이라는 가족의 말이 현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당시 현장에서 모든 걸 지켜봤던 최 군의 동생은 지체 장애 2급으로, 현장에 있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다른 이유가 없는지 당분간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GBS 뉴스, 김위준입니다."

2. 신림동 빌라에서

지금 이 시각, 열대야의 더운 바람이 부는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제가 3년 전에 경험했던 공포스러운 사건을 여러분들께 해 드리고자 합니다.

정확히 3년 전, 나는 고시 공부를 하려고 신림동으로 이사 오기 위해 복덕방을 찾았다. 때는 춘삼월. 조금 쌀쌀한 듯했지만 봄 내음이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던 그때, 복덕방 주인아주머니가 2층에 있는 어느 15평짜리 빌라를 보여주셨을 때. 나는 모든 조건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선뜻 계약하고 싶지 않아 망설이고 있었다.

"아이고, 왜요? 뭐가 마음에 안 드시길래. 건물도 새 거고, 위치도 좋고, 이만한 가격에 절대 못 얻는 집인데."

그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내 머릿속에 맴돌던 느낌을 말했다.

"집 분위기가 너무 삐딱해요."

복덕방 아주머니는 그때 되게 웃으셨고, 주인에게 전화를 하시더니 깎아 줄 테니 당장 계약을 하자고 하셨다. 집주인이 와서 선뜻 보증금을 1000만 원이나 깎아 주셨고, 월세도 10만 원을 깎아 주시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좋은 조건에 그 집이 뭔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계약을 했고, 그다음 날 이사를 왔다. 이사한 날 옆집 아주머니가

"어머, 드디어 집이 나갔네. 1년 동안 비어 있었는데. 역시 주인은 따로 있는가 봐?"

나는 그냥 아주머니가 좋은 말씀을 해 주신 거라 생각했다. 집은 외형상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 집을 처음 봤을 때와 같이 뭔가 삐딱하다고 느끼는 게 있었다.

집은 2층에 있었고, 집의 3면이 커다란 창문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집이 아니라 마치 커다란 유리로 만든 온실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 밖은 자동차의 소음으로 매우 시끄러웠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고요해서 내 숨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내가 숨을 쉬는 게 불편하기까지 했다. 집은 큰방 한 개와 작은방 한 개, 그리고 주방 겸 거실이 있었는데 거실과 작은방은 커다란 유리로 돼, 미닫이문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사한 지 한 달쯤 됐을까. 나는 공부방으로 쓰던 작은방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다가 침실인 큰방으로 가기 귀찮아서 그냥 작은방에 이불 펴고 누웠고, 곧 잠에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내 목 위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에 나는 어렴풋이 잠에서 깨었고,

'아─씨, 뭐야···. 이불 젖기 전에 큰방 가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잠이 깨질 않아 계속 눈을 감고 누워 있었는데 물이 얼굴에까지 떨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투덜대며 얼굴의 물을 닦아 내기 위해 손을 얼굴에 가져갔는데 약간은 비릿하고 끈적하고 따뜻한 느낌의 액체가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머리칼이 서는 느낌이 나며 전등 스위치를 누르고 형광등이 깜박거리는 순간 내 손을 보았다. 손과 면티가 피범벅이 돼 있었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는 두 눈을 꼭 감고 마음속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공포는 현실로 다가왔고, 나의 입은 꾹 다물린 채 열리지 않았으며 온몸이 굳어 버려서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수 없었다. 나는 사람이 이렇게도 죽는구나 싶었다. 그래도 죽기 전에 누가 나를 데려가는지 얼굴이나 보자 하고는 용기를 내서 천장을 바라봤다.

아마 나의 뇌리 속의 그 영상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핏발이 선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얼굴이 창백한 20대 초반의 여자가 형광등에 기묘하게 매달려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기묘하다는 걸 어떻게 묘사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몸이 이상하게 뒤틀려 있었다. 있어야 할 건 다 있지만 팔다리가 서너 마디는 있는 것처럼 뒤틀렸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눈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저 이상한 물체를 잠시 보고는 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기절했고, 나는 그대로 황천길로 접어든 줄 알았다.

그다음 날 잠에서 깨니 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고, 천장에 여자도 없었다.

"하··· 씨, 다행이다···. 가위에 눌린 건가···."

이러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너무도 선명한 기억에 꿈 치고는 너무 현실적이었다고만 생각했다.

그 뒤, 내가 그 집을 도망치듯 나올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꿈을 꾸게 되었다. 그 꿈은 내가 우리 집으로 오고 있는데 집 주위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하고 있고, 내가 집으로 들어가니 경찰들이 사람이 죽었다며 조사하고 있는데 내 방에 그 천장에 붙어 있던 여자가 목을 매고 자살한 모습이 나오는 꿈이었다. 나는

"내가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미쳤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이렇게 계속 악몽을 꾸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졸업한 학교에서 심리 상담도 받아 보고,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도 받았지만 너무나 건강하다는 결과만 나왔다. 그래서 그냥 꿈의 존재는 무시하기로 하고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낮에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안방으로 가려고 하는데 작은방의 열린 문 옆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이었다. 나는 도둑인가 싶어서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려고 했는데 그 모습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하··· 씨···. 내가 몸이 너무 허해서 대낮에도 헛것을 보네···."

나는 그날로 한약을 지어 먹었다. 그러고 얼마 후, 나는 정말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야 말았다. 작은방에는 내 책상과 듀오백 의자가 있었는데 의자가 회전식이라 내가 공부를 하다가 일어날 때 의자를 돌려 일어나 거실로 나오는 습관이 있어서 의자는 항상 거실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방 방문은 항상 열어 놓고 살았다.

그날 대낮에 나는 부엌에서 물을 마시고 큰방 쪽으로 걸어가다가 내 의자에 앉아 있는 그 여자를 정면으로 보고 말았다. 마치 시체를 의자에 앉혀 놓은 듯 축 늘어져서 고개를 푹 숙이고 두 팔을 팔걸이에 걸치고···. 그 여자는 그렇게 앉아 있었다. 내가 그 모습을 보고 있었던 게 몇 초였는지, 몇 분이었는지, 몇 시간이었는지 나는 모른다. 시간이 멈춰 버린 것 같은 느낌 속에서 내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하, 씨···. 내가 지금까지 헛것을 본 것도 아니고, 가위에 눌린 것도 아니었네. 이 집이 처음부터 이상하게 느껴진 건 다 저 여자 때문이었어···.'

그 뒤로 나는 내 의자만 보면 소름이 끼쳤고, 그 의자를 결국 친구에게 줘 버렸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집 안에 의자를 들여놓지 않고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집에 그 여자가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그만 이사하고 말았다. 이사하는 날 주인아저씨께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쭤봤는데, 아저씨는 내가 이사 오기 한 달 전에 그 집을 사고 이사를 와서 자신도 모른다고 말씀하셨고, 계속 캐묻는 건 실례인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고 그 집을 나왔다.

그때 기묘하게 뒤틀려서 형광등에 붙어 흔들거리던 그 여자···.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타자를 치는 양팔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고 있다.

3. 형도 데려와

그때도 한 여름이었습니다. 밤에 잠도 안 오고 해서 아파트 베란다로 나가 담배 한 대 피우고 있는데 사람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아이와 어머니인 듯한 모자지간이 서로 대화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윗집에 누가 사는지, 옆집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고 있던 때였거든요. 아무튼 저 모자지간도 더워서 베란다로 나와 바람을 쐬고 있는 중인가 보다,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죠.

며칠 동안 무더워가 계속되고 그때마다 베란다로 나가서 바람을 쐬고 있으면 윗집의 그 모자도 나와 있더군요.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그래서 가만히 모자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우리 영철이, 오늘은 뭐 하고 지냈어?"

"아, 오늘은 계속 엄마 기다렸어."

"아이고, 착해라~."

뭐 이런 식의 일상적인 대화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일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나 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죠. 언제나 베란다로 나가면 그런 대화를 하더군요. 한 가지 이상한 건 엄마와 아들의 대화할 때 목소리 톤이 일정하다는 것이었고, 감정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냉랭한 대화체였습니다.

한번은 새벽에 윗집에서 큰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걸 봐서는 엄마가 아이를 혼내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참으로 무섭게 혼내더군요. 그러면서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가 웃는 소리도 들렸다가···. 조금 이상하단 생각은 했지만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이사 온 지 며칠 후, 인사도 할 겸 이웃집 사람들한테 떡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이 13층이라 아랫집이나 옆집, 윗집 정도만 돌리려고 떡을 준비해서 한 집 한 집 갖다주며 인사하고 다니다가 결국 윗집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참에 아이의 얼굴도 보고, 엄마의 얼굴도 보고 참 잘 됐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윗집 앞 현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났지만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 목소리가 들렸는데 말이죠. 아마도 제가 누군지 몰라서 그런 것 같아 최대한 밝은 톤으로 아랫집에 이사 온 사람인데 떡 좀 가지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3~4분쯤 지났나, 아이의 엄마인 듯한 사람이 나오더군요. 정말 그 문이 열리는 순간 악취가 진동을 하고 비릿한 피비린내도 나고···. 엄마라는 사람은 단 한 번도 씻지 않은 듯했고, 떡을 받으려고 내민 손에는 손톱이 죄다 뜯겨 있었으며 눈에는 초점 하나 없더군요. 그래도 반가운지 고맙다고 웃어 줬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인상을 찌푸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두 칸 건너 사시는 한 아주머니가 현관문을 살짝 열고 저한테 빨리 이리로 오라고, 거기 있지 말라고 하시며 손짓을 하시는 겁니다. 저는 순간 어리둥절했습니다. 아파트는 복도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순간 딱 생각난 게···

'이거 뭔가 잘못된 거구나···.'

아이도 보이지 않고, 그 엄마는 계속 웃고 있고···. 정말 다리가 꼼짝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간신히 간신히 다리를 움직여서 그 아주머니네 집을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 윗집에 사는 애 엄마의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형, 가지 마···. 엄마랑 나랑 같이 놀아···."

"우리 영철이 조용히 안 해?!"

"엄마, 죄송해요···. 형··· 가··· 지··· 마···. 이히히히히히···."

아이의 목소리로 이런 말들을 아이의 엄마 혼자서 내뱉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나도록 무서워서 엉금엉금 기다시피 그 아주머니의 집으로 갔는데 그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아까 그 집 앞에서 내가 말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꼬마 아이가 나를 그 집 안으로 떠밀고 있었다고 하시더군요.

그 후로 가끔씩 베란다로 나가면 윗집에서는 아직도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영철아···. 형도 데려와···. 빨리··· 형도 데려와·····."

4. 저에게는 이게 최악의 공포였습니다

6년 전에 겪었던 실화입니다. 몇 명을 빼놓고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아직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오싹해지네요. 저는 그 순간이 최고로 무서웠습니다.

6년 전, 수능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할 때였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가 춘천에 있는 □□ 고등학교였거든요. 어쨌든 학교를 땡땡이치고선 우리는 한 친구의 자취방에 놀러 가게 되었습니다. 민규와 성일이, 저까지 세 명인데 정말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매일 세 명이서 붙어 다니다시피 했습니다.

그날따라 할 일도 없어서 민규의 자취방에 놀러 가 므흣한 비디오를 심층 분석 및 토론을 하려고 비디오를 빌려서 보는 중에 민규와 성일이가 말다툼을 하더군요. 매일 둘이 티격태격 싸우는 터라 저는 그냥 비디오나 보고 있는데 둘이 싸우는 게 점점 거칠어지는 겁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중간에서 싸움을 말리는 최고로 좋은 방법이 담배를 하나씩 물게 하는 거였는데(경험상입니다.) 그래서 제가 얼른 담배를 사러 슈퍼에 갔다가 돌아왔는데 이미 일이 터진 겁니다. 민규놈이 박카스 병으로 성일이의 눈을 때려서 성일이는 한쪽 눈을 부여잡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119가 오고 성일이는 몇 달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했지만 이미 한쪽 눈을 실명한 상태였습니다. 양쪽 부모님은 법정 공방으로 엄청 싸우고 있는 중이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병으로 때린 민규가 성일이를 찾아와서는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저 같으면 사과를 안 받아 주겠지만 성일이놈은 알았다고, 괜찮다고 그러는 거였습니다. 성일이의 표정은 알 수 없는 표정이었습니다. 정말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간이 지나고 3명은 예전처럼 자주 어울렸지만 성일이의 표정은 가끔씩 이상하게 변하곤 했습니다. 눈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죠.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 성일이가 그랬습니다. 민규네 집에 가서 놀자고. 솔직히 저희 둘은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눈을 다쳤던 곳인데···. 그런데도 자꾸 가자고 하니 할 수 없이 갔죠. 가서 늘 그런 것처럼 담배도 피우고, 야동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채팅도 좀 하고 그러다가 성일이가 그러더군요. 눈 때문에 술 못 마신 지 너무 오래돼서 술을 좀 마시고 싶다고요. 마침 우리도 마시고 싶던 터라 술을 사 가지고 자취방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세 명이서 술을 계속 마시다가 점점 술에 취하고 그러다 보니 민규가 성일이한테 울면서 미안하다고 그러고···. 원래 술 취하면 이성보단 감성이 앞서잖아요. 저는 중간에 술이 맥이 끊어지지 않게 계속 마시는 중이었고, 아마 그때 세 명이서 오랜 시간 동안 참 많이도 마셨습니다. 그러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비명소리가 나더군요. 비명소리 비슷한···. 그 비명소리가 술을 마셔서 그런지 꿈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그래서 한참을 누워 있다가 눈을 떴는데 정말 심장이 멎어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말도 안 나오고 몸이 움직이지도 않더군요. 뭐랄까, 몸이며 치아며 다리가 미친 듯이 떨렸습니다. 왜냐면 눈을 떴을 때 성일이가 자고 있는 민규 옆에 다가가서 눈을 젓가락으로 찌르고 있었거든요···. 아니, 눈에 젓가락이 꽂혀 있더군요. 그 순간 가서 말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는 척하려고 눈을 다시 감으려고 해도 눈도 감기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을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눈도 감지 못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한 몇 분 좀 지났나, 저에게는 몇 시간이 지났던 것 같았습니다. 민규가 비명을 지르다가 갑자기 멈추더군요. 그러고 나서 성일이가 제 쪽으로 고개를 확 돌렸는데 눈이 딱 마주친 겁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더군요. 정말 숨이 안 쉬어져서 호흡 곤란으로 죽을 것 같았습니다. 성일이는 저를 한 번 보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열쇠를 집어서 주먹으로 꽉 쥐고 저한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도 똑같은 개**야!!!"

이러면서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벌벌 떨면서 얼굴을 가렸는데 성일이란 놈이 정말 사정없이 열쇠를 든 주먹으로 머리를 계속 찍더군요. 열쇠를 송곳처럼 세워서 말이죠. 그러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 민규와 제가 소리를 지르는 통에 주인집 아저씨가 듣고 나오셨나 봅니다. 성일이가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볼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봤을 때 눈을 찌를까 봐서···.

주인아저씨가 들어오셔서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저는 머리를 몇 바늘 꿰맸지만 민규는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대수술까지 했고요. 나중에 경찰 한 분이 오셔서 성일이를 체포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나서 그 경찰분이 성일이가 눈을 다치고 난 후부터 일기 같은 걸 써 놓았는데 우리를 죽일 계획을 잡아 놓았더라고 하셨습니다.

성일이가 징역을 살다가 이제 곧 석방된다고 하는데 정말 무섭습니다·····.

5. 흙더미

그날은 아침부터 더웠다. 자기 방에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소년의 귀에 어머니의 질책이 들려왔다.

"얘, 게임만 하지 말고 정원 좀 정리하렴. 엄마랑 약속했잖니."

소년은 생일에 가지고 싶은 게임을 사는 대신, 여름 방학 때 매일 아침 정원 잡초를 뽑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TV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니 구름 한 점 없이 탁 트인 시원한 푸른 하늘이 보였다. 조금 짜증이 난 것 같은 표정의 소년이었지만 단념한 것 같다. 게임기의 전원을 끄고 대충 정리한 후 종종걸음을 쳐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손바닥만 하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작은 정원이었지만 그래도 초등학생인 소년에게 정원 정리는 중노동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자세에다 한여름의 타는 듯한 더위가 내려 쪼였다. 10분도 되지 않아 소년은 온몸이 땀투성이가 됐다. 사방 1m도 정리하지 않았지만 소년은 앓는 소리를 내며 비틀비틀 정원 한구석의 은행나무로 다가갔다. 푸르디푸르게 잎이 우거진, 이 정원에서 유일하게 그늘이 있는 곳이다. 나무 밑에 앉아서 소년은 숨을 돌린다. 바람은 그다지 불지 않지만 그래도 햇빛을 그대로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살 것 같다고 느끼는 와중에 소년은 자신이 앉아 있는 곳이 조금 튀어나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불룩하게, 마치 무엇인가 묻혀 있는 것 같은 모양이다. 소년은 심심한 나머지 그곳을 파 보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그것'이 땅속에서 나타났다. 기묘하리만치 흰, 그렇지만 얼룩덜룩 보라색으로 변색된 가냘픈 팔. 그 손끝의 약지에는 백금으로 만들어진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소년은 그 반지를 알고 있다. 그것을 알아차리자마자 소년의 머릿속은 완전히 어지러워졌다. 그렇다면 아까 자신에게 정원을 정리하라고 시켰던 그 '목소리의 주인'은 도대체···?

"엄마···."

중얼대려는 도중 어느새 툇마루에서 나오고 있던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수직에 가깝게 위로 쭉 찢어진 눈, 귀 부근까지 크게 웃는 것처럼 찢어 갈라진 입. 이상한 얼굴의 '어머니'였다.

그날도 아침부터 더웠다. 소년은 어머니와의 약속대로 오늘도 땀투성이가 되어 가며 풀 뽑기에 열심이다. 그 덕인지 정원은 이전보다 더 산뜻해져서 훨씬 보기 좋게 변해 있다. 은행나무는 오늘도 나무 그늘을 만들고 소년이 바람을 쐬러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밑동에는 수북하게 쌓인 흙더미가 둘 놓여 있다.

6. 서울 상경기

제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두 가지 일들 중 하나를 적어 봅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0년 전, 지방 촌놈인 저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운 좋게 합격하여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거리상·성적상 기숙사에서 떨어지더군요.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방을 구하러 일주일 동안 돌아다니던 중 전봇대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보고 메모를 구해 연락을 했습니다.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2층짜리 단독 주택이었는데 1층과 2층 절반은 도로가에 있는 옷 가게 상품 창고로 사용 중이었고, 나머지 2층 절반이 월세로 나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가깝고, 나름 동네도 한적하고 조용해서 덜컥 계약을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입주하고 집 정리를 하는 도중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향냄새? 분 냄새? 왜, 절에 가면 나는 특유의 향 있지 않습니까. 그런 냄새가 나는 겁니다. 그 당시에는 도배를 다시 해 주셔서 그런 냄새가 나는가 보다, 했습니다. 일반 가정집에서 그런 향이 나면 바로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한 일주일은 그 집에 정도 붙이고 편안하게 잤습니다. O.T다, 신입생 환영회다, 뭐 이런 걸로 학기 초에는 바쁘잖아요. 그렇게 2주쯤 지나니 집 안에서 향냄새가 슬슬 빠지더군요.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그날 밤 잠을 자는데 꿈에서 저희 집이 나왔습니다. 집에 들어가 방을 보는데 방은 빨간색 등이 비치고 있고, 불교에서 쓰는 만(卍) 자가 뒤집혀 벽에 온통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 안 제단에 불상이 뒤집혀 있었습니다. 이런 차가운 느낌에 잠에서 깨고, 종교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인데도 이런 꿈을 꿀 수 있구나, 하며 그저 웃어넘겼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3일 이상 같은 꿈을 꾸니 집에 들어가기가 너무 무서워서 지방에 있는 친구를 애원해서 겨우 불렀습니다.

제 친구 중에 살짝 반 무당 같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외로워서 부르는 줄 알고 짜증을 내며 안 온다고 했지만 제가 꾼 꿈 이야기를 하는 순간, 그 친구는 지금 바로 간다며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친구가 와서 집을 보고는 바로 말도 없이 나가는 것입니다. 다짜고짜 이런 집은 어떻게 구했냐며, 서울 한복판에 이런 집이 다 있다며 신기해하면서 말했습니다.

"니는 조상이 살렸다. 니가 꾼 꿈은 일종의 경고야. 무속 쪽에서는 뒤집혀 있는 불상은 극흉 중의 극흉이다. 살고 싶으면 그 집에서 바로 나온나."

그 말을 듣고 집주인 아저씨에게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사정을 말하러 갔는데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3개월째 월세를 보증금에서 빼고 주는데 그냥 원금을 다 돌려주시더군요. 이때 뭔가 있다 싶어서 아저씨에게 추궁 아닌 추궁을 했습니다. 되게 찜찜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말씀해 주시는데, 이 집은 자신의 아버지 집이기도 하지만 한때 아버지가 모시는 신당으로 사용해온 집이었다고···. 이 집이 서울에 몇 없는 도깨비터라 어떤 무당이 들어가든 실력이 늘어서 구입하게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이 돌자 도둑이 들어 아버님을 살해하고 신당을 더럽혔다고 했습니다. 20년 전 일이라 이제는 괜찮을 줄 알고 세입자를 받았지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셨습니다.

그러고 겨우겨우 하숙집을 구해 들어가긴 했지만 그 뒤로 친구가 한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니가 그 집에 살았으면 한 달 안에 큰일이 나긴 났을 거다. 그 집은 도깨비터에 신력에 살이 낀 거라 어떤 법사든 무당이 와도 정화할 수 없어. 완전히 씌이기 전에 나오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7. 대천 해수욕장

때는 2003년 8월 10일. 4월달부터 친구들과 계획하던 여름 바캉스가 시작됐다. 우린 남자 넷, 장소는 대천 해수욕장, 4박 5일의 일정. 인터넷으로 민박을 예약하니 작년보다 수월하게 숙박이 해결되었다. 인터넷 콘도 민박(민박집 이름)에 도착해서 자리를 펴고 민박집 앞에서 저녁 7시쯤에 맥주와 삼겹살을 먹었다. 소주는 이따가 밤에 여인들과 광란의 밤을 보내기 위해 일단 보류하고 맥주를 마신 것이었다.

대충 저녁을 해결하고 대천 해수욕장의 물을 보러 갔다. 물론 저녁에 물 보러 간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다 알리라 믿는다. 그럭저럭 대천의 여인들 물은 마음에 들었다. 첫날은 우리끼리 대충 장소 파악, 물 파악하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나와 가장 친한 친구놈한테 전화가 왔다.(그 녀석은 사정이 있어서 친해도 데리고 오지 못했다.)

"야, 인마. 어데고?"

"어, 우리 어제 왔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놀라고."

"아─ 나, 미친···. 그러냐? 야, 쪼매만 기다려라. 니한테 갈라니께."

"어? 뭔 소리야? 니 할아버지 댁 간다며?"

"멍충아, 우리 할아버지 댁이 서산인 거 까먹었나? 내 차로 가면 대천까지 금방 가."

"아, 맞네. 알았다, 올 때 연락하고 온나."

오후 1시 반, 드디어 우리 4총사가 해변으로 출동했다. 낮에는 여자 물이 정말 shit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끼리 바나나 보트 타고, 수영도 하고, 물장구도 치고. 그러다가 오후 4시쯤 온다던 친구가 차를 끌고 왔다. 이제 우리는 총 다섯 명이 되었다.

어쩌다 보니 드디어 저녁이 되었다. 돗자리부터 해서 소주, 안주 등등 챙겨서 해변 모래사장으로 갔다. 역시나··· 여자에 굶주린 늑대들이 돗자리를 깔고 작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우리도 슬슬 시작을 했다. 세 친구는 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또 한 친구와 나는 여자를 물러 나갔다. 역시··· 저녁엔 물이 좋았다. 우리는 한 팀을 물었다. 인원은 세 명. 그럭저럭 괜찮았다. 한 명 빼고. 최대한 매너 갖추면서 우리 자리로 인도한 다음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진짜 재밌게 놀고 있었다.

그런데 낮부터 아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날씨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뉴스 보도에도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바람이 좀 분다 싶더니 이게 웬걸, 돗자리가 뒤집어질 정도로 바람이 불더니 굵은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자애들과 우리가 술, 안주, 돗자리를 챙기던 도중에 한 친구와 내가 우리 방으로 가서 계속 작업을 할까 상의를 하는데 여자애들이 먼저 자기네 방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우린 앗싸리 하고 죽어라 뛰었는데 2003년 8월 10일쯤에 대천 해수욕장에 갔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걸어갈 때 저항이 느껴질 정도의 바람 있지 않은가. 그 정도 바람에 비는 소낙비처럼 쇠똥만 한 것들이 막 내리는데 거기 있던 사람들은 다 편의점 같은 곳으로 피하고, 심지어는 화장실로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총 인원이 여덟 명이었는데 거의 한 명 내지는 두 명씩 짝지어서 어디로 뛰어갔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여자 중 한 명의 휴대폰 번호를 따 놓아서 한 명과 연락이 닿았다. 일단 남자애들은 우리 민박으로 갔을 가능성이 높아서 민박으로 가 봤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겁나 무서웠다. 반지하였는데···. 어두워서 하나도 안 보이고, 너무 추웠다. 들어가 있고 싶었지만 열쇠는 다른 친구한테 있어서 그럴 수도 없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서 그 여자애한테 전화했다. 다행히도 여자애들은 셋 다 자기네 민박이라고 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이제 내 친구들한테 연락을 해 봤다. 근데 두 명은 휴대폰을 민박 안에 두고 갔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머지 두 명은 연락이 돼서 만났고, 친구들을 찾으러 가는 도중에 우연히 또 한 친구를 만났다. 이제 한 명만 찾으면 됐다. 나와 가장 친한 차 끌고 서산으로 온 친구.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그 어디에도 없었다. ‘에이··· 좀 기다리면 여기저기 피해 있다가 우리 찾다가 지쳐서 숙소로 와 보겠지···.’ 하면서 여자애들한테 두 시간 뒤에 간다고 전하고 계속 기다렸다. 그런데 1시간 30분이 지났지만 올 기미도 안 보이고 비도 바람도 그칠 줄 몰랐다. 아싸리 더 기다려 보자고 하고 더 기다렸는데도 이 녀석이 세 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았다.

‘이거 뭔가 잘못됐구나···.’ 생각하고 여자애들한테 미안하다고 연락하고 찾으러 나가려는데 같이 있던 한 친구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는 것이었다. 발신자를 보니 지역 번호가 이 지역이었다. 충남 보령···. 이게 웬일인가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그 친구라고 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다짜고짜 목놓아 운다는 것이었다. 친구가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내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지금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있는 내가·····.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전화를 바꿔 받았다.

"야, 내 정우인데···"

"허억···!"

이 녀석이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화를 끊어 버리는 것이었다.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하고 우리는 서로 어쩌지, 어쩌지만 하고 있다가 문득 내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간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 친구의 자동차였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하고 나 자신을 원망하며 친구들과 그 차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 차는 봉고차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친구가 운전석에 앉아서 멍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뛰어가서 문을 열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얼마나 찾았는지 아냐고 묻자 친구들을 하나하나 스윽 둘러보더니 나를 보고는 울면서 도망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정말로, 그 당시 그 친구 얼굴 표정을 못 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아니, 왜 저러나···. 하고 진정시키려다 내가 그 친구의 몸을 만지니까 아주 발작을 하더니만 끝내는 기절해 버렸다.

일단 우리는 녀석을 민박집으로 데리고 갔다. 우리끼리 그 친구가 깨어날 때까지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상의하다가 두 시간 뒤에 그 친구가 깨어났다.

"야, 너 왜 그래? 이제 괜찮아?"

"야···, 너 정우 맞지···? 그치?! 죽은 거 아니지?!"

"그래, 인마. 내가 죽긴 왜 죽어.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응?"

"아··· 그래···. 맞구나, 정우가···. 그래···. 살아 있었구나···."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 좀 해 봐."

"그럼··· 내가 본 건 누구였지···?"

"누굴 봤는데? 너 혹시··· 진짜 정우를 본 거야?"

"어···. 그게, 사실은···"

그 친구의 이야기는 이랬다. 비가 오자 애들이 흩어지는 것을 보고는 자기도 막 피하다가 딱히 갈 데가 없어 공중 화장실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제서야 애들이 생각나서 보니 자기 혼자였다는 것이었다. 휴대폰도 숙소에 두고 오고, 소낙비라 금방 그치겠지 생각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비가 계속 더 세게 내리자 20분 뒤 민박집에 열쇠를 가진 친구가 있겠지 하는 희망에 민박집으로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아마 그때가 연락된 친구와 내가 만나서 다른 친구들 찾으러 나갔을 때였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자기 자동차 생각이 났다고 한다. 주머니를 보니 이게 웬일, 열쇠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모래사장에서 돗자리에 앉았다가 떨어뜨린 것 같은 생각에 그 자리를 더듬더듬 찾아가서 10분을 헤맨 끝에 열쇠가 황도 통조림 캔 아래에 있는 것을 찾고는 차로 들어가려는 도중이었다고 한다. 사건은 그때부터였다···.

자기 차가 저쪽에 주차돼 있는 것을 본 후 미소를 띠며 걸어가는데 이상하게 조수석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거 도둑놈이다’ 생각하고 뛰어갔는데 딱 보니까 그 사람이 바로 나였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는데 환장했다, 정말···.

친구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문을 열려는데 잠겨 있어서 열쇠로 열고 들어갔다고 한다. 어떻게 들어왔냐는 물음에 내가 아무 말도 없길래 자기가 주차할 때 문 안 잠그고 나왔나 보다 생각하고 나를 봤는데 내가 정면만 응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계속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어서 툭 쳤더니 그대로 쓰러졌더란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자기를 놀래키려는 줄 알고 장난치지 말라면서 손으로 팔을 만졌는데 너무 딱딱해서 힘주고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때까지도 장난으로 생각하고

"아~ 왜 그러냐, 인마. 이제 안 속는다."

이러면서 내 두 뺨을 잡고 자기 얼굴 쪽으로 돌렸는데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마네킹 같았다고 한다. 이제서야 상황 파악이 된 친구가 내 가슴을 만졌는데 심장이 뛰지 않고 있어서 설마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양팔과 양다리에서 오는 전율과 섬뜩함을 느끼며 차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한다.

신고해야겠다는 마음과 친구들에게 우선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친구는 어느 조개구잇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휴대폰도 없고 돈도 없고 해서 울며불며 친구가 죽었다고, 전화 좀 쓰게 해 달라고 하니까 주인이 바로 전화기를 내밀었다고 한다. 다른 친구한테 전화해서 내가 죽었다고 말하는데 그 전화기에서 지금 차 안에서 죽어 있을 나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이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자기 차로 다시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란다. 어림없는 생각이지만 그냥 똑같이 생긴 사람이었을 수도 있으니까 자기 차에 있는 시체를 확인하러···. 전화기에서 내 목소리가 나온 건 아까 위에 말한 대로 그 친구를 찾으러 나가려다 발신자가 충남인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였던 것이었다. 우리 상황으로 봐서는.

그래서 그 친구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다시 자기 차로 갔더니 그 시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고 한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서(이상한 현상을 경험해 본 사람은 이해가 갈 것이다. 나도 이해가 간다.) 그대로 자기 차의 운전석에 쓰러지듯 앉아 가슴 졸이며 바깥을 둘러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또 때마침 친구들과 내가 같이 오고 있으니까 내 영혼이 친구들을 따라온 줄 알고 너무 무서웠다고 한다. 내 영혼이 자기한테 가까이 와서 자기 몸을 쓰다듬자 자신도 모르게 의식을 잃고 깨어나 보니 우리 숙소였다고 한다.

그 친구의 말이 전부 다 거짓말이었다면··· 나는 그런 친구를 둔 적이 없다. 정신병자 같은, 그런 거짓부렁을 치는···. 그 녀석이 세 살 때부터 쭉 봐온 절친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럴 만한, 아니. 그럴 생각조차 못 할 놈이었다. 누구보다 내가 그를 잘 알기에, 또 그 친구의 말이 거짓이었다면 할리우드 배우 뺨치는, 아니··· 할리우드 슈퍼스타가 될 정도의 연기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친구는 평소에 친구들끼리 대화를 할 때 거짓말 같은 걸 해도 금방 들통나는 어리숙하고 거짓말을 못하는 착한 친구였다. 군대에서도 별명이 얼벌(어리버리)이었단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은 확실해진다. 그렇다면 왜 하필 나였을까?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다.

올해도 같은 장소, 같은 날짜, 같은 시간, 같은 멤버, 같은 숙소, 같은 차로 그쪽으로 떠나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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