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학교 글쓰기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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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학교에 원래 글쓰기 관련 과제가 진짜 많은 편이에요. 교장선생님이 그걸 중시하셔서 그렇다는 말도 있고요. 그래서 오늘도 글쓰기 숙제를 받았는데 주제가 가을입니다. 가을 관련해서는 아무거나 자유주제로 써오래서 써봤는데 한 번 글을 평가 받아보고 싶네요. 6학년이니까 괜찮다. 이런식으로 평가하지는 말아주세요. 그냥 진짜 객관적인 평론가 시선으로 고쳐야 할 부분이나 그런거 얘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을 아침이었다. 난 쌀쌀함을 몰랐다. 하루하루 더 추워져 가고 있음에도 나는 그것을 인지하기를 거부했다. 매일 부는 바람이 차거운 향내를 풍겨도, 더 이상 봄과 여름의 냄새가 잘 나지 않아도, 점차 사람들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계속해서 쌓아 올렸던 나의 따스함이 쓸려 내려가도, 나는 언제나 무시로 일관하기 바빴다.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하고는 했다. 벤치에 앉아 "이 가을은 언제 지나가려나" 하고. 그러나 실제로 나는 제발 이 계절이 바뀌지 않기를 바랬다. 계절이 지나간다니, 변화를 거부하는 나에겐 참 아련하고도 가슴 시려오는 이야기였다.
나는 똑같은 길을 지나갔다. 나는 똑같은 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나 나는 똑같은 생각을 하진 않았다. 나는 날마다 새로운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은 계절 덕분이었다. 하루를 더 살아가며 계절의 끝자락을 체험 할 수록 나는 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개인 적으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의 특징은 신이 내려주신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재능 때문에 나는 시작의 끝과 끝의 시작을 더 잘 느낀다. 시작과 끝을 경험하는 것 중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끝을 여는 것이 아니다. 진짜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끝으로 향해가는 것이다. 절정으로 타오르다 천천히, 바람 같이 빠른 후다닥도 아니고 느릿느릿하게 천천히, 끝으로 달려감을 체험 하는 건 나의 가장 큰 고통이다. 그런 고통 속에서 나는 애써 되도 않는 지나감을 무시했다.
내 머릿통은 온통 연진으로 가득했다. 흙먼지 날리는 머릿속은 이상하게도 빗자루로 쓸어도 먼지를 리필했다. 먼지의 원인을 찾아야했다! 원인은 무시에 있었다. 짜증나는 사실이었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난 지나감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제 그것을 받아 드릴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학교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 매일매일 변함이 없던 나무를 목격했다. 그리고는 나무 밑에 잠깐 앉았다. 학교부터 집까지 쭈욱 달려온 탓에 나는 숨이 찼다. 난 잠깐 태양을 잊어버리기 위해 가을 나무 밑으로 굴을 파고 숨었다. 하늘을 보려고 고개를 들어 올리니 노릇노릇 익어가는 탐스러운 나뭇잎이 있었다. 여전히 생기가 돌았지만 분명 그것은 전과는 다른 그것이었다.
나무는 익어가고 있었다. 나무의 윗둥에서부터 천천히 빨간 부두적 기운이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나는 순간 살짝 화가 났다. 난 저 빨간 기운을 몰아내야 했다. 그렇지만 계속 붉은 잎과 눈을 마주치니, 이상하게.. 잎이 예뻐보였다. 난 계속 바라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록 더 예뻐보이는 잎에 나는 잎에 마법이 뭍혀져 있다고 만 생각 할 수 있었다. 나무는 가을에 힘입어 변화를 가속화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그걸 깨닫고 순간 놀랐다. 가을이 이제 완전히 무르익었다는 사실과 이제 떨어져 나갈 준비를 끝마쳤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바람이 불었다. 코가 시렸다. 난 그 나무를 봤기에 지금보다 더 코가 빨갛게 부어도 아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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