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넉넉하게 가져 가시고요..
마두에서 을3(을지로 3가)까지 1시간 잡으시고 을3에서 신촌까지 또 20분 정도 잡으세요...
14살이면 중학생 정도 되니까 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두에서 신촌으로 가는 버스들도 꽤 있는 것 같던데...
버스를 잘만 타면 오히려 시간이 단축될 수도...
문득 제 어린 시절이 떠 올라 제가 쓴 글 그냥 한 번 올려봅니다..
저도 어릴 때 겨울이 되면 형과 함께 은평에서 동대문까지 스케이트를 타러 가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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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독 버스에 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서울 시내에 살다가 부모님을 따라 경기도와 인접한 서울의 외곽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전학을 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1시간 이상 걸려서 그 학교를 계속 다닌 것이지요. 그 당시에는 구형버스에서 신형버스로 교체가 되고 있는 시기였는데 맨 앞좌석은 항상 나의 독차지 무대였습니다. 버스 맨 앞에는 운전기사님의 신상명세가 적힌 팻말이 있었는데 몇호차이고 기사님의 존함은 뭐고 나이는 얼마고 뭐~ 이런 식으로 대충 다 암기할 정도였죠. 특히 학교까지 가는 길목에는 아주 높고 기다란 언덕이 있었는데요~
여기가 클라이맥스였습니다. 내가 탄 신형차가 아직도 운행되고 있던 구닥다리 헌차를 추월하게 될때면 난 엉덩이를 들썩 거리며 그 추월의 짜릿함을 만끽했죠. 거의 언덕 꼭데기에서 내가 탄 신형버스가 척~척~ 기차소리 같은 멋진 소리를 내며 앞의 헌차를 추월했을 때의 쾌감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승리감 그 자체였습니다. 빠른 속력으로 내려가는 내리막 길은 버스 창문으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의 시원함과 내가 마치 개선장군이 된 것 같은 승리의 기쁨이 교차하는 흥분의 순간이었죠~. 그 시원함과 쾌감으로 저는 학교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고 매일매일 기다려지는 내 학교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나만이 누릴 수 있었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버스가 저의 목적지 학교까지 가는데에 한 중간 쯤 가면 버스의 앞 유리창은 어김없이 뽀얐고 하얀 김이 서려 있었고 난 약속이나 한 듯 기사님의 묵시적인 승인 아래 마치 보조 승무원이나 된 듯 그 서린 김을 수건으로 싹싹 닦어 냈었죠. 만일 어느 날엔가 나의 맨 앞자리가 딴 어른분에게 빼앗겼을 때에는 소위 밥통이라고 불렀던 뜨듯한 엔진통에 앉아 가면서 하루도 어김없이 그 짜릿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었습니다. 그때 그런 제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봤던 어른분들도 아마 그 모습을 보며 심심치 않게 목적지까지 가시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 당시 한참의 전성기를 달리셨던 그 젊으셨던 기사님들은 지금 아마 60대 70대의 노년이 되어 계시겠지요~ 그때 버릇이었던지 전 요즘에도 버스를 타면 맨 앞쪽에 즐겨앉아 저 보다는 나이 어린 기사님들과 가끔 부담없이 이야기도 하면서 목적지까지 가곤합니다. 그리고 버스 기사님들끼리 마주 치면 손을 흔들어 주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우리네의 좋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내모습이 요즘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에도 그렇게 아름답고 정겨운 모습으로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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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 // 일산파주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