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과학이라는 것도 하나의 세계관, 우주관이라 할 수 있는 거지요.
근대과학이 세계관의 변화에서 시작되는데, 그 정점에 서 있던 사람이 뉴턴입니다. 뉴턴의 세계관은 절대시간, 절대공간이라고 부릅니다. 우주는 무한히 펼쳐져 있는 공간이고 시간은 어디에서나 똑같이 흐른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절대시간, 절대공간에서 물질은 뉴턴의 운동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존재하며 또 그런 전제하에서 우주의 운동을 관찰하고 법칙화하여 표현합니다. 그래서 지구에서 시속100km로 움직이는 물체나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서 시속100km로 움직이는 물체가 다르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은 전지전능한 관찰자를 상정하고 있는 것인데 우주 어느곳에서 사건이 발생해도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관찰가능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발상입니다. 절대적 우주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뉴턴식 세계관을 깬 것이 아인슈타인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론적 우주관을 인간에게 선물해줬습니다. 이제 전지전능한 관찰자는 인정되지 않고 관찰자가 있는 장소의 조건에 따라 관찰되는 운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상태에서 법칙을 탐구하는 것이죠.
이제 지구에서 시속100km로 움직이는 물체와 안드로메다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다르게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지구라는 조건과 안드로메다의 조건에 따라 그 물체의 운동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이제 우주관 자체에 대해 절대성이 사라지고 상대성만이 인정됩니다. 게다가 상대적인 관찰이라는 것도 문제가 생깁니다.
인간이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측정장치를 통해 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빛입니다. 그러나 물질의 작은 곳에서 벌어지는 것을 관찰하려면 빛을 이용해야 하고 빛은 그 관찰대상의 운동상태에 영향을 주기때문에 그 결과 원래 알려고 했던 최초의 위치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이것이 불확정성 원리라는 것인데 뉴턴식의 세계관이 완전히 깨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뉴턴식 사고라는 것은 우주의 모든 물체의 위치와 운동량을 알면 모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기계적 우주관이었던 것이죠.
이런 과학의 흐름속에서 철학자중에는 이런 사건들을 반영하고 사유하던 사람들이 제시한 우주관,세계관이 바로 상대론적, 관계론적 세계관입니다.
도올이 무지 자주 얘기하는 화이트헤드라는 영국철학자는 말년에 하버드대학으로 가서 그의 역작 3권을 씁니다. 그중 '과정과 실재'라는 책이 대표작입니다.
대충내용은 존재라는 것은 확정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과정이라는 것이죠. 지금의 존재는 미래의 계기가 되며 또한 과거의 계기로 인해 현실적 과정이 있다. 따라서 하나의 존재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각자는 존재의 계기가 되고 계기로 인해 존재가 된다는 겁니다.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과정철학이라고도 하고 유기체 철학이라고도 합니다.
이와 유사한 세계관이 관계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