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상술하였듯 현재까지의 3D 프린터는 그 장단점이 명확하며 한계 역시 확연하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그 내구성으로, 3D 프린터로 제작한 플라스틱 권총의 시험 발사를 해본 결과
# 약하디 약한
380탄을 간신히 한 번 발사하고 박살났다. 이 정도로 연약한 내구성이라면 차라리 쇠파이프로 만드는 것이 더 낫다. 쇠파이프 두 개와 배관 부품 약간만 있으면 단발식 엽총(뱅스틱)도 만드는데, 그쪽은 12게이지 산탄을 쏠 수 있을 정도의 내구도가 있다.
또한 일단 총은 화기(火器)라는점을 상기하자. 즉 탄환을 쏠때에 엄청 높은 온도의 불이 순식간에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현재 일반적으로 프린트하는 소재인 플라스틱으로 총을 제작하는것은 내구성 문제도 있지만 또한 안전할수 없다. 진짜로 총이 일본
남부권총처럼 발사중에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버티면 장하다금속을 3D 프린팅하는 기업용 제품도 있긴 있고, 이 금속 프린터로
M1911을 복제해서 600발 이상 발사 가능한 내구성 있는 총을 만드는 것을 시연해보인 케이스도 있다.
# 하지만 이것은 개인의 프린팅 용도도 아니고, 상업품의 대량 양산을 위한 용도도 아니다. 프로토타입 설계 부품을 소량 제조해주는 회사에서 3D 프린트 제품의 시연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싯가 최소 40만 달러에서 시작해서 보통 100만 달러가 넘는 공업용 3D 프린터가 필요했다(거기에 보통 금속 프린터는 고온의 레이저를 사용하는데 이게 전력 소모가 무시무시해서 따로 전기공사도 해야되고, 한국같은 경우엔 들여오는데 수입신고, 설치신고 까지 해야한다.).
[26] 아무리 기술이 좋아진다 해도, 이 클래스의 제품이 개인용으로 쉬이 쓰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티타늄 파우더로 프린팅이 가능한 제품도 있긴 하지만 이 역시 우주선 부품 만드는 용도.
현재 그나마 저렴하게 사용가능한 금속 프린팅 방식은 FDM용 필라멘트에 금속분말을 첨가한 수준의 물건정도인데 이걸로도 탄약의 폭발을 감당할수 있을 수준의 총기 부품을 만드는건 불가능하다.
[27]만일 누군가 진짜로 금속 소재를 이용하고 기업용 고성능 3D프린터를 가지고 제작한후에 테러를 감행한다거나 범죄에 이용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도 안전성이나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것 보다는 이전의 기술들로 만들어진 제품들을 사용하는 게 나을것이다. 굳이 대형 3D 프린터로 장갑차를 뽑느니 그돈으로 도요타 트럭을 사서 갖다박는게 테러리스트 입장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신뢰성을 보장하는 기술들을 냅두고서는 굳이 신뢰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을 가지고 행동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불법 총기 구하는 데는 그런 기계 값 백분의 일도 안 든다.
게다가 복제문제가 별거 아닌게 총기를 만들자고 마음만 먹으면 3D프린터 없이 집에 있는 수공구 만으로도 총기를 만들수 있다. 인간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대장간에서 뽑아낸
화승총 가지고 사람을 죽였으며 현대도 이 전통을(...) 이어받아 중동이나 아프리카 쪽에서는 대장간에서 쇠줄로 철을 갈아서 총을
뽑아내고 있다 꼭 총을 만드는것에 높은 지식과 공구를 요구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나 마음만 먹으면 총을 만들수 있다. 관련지식은 전부 인터넷에서 구할수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대장간 정도의 수준만 되어도 총을 만드는것은 어렵지 않다.
3D 프린터를 걱정하기 전에, 3D 프린터에 비하면 한단계 수준이 낮은 장비인 데스크탑 CNC 머신이나 레이져 철판 제단기로도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쪽이 훨씬 나은 내구성을 보여주는데, 아무도 데스크탑 CNC와 레이져 철판 제단기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28]철판 제단기와 프레스기로 총기를 제작하는 영상
cnc 밀링머신으로 총기를 제작하는 영상
게다가 이러한 복잡한 제작 장비까지 올 것도 없이, 천조국과 같은 총기 허용국이라면 그냥 완제품을 사는게 더 싸게 먹히고 더 튼튼하다. 총기가 불법인 국가에서도 차라리 암흑의 루트를 이용하는게 더 싸게 먹힐 판. 현재 '그나마' 쓸만한 금속 출력물을 만들 수 있는 기업용 고성능 3D 프린터가 수 억에서 수십 억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장비
[29] 라는 걸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고성능 SLS 3D프린터는 현제도 제한적으로만 쓰이는 물건이고 그 목적 또한 개인용이 아닌 보통 산업용인데다 개인이 일반적으로 쓰는 FDM방식보다 훨씬 복잡하고 기괴한 가공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30] 데스크탑 CNC처럼 대중화 되는것보단 난이도가 어렵기 때문에 그들만의 세계로 묻힐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총기 규제 관점에서 보자면, 3D 프린터로 총을 만드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그냥 총알, 정확히는 화약을 규제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른 해결책이다. 총기 도면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강철만큼의 강도를 내는 신소재 출력 재료가 설령 나온다고 해도, 화약은 다운받지 못한다. 주어진 재료를 절삭/분사/적층해서 제품을 제조하는 형식의 현존하는 3D 프린터는 주어진 재료로만 제품을 제조할 뿐 없는 재료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1] 분자 구조를 바꾸어서 일반 물질을 화약으로 바꾸는 것은 상술한 물질재조합장치 레벨에 도달해야 가능하다. 물론 작금의 시점에서는 연구실 레벨에서나 원자 단위로 가능할까 말까이며 시간/자본 대비 비효율의 극치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픽션의 영역이다.
직접적인 총기 복제 이외에도, 총기 부속물 복제가 문제가 된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민수용 반자동 총기를 자동사격이 가능하도록 개조할 수 있는 리시버 부품이던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자동기능만 살아있는 민수용 반자동 총기는 대부분 리시버에 수정을 가해 반자동만이 선택가능하게 만드는데, 이게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면 범죄조직이 간단하게 반자동 총기를 사서 자동총기로 개조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정부기관의 대처능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것.
그러나 이러한 자동 개조 문제 역시 반론이 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러한 부품은 만들려 든다면 굳이 3D 프린터가 아니더래도 CNC 머신이나 기타 다른 수단으로 얼마든지 제작이 가능한 상황이고, 플라스틱으로 총기 부품을 만들어봤자 그 내구력은 이미 위에서 말한 바 대로 빈약하게 그지없고, 또 자동사격 기능이 삭제된 민수용 총기에 약간 손을 봐서 자동사격이 가능하도록 합법 혹은 불법으로 개조 하는 것은 흔히 행해지는 일이라는 것. 미국엔 특수부품 이딴거 없이 단순히 고무로 된 밴드나 스프링, 플라스틱 링 등을 총에다 적당히 끼워엮어맞춰 준 자동 총기화하는 묘기를 부리는 일이 매우 흔하다.
[32] 게다가 반자동 총기를 손쉽게 구매 가능한 수준으로 총기가 굴러다니는 국가라면 이러한 걱정은 사실상 주객전도라고 볼 수 있다. 3D 프린터 출력용 총기 부품을 규제하느니 차라리 총기와 총탄류를 규제하는게 더 빠르다. 게다가 어떻게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날 놈은 날고 길 놈은 기는게 세상 만사이다. 범죄조직이 언제 법률같은 걸 신경쓰던가? 그리고 범죄조직이 대량의 자동화기를 필요로 할 정도면 직접 제작보다는 그냥 암시장에서 구하거나 밀수해 오는 게 더 싸고 쉽다.
게다가 이렇게 뽑은 부품들 또한 매우 처참란 퀄리티를 자랑해서 한발도 제대로 못쏴보고 터지는 상황이다.
[33] 이는 재료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럴돈이면 그냥 CNC로 가공하는게 더 저렴할지경이다.
그리고 발사형 무기를 만든다는 것 자체를 따진다면 굳이 3D프린터나 화약이 쓰이는 총일 필요도 없다.일본에서 3D 프린터로 총기를 만든 20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다. 재판부는 “3D프린터를 이용한다면 누구나 총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실증됐다”면서 “모방성이 높고, 형사책임이 무겁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일본의 경찰 과학수사연구소는 이 2정의 권총이 실탄 발사가 가능하고 살상능력이 있다고 감정한 바 있다.
추가로 단순한 내구도나 비용의 문제만 신경쓰면 놓치기 쉽지만 불법총기에있어서 3D프린터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과는 별개로 추적 불가능한 1회용 총기의 생산이 가능하다는데에 있다. 이른바 총기살해에서 범인의 추적은 해당 살인흔적으로부터 총기를 식별하고 유통과정을 추적하는 방식이 많으며 이에따라 많은 범죄자들은 추적불가능하게 총기식별번호를 지워내거나 추적하기 어려운 총기를 찾곤한다. 문제는 3D프린터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총기는 그 내구도가 낮고 비용은 높을지언정 사실상 기존의 총기추적방식이 전혀 먹히지 않기때문에 오히려 불법 무기로써의 가치는 더 높을 수 있다.
[34]다만 어떤 기술이던 간에 총기 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에도
[35] 쓰일수 있다는건 미리 고려해둬야된다 즉 단순한 기우로만 넘기기 이전에 이를 경계하고 미리 제도를 정비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