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인간의 가치판단의 기준에 척도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명제가 타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의 자율의지가 존재한다는 가정이 타당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가치판단의 기준에 척도가 존재하게 되므로 정답이 생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자율의지는 존재할까요? 하나하나씩 논증해 보겠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일까요? 이타적일까요? 인간은 이기적이고 이타적인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면서 생긴 것입니다. 이후 인간은 다세포 생물중에서도 사회생활을 하는 영장류로 진화했고 지금으로부터 7만년을 전후하여 인지혁명을 일으킵니다. 이것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간의 뇌의 배선이 바뀌게 되는 사건을 말하는데, 이 사건으로 인간은 언어능력이 진화했습니다. 이는 생각하고 기억하고 상상하는 것이 가능해 짐을 의미합니다. 생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아를 인식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아를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유하여 스스로의 준칙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자율의지의 획득입니다. 이러한 자율의지에 대한 믿음의 역사는 근대 이후 대부분이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입니다. 다만 1950년대 노암 촘스키의 이론에 의해 더욱 이론적으로 견고해지기 시작했고, 21세기에 FOX2 유전자가 발견됨으로써 더욱 공고해져가고 있습니다.
이 능력 덕분에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타인을 돕기도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으로 본능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도 합니다. 인간 사회는 다양한 문화가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는 평등하지가 않으며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이러한 위계에 따른 권력의 차이는 차별로 이어지고 여기서 차별받는 사람들이 겪는 것을 '속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속박은 인간의 자율의지를 발현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러한 본성을 발현하지 못하면 인간은 때론 동물과 다를 바 없게 됩니다. 즉 본능적인 삶에 충실해 지는 것이지요 이것을 인간성의 소외라고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소외가 극에 달아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데 고등적인 인간의 경우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면 그 본능은 동물보다도 더 잔인한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맥락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이런 현상을 두고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러한 맥락의 이해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잔인성이 본성이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고등지능이 결합한 이기적 본능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본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토대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이 사회개조입니다. 사회가 바뀐다는 것은 본인이 손해와 피해를 당하지 않는 세상을 말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권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근대사회까지는 이러한 인권의 발전속도가 늦었지만 근대 이후로 인권에 대한 담론이 활발해지기 시작했으며 이제 현대사회는 인권이 권고수준을 넘어 자유권 사회권 규약으로 법적구속력을 지니는, 다시말해 인권이 확장되는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아직도 인간의 기본권 조차 침해되는 지역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래도 어느정도 보장이 되어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동기부여만 잘 된다면 자기개조를 넘어 사회를 개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치판단의 기준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