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주나라식 "봉건제(封建制)"는 주나라 왕이 자신의 일가친척 및 주나라의 건국공신들을 각 지역의 제후로 임명한 것을 말합니다. 즉, 원래 주나라는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 산시 성에 있던 작은 나라였지만, 폭군 때문에 막장으로 치닫던 국가였던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정복하여 큰 나라가 되었습니다.
거대해진 주나라의 첫 왕이 된 주무왕(周武王)은 건국공신들 중 일등공신인 강태공을 오늘날의 산둥 반도 지역을 다스릴 제후로 봉하는 등 자신의 친인척들을 각 지역의 제후로 봉해 자기를 대신하여 그 지역들을 다스리게 했습니다. 이는 "종법제(宗法制)"로도 불립니다. 즉, 주나라 왕실과 각지의 제후들이 본가(큰집)와 분가(작은집)의 관계를 이룬 격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산둥 반도에는 강태공의 자손들이 다스리는 제나라가, 그 밖의 다른 지역들에도 한나라, 연나라, 조나라, 노나라, 송나라, 초나라, 오나라, 월나라, 위나라, 진나라 등이 생겼습니다. 이들은 주나라 왕실을 위협하는 세력이 나타날 경우 다 함께 군대를 동원하여 주나라 왕실을 구하기로 맹세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 각국 제후들은 각각 세력을 키우고 주나라 왕실에 복종하지 않으면서 각자 왕이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춘추시대였으며, 이 춘추시대의 약육강식 상황에서 살아남아 강력해진 국가들끼리 싸움을 벌인 시대가 춘추전국시대인 것입니다.
"군현제(郡縣制)"는 진나라의 진시황제가 춘추전국시대를 이루던 여러 나라들을 기원전 221년에 모두 정복하여 통일해 진 제국을 세우고 황제가 된 뒤 만든 제도입니다. 즉, 주나라의 방식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다시 망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런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각 지역을 군(郡)으로 나누고, 또 그 군들을 각각 현(縣) 단위로 쪼갠, 오늘날 우리나라의 도-시-군-읍-면(구)-리(동) 등의 식으로 나누고, 중앙에서 공무원을 파견하여 다스린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와 같은 중앙정부-공무원 시스템이 바로 군현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인 것입니다.
"군국제(郡國制)"는 유방이 진 제국을 멸망시키고 세운 한나라 초기에 시행된 지방 행정 제도입니다. 군현제와 봉건제가 혼합된 과도기적인 제도로 수도와 가까운 중요한 지역에는 군현제를 시행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분봉(分封)된 제후를 임명한 봉국을 두는 봉건제를 시행한 것입니다. 한나라 경제 때 일어난 오초칠국의 난 이후 쇠퇴하여 한나라 무제 때 유명무실해지고 사실상 군현제가 확립되었습니다. 다만 황족 및 공신을 분봉하는 제도 자체는 1911년 신해혁명으로 중국의 군주정이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형식적이지만 계속 유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