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근대국가에서 재정문제가 왜 그토록 중요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사실 전국적인 규모의 조세 징수는 근대의 산물이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전쟁이 국가적인 차원의 값비싼 사업이 되자, 왕령수입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국왕들은 전국적으로 조직된 징세장치를 동원하여 수입과 생산, 소비 등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대미문의 전국적인 조세 징수를 누가 결정하고, 누가 통제할 것인가를 두고 국왕과 엘리트들은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여야 했다. 국왕은 전국적인 조세를 장악하면서 국내외에서 주권자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고, 중앙집권적인 권력기구를 정비하고자 했는데, 바로 이것이 왕권을 견제함으로써 기존의 특권적인 위상을 지켜내려는 수많은 엘리트들과의 충돌을 야기했던 것이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데 매우 민감했던 정치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국가의 전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체제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 때 형성된 힘의 구도가 각각의 근대국가의 정치구조와 사회체계의 근간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학자들이 가장 먼저 사용했지만 처음으로 일반화된 것은 영국의 경제사가 아널드 토인비(1852~83)가 1760~1840년의 영국경제발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였으며 토인비 시대 이후 이 용어는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되어왔다.
산업혁명의 주요 특징으로는 기술적·사회경제적·문화적 측면을 들 수 있다.
기술적 변화로는 ① 철·강철과 같은 새로운 기본소재의 사용, ② 석탄·증기기관·전기·석유 및 내연기관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연료와 동력)의 이용, ③ 제니 방적기, 동력직조기와 같이 인력을 더 적게 들이면서 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계의 발명, ④ 공장제로 알려진 새로운 작업조직체의 발달(이에 따라 분업과 직능의 전문화가 신장되었음), ⑤ 증기기관차·증기선·자동차·비행기·전신·라디오 등을 포함한 교통과 통신의 중요한 발전, ⑥ 산업에 있어서 증대되는 과학의 응용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천연자원의 사용을 엄청나게 증가시켰으며 기계를 이용한 상품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비(非)공업 영역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발전이 이루어졌는데 ① 더욱 많아진 비농업 인구에게 식량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농업생산의 개선, ② 더 널리 부(富)를 분배하는 결과를 가져온 경제적 변화, 공업생산 및 국제무역 증대의 결과로 부의 원천으로서 토지가 갖는 중요성의 감소, ③ 산업화된 사회의 필요에 상응하는 새로운 국가정책과 아울러 경제력의 변천을 반영하는 정치적 변화, ④ 도시의 성장과 노동운동의 발전, 새로운 유형의 권위 출현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사회적 변화, ⑤ 폭넓은 사회질서의 문화적 변형 등이다. 노동자들은 새롭고 독특한 기술을 습득했다.
노동자와 노동자가 맡은 작업과의 관계가 변모했는데 이제 노동자는 손으로 다루는 연장을 가지고 일하던 방식 대신 기계를 조작하게 되었으며 공장의 규율에 예속되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변화를 들 수 있다. 자원을 이용하고 자연을 정복할 수 있는 인간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