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음후 한신
단정적으로 한신은 이런 사람이다 말 하기에 앞서서 그의 생애를 살펴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한신에 대한 평가는 단정적으로 내릴 수 없습니다
한신의 전기를 쓸려면 아마 책 한권 쯤은 족히 되지 않을까 하네요. 그만큼 그는 파란만장한 삶. 항우와 유방이 치열하게 대치하였던 격동의 시기를 움직인 기린아 였으니까요
그는 처음엔 항우를 섬기다가 그의 계책이 번번히 묵살당하자 유방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의 재주가 매우 비범함을 안 소하(한나라 3대공신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어질고 유능한 재상이었습니다. 부연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의 강력한 추천으로 인해 그는 치속도위라는 낮은 벼슬에서 한 번에 대장군으로 승진을 하는 파격적인 인사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후 잦은 싸움에서 한신은 한나라 군대를 이끌어 승승장구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신은 군사 약 일만을 이끌고 북쪽 지방의 조나라를 정벌하러 갑니다. 이때 조나라의 병력은 약 20만. 1:20의 싸움이었죠.
이 싸움에서 한신은 그 유명한, 강을 등지고 싸우는 배수진을 칩니다. 우리가 흔히 결사적인 저항을 뜻하는 배수진이라는 말의 유래가 바로 이 싸움입니다. 당시 병법의 기초는 강을 앞두고 진을 치고 적이 강을 반쯤 건넜을때 공격하는 것을 기초로 삼았으나 한신은 " 죽을 곳에 빠뜨린 후에라야 살게 할 수 있다 " 라는 이론을 앞세워 20만 조나라 군대를 대파하는 혁혁한 전공을 세우게 됩니다
이 여세를 몰아 한신은 북쪽의 연나라(지금의 북경 근처)와 제나라(산둥반도 일대)를 정벌합니다. 천하의 약 1/3을 평정한 것이죠
한신이 북쪽에서 눈부신 전공을 올리고 있을때 한왕 유방은 형양의 싸움에서 항우군에 크게 패하여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유방은 한신에게 의지(왕이 장군에게 의지하게 된다는게 약간의 어폐가 있지만)하게 됩니다
한나라의 운명을 걸고 한신은 고밀이라는 곳에서 초나라 군대와 대치하게 됩니다. 이 때 한신이 이끈 한나라 군대는 약 2만. 용저가 이끈 초나라 군대는 약 30여만. 숫자적으로는 압도적인 열세에 놓였지만 한신은 유수의 강물을 끌어들여 초나라 군대를 대패시키며 흐름을 다시 백중세로 돌립니다
그러나 유방이 이끈 한군은 다시 형양에서 항우에게 대패합니다. 이 패배로 한나라로서는 매우 불리한 지경에 놓이게 됩니다. 믿는 곳은 오직 한신 뿐. 이때 유방은 명참모 장량(제가 말 안해도 익히 잘 아실 겁니다)을 한신에게 사자로 보내어 유방을 구원하고 나아가 초나라를 공격하도록 합니다
초나라의 항우... 그 역시 군대를 이끌면 절대 패배하지 않는 이 한신을 몹시도 두려워하였습니다. 무섭이라는 사람을 한신에게 보내 초나라로 귀순할 것을 청합니다
유방. 항우. 그리고 한신
이 시점에서 천하의 향배는 오직 한신의 가슴속에 달려 있는 것이죠
한신이 유방의 편을 들면 한나라가 이기고
한신이 항우의 편을 들면 초나라가 이기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한신의 독립하여 그만의 세력을 구축한다면 천하는 나아가 천하를 도모해 볼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한신의 참모들은 유방의 편을 들지 말 것을 권유합니다. 아마 이 후 한신의 불행한 결말을 익히 예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신은... 젊은 시절에 몹시도 불우했고, 초나라에서도 무시 당하였던, 보잘것 없는 자신을 대장군에 임명해 주었던 유방의 옛 정에 이끌려 한나라 편을 들게 됩니다
한신의 이 판단으로 전세는 한나라 쪽으로 급속하게 기울게 됩니다. 한신은 한나라의 전 병력인 60만 대군을 이끌고 해하 싸움에서 항우를 무찔러 마침내 6년간의 초한의 전쟁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 해하 싸움에서 10만 초군을 포위한 한신은 병사들에게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초나라 군대의 사기를 저하시키기 위해). 우리가 즐겨 쓰는 고사성어인 사면초가. 이 말 역시 유래는 한신인 것입니다
유방은 천자에 오르고 한신은 초왕에 임명 됩니다
불패의 장군 한신
유방은 천하를 평정한 후에 단 하룻밤도 한신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만큼 한신을 경계 했다는 거죠. 만약 한신이 한나라에 반기를 든다면 이길 수 없음을 유방은 익히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신은 옛 정에 이끌려 유방을 마음 속 깊이 믿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모반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는게 학계의 정설입니다. 그러나 유방으로서는 한신이 비록 죄가 없다고 하나 살려 두기에는 너무나도 유능한 존재였습니다
첫번째 조치로 유방은 한신을 초왕에서 회음후(회음땅의 제후. 회음은 한신의 고향)로 벼슬을 낮추게 됩니다. 한신은 유방이 자신을 경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년후... 진희라는 사람이 하북성 거록에서 정예병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한신은 유방(실은 그의 아내인 여후가 불렀지만 편의상 유방으로 칭합니다)이 친히 그를 부르자 아무런 의심없이 초청에 응합니다. 유방은 숨겨두었던 무사들에게 한신을 결박하게 합니다
이 후 한신은 진희와 함께 모반을 꾀했다는 누명을 쓰고 장락궁에서 목 베어 죽음을 당합니다. 목 베이기 직전에도 한신은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토사구팽. 토끼사냥(천하를 두고 다툰 것을 말함)이 끝나면 사나운 사냥개(한신을 비유함)는 잡아 먹힌다 라는 말이죠...
여담입니다만 한신은 다다익선(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이라는 말도 후대에 남깁니다. 천하를 평정하고 여러 장군과 유방이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때 유방이 한신에게 "짐은 몇 명의 병사를 거느릴수 있는가?" " 예 폐하라면 10만이면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초왕은 몇 명의 병사를 거느릴수 있는가?" " 신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다다익선)"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는 경이 왜 짐의 신하가 되었는가?" "일개 병사를 이끌어 싸움에서 승리하는 재능과 장군을 거느려 천하를 평정하는 재능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일화가 한신이라는 인물의 장점과 단점을 극명히 나타 내 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_^
한신... 싸움에서는 절대로 지지 않는 불패의 명장이었지만, 천하를 바라보는 눈은 조금은 좁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땅히 장량, 소하와 함께 한나라 개국의 1등 공신이지만(정확히 따지면 장량과 소하보다 한신이 한나라에 개국에 공이 더 많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도 유능하였기 때문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버린 비운의 명장......
이상으로 긴 답변을 마치겠습니다. 제가 말 주변이 짧고 또 지식이 정확하지 못하여 좋은 답변은 되지 못한 거 같습니다. 한신에 대해선 여러 책에서 접해 볼 수 있습니다. 동양사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사마천의 사기 - 열전- 회음후 한신 편을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