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닝에듀에서 컵라면 쑤셔대며 공부한 게 2년.. 현재 일본 도호쿠대학 재학중입니다.
오늘도 약장수들과 모략이 난무하는 험난한 일본유학판에서 도움되는 정보를 전하겠습니다.
1:1 질문 감사합니다.
현실적인 답변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고 입시학원에서 일유 준비하고 있고, 문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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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학원 얘기 나와서 잠시 말씀드리지만 이전에 도쿄대를 배출해보지 않은 학원이라면 붙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당연하죠. 학원 선택에 있어서는 틀림없이 적절한 학원을 고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상황은 일본어 n3 수준 배우고 있고 토플은 모의토플 볼 실력도 안돼요 아직 극극극입문단계라서.. 종과도 이번달부터 시작했어요. 저는 도쿄대 가는것이 가장 큰 목표인데 공부를 하면서 계속 너무 늦은거 아닌가 이러다가 도쿄대는 커녕 소케이도 못갈까봐 안절부절하고 자다가 쌤이랑 도쿄대 갈수있을지 상담하는 꿈도 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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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케이(이 글 읽다 모르는 분들 위해 용어 설명하자면 와세다&게이오 합쳐서 부르는 말입니다)라는 간판 자체를 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게이오 법(일본 현지인들에겐 어려운 학부입니다) 같은 좀 쉬운 히든 스테이지를 잘 공략하거나 하면 '얘가??' 싶은 애도 소케이 타이틀을 다는 경우도 존재하고요.
저는 의외로, 굉장히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좋은 대학 가기 쉽다는 말을 많이해서(근데 실제로 그런 걸 어떡해요;;) 제가 약장수인 줄 아는 분들이 많은데 질문자님 상황에서는 솔직히 현역 도쿄대는 많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도쿄대는 서울에서 투탑 찍는 학원에서도 한 학원당 매년 1명, 2명 나올까말까한 문과 기준 유학 스테이지 최정상입니다. 도쿄대를 쓰시려면 고2~3 시점에서 학원에서 탑을 찍고 있어야 해요. 진짜 죽었다 생각하고 공부하시거나 중학교 이 때부터 준비해온 애라면 모를까 빡셉니다. 도쿄대를 너무 고집할 건 없습니다. 물론 끝판왕이기에 그냥 나오기만 하면 거의 인생이란 게임 자체 클리어긴 한데, 히토츠바시(도쿄대에 비하면 합격자가 꽤 많이 뽑힘)나 타 구제국대도 좋은 대학들이고 차선책이 여럿 있어요. 와세다&게이오 상위학부도 마찬가지고요. 물리적인 시간으로 재수까지 고려하면 2년 넘는 시간이 있기에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진짜 죽어라 공부해서 따라잡아야 할 거고, 무엇보다, 그렇게 해도 도쿄대는 정말 알 수가 없는 게, 도쿄대는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성적도 높아야 하지만) 동시에 '생각이 특별한' 학생이 들어갑니다. 재수까지 고려하더라도 좀 많이 힘든 건 사실입니다. 도쿄대 진학 상담 역시 수십 명 상담하며 간혹 받는 편이고, 이들 대부분이 베이스도 좋으면서 딱 도쿄대가 원하는 학생상이다, 싶은 경우가 있는데 이 학생들을 따라잡고 경쟁에서 이겨야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고2 시점에서 토플 100점대 이상이 뜨는 학생도 있고, 만약 재수까지 고려해 2년 넘는 시간을 준비기간으로 잡으면 정말 이 모든 시간을 낭비없이, 착실하게 쓰셔서 이 학생들을 따라잡아야만 그나마 비벼볼 가능성이라도 생긴다는 말이죠. 레이스에서 앞서 가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만큼 미친 스피드로 따라잡지 못하면 승산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레 겁먹고 막연히 포기하라고 하고 싶진 않은 게, '어쩌면...'하는 마음으로 죽어라 공부하면 입시가 아무리 망해도 월등히 좋은 대학을 가 버립니다. 도쿄대나 구제국 상위, 히토츠바시 쓰는 사람들이 '스베리도메(안전빵)'으로 쓰는 게 남들이 제1지망으로 쓰는 와세다&게이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미치도록 공부하면 그 아랫레벨은 양민 학살이라 해야하나... 그런 거죠. 결코 의미 없는 노력이 아니에요. 저 역시 쥐뿔도 없이 시작했고 남들이 보면 미친 놈 소리 들었겠지만 기왕 가는 거 좋은 대학 가고 싶어서 처음부터 도쿄대, 히토츠바시 꿈꾸면서 입시 준비했습니다. 그 때 전 영어 5형식도 모르고, 히라가나도 제대로 못 쓰고, 수학은 근의 공식도 몰랐어요. 그래도 조용히, 열심히, 제가 할 수 있는 극한까지는 노력 양을 쥐어짜보았고, 그 결과 도호쿠대라는 나름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처음부터 도쿄대, 히토츠바시를 꿈꾸지 않았더라면 도호쿠대를 붙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처음부터 터무니없게 목표를 높이 잡고, 또 그거에 걸맞는 노력을 하려고 쥐뿔도 없는 상태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운대로라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친구들 역시 비슷한 케이스가 많습니다. 사실 웬만해서, 수험생이 제1지망을 넘어서는 대학에 붙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요. 한 건동홍 정도 1지망 삼는 분들 중 어쩌다 '운이 좋아서' 서울대를 가는 경우는 정말 없지만, 서울대 목표하다 떨어져서 연고대나 서성한 가시는 분들은 꽤 흔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목표는 무조건 높이 잡으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미끄러져봤자 그 아래인데, 그 '아래'가 이미 남들이 볼 땐 꽤 높은 위치거든요. 말이 길어졌지만 제 말 뜻은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밑져야 본전이고, 실제로 남들이 뭐라하건 도전해보세요. 인생에서 본인이 도쿄대에 갈 수 있는지 아닌지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유일합니다. 정말 후회없을 정도로 열심히 도전해봤다면 그 보상값이 0이 아니라, 그래도 뭔가 아쉬운대로 괜찮은 결과를 확실히 얻어낼 수 있습니다. 히토츠바시 붙은 학생들도 도쿄대 본고사 준비하면서 도움 많이 받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 아랫대학 붙은 분들도 히토츠바시&교토&도쿄대 본고사 풀면서 나름 감각 익히고 좋은 경험이었다 얘기하기도 하고요. '쉽지 않다'는 것이지, '절대 불가능'이라 말씀드린 게 아니기에, 되는 데까지 화이팅해보시길 바랍니다.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아 ㅆㅂ... 할 만큼 했다 난..' 할 정도로 공부했으면 진짜 뭐 시험날에 매번 교통사고를 당한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입시 망할 일이 없습니다. 도쿄대 절대 포기하지 말고 준비해보세요. 비현실적으로 보여도 현실적인 노력량이 계속 꾸준히 쌓여가면 손에 잡힐듯이 되고 이런 경우가 세상엔 아직 많이 있습니다. 저 역시 대학 합격 후 창업 준비나 경제적 자유.. 이런 거 생각하면서 또 다시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꿈꾸고 있는 입장에서, '현실적인 조언'이라는 미명 아래 꿈을 죽여버리기 보다는 어떻게든 이걸 살려가셨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만약 이런 노베이스에서 준비해서 붙으면 그것도 그것대로 일본유학 역사상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레전드 썰이 되는 거겠죠. 한 번 도전해보세요.
오픈채팅에도 진지하게 도쿄대 준비하는 학생 1명 있어서 묻는 질문 진지하게 모두 답변하고 있습니다만 해당 학생들에게 말씀드리는 내용과 똑같습니다. 그리고, 도쿄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도쿄대 소논문 감각 익히는 데에도 도움될 겸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라는 책을 취미시간에 읽어보라고 함께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한 번 흥미 있으시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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