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에서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은 미신입니다. 나는 사주는 사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주, 오행, 획수, 불용한자 등을 말하는 작명과 이름 풀이는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미신은 어둠입니다. 합리성이 완전 결여된 어둠으로 이름을 지어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질문은 오행에 관한 것인데, 오행 자체가 원시적인 세계관에서 나온 관념일 뿐입니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사물과 일에, 그것도 운명이나 미래에 관한 것과 연결시키는 것은 그저 그런 주장일 뿐입니다. 미래를 위해 무엇을 믿고자 한다면 차라리 교육과 보험 같은 것이 더 좋습니다.
오행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서, 음에도 글자에도, 획수에도 다 넣어서 짬뽕을 만듭니다. 사주에서 무엇이 많고 무엇이 부족하다는 것은 마치 자기 주민등록번호에서 와 나는 7과 9가 없네, 큰일 났다, 이거 어떻게 보충하지, 게다가 1이 너무 많아, 와, 미치겠네, 이거 어떻게 하면 1의 범람을 잠재울 수 있을까, 같은 식으로 말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근거를 얼마든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까지 말할 자리는 아니어서 생략합니다. 오행도 문제지만, 그것을 단순히 생, 극의 이분법으로만 접근하는 것도 대체 거기에 철학이라는 것이 있는지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작명에는 이런 아메바 수준의 단세포적인 관념들이 적용되고 있고 모르는 사람들은 또 속아 넘어가서 뭔가 있나 보다, 하고 착각을 합니다.
오행 자체도 한계가 아주 큰 것인데 그것을 한자에 적용할 때는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대체 예를 들어 ‘배운다’는 것, ‘먹는다’는 것 등등의 허다한 것들을 어떻게 어떤 하나의 오행에 넣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고, 또한 한자는 여러 뜻을 갖는 것이 보통인데 그 중 어떤 것을 가지고 오행을 정했다 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부디 미신은 버리고, 한자는 뜻글자이니 뜻만으로 접근하기를 권합니다.
粼은 강희자전에 맑게 부딪치는 모양(淸激貌)과 대나무라는 두 개의 풀이가 주어져 있습니다. 물과 관련된 것이라면 오행 중에 水겠지만 대나무라면 목입니다. 이런 것은 그래도 명확하게 다섯 가지 물질과 관련이 있지만, 그런 것들이 아닌 것들은 어떤 오행으로 넣는 것 자체가 그냥 주장일 뿐입니다. 나름 설득하려고 장황하게 설명은 하지만, 대체 왜 이런 황당한 것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많은 성찰 있기를 바랍니다. [翰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