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말로 좀 봐꿔주세요(콩쥐,팥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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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콩쥐 ․포졸 ․팥쥐 ․팥쥐 엄마 ․왕자 ․참새
[장] 1장
((무대는 콩쥐네 집안이다. 무대 밝아지면 팥쥐 엄마가 팥쥐를 데리고 등장한다. 팥쥐는 어울리지도 않게 한껏 멋을 부렸다.))
[팥쥐 엄마] 세상에 이쁘기도 해라. 내 속으로 난 내 딸이지만 정말 이쁘구나
[팥쥐] 엄마, 내가 그렇게 예뻐요?
[팥쥐 엄마] 그럼 이쁘지않구. 꼭 하늘나라 선녀 같구나.
[팥쥐] 으와! 그럼 콩쥐보다도 더 예쁘겠다
[팥쥐 엄마] 아니 널 어떻게 콩쥐하고 비교를 한단 말이냐, 어림도 없지.
[팥쥐] 엄마, 엄마, 왕자님도 나보고 예쁘다고 하실까?
[팥쥐 엄마] 그럼 두말하면 잔소리지. 널 보면 왕자님 눈이 홱 돌아가실거다. 오늘 대궐 잔치는 특별히 왕자님 색시감을 고르는 날이니 처신을 잘 해야 한다.
[팥쥐] 걱정말아요 엄마, 왕자님 눈에 쏙 들게 할거니까
[팥쥐 엄마] 아이고 그래그래 이쁜 내 자식
[팥쥐] 히히히 그런데 엄마, 사람들이 그러는데 왕자님께서 신부감을 고르시기 전에 시험을 해 본다는데 그게 무슨 말이예요?
[팥쥐 엄마] 그건 말이다 이 여자가 내 색시감으로 좋은가 어떤가 알아보기 위해 하는 테스트라는거다.
[팥쥐] 테스트? 뭐가 그렇게 어렵냐?
[팥쥐 엄마] 하지만 우리 팥쥐는 걱정 할 필요 하나도 없지. 네가 남보다 얼굴이 안 이쁘니, 몸매가 떨어지냐, 목청 좋죠, 춤 잘 추죠. 딱 떨어지는 신부감이구 말구
[팥쥐] 엄마, 기분 무진장 좋네요. 히히히히
[팥쥐 엄마] 오냐, 그래그래. 근데 얘는 여태 뭘 하고 나오지 않는 거야? 콩쥐야! 얘 콩쥐야!
[콩쥐] (달려나오며) 예. 부르셨어요 새어머니.
[팥쥐 엄마] 그래, 불렀다. 보다시피 팥쥐하고 나는 오늘 대궐 잔치에 가려고 나서던 참인데 너도 함께 가고는 싶겠지만 어쩌겠냐, 할 일이 태산이니. 그러니 너는 집에 남아서 저 곡간에 있는 벼를 마당에 널어 말리고 방아를 찧어서 광에있는 쌀독에 담아놓고 대궐로 오너라
[콩쥐] 그 일을 어떻게 다 저 혼자
[팥쥐 엄마] 뭐야? 그래서 못하겠다는 거냐?
[콩쥐] 아뇨.
[팥쥐] 엄마, 그 일을 언제 다 하고 대궐로 와요. 그 일 다 하려면 잔치가 두 번도 더 끝나겠네
[팥쥐 엄마] 넌 좀 조용히 해 이것아! 일도 끝내지 않고 대궐로 왔다간 네 머리채를 잡고 왕자님 앞에서 챙피를 단단히 줄 테니 그런 줄 알아라. 자, 그럼 가자 팥쥐야
[팥쥐] 예. 엄마 콩쥐야, 참 안됐다. 메롱!
(퇴장. 콩쥐 멍석을 갖다 편다)
[콩쥐] (한숨) 이 많은 일을. 언제 다 한다지? 하루종일 쉬지 않고 해도 절반도 못할 일인데. 새어머니는 날 구박하고 골탕먹이는게 재미있으신가봐. 우리 엄마만 살아계셨어도 나도 팥쥐처럼 고운 비단옷 입고 대궐 잔치에 갈 수 있을 텐데. 엄마! 엄마! 흐흐흐흑
(이때 참새 한 마리가 나타난다)
[참새] 콩쥐 아가씨! 콩쥐 아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콩쥐] 넌 참새가 아니니?
[참새] 전 아가씨에게 용기를 주려고 이렇게 먼 곳에서 날라왔어요. 그러니 너무 염려마세요.
[콩쥐] 네가 날 어떻게?
[참새] 제겐 요 단단하고 날카로운 부리가 있잖아요. 이걸로 벼를 쪼면 이까짓것쯤 금방 해치울 수 있는 걸요.
[콩쥐] 정말?
[참새] 네. 그러니 이제 그런 슬픈 눈물은 거두시고 아가씨는 어서 들어가서 이 예쁜 옷으로나 갈아입으세요.
[콩쥐] 참새야, 이게 웬 옷이니?
[참새] 네. 하늘나라에 계신 아가씨 엄마의 부탁을 받고 이렇게 급히 온 거랍니다. 하늘나라 엄마께선 아가씨도 대궐잔치에 가길 원하세요. 그래서 절 이렇게 보낸거랍니다.
[콩쥐] 엄마가?
[참새] 자, 그러니 어서 이걸 입으시고 대궐로 가세요. 여기일은 염려 마시구요.
[콩쥐] 고맙구나 참새야.
[참새] 콩쥐아가씨 부디 행복하셔야해요
[콩쥐] (고개만 끄덕인다)
(퇴장하면)
[장] 2장
((무대는 산골짜기 배경이다. 무대 한쪽에 허름한 옷을 입고 삿갓을 쓰고 변장한 왕자가 등장한다.))
[왕자] 음, 이쪽에서 기다리는 게 좋겠군. 대궐로 가려면 모두 이 골짜기를 지나야 하니까 말이야. 설마 내가 왕자인 줄은 아무도 모르겠지? 사람이란 마음이 중요한 거지 겉모습은 별로 대단한게 못 돼. 이곳에서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내 색시감을 직접 찾고야 말겠어 (이때)
[팥쥐] (등장하며)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다리야! (왕자 한쪽에 가서 얼른 쭈그려 앉는다) 엄마, 난 이제 도저히 못 가겠어요.
[팥쥐 엄마] 팥쥐야, 조금만 참아라. 이 골짜기만 넘으면 대궐이 아니더냐.
[팥쥐] 몰라 몰라. 다리 아파 죽겠단 말이예요. (털썩 주저앉는다) 빨리 날 업고 가든지 가마꾼들을 불러오든지 하라구요. 아앙---
[팥쥐 엄마] 팥쥐야, 이 산길에 가마꾼이 웬 말이고 또, 내가 널 어떻게 업고 갈 수 있겠니? 이 애미 속타는거 보려고 그러느냐?
[팥쥐] 몰라 몰라. 아앙---
[팥쥐 엄마] 이럴 줄 알았으면 콩쥐라도 데리고 오는건데. 그러면 너라도 업고 갔을 게 아니냐. (이때)
[왕자] 여보시오
[팥쥐 엄마] 아이고머니나 깜짝이야! 뭐예요 당신.
[왕자] 난 지나가던 나그네인데 언덕길에서 다리를 삐어 꼼짝을 할 수 없게 됐답니다. 바쁘시더라도 제가 목이 말라죽을 지경이니 물 한 모금만 구해다 주시면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팥쥐 엄마] 뭐? 물 한 모금을 구해와? 이보시오 다리 병신, 지금 우리가 어딜 가고 있는지 알기나 하면서 그 딴 말을 하는 거요?
[왕자] 글쎄요.
[팥쥐] 야! 나도 다리 아파 죽겠다. 아앙---
[팥쥐 엄마] 우린 지금 대궐잔치에 가는 길이라서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수 없으니 다른데 가서 알아보슈.
[왕자] 아주머니, 그러지 마시고--- (치마를 잡아 당긴다)
[팥쥐 엄마] 어머머, 내가 왜 네 아주머니냐? 정말 별꼴이군. 팥쥐야, 어서 가자.
[팥쥐] 알았어요. (뒤따르는데 왕자가 다리를 걸어 넘어진다) 아얏! 뭐야? 이 병신. 누구한테 함부로 하냐구! 이걸 그냥!
[팥쥐] 팥쥐야, 여기서 시간낭비 할 때가 아니니 어서 가자 (퇴장)
[왕자] 허허허. 정말 대단하신 모녀로군. 저런 신부감을 색시로 맞는다면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한걸. (이때 밖에서 노랫소리 들려온다) 앗! 또 오는군. (한쪽에 털썩 주저앉는다)
(이때, 콩쥐 예쁘게 차려입고 등장한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왕자] 아가씨! 아가씨!
[콩쥐] 절 부르셨나요?
[왕자] 그렇소. 난 지나가던 나그네인데 산길이 어찌나 험하던지 그만 다리를 삐고 말았지 뭐요.
[콩쥐] 저런.
[왕자] 그래서 이렇고 꼼짝없이 앉아있는 꼴이 됐지 뭡니까
[콩쥐] 그랬군요. 그럼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왕자] 바쁘시지 않다면 그래 주겠소?
[콩쥐] 바쁘긴요. 지금 대궐잔치에 가는 중이긴 하지만 천천히 가도 될 거예요.
[왕자] 그러면 내 부탁 하나 하리다. 저 아래로 내려가면 옹달샘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물한모금만 떠다 주시겠소? 벌써 몇 시간째 이러고 있으려니 목이 말라죽을 지경이오.
[콩쥐] 네. 그럴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콩쥐 달려나간다)
[왕자] (일어서서) 그래, 바로 저 아가씨야. 내가 찾고있는 그런 사람. 얼굴도 아름답지만 그 마음씨는 더더욱 예뻐.
[콩쥐] (물 한 바가지를 들고 들어온다) 어? 어떻게 일어나셨죠?
[왕자] 아가씨! 이제 난 아주 멀쩡해 졌다오.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셨군요. 내 당신을 내 색시로 맞이하고 싶소.
[콩쥐] 네? 그건 안돼요. 전 아직--- (콩쥐 뒷걸음치다가 달아나고 만다.)
[왕자] 아가씨! 아가씨!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오. (쫓아나간다.) (잠시 후--- 꽃신 한 짝을 들고 등장) 내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이렇게 신발까지 내던지고 갈 정도로 말이야. 음, 이 신발의 주인을 꼭 찾고 말테야.
[장] 3장
((무대는 대궐이다. 웅장한 음악이 울리고 팥쥐와 팥쥐 엄마가 포졸의 안내를 받아 등장한다.))
[팥쥐] 우와! 정말 굉장해요 엄마!
[팥쥐 엄마] 정말 멋있구나.
[팥쥐] 이런 곳에서 먹고 자고 하면 얼마나 신날까?
[팥쥐 엄마] 그럴려면 왕자님께 잘 보여야지.
[팥쥐] 와! 예쁜 여자들도 참 많이 왔네. 그렇죠 엄마!
[팥쥐 엄마] 예쁜 것들 하나 없구나. 세상에서 우리 팥쥐보다 이쁜 사람은 없단다.
[팥쥐] 그런가. 히히히히
(이때 빵빠레가 울린다)
[포졸] 자, 오늘 대궐잔치에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팥쥐와 팥쥐 엄마 박수 짝짝 친다.) 에, 네 또 오늘은 특별히 왕자님께서 색시감을 잔치중에 직접 고르시길 원하시니 각별히 마음가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왕자님 입장이 있겠습니다.
(음악과 함께 왕자가 앞가리개를 하고 등장한다)
[팥쥐] 와! 정말 근사해요 엄마 나 왕자님 색시 할래, 응?
[팥쥐 엄마] 조용히 좀 해 봐
[포졸] 자, 그러면 먼저 여러 아가씨들이 한 명씩 나와서 왕자님께 자신의 소개를 하는걸 보여 주겠습니다.
[팥쥐] 저요! 제가 먼저 할게요
[포졸] 그럼 그러세요
[팥쥐] 왕자님 안녕하세요? 전 팥쥐거든요. 우리 엄마가 팥죽을 너무 좋아하셔서 팥쥐라고
[팥쥐 엄마] 팥쥐야!
[팥쥐] 죄송합니다 다시 할게요 사실은 전 왕자님의 색시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 이 넓은 대궐에서 신나게 말타기도 하고 꿀떡에 꿀엿에 배터지게 먹고
[팥쥐 엄마] 팥쥐야!
(왕자가 포졸에게 싸인을 보내자 포졸 꾸벅 인사한 후)
[포졸] 자, 다음
[팥쥐] 왜 그러세요. 아직 다 안 끝났는데
[포졸] 자, 이제 됐으니 저리 비켜요.
[팥쥐] 왕자님 절 예쁘게 봐 주시면--- (팥쥐는 억지로 밀려난다. 이때 콩쥐가 등장한다. 왕자 흠칫 놀라고 팥쥐와 팥쥐 엄마도 콩쥐를 알아본다)
[팥쥐 엄마] 아니 넌 콩쥐가 아니냐?
[팥쥐] 콩쥐야! 너 그렇게 예쁜 옷 어디서 났어?
[팥쥐 엄마] 네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구나. 감히 여기가 어디라구. 그래, 일은 다 해 놓고 왔느냐?
[콩쥐] 네, 새어머니
[팥쥐 엄마] 뭐야? 그 많은 일을 다 했다고? 어디 두고보자.
[팥쥐] 콩쥐 너 그 옷 훔쳤지?
[포졸] 조용 조용. 왕자님께서 아가씨를 보자고 하시오.
(콩쥐 왕자 앞에 선다. 신발을 신지 않고 있다)
[왕자] 아가씨, 당신은 왜 신발을 신고있지 않습니까?
[콩쥐] 네? 그건---
[팥쥐 엄마] 왕자님 쟨 우리집 식모인데 저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우리 딸애 옷을 훔쳐 입고 허둥지둥 달려오느라 저렇게 신발도 못 신고 온 거랍니다.
[포졸] 아주머니는 좀 조용히 좀 하시요!
[왕자] 어서 말 해 보시오
[콩쥐] 네. 오던 기에 그만 신 한쪽이 벗겨져 잃어버려서 그만
[왕자] 그럼 다른 한쪽은 어디 있소?
[콩쥐] (품안에서 신발을 꺼내며) 여기 이렇게
[왕자] 내 그러면 아가씨의 나머지 다른 쪽 신발을 드리리다. 자,
(포졸에게 신발을 건네주면 콩쥐가 그 신발을 건네 받고 깜짝 놀란다)
[콩쥐] 아니? 그럼 당신은 아까 그---
[왕자] (가리개를 벗으며) 맞소 내가 아까 산길에서 만났던 나그네요.
[콩쥐] 왕자님. (둘이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신발을 신겨준다.)
[팥쥐] 엄마, 저게 누구예요?
[팥쥐 엄마] 누구긴 누구야 왕자님이시지. 아니, 저게 누구야, 아까
[팥쥐] 그래요 아까 그 다리병신
[팥쥐 엄마] 아니, 세상에 저럴 수가 팥쥐야, 어서 달아나자
[팥쥐] 예, 엄마.
[왕자] 잠깐! 그대들은 지금 어딜 가는고?
[팥쥐 엄마] 예, 그게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왕자] 그대들은 내가 누군지 똑똑히 알 수 있겠지?
[같이] 예, 그럼요 알다마다요
[팥쥐] 산에서 만났던 그 다리병신이
[팥쥐 엄마] (말을 잘라서) 왕자님이 아니십니까
[왕자] 내 오늘 그대들에게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큰 벌을 내려야 마땅하나 내 콩쥐 아가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대들을 용서하리니 당분간 이곳에 남아서 콩쥐 아가씨와 나와의 결혼 준비를 돕도록 하라
[같이] 결혼?
[팥쥐 엄마] 콩쥐하구요?
[팥쥐] 엄마, 난 몰라!
[왕자] 이제야 내가 신부감을 제대로 찾았구려. 이곳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삽시다
[콩쥐] 네, 왕자님
-- 등장인물 --
․콩쥐 ․포졸 ․팥쥐 ․팥쥐 엄마 ․왕자 ․참새
[장] 1장
((무대는 콩쥐네 집안이다. 무대 밝아지면 팥쥐 엄마가 팥쥐를 데리고 등장한다. 팥쥐는 어울리지도 않게 한껏 멋을 부렸다.))
[팥쥐 엄마] 세상에 이쁘기도 해라. 내 속으로 난 내 딸이지만 정말 이쁘구나
[팥쥐] 엄마, 내가 그렇게 예뻐요?
[팥쥐 엄마] 그럼 이쁘지않구. 꼭 하늘나라 선녀 같구나.
[팥쥐] 으와! 그럼 콩쥐보다도 더 예쁘겠다
[팥쥐 엄마] 아니 널 어떻게 콩쥐하고 비교를 한단 말이냐, 어림도 없지.
[팥쥐] 엄마, 엄마, 왕자님도 나보고 예쁘다고 하실까?
[팥쥐 엄마] 그럼 두말하면 잔소리지. 널 보면 왕자님 눈이 홱 돌아가실거다. 오늘 대궐 잔치는 특별히 왕자님 색시감을 고르는 날이니 처신을 잘 해야 한다.
[팥쥐] 걱정말아요 엄마, 왕자님 눈에 쏙 들게 할거니까
[팥쥐 엄마] 아이고 그래그래 이쁜 내 자식
[팥쥐] 히히히 그런데 엄마, 사람들이 그러는데 왕자님께서 신부감을 고르시기 전에 시험을 해 본다는데 그게 무슨 말이예요?
[팥쥐 엄마] 그건 말이다 이 여자가 내 색시감으로 좋은가 어떤가 알아보기 위해 하는 테스트라는거다.
[팥쥐] 테스트? 뭐가 그렇게 어렵냐?
[팥쥐 엄마] 하지만 우리 팥쥐는 걱정 할 필요 하나도 없지. 네가 남보다 얼굴이 안 이쁘니, 몸매가 떨어지냐, 목청 좋죠, 춤 잘 추죠. 딱 떨어지는 신부감이구 말구
[팥쥐] 엄마, 기분 무진장 좋네요. 히히히히
[팥쥐 엄마] 오냐, 그래그래. 근데 얘는 여태 뭘 하고 나오지 않는 거야? 콩쥐야! 얘 콩쥐야!
[콩쥐] (달려나오며) 예. 부르셨어요 새어머니.
[팥쥐 엄마] 그래, 불렀다. 보다시피 팥쥐하고 나는 오늘 대궐 잔치에 가려고 나서던 참인데 너도 함께 가고는 싶겠지만 어쩌겠냐, 할 일이 태산이니. 그러니 너는 집에 남아서 저 곡간에 있는 벼를 마당에 널어 말리고 방아를 찧어서 광에있는 쌀독에 담아놓고 대궐로 오너라
[콩쥐] 그 일을 어떻게 다 저 혼자
[팥쥐 엄마] 뭐야? 그래서 못하겠다는 거냐?
[콩쥐] 아뇨.
[팥쥐] 엄마, 그 일을 언제 다 하고 대궐로 와요. 그 일 다 하려면 잔치가 두 번도 더 끝나겠네
[팥쥐 엄마] 넌 좀 조용히 해 이것아! 일도 끝내지 않고 대궐로 왔다간 네 머리채를 잡고 왕자님 앞에서 챙피를 단단히 줄 테니 그런 줄 알아라. 자, 그럼 가자 팥쥐야
[팥쥐] 예. 엄마 콩쥐야, 참 안됐다. 메롱!
(퇴장. 콩쥐 멍석을 갖다 편다)
[콩쥐] (한숨) 이 많은 일을. 언제 다 한다지? 하루종일 쉬지 않고 해도 절반도 못할 일인데. 새어머니는 날 구박하고 골탕먹이는게 재미있으신가봐. 우리 엄마만 살아계셨어도 나도 팥쥐처럼 고운 비단옷 입고 대궐 잔치에 갈 수 있을 텐데. 엄마! 엄마! 흐흐흐흑
(이때 참새 한 마리가 나타난다)
[참새] 콩쥐 아가씨! 콩쥐 아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콩쥐] 넌 참새가 아니니?
[참새] 전 아가씨에게 용기를 주려고 이렇게 먼 곳에서 날라왔어요. 그러니 너무 염려마세요.
[콩쥐] 네가 날 어떻게?
[참새] 제겐 요 단단하고 날카로운 부리가 있잖아요. 이걸로 벼를 쪼면 이까짓것쯤 금방 해치울 수 있는 걸요.
[콩쥐] 정말?
[참새] 네. 그러니 이제 그런 슬픈 눈물은 거두시고 아가씨는 어서 들어가서 이 예쁜 옷으로나 갈아입으세요.
[콩쥐] 참새야, 이게 웬 옷이니?
[참새] 네. 하늘나라에 계신 아가씨 엄마의 부탁을 받고 이렇게 급히 온 거랍니다. 하늘나라 엄마께선 아가씨도 대궐잔치에 가길 원하세요. 그래서 절 이렇게 보낸거랍니다.
[콩쥐] 엄마가?
[참새] 자, 그러니 어서 이걸 입으시고 대궐로 가세요. 여기일은 염려 마시구요.
[콩쥐] 고맙구나 참새야.
[참새] 콩쥐아가씨 부디 행복하셔야해요
[콩쥐] (고개만 끄덕인다)
(퇴장하면)
[장] 2장
((무대는 산골짜기 배경이다. 무대 한쪽에 허름한 옷을 입고 삿갓을 쓰고 변장한 왕자가 등장한다.))
[왕자] 음, 이쪽에서 기다리는 게 좋겠군. 대궐로 가려면 모두 이 골짜기를 지나야 하니까 말이야. 설마 내가 왕자인 줄은 아무도 모르겠지? 사람이란 마음이 중요한 거지 겉모습은 별로 대단한게 못 돼. 이곳에서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내 색시감을 직접 찾고야 말겠어 (이때)
[팥쥐] (등장하며)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다리야! (왕자 한쪽에 가서 얼른 쭈그려 앉는다) 엄마, 난 이제 도저히 못 가겠어요.
[팥쥐 엄마] 팥쥐야, 조금만 참아라. 이 골짜기만 넘으면 대궐이 아니더냐.
[팥쥐] 몰라 몰라. 다리 아파 죽겠단 말이예요. (털썩 주저앉는다) 빨리 날 업고 가든지 가마꾼들을 불러오든지 하라구요. 아앙---
[팥쥐 엄마] 팥쥐야, 이 산길에 가마꾼이 웬 말이고 또, 내가 널 어떻게 업고 갈 수 있겠니? 이 애미 속타는거 보려고 그러느냐?
[팥쥐] 몰라 몰라. 아앙---
[팥쥐 엄마] 이럴 줄 알았으면 콩쥐라도 데리고 오는건데. 그러면 너라도 업고 갔을 게 아니냐. (이때)
[왕자] 여보시오
[팥쥐 엄마] 아이고머니나 깜짝이야! 뭐예요 당신.
[왕자] 난 지나가던 나그네인데 언덕길에서 다리를 삐어 꼼짝을 할 수 없게 됐답니다. 바쁘시더라도 제가 목이 말라죽을 지경이니 물 한 모금만 구해다 주시면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팥쥐 엄마] 뭐? 물 한 모금을 구해와? 이보시오 다리 병신, 지금 우리가 어딜 가고 있는지 알기나 하면서 그 딴 말을 하는 거요?
[왕자] 글쎄요.
[팥쥐] 야! 나도 다리 아파 죽겠다. 아앙---
[팥쥐 엄마] 우린 지금 대궐잔치에 가는 길이라서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수 없으니 다른데 가서 알아보슈.
[왕자] 아주머니, 그러지 마시고--- (치마를 잡아 당긴다)
[팥쥐 엄마] 어머머, 내가 왜 네 아주머니냐? 정말 별꼴이군. 팥쥐야, 어서 가자.
[팥쥐] 알았어요. (뒤따르는데 왕자가 다리를 걸어 넘어진다) 아얏! 뭐야? 이 병신. 누구한테 함부로 하냐구! 이걸 그냥!
[팥쥐] 팥쥐야, 여기서 시간낭비 할 때가 아니니 어서 가자 (퇴장)
[왕자] 허허허. 정말 대단하신 모녀로군. 저런 신부감을 색시로 맞는다면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한걸. (이때 밖에서 노랫소리 들려온다) 앗! 또 오는군. (한쪽에 털썩 주저앉는다)
(이때, 콩쥐 예쁘게 차려입고 등장한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왕자] 아가씨! 아가씨!
[콩쥐] 절 부르셨나요?
[왕자] 그렇소. 난 지나가던 나그네인데 산길이 어찌나 험하던지 그만 다리를 삐고 말았지 뭐요.
[콩쥐] 저런.
[왕자] 그래서 이렇고 꼼짝없이 앉아있는 꼴이 됐지 뭡니까
[콩쥐] 그랬군요. 그럼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왕자] 바쁘시지 않다면 그래 주겠소?
[콩쥐] 바쁘긴요. 지금 대궐잔치에 가는 중이긴 하지만 천천히 가도 될 거예요.
[왕자] 그러면 내 부탁 하나 하리다. 저 아래로 내려가면 옹달샘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물한모금만 떠다 주시겠소? 벌써 몇 시간째 이러고 있으려니 목이 말라죽을 지경이오.
[콩쥐] 네. 그럴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콩쥐 달려나간다)
[왕자] (일어서서) 그래, 바로 저 아가씨야. 내가 찾고있는 그런 사람. 얼굴도 아름답지만 그 마음씨는 더더욱 예뻐.
[콩쥐] (물 한 바가지를 들고 들어온다) 어? 어떻게 일어나셨죠?
[왕자] 아가씨! 이제 난 아주 멀쩡해 졌다오.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셨군요. 내 당신을 내 색시로 맞이하고 싶소.
[콩쥐] 네? 그건 안돼요. 전 아직--- (콩쥐 뒷걸음치다가 달아나고 만다.)
[왕자] 아가씨! 아가씨!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오. (쫓아나간다.) (잠시 후--- 꽃신 한 짝을 들고 등장) 내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이렇게 신발까지 내던지고 갈 정도로 말이야. 음, 이 신발의 주인을 꼭 찾고 말테야.
[장] 3장
((무대는 대궐이다. 웅장한 음악이 울리고 팥쥐와 팥쥐 엄마가 포졸의 안내를 받아 등장한다.))
[팥쥐] 우와! 정말 굉장해요 엄마!
[팥쥐 엄마] 정말 멋있구나.
[팥쥐] 이런 곳에서 먹고 자고 하면 얼마나 신날까?
[팥쥐 엄마] 그럴려면 왕자님께 잘 보여야지.
[팥쥐] 와! 예쁜 여자들도 참 많이 왔네. 그렇죠 엄마!
[팥쥐 엄마] 예쁜 것들 하나 없구나. 세상에서 우리 팥쥐보다 이쁜 사람은 없단다.
[팥쥐] 그런가. 히히히히
(이때 빵빠레가 울린다)
[포졸] 자, 오늘 대궐잔치에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팥쥐와 팥쥐 엄마 박수 짝짝 친다.) 에, 네 또 오늘은 특별히 왕자님께서 색시감을 잔치중에 직접 고르시길 원하시니 각별히 마음가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왕자님 입장이 있겠습니다.
(음악과 함께 왕자가 앞가리개를 하고 등장한다)
[팥쥐] 와! 정말 근사해요 엄마 나 왕자님 색시 할래, 응?
[팥쥐 엄마] 조용히 좀 해 봐
[포졸] 자, 그러면 먼저 여러 아가씨들이 한 명씩 나와서 왕자님께 자신의 소개를 하는걸 보여 주겠습니다.
[팥쥐] 저요! 제가 먼저 할게요
[포졸] 그럼 그러세요
[팥쥐] 왕자님 안녕하세요? 전 팥쥐거든요. 우리 엄마가 팥죽을 너무 좋아하셔서 팥쥐라고
[팥쥐 엄마] 팥쥐야!
[팥쥐] 죄송합니다 다시 할게요 사실은 전 왕자님의 색시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 이 넓은 대궐에서 신나게 말타기도 하고 꿀떡에 꿀엿에 배터지게 먹고
[팥쥐 엄마] 팥쥐야!
(왕자가 포졸에게 싸인을 보내자 포졸 꾸벅 인사한 후)
[포졸] 자, 다음
[팥쥐] 왜 그러세요. 아직 다 안 끝났는데
[포졸] 자, 이제 됐으니 저리 비켜요.
[팥쥐] 왕자님 절 예쁘게 봐 주시면--- (팥쥐는 억지로 밀려난다. 이때 콩쥐가 등장한다. 왕자 흠칫 놀라고 팥쥐와 팥쥐 엄마도 콩쥐를 알아본다)
[팥쥐 엄마] 아니 넌 콩쥐가 아니냐?
[팥쥐] 콩쥐야! 너 그렇게 예쁜 옷 어디서 났어?
[팥쥐 엄마] 네가 지금 제 정신이 아니구나. 감히 여기가 어디라구. 그래, 일은 다 해 놓고 왔느냐?
[콩쥐] 네, 새어머니
[팥쥐 엄마] 뭐야? 그 많은 일을 다 했다고? 어디 두고보자.
[팥쥐] 콩쥐 너 그 옷 훔쳤지?
[포졸] 조용 조용. 왕자님께서 아가씨를 보자고 하시오.
(콩쥐 왕자 앞에 선다. 신발을 신지 않고 있다)
[왕자] 아가씨, 당신은 왜 신발을 신고있지 않습니까?
[콩쥐] 네? 그건---
[팥쥐 엄마] 왕자님 쟨 우리집 식모인데 저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어서 우리 딸애 옷을 훔쳐 입고 허둥지둥 달려오느라 저렇게 신발도 못 신고 온 거랍니다.
[포졸] 아주머니는 좀 조용히 좀 하시요!
[왕자] 어서 말 해 보시오
[콩쥐] 네. 오던 기에 그만 신 한쪽이 벗겨져 잃어버려서 그만
[왕자] 그럼 다른 한쪽은 어디 있소?
[콩쥐] (품안에서 신발을 꺼내며) 여기 이렇게
[왕자] 내 그러면 아가씨의 나머지 다른 쪽 신발을 드리리다. 자,
(포졸에게 신발을 건네주면 콩쥐가 그 신발을 건네 받고 깜짝 놀란다)
[콩쥐] 아니? 그럼 당신은 아까 그---
[왕자] (가리개를 벗으며) 맞소 내가 아까 산길에서 만났던 나그네요.
[콩쥐] 왕자님. (둘이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신발을 신겨준다.)
[팥쥐] 엄마, 저게 누구예요?
[팥쥐 엄마] 누구긴 누구야 왕자님이시지. 아니, 저게 누구야, 아까
[팥쥐] 그래요 아까 그 다리병신
[팥쥐 엄마] 아니, 세상에 저럴 수가 팥쥐야, 어서 달아나자
[팥쥐] 예, 엄마.
[왕자] 잠깐! 그대들은 지금 어딜 가는고?
[팥쥐 엄마] 예, 그게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왕자] 그대들은 내가 누군지 똑똑히 알 수 있겠지?
[같이] 예, 그럼요 알다마다요
[팥쥐] 산에서 만났던 그 다리병신이
[팥쥐 엄마] (말을 잘라서) 왕자님이 아니십니까
[왕자] 내 오늘 그대들에게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큰 벌을 내려야 마땅하나 내 콩쥐 아가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대들을 용서하리니 당분간 이곳에 남아서 콩쥐 아가씨와 나와의 결혼 준비를 돕도록 하라
[같이] 결혼?
[팥쥐 엄마] 콩쥐하구요?
[팥쥐] 엄마, 난 몰라!
[왕자] 이제야 내가 신부감을 제대로 찾았구려. 이곳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삽시다
[콩쥐] 네, 왕자님